그의 생일이었다.
하루하고도, 열두시간 이상이 지났다.
그가 새벽의 달빛을 맞을 때까지, 비극적인 운명의 전차 앞에 스스로 몸을 내어던져, 만신창이가 되도록 자신을 흔들었던 밤과 함께 찾아온 그의 생일이었다.
아, 그 인사를.
생일 축하해.
어쩌면 10년만에 해줄 수도 있었던 그 인사를 빛바랜 침묵으로 바꾸어버린 것은 나였다.
마음이, 허하다.
심장은 텅 빈 것처럼, 활력있게 뛰지 못하고, 도는 피는 제 온도보다 낮게, 혈관을 느릿하게 돈다.
그는 알고 있을지 모르겠다.
차라리 모른다면, 이곳에서 빠져나, 처음으로 그의 얼굴을 제대로 마주할 수 있을 그 때에-
둘이서 먹을 수 있는, 그가 좋아하는 많이 달지 않은 케익과 함께
손에 그를 닮은 꽃 몇 송이를 쥐고,
생일, 축하했다고. 속으로, 마음으로, 수천번 말을 건냈었다고.
그렇게라도 말한다면,
그는 정말 몰랐다는 것처럼, 아이처럼 놀랄 테고.
나는 그 얼굴에서, 햇볓같은 어린시절의 추억을 다시 한 번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생각이 이어진다. 이것이 생각인지, 상상인지, 미래인지, 나의 후회인지, 과거인지.
무엇이 되었든 도경수였다.
그는 끊임없이 나의 기억속에서 얇은 맥을 끊지 않고 이어졌다.
아, 행복한 건가.
정말 답을 알 수 없었다.
도경수는 지금 내 옆에 없고, 어디있는지도 모른다.
도경수는 내 품에서 마지막까지 눈물을 쏟다가 잠들었고 나는 그런 그를, 어정쩡하게 앉은 채로 새벽과 아침을 기다렸다.
김종대는 해가 뜨고 한시간 쯤 후에 다시 왔다. 그는 우리 둘을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더니, 이내 괜히 기분나쁜 그 미소를 지으며 뭐라 작게 중얼거렸다.
"이제 공주님을 내려둬, 김종인."
"...어디로 대려가지."
"그건 비밀이지. 이제 네 공주님을 괴롭힐 차례가 됬어."
"..뭐?"
"너보다야 재미있겠지. 너는 너무 반응이 없어서 심심했거든."
나는 몸을 제대로 일으켜 도경수를 방어하듯 다시 껴안았다. 몸은 이전까지 없었던 최상의 상태였다. 나는 각인을 준비했다. 지금 상태라면, 탈출도 가능할 것 같았다.
"으으..."
아, 하지만.
나의 원대한 탈출의 계획은, 작게 칭얼거리며 내 품에서 꿈틀거리는 작은 생명으로 인해 짓이겨졌다.
그가 칭얼대며 잠꼬대를 하는 순간, 내 심장부근에서 뭉근한 무언가가 짧게 끓어오르더니, 온 몸에 새로운 피가 도는 기분이었다.
나는 알수없는 그 온기에 경계 태새가 풀려지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도경수, 일어나지?"
종대가 큰 소리로 소리쳤다.
그 말에 도경수는 천천히 눈을 떴다. 무겁게 들어올려진 눈꺼풀 아래, 햇살을 받아 갈색으로 빛나는 멍한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쳤다.
순식간에 그의 얼굴이 붉어지고, 도망치듯 내 품에서 달아났다. 땅에 발을 디디는 순간 허리를 부여잡으며 아! 하고 소리치는 그를 재빨리 붙잡았다.
"아, 여기 관객도 있다는 걸 까먹지 않았으면 좋겠어."
종대는 한껏 비아냥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재빨리 자신의 허리에서 내 손을 떼어내고 욕실로 들어갔다.
"김종인."
"...."
"밤이 어땠는지 궁금한데."
"....닥쳐."
종대는 뭐가 웃긴지 낄낄대며 돌아섰다. 자신의 뒤를 따라온 경호원들에게 도경수가 나오는 즉시 채비해서 데려오라는 말을 남기며.
눈을 감았다.
눈을 감으면 도경수가 있었다.
눈을 떴다.
눈을 뜨면 도경수가 있었다.
'정식 각인' 후에 도경수와 무언가, 연결되는 다른 것이 생긴 기분이었다. 머릿속에서 쉴 새없이 그의 생각이 나는 것하며, 가끔씩 그의 기분이 느껴질 떄도 있었다.
무엇이 되었든, 나에게 도경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내가 알아차릴 수도 없을 만큼 빠르게, 검은 파도가 생각을 덮쳤다.
어쩌면, 우리 이러지 않았더라면
내가 이 말을 당신에게 건네고
당신은 이 말을 나에게 받으며
우린 설레고,
수줍게 웃을 수 있었을까
아직 선명한 기억의 한 장면을
아주 잠깐이라도, 떠올릴 수 있었을까.
나의 생일이 내일로 다가왔다.
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대단한 의미를 가질 수 있겠는지.
내 삶이 시작되던 날,
나는 나의 삶에 의지하며 평생을 살아갈 저 가련한 삶조차,
내가 그동안 사랑이라고 생각해왔던 사람의 삶에게 조차
단 하나의 확신도 주지 못하는데.
그래도, 말하고 싶었다.
그 모진 사간들을 견디고 견뎌, 아직까지 나의 세상에 있어주어서 고맙다고,
아직 나에게 그 말을 전할 시간을 남겨주어서 고맙다고,
나에게 고마워할 사람이 되어줘서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보이지는 않지만
파들하게 떨리는 숨이 느껴지는 나의 삶에게.
억누른 말마디는 응어리진 슬픔이 되어 숨구멍을 막았다.
...
내일은 종인의 생일이었다.
하늘이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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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글만 올렷다가 집에와서 사족 덧붙입니다ㅎㅎㅎ
우선 암호닉!!!
@듀크
@정주행하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이렇게하는거맞나용....ㅇ어색ㅎㅏ여라...
어제우리경수생일이어쪙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엉엉견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ㅅㅐㅇ일축하ㅎ ㅐ......못난고삼이라미안하다!!!!!!!!!!!!!!!!!!!미안하다!!!!!!!!!!!!!!!!!!!!!!!!1
원래 경수생일특별판으로 올려야지^^햇는데 뭔가 달달한거 를 써야할것같은거예요;;아니근데 전개상그럴수가없어서;;;
아예 돌려버림;다음날로;생일못챙겨준못난종인이버젼으로;
절대 기한못맞춰서 그런거아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번편도 급하게썻는데 좀 좋은 이유가 종인이의 의식의 흐름대로 ㅜㅜㄹ술술쓴것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흫헤
이번편도 즐겨주세요!!행쇼할일이 ㅇ멀지 않은거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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