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 얘 무릎 다쳤어요."
날 안아들고 힘든 내색도 없이 보건실에 도착해 선생님에게 툭 내뱉듯 말하곤 의자에 앉아 치료하는 걸 다 보고있는데 아까부터 자꾸 느낌이 이상하다. 갑자기 넘어져서 놀란 마음에 심장이 이렇게 뛰는 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때문인지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속에서 무언가가 간질거리기 시작했다는 거다.
"감사합니다."
선생님께 인사드리고 찬열이의 부축을 받으며 체육을 계속 할 순 없을 것 같아 반으로 올라가려는데 또 기분이 이상하다. 얼굴이 빨개진 것 같아서 괜히 찬열이에게 데려다줘서 고마웠다고 횡설수설하며 반으로 들어와버렸다. 찬열이가 고백한 게 자꾸 귓가를 웅웅대서 책상이 그냥 엎어져버렸다. 생각해보면 고백의 답도 제대로 못해줬는데. 자꾸 복잡해지는 생각에 눈을 감고 잠을 청하려하자 종이 쳐버렸다. 순식간에 몰려드는 아이들의 소음에도 그냥 엎드려있다가 종대와 타오의 걱정에 괜찮다고 하자 아직도 걱정이 가득 찬 눈빛들에 결국 머리를 싸맸다.
"복받았더라, 너."
"그게 무슨 소리야."
왜 그러냐고 묻는 종대와 타오에게 손을 휘휘 내저으며 계속 엎드려있는데 언제 온 건지 날 툭툭 치며 알 수 없는 소리를 하는 지은이를 올려다보자 금세 내 앞자리에 앉아 말해주기 시작한다.
"넌 넘어져서 못 봤겠지만 박찬열 진짜 빠르더라. 너 넘어지니까 보자마자 바로 달려오던데?"
"... ..."
"난 무슨 육상선순 줄 알았잖아. 축구하면서도 너 보고 있었던 것 같던데."
복잡해진 머리에 한 술 더 뜨는 지은이의 말에 아무 대꾸도 안 한채 멍하게 있자 애가 넘어지더니 상태가 안 좋아졌다며 그냥 제 반으로 가버린다. 소리라도 지르고 싶은 심정인데 다행히 시간표가 바뀌어서 다음 교시도 체육이라 나는 또 반에서 쉴 수 있게 됐다.
"원래는 박찬열봐도 진짜 하나도 안 떨렸는데..."
이게 다 박찬열 때문이다. 고백은 왜 해서 사람마음 이상하게 만들어놓는지 모르겠다. 우울한 기분으로 복도쪽 창문으로 고개를 돌리고 엎드려있는데 종인이 지나가는 게 보인다.
"김종인!"
"어, 수업 안 들어갔어?"
"체육인데 다쳐서 이러고 있어. 그러는 너는 설마 땡땡이 아니지?"
"...맞아."
제 이름이 불리자 교실로 들어와 내 옆자리에 당당히 앉고선 내 물음에 내 눈치를 보며 수업을 제꼈다고 말하는 얘를 어떻게 해야할까.
"근데 어디 아파? 안색이 안 좋아보이는데."
"아니 그냥... 고민이 좀 있어서?"
"뭔데?"
"이건 진짜 내 얘기 아니고, 내 친구 얘기다."
"응."
그러니까... 내 친구가 친구로만 생각했던 남자애한테 고백을 받았어. 근데 어떻게 돼서 고백에 대한 대답을 안 했는데, 찬 것도 아닌 게 됐어.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까 걔 앞에서 심장이 뛰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한데, 아닌 것 같기도 해. 어떡하지?
"확인해보면 되지."
"어떻게 확인해?"
"이렇게 했는데도, 심장이 안 뛰면 안 좋아하는 거야."
"그러니까 뭘 어떻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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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글이 짧은 건 다음 편이 남주들 번외기 때문이라서...? 마지막 움짤은 아홉수소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