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피터팬 피아노 ver)
오늘은 주말. 그간 오빠를 못봤다.. 후.. 나의 운이 여기까지 인거지.. 그래도 문자는 쪼금 주고 받았는뎅..ㅎㅎㅎ..ㅎㅎㅎ흐흐흐흐흐흫ㅎㅎ흐흫휴ㅠㅠㅠㅠㅠ
힁힁 오빠 보고싶다. 원래 매 주말마다 보고 싶긴 했는데.. 요즘 너무 못봐서 더 보고싶어졌어. 괜히 오빠랑 엄청 가까워진 것 같고, 더 친해진 거 같아서.. 이렇게 슬픈 와중에 오빠를 보고 싶은 마음을 승화하여 심부름이나 갔다오라는 우리 어머니. 어떻게 하면 이야기가 그렇게 될 수 있나요..? 우리 엄마도 미래의 사윗감(ㅎㅎ)에 대해 잘 알고 계시는데 탐탁치 않아 하신다.. 너무 잘생기면 바람둥이래ㅠㅠㅠㅠㅠ우리 오빠 그런 사람 아닌데!!ㅠㅠㅠ
엄마의 성화에 못이겨 고추랑 버섯을 사러 나왔다. 밖에 나갈 때 옅은 화장은 필수죠. 그래야 옛날에 알던 남자를 만날 때 도도한 나쵸가 될 수 있는 거거든. 내가, 그랬나?(도도)(새침) 아... 몰라.. 오빠 못봐서 이래..ㅠㅠㅠㅠ 누구든 날 건들면 주옥 될 줄 알아. 저 멀리 남자 무리가 걸어온다.
1. 눈을 아래로 깐다.
2. 소리소문 없이 조용히 지나간다.
3. ★완벽☆한 플랜에 감탄한다.
하지만 난 신여성이므로(?) 돌부리에 걸렸지. 그 중 한명의 품안에 쓰러졌지. 쪽팔리지. 허헣
"죄송합니다."
"어? 안녕."
아.. 뭐야.. 요즘들어 자주보던 괴짜이냐? 에이, 가는길에 운도 드럽게 없어.
"넌 버스뿐만 아니라 여러곳에서도 잘 넘어지나보다?"
날 바로새워주는 괴짜. 난 새초롬하게 대답했다.
"아니거든."
"맞구만 뭘. 아닌척 하기는ㅋㅋ"
확 째려보곤 슈퍼로 향했다. 쭐래쭐래 쫒아오며 말하는 괴짜.
"야. 너 서운하게 왜 답장 안하냐?"
니 친구들 뒤에서 당황스러워 하는 거 같은데 좀 가면 안되냐?
"너한테 온 문자 없었는데."
"아닌데? 보냈는데?"
핸드폰을 뒤적이는 괴짜와 열심히 슈퍼로 향하는 나. 왜 자꾸 따라오냐고 말하고 싶었지만 원래 가는 길이면 어떡해.. 나 그럼 정말 쪽팔릴걸? 길을 건너려 횡단보도에 서 있는데 이 바보가 핸드폰 보느라 그걸 모르나 보다. 박력넘치게 팔을 잡아 당기는데 원래 이러면 되게 로맨틱한 장면이 묘사되지 않나? 로맨틱이랑 거리가 멀게도 괴짜가 들고 있던 핸드폰이 내 머리를 맞추고 화면이 바닥으로 향하게 떨어졌다.
콰직 하는 소리와 함께 우리 둘 사이에 정적이 찾아왔다.
괴짜.. 아니 은인님의 표정이 확 굳었다. ....힣.. 엿됬당... 재빨리 주워서 돌려보니 아니나 다를까 시원하게 금이 갔다. 아주 시원하게. 정말 시원하게. 아... 진짜 개 엿됬당.. 이거 아이폰.. 이거... 핡... 슈발... 핡....
"야."
"네..?"
"줘봐."
"넹.."
두손으로 공손히 건네드리니 홀드키를 눌러 켜본다. 다행이 전원이 나가진 않았는...데... 잠만. 어금니 좀 꽉 물게. 싸대기 날려도 돼. 한껏 떨고 있는데 은인님이 말했다.
"눈 떠. 뭐해. 안 건너냐?"
눈을 슬며시 뜨니 막 바뀐듯 초록빛을 내뿜고 있는 신호등과 아무렇지 않아보이는 은인님이 보였다. 그새.. 꿈을 꾼건가..? 싶어서 은인님의 핸드폰을 보는데 여전히 금이.. 하...
"저기.."
"세훈이."
"세훈아.."
"왜."
"미안.. 진짜 미안. 내가 어떻게든 보상해줄게. 미안해. 돈, 다 물어줄게. 내가 어떡하든 할부만 정해주면 물어줄게.."
횡단보도 끝까지 다다를때까지 말이 없던 은인님이 금이간 핸드폰을 보여줬다. 그래.. 그거 내가 다 물어줄게.
"보여?"
"응.. 잘보여. 진짜 미안."
"금?"
"응. 금간거.."
"아니 그거 말고. 문자."
그제야 그 안을 들여다보니 금간 화면에 문자가 보였다.
[야 나 버스에서 맨날 너 붙잡아 주는 사람임 이거 내 번호]
??????????????
나 이런문자 받은 적 없는데? 번호는 내 번호가 맞음.. 소름...
"이거 나한테 안왔어!!"
"왜? 이번호 아님?"
"아니 맞는데... 몰라, 난 받은 기억이 없는데.. 언젠데?"
날짜를 보았다. 아니 이 시기는.. 오빠가 나에게 처음으로 번호를 줬던..! 버스꼬맹이라는 5글자로 나를 설레게 했던 그 영광스러운 나의 기념일이 아니더냐!!!!! 아 흥분했넹.ㅎㅎ 아무튼 그날 온거면.. 몰라. 아무튼 나는 기억이 없어.
"이상하다. 아무튼 지금 울리는 그 번호 내꺼야. 저장해놔."
"넹.."
"아 그리고 나 이거 원래 금 갔었어."
"뻥치시네. 아까 봤는데 내가..! ....미안.."
은인님앞에서 한낱 쭈구리인 나레기.. 그때 왜 갑자기 박력이 터져서는.. 하... 그나저나 괴짜.. 아니 은인님 생긴거랑 다르게 매너가 좀 있네. 나는 무슨 니년이 감히 나의 아이폰느님을!!!!! 이러면서 화낼 줄 알았는데. 그나저나 너 어디까지 따라올생각이냐.. 슈퍼까지 들어서고 나서야 막 한소리 하려고 하는데.
"야! 왜 자꾸.."
"세훈 학생 왔어? 아주 성실하네~"
"세훈학생 왔구나! 어서와. 오늘은 좀 바쁠거야."
"30분 후부터 특가로 세일하거든."
"아, 그래여? 야 미안. 못들었어. 방금 뭐라고?"
"응? 아냐! 아냐아냐아냐아냐."
와.. 진심 개 쪽팔릴뻔했다.
"뭐사러 옴? 나 여기 지리 다 알아. 다 물어봐."
날 따라다니며 묻는 은인님.
"버섯."
뭔가.. 고추는 좀...하하하하하핳ㅎㅎㅎ
"버섯? 이리와."
베시시 웃으며 날 안내한다. 뭔데 웃어? 뭔데 또 설레게 웃어? 너 성격이 괴짜긴 해도 잘생겼단 말이지.. 이런 젠장. 흔들리고 있어. 안돼.. 우리 오빠를 생각해. 어머.. 또 윙크한거 생각났어. 어머엄어어머어어머어머어어ㅓ
한방에 정리 가능한 울오빠의 윙크. 굿굿
암튼 버섯이랑 고추사서 계산하고 나서는데 어디서 은인님이 달려왔다. 아.. 도망가야했었는데.. 타이밍 놓침..
"특별히 너만 주는 거야. 직원 특가로 산 딸기."
??? 넌 뭔가.. 내가 널 오래 보지 않았지만 짧게 본 만큼 짧고 굵게 널 표현해봐도 될까? 넌 또라이같아.ㅎㅎ
뭇 남자애들과 달라. 고2가.. 좋게 표현하자면...좋게... 몰라.
"고.. 고맙다.. 하하하하핳."
"잘가. 나 주말마다 지금 이시간부터 알바임. 9시까지 오면 볼 수 있어."
근데?
"구랭. 안녕."
"잘가."
손을 흔들어주는 그를 보다가 빠르게 빠져나왔다. 정신이 없다..
***
오늘은 일요일. 하.. 왜 주말은 이틀인가? 이거 연구해야 돼. 분명 몇년 전까지만 해도 나 토요일에 학교 나갔다고! 흐어어어어유ㅠㅠ 연락해볼까? 아냐.. 오빠는.. 나 말고 만날사람이 많을거야..우짤까... 핸드폰을 보며 뒹굴거리다가 밥먹고 다시 들어왔다.
"기집애야!! 콩나물 대가리 따라니까 어딜 들어가!!!"
엄마의 말에 핸드폰을 집어들고 괜히 투덜거리며 부엌 식탁으로 가 앉았다. 내 앞에 한가득 쌓인 콩나물들. 폰을 내려놓고 손을 씻고 콩나물 하나를 드는데 진동이 울린다. 설마하는 마음으로 힐끔 보았다. 잠시만. 침착해. 상대는 아직 몰라.
[뭐해?]010-1992-1127
어머.. 엄마.. 잠시만... 나 지금 콩나물 대가리 딸때가 아니야..
"꺄아아아아!!!!"
"뭐야? 뭔데?!"
"오빠다!!!!!"
등짝을 쳐맞으며 빛이나는 내 폰을 보았다.
"엄마! 그냥 콩있이 요리하자!"
"너 안먹기만 해봐!!"
당연히 먹져. 안 붙어 있는거만 골라서. 이래뵈도 콩나물에 콩 편식하는 여자입니다.ㅎ 아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냐. 뭐라 답장하지? 뭐라고 할까? 응? 응?!
[엄마 도와서 집안일 하고 있었어요!]
"엄마!! 그냥 딸게!!!"
거짓말은 못하겠어.. 이로써 나는 오빠에게 일등신붓감으로 다가가는 거지. 흐흐흐흐흐흫ㅎ
[그럼 지금 바쁘네?]010-1992-1127
...? 아녀!! 안바빠요!!! 안바빠!!! 나 시간 겁내 많은 여자애요 어빠!!!
[아니요! 다해가는데 왜요?]
아.. 어쩌지.. 뭐라고 올까? 궁금하다.. 아 사귀자고 오면 어떡해? 흫헤ㅔ헤헤헿ㅎㅎ.....잠만.. 눈물인가..?
[밥은?]010-1992-1127
아.. 방금 먹었는데에에에....
[아직이요..ㅠ]
뭘 어떡해. 콩나물 대가리 다 땄으니까 운동해야지. 집안을 돌아다니며 이리저리 운동했다. 내 방에 들어가서 뜀뛰기 하다가 안방가서 pt체조 하다가 거실나와서 윗몸일으키기 하면서 진짜 어떻게든 배가 고파지게 했다.
[그럼 나올래? 너가 매일 버스 타는 곳으로?]010-1992-1127
암요암요. 당연한거 아닌가여?
"엄마 딸 나갔다 올게! 아빠 안녕!!"
ㅇㅇ준비도 안하고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서 멋쩍게 웃으며 준비했다.
[40분 뒤에 괜찮을까요?]
[당연하지^^]010-1992-1127
아.. 이모티콘에서 귀여움이 넘치는 경우라니.. 후.. 오빠 사랑합니다.
옷도 이쁘게 입고 친구들에게 확인까지 받고 핸드폰과 지갑만 챙겨서 나왔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가벼운 뛰기를 하면서 조금 돌아가는 여유도 부렸지. 배가 꺼져야 되니까. 근데 너무 돌아가는 여유를 부렸나보다.. 쉣더뻑. 늦었어!!!! 앞머리 고데한거고 뭐고 일단 뛰었다. 저 멀리 오빠가 보여서 앞머리를 정돈하며 다가가서 오빠를 불렀다.
"오빠!!"
"어? 사복입었네?"
날 돌아보며 말하는 오빠. 와.. 오늘도 멋지네요..
"왜요..? 이상해요?"
"아니. 이뻐서. 근데 오빠라고 부른건가?"
"에? 아.. 불편하시면 다르게 바꿀까요..?"
"아니. 좋아서."
아.. 난 오빠가 이렇게 환하게 웃을때면 진짜 너무 좋더라. 오빤 정말 대박이에여..
"가방은 뭐에요?"
"아, 봉사갔다가 왔어."
봉사? 역시.. 오빠는 천사가 맞았어. 이건 빼도박도 못해. 오빠는 천사야. 진심. 굿굿.
"무슨 봉사요?"
"아이들 놀아주는 건데. 다음에 너도 가볼래?"
"우와! 네!"
당연하죠!! 오빠와 부부였을때를 가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그곳! 우리 아들은 몇 명 낳을까요? 딸도 좋은데. 오빠가 아들 좋다고 하면 노력해볼게요.ㅎㅎ
"내가 생각해 놓은 곳 있는데 거기로 갈래?"
"네네!"
그냥 다 좋아요 오빠.. 그냥 오빠랑 함께있는 곳은 다 좋은데, 여긴.. 너무 비싸지 않아요..?
커쥬유어마걸~ |
찬열이가 데려간 곳은...?! 다음편에 계속 됩니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잌ㅋㅋㅋㅋㅋㅋㅋ재밌어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호닉입니다!! 스파클링/죽지마/체리/정동이/빵/모카/안녕/매매/규야/메리미/뭉이/나호/우리니니 라임/구금/슈웹스/마름달/게이쳐/바닐라라떼/꽯뚧쐛뢟/이엘/캐서린/여리/퓨어/밍불리와오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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