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im - Heartbeat
이로써 확실해진 게 있지. 오빠가 여친이 없다는 거랑 난 계속 오빠를 좋아해도 된다는 것. 그리고..
갑자기 온 김종인의 카톡으로 인한 오세훈의 마음까지.
.....김종인... 굳이... 이럴 필요까지 있었나..? 나 맨날 학교에서 하는 얘기가 오빠이야기였는데.. 솔직히 말해서 오빠가 너무 연예인만큼 잘생겨서 당연히 내 남자가 될리가 없다는 생각하에 장난반 진심반으로 좋아했던 게 맞았다. 가만보면 내가 연예인 좋아하듯 오빠를 좋아했지 썸녀처럼 오빠를 좋아한게 아니란 말이지. 그만큼 오빠는 멋지니까. 근데 상황이 돌아가는게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서로가 호감인 상태야. 그런 와중에 은인님이 등장했지. 아 몰라. 머리 아프다. 평생 모쏠이던 나에게 이게 무슨일인지.. 곧 있으면 매직클로 쓸거라며 장난삼아 얘기하던 나인데...
아침부터 어젯밤 일 때문에 멘붕이다. 분명 김종인도 생각없이 톡 보낸게 아닐거란 말이야. 지 친구가 속앓이 하니까 보낸거겠지. 그래서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
버스에 타고 그 자리를 보니 여전히 그 자리엔 오빠가 앉아 있었다. 아.. 오빠 얼굴 못보겠어.. 대충 오빠 반대쪽 봉을 잡고 밖을 보았다. 마치 시한부처럼.. 마지막 잎새가 있는 듯 아련하게.. 그러고 있는데 누가 내 옆에 버스 손잡이를 잡는다. 무심결에 보니 오빠느님.
"또 피한다, 또. 맨날 피하지?"
됐어요.. 나 오늘은 오빠 볼 기분이 아니야.. 오빠를 좋아하는 마음과 오세훈한테 미안한 마음이 막 싸운다니까.. 그래서 오빠를 보면 오세훈이 생각나.
"안 피했습니다.. 오빠 주위에 사람이 많아서 그랬어요."
"그랬나?"
"앉아 계시지 왜 오셨어요?"
"그래서 싫은 거야?"
당연히 아니죠. 아닐뿐만 아니라 좋기까지 해요. 괜히 막 아련해지는데 버스가 덜컹했다. 중심을 잃은 나의 어깨를 감싸는 오빠. 끼어들었던 차를 잠시 보더니 어깨에 둘렀던 손을 풀었다. 와.. 순간 너무 놀래서 숨도 못 쉬었네. 오빠는 진짜.. 어쩌면 좋지..?
오빠에게 인사를 하고 학교 앞에서 내렸다. 버스 안에서 손 흔들고 있는 오빠가 난 아직도 꿈만 같은데...
종례시간. 이제는 조금 당연하게 느껴지는 문자가 와있다.
[지금 거기 지나는 길인데 끝났어?]박찬열
불과 몇분전에 온 문자였다. 오빠는.. 좋아할 수 밖에 없어. 이건 확실해. 누구라도 다 좋아할 수 밖에 없을 거라구..
[네 끝났어요!]
[기다릴게^^]
[네!]
씩씩하네.. 하.. 몰라! 몰라 나도 몰라!!! 어쩌라고!!! 뭐뭐뭐뭐뭐ㅝ워ㅝ워ㅜ럴으ㅡㅇ;ㄹㄹ러럴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교문을 나섰다. 원래라면 당당한 신여성에 빙의해서 씩씩하게 나가겠지만 어쩐지 힘이 빠졌다. 난 오빠가 먼저 보일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오세훈이 보였다. 아 젠장. 나가지 말자. 우리학교의 자랑. 커다란 은행나무 뒤에 숨어 상황을 살피고 있는데 김종인이..
"야 오세훈!!!! 여기 은행이 떨어져 있네!!"
개 웃으면서 나를 가리키더라. 응 5월에 은행. 참 좋은 열매지. 시팡 도망가!!! 도망가려고 준비 중인 이때. 김종인이 내 팔목을 잡으며 말했다.
"어딜가 은행?"
싱긋 웃는 그 모습에 주먹한번 꽂으면 안되려나..
"어디 가려했냐, 초코우유?"
"헐, 벌써 애칭이 있는 거냐?"
"애칭 아님."
"그럼 뭐냐?"
"애칭아니라고 븅신아. 좋은시간 방해말고 꺼져."
오빠에게 [조금만 기다려주세요ㅠㅠ]라고 문자를 보낸 뒤 그 둘은 보았다. 티격태격하는 둘은 동시에 나를 보더니 곧 수근수근 속닥속닥한다.
"나, 가도 되니?"
그제야 황급히 사라지는 김종인과 나에게로 다가오는 오세훈.
"왜 숨었냐?"
"누가 숨어."
"왜 숨었냐?"
"누가 숨어."
2번 더 반복된 질문끝에 한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나는 이 녀석을 이길 수 없어.ㄷㄷㄷㄷ
"오빠가 기다리고 있습니당."
"그 형?"
"넹.."
왠지 미안해졌다. 오세훈의 반응을 살피는데 뜻밖에도 오세훈은 아무렇지 않았다.
"같이 가 그럼."
뭔 생각인거야. 그리고 내가 그렇게 생각이 없어보여? 어제 그런 일이 있었는데 내가 닐 데리고 오빠한테 갈거 같냐구!!!
"아.."
"죄송해요 오빠..."
넹.. 정말 죄송합니다.. 나는 은인님을 이길 수 없어요..
"또 뵙네요. 어제는 감사했어요."
생글생글 웃는 그 입꼬리가 묘하게 질려있었다. 오빠는 말없이 오세훈을 보았고 나는 그런 오빠를 보았다. 오빠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황당하다는 표정?
나같아도 그러겠다..
"야 오세훈!!!"
어디선가 들린 김종인의 목소리는 점점더 다가왔고 어느덧 내 눈앞에 나타났다. 그러나 쏜살같이 오세훈을 낚아채 막 바뀐 신호등을 건넜다. 지금의 나는 오빠의 황당하다는 표정을 고대로 따라한 모습이었을 것이다. 개 어이가 없고 황당했으니까.
둘이 남은 우리는 막 정신차린 오빠에 의해 서로를 마주 볼 수 있었다.
"괴짜는 점점 다가오네."
"....모르겠습니다."
"가자."
오빠와 함께 집으로 향했다. 차가 없어 버스로 가고 있는데, 둑흔둑흔 하드라. 매일 앉는 오빠의 자리가 아닌 우리가 처음 같이 앉았던 그 자리에. 창가에 앉아 노을진 햇빛을 받으며 나를 보고있는 오빠의 모습이란..
"어디서 내려?"
헐! 여긴데!!! 오빠 얼굴보다가 망각했어...
"다음이요.."
하.. 난 정말 바보인가봐. 오빠 밖에 모르는 바보♥ 헤헿. 다음 정거장에서 오빠와 함께 내렸다. 한사코 거절을 했는데 왜!!!
"데려다줄게."
라면서 날 설레게 하는 겁니까.. 그리고 중요한 건.. 한정거장 더 가서 좀 멀단 말입니다.. 아 몰라. 오빠가 데려다 준다고 했으니까. 근데 오빠 저번에 오지 않았나? 그럼 아까 거기서 내려야 하는 걸 알텐데.. 그냥 조용히 옆에서 걷는 오빠를 올려다 보았다. 와, 오빠 키 진짜 크다.
"전 정류장에서 내리는 게 더 빠르지 않아?"
"아.. 운동 겸사겸사.."
소녀스럽게 히히.. 웃었다. 운동은 개뿔이 숨쉬기 운동도 겨우 하는데.ㅎㅎ 우선은 그냥 걸었다. 생각보다 더 멀군.ㅎㅎ
"오늘 어제보다 춥다. 그치?"
"그러게요. 따뜻하게 입으시지."
"그대신 멋이 살았잖아. 그치?"
그럼요. 정말 멋있으시죠. 추위를 포기하며 지킨 그 멋. 정말 제 스타일 이십니다. 물론 언제나 이지만요.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오빠와 함께하면 시간이 너무나 빨리 간다. 신이 있다면 내 주위 시간만 빨리 돌린 것 같이.
집 앞에 다다르고 아쉬운 마음에 오빠를 보았다. 바람에 흐트러진 머리로 자연스럽게 손이 가다가 멈췄다. 아오 깜짝이야. 본능적으로.. 근데 심쿵인 것은 이것을 오빠가 알았는지 무릎을 숙여 키를 내려주었다는 것이었다. 이오빠 정말... 떨리는 손으로 머리를 정리해주었다.
"됐어?"
"네.."
괜히 눈을 못 마주치니 오빠가 갑자기 아!! 하며 놀란듯 소리쳤다. 나도 놀라 올려다보니 실실 웃는 오빠.
"얼굴보려고 만난건데 계속 같은 곳 보느라 마주보지 않았잖아. 다음엔 마주볼 수 있는 곳으로 가자."
"넹."
너무 즉답이었나. 나를 보며 싱긋 웃은 오빠는 들어가보라며 손을 흔들었다. 나도 손을 흔들며 들어갔다. 내 기필코 오늘은 오빠의 가는 모습을 보리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에서 내려 창문으로 반층 내려갔다. 아파트 현관을 잠시 보던 오빠는 곧 발을 돌려 아파트를 빠져나갔다. 항상 이러는 건가.. 다음엔 내가 데려다줄게요 오빠. 그나저나 오늘 밤은 다잤네. 마지막에 남긴 오빠의 대사가 머릿속을 붕붕 떠다닌다. 결론? 사랑해요.
나님의 오늘 일기.
오세훈...미안하다...ㅠ
저기... |
능력남용 메일링을 하다가 한동안 일있어서 못들어와서.. 제가 어디까지 드렸는지 까먹었어요... 혹시라도 2개 받으신분이 계시다면..ㅎㅎ 두번읽어주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호닉입니다! 스파클링/죽지마/체리/정동이/빵/모카/안녕/매매/규야/메리미/뭉이/나호/우리니니 라임/구금/슈웹스/마름달/게이쳐/바닐라라떼/꽯뚧쐛뢟/이엘/캐서린/여리/퓨어/밍불리와오덜트 마지심슨/잇치/오빠님/테라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