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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너스 전체글ll조회 1713l 1

 

파티장이 웅성웅성하는 소리로 가득 찼어.

그도 그럴것이,

만약 정국이 나에게 키스를 한다면, 주인에게 문란한 신체적 접촉을 한 죄로 죽게 될 것이고,

정국이 나에게 키스를 하지 않는다면, 공주의 명을 어겼다는 죄로 죽게 될 것이었어.

그리고, 내가 정국의 키스를 받아들인다면, 문란한 행동으로 가문의 명예를 더럽혔기에 죽어 마땅하고,

정국의 키스를 거부하고 피한다면, 역시 공주의 명을 어겼다는 죄로 큰 벌을 받거나 죽게 될 것이었어.

 

"어서."

 

공주님은 그것을 다 계산하신거야.

 

"그냥 절 죽이십시오. 그리고, 아가씨를 살려주십시오."

 

전정국이 공주를 향해 무릎을 꿇었어.

 

"난 건방진 두 년놈을 한번에 처리할 방법을 아는데, 왜 한 놈만 처리해야하지?"

 

"제가 주제를 모르고 감히 공주님께 큰 죄를 지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마땅히 죽어야 하나, 아가씨는 아니십니다."

 

전정국이 엎드려 빌었지만, 공주님은 명을 취소하지 않았어.

내 차례겠구나 싶어서 나 또한 구겨지는 체면을 무릅쓰고 무릎을 꿇었어.

 

"모두 제 잘못입니다. 공주님...이 시종은 제가 호되게 교육을 시키고, 저는...저는 앞으로 사교계에 나오지 않겠습니다."

 

고개를 숙였어. 사교계를 떠난다는 것은 귀족여인으로서 귀족사회에서 쌓을 수 있는 명예를 내려놓겠다는 말과 같다는 의미이니, 내 결정은 정국의 고개를 나에게로 돌리게 할 수도, 다른 사람들이 웅성거리게 할 수도 있는 것이지.

 

"아가씨...!!"

 

"입 다물어."

 

나와 전정국은 공주님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었고, 모두가 공주님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었어.

공주님은 고민을 하는가 싶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어.

 

"재미있는 이벤트를 내 스스로 접을 순 없지"

 

결국, 결정을 해야했어.

나는 전정국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머리를 굴렸지.

그리고 그 끝은,

 

"!!!!!!!!"

 

내가 전정국에게 입을 맞추는 일뿐이었어.

그래야 나는 죽더라도 전정국이 살 수 있다고 생각을 했지.

 

[밀쳐내지마]

 

전정국을 넘어뜨리면서 한 말이었고, 전정국은 밀어내지 않았어.

그렇게 나에겐 영겁의 세월처럼 길던 시간이 지나갔고, 난 일어섰어.

 

"공주님의 명에 따랐으므로,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입소문을 내기 전에 내가 부모님께 가서 나의 죄를 고백하려고 했어.

 

"정국아. 넌 아무말도 하지마. 어차피 공주님의 미움을 산 건 나니까 넌 살 수 있어."

 

"절대 안 될 말입니다 아가씨."

 

"가서 혹여 우리 부모님께 거짓을 말한다면 널 가만 두지 않을거야. 지금 상황 그대로. 그대로 보고하면 돼."

 

차에서 내려서 집으로 들어가는데 어찌나 눈물이 나는지 몰라.

그러나 내가 먼저 말하기도 전에 어머니가 나를 찾았어.

 

 

 

"어떻게 된 일이야.. 사실대로 말해보거라"

 

"그것이..."

 

"마님.다 저의 잘못입니다. 제가 아가씨를 제대로 보필하지 못하여 생긴 잘못입니다."

 

정국이 엄마 앞에 무릎을 꿇었고, 나는 안절부절못했어.

여기서 아니라고 할 수 없었어.

내가 시종의 편을 들 순 없잖아.

 

 

곧 아버지 앞에서 나랑 전정국은 무릎을 꿇었어.

 

"두말하지 않겠다. 자결을 택하거라."

 

"..."

 

"정국이 너는 이 집안에서 목숨을 끊는 것도 과분한 처사이니 저택의 밖으로 나가 자결토록 하여라."

 

집안의 시종 둘이 정국을 끌어냈고, 방 안엔 아버지랑 나만 남아있었어.

 

"공주님이...명하셨다."

 

"아버지...."

 

"딸아...어쩌다가.."

 

아버지가 그렇게 급히 고개를 돌리는 모습을 난 생전 보지 못했었어.

 

"내가...내가 잡기 전에...그 전에 어디로든 떠나거라.."

 

"아니어요 아버지. 그럼 우리 가문이..."

 

"그것은 아무래도 신경쓰지 말거라. 대신 어디든 가서 정착하면, 그 때 편지를 보내거라."

 

"아니어요 아버지. 그럴 수 없습니다. 미움을 받아 이렇게까지 만든 건 접니다. 그러니 저 대신 정국이를 잘 보살펴주세요"

 

"..."

 

아버지는 내가 나갈때까지 뒤돌아보지 않으셨고, 이미 집안의 분위기는 쎄했어.

 

"주방장아저씨...준비됐으면 제 방으로 가져다주시겠어요?"

 

"예..아가씨.."

 

주방장 아저씨도 왠지 눈물을 내는 것 같았어.

나는 잠자코 방에 가서 주위를 둘러보았지.

내 옆엔 김태형이 있었고, 매일 내 방을 청소하는 시녀아이가 한 명 있었어.

 

"김태형...너는 앞으로 나 떠나서 더 많이 보고 배워서 꼭 우리 집안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도록 하고, 너도 이제 청소 말고 내 대신 여기서 공부도 하면서 성숙한 아가씨가 되렴."

 

"아가씨..."

 

주스처럼 생긴 독약이 내 앞에 놓여졌고, 나는 주저하지 않고 한 번에 다 마셨어.

이제 잠들면 난 죽는거니까.

침대에 누웠어.

잠이 쏟아지고, 마지막에 내 옆에서 눈물을 훔치는 주방장아저씨, 김태형, 시녀아이를 한 번씩 본 다음에 눈을 감았어.

정국이는 제발 도망가서 잘 살아야할텐데...

그 생각을 마지막으로..

 

 

-------------------

 

한참 어딘가를 헤매서 몸이 힘든 느낌이 들었고,

이게 저승으로 가는 길이구나 싶었는데,

도착한 곳은...

 

"???"

 

생전 처음보는 높은 건물들이 주위에 잔뜩 있었어.

아주짧은 치마를 입은 여자들이 돌아다녔고,

하지만, 나도 그런 옷차림을 하고 있었어.

어디로 가야하지? 여기가 저승인가?

 

그 때, 누군가 나를 강하게 끌어당겼어.

 

"누...누구세요..."

 

"아가씨."

 

세상에.

내 앞에 전정국이..

 

 

"저도 자결했습니다.아가씨"

 

분명 내 앞에 전정국이 있는데도, 이 낯선 환경에 아는 사람이 있는데도, 나는 전정국이 죽기 전 세계에서 자결을 택했다는 게 너무 슬퍼서 울어버렸어.

 

"아가씨.."

 

"아..울어서 미안해...근데..."

 

별 것도 아니고, 자기 잘못도 아닌데, 그 아픈 죽음이라는 과정을 거쳤는데 또 나를 만나게 된 게 전정국한텐 재앙이 된 것 같은데,

그걸 밝힐 수 없는 처지가 가여워서 자꾸 눈물이 났어.

하지만, 곧 눈물도 그쳐버린 게 일단 해가 지고 있었어.

우리는 이 알 수 없는 세계에서 일단 살아야 했고, 다행히도 이 세계 사람들과 같은 복장을 갖추고 있어서 눈길을 끌진 않았어.

 

"우리 당장 어디로 가지?"

 

"저도 주변을 잠깐 탐색하다 아가씨를 찾게 되었는데, 아직 여기가 어딘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음..."

 

해가 저물어가는데 우리는 음...막 정원? 마당? 아무튼 그렇게 생긴 곳(나중에 알고보니 그 곳을 공원이라고 하더라구)의 의자에 앉아서 고민하고 있었어.

아주 새로운 환경에서 우리는 안절부절 못하다가, 문득 내가 들고 있던 손가방을 보고, 열었어.

그 곳에 편지 하나가 들어있었어.

 

[ㅁㅁ, 이승에서의 명복을 빕니다.

이 곳은 당신의 영혼이 환생하여 탄생한 새로운 분신이 사는 곳입니다.

이 세계는 당신 살던 시대보다 2000년 미래의 세계입니다.

환생하게 된 것을 축하합니다.

그 전보다 더 혹독한 삶이 될 지는 당신의 태도에 달렸습니다.

죽기 전에 후회했던 것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말고, 

전생의 은덕으로 얻은 기회를 헛되게 하지 마십시오.]

 

편지를 다 읽고, 전정국에게도 넘겨줬어.

다 읽고, 전정국이 아무말 없이 다시 나한테 편지를 넘겨줬어.

 

"일단, 떠나자"

 

편지 하단엔 주소가 적혀있었고, 우리는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물어 겨우 찾아갔어.

되게 높은 건물이었고, 그 중 10층이 내가 살 곳이었어.

나중에 소개서를 보고 나니 그곳이 아파트라는 건물이더라구.

그렇게 나랑 전정국은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어.

 

우선, 그때 받았던 편지의 뒷면에 우리가 적응하기 위해 몇가지 해야 할 절차가 적혀있었어.

자세히 적어봤자 지루하니까, 대충 쓸게.

등본이라는 것을 받아서 이 세계에서 나의 이름과 뭐 기타 알아야 할 사항들을 숙지했고,

우리의 거처에 있던 통장이라는 작은 책을 가지고 은행이라는 곳을 가서 종이로 된 돈을 받아오고,

사실 그 외의 것은 다 전정국이 알아서 해오겠다길래, 난 거처에 있었지.

죽기 전에 내가 살던 곳보단 많이 비좁았지만, 그래도 사람이 살만한 곳이긴 했어.

 

 

 

 

며칠 뒤에, 주민센터에 다녀온 전정국이

 

"아가씨. 이 곳에도 학교가 있어서 학교에 다니셔야 한답니다." 라고 말했어.

 

"그래. 너는?"

 

"이상하게도, 저도 다녀야한다고 했습니다."

 

원래 학교는 귀족만 다닐 수 있고, 하인들은 교문 밖에서 우리 하교시간에 맞춰서 대기하고 있거든.

그런데 신기하게도 여기선 전정국같은 신분도 다닐 수 있나봐.

그러고보니까 여기는 신분제도가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아직 적응이 덜 되서, 일단 이 세계의 학교를 가봐야 더 잘 적응할 것 같아.

그나저나, 전정국이랑 같이 학교를 간다니. 굉장히 독특한 경험이 되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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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설날이에요!! 저는 설 잘 보냈어요 작가님도 잘 보내셨어요?? 정국이와 보내야하는거였는데^^..(도망)
9년 전
독자2
워.. 저 공주자식..! ㅂㄷㅂㄷ.. 감사하다구.. 조금은.. 근데 심술봐.. 때려주고싶게..^^ 현대 시대로 타임슬립.. 워후!
9년 전
독자3
꺟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공주는 나중에 왕따로 나와주길ㅎㅎㅎㅎㅎㅎ아니면나한테 완전 무시당하는 사람으로^^ 정국아 나랑 행복햏새ㅏ가
9년 전
독자4
오왕ㅋㅋㅋㅋㅋ환생이라니 둘이 이제 학생되는거야?ㅋㅋㅋㅋㅋ이거이거 설레는걸 ㅎㅇ 하앟!!
9년 전
독자5
와 공주 정말.............ㅂㄷㅂㄷ 정국이도 다행히 환생해서 정말 잘됐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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