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나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이것들은 굉장히 개성이 있는 것들인데..
"준면이 귀 만지지 말라고! 하지 말라면 좀!!"
"경수한테 손 올리지 말라고 했지! 그만 싸워 좀!!!"
"백현아 장난치지마.. 칼 내려놔. 민석이 놀라잖아!!!"
믿을 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집 애완동물들은 사람이다.
애완사람이라고 아시나요?
아침
눈을 떴다. 종대가 날 내려다보고 있다.
어쩌다 이런 일상이 익숙해 진건지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밖으로 새어나왔다.
종대는 내가 뭐때문에 웃는지도 모르면서 따라 웃는다.
"해가 중천이야 주인! 밥밥!"
"사람이 됐으면 알아서 해먹지.."
"잊었어? 우린 애완동물이라구!"
쓸데없이 단호해선. 손을 건네니 그런 내 손을 잡아서 일으켜준다.
"가자가자!!"
귀찮음이 잔뜩 묻어나는 내 발걸음을 읽은건지 백현이가 종대를 밀치며 다가왔다.
"주인 왜? 더 자고 싶어?"
"아냐. 괜찮아. 그것보다 민석아!"
소파에 고고하게 앉아있던 민석이가 고개만 돌려 나를 본다.
"사람은 애완동물 밥 정도는 줄 수 있을텐데 그치?
우리 민석이는 고양이라서 그런거 못하지?"
"뭔소리야? 나 그정도는 기본이야."
역시. 동물이라서 그런지 다루기는 편하다.
나도 아침 먹어야지. 시계가 12를 가리키고 있으니 아침겸 점심인가.
나를 지나친 민석이가 부엌에서 뽈뽈거리며 애들 밥을 준비했다.
저 봐. 아주 귀여움이 묻어나온다니까?
근데 막상 애교 부리라면 죽이려들지 아주.
"종대형아. 이게 동태전이래."
"끼야아아아아ㅏㄺ아아ㅏ라ㅏ락!!!!! 주인!!!! 주인님!!!!ㅠㅠㅠㅠㅠㅠㅠㅠ"
"세훈아 형 놀리는 거 아니야."
"헹. 종대형아는 만만하단 말이지. 그렇다면.. 종인이 놀리러 가야지."
"종인이도 형이라고 내가 말했지?"
"눼가 말휐지? 예예. 종인형아!!!! 어딨어?!!!"
세훈이는 종인이 찾으러 가고 나는 벌써부터 스트레스 받는 느낌을
떨치려 그나마 위안이 되는 종대를 곁에 두었다.
아.. 이것도 잘못된 선택이었나..
"이게 뭐지..?"
"낚시바늘이라는거다 하찮은 생선새끼야!!! 주인 곁에서 떨어져!!!"
하... 머리야... 혼자 있어야 겠다.
아침을 준비하는 동안에도 주변에서 투닥거리는 백현이와 종대.
세훈이는 종인이 못찾은 모양이고 민석이는 밥을 다 주고 한껏
사람다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했는지 또 고고하게 앉는다.
준면이는 민석이가 준 밥을 가만히 보고있고 경수는 아침이라 자고있고
종인이는 아마 또 옥상에 있겠지? 찬열이는 또 어디갔지?
"찬열이 본 동물??"
"나 왜?"
2층에서 내려오는 찬열이까지 확인하고 나서야 마저 아침을 준비했다.
아침을 준비하고 식탁에 앉았다.
그런 내 앞에 앉는 준면이. 가만히 내가 먹는 것을 바라만 본다.
"우리 준면이 나 혼자먹으니까 쓸쓸할까봐 와준거구나?"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요즘 풀 맛이 신선하지 못합니다."
"....밥 처먹기 싫어? 며칠 굶어봐야 정신차려?"
"....허벌나게 맛있습니다. 역시 주인님♡ 가보겠습니다!♡"
애교를 부리던 준면이는 식탁을 떠나갔다.
용건이 그거였군? 어쩐지. 내 앞에 있을리가 없지.
내 앞자리는 언제나 그렇듯 찬열이다.
"편식 하지마 주인. 몸도 안좋은 게 편식하고 있어."
"눼눼. 나중에 먹을거야."
"식중독 걸리게 만들어줘?"
"우리 주인님께 그런 추잡한 거 보여주지 말아줄래?"
갑자기 곁에 온 준면이가 나를 옹호하며 나섰다.
내가 니 속셈 모를 줄 알고?
"그래도 안 바꿔줄꺼야."
"그대 치사합니다."
지 좋을땐 주인님이라 그러더니 그새 호칭 바뀌는 거 봐.
어휴 민석이보다 더 요물이야.
점심
설거지를 끝내고 좀 쉴겸 소파에 앉았다.
지 자리를 뺏긴 민석이가 차마 속좁아보이게 비키라고는 못하겠는지
괜히 불똥을 경수에게로 튀긴다.
그 모습을 관찰해 보도록 하겠다.
먼저 주위를 살펴본다.
별다른 의미는 없어보이는 행동같다.
천천히 다가간다.
정말 고양이답게 살금살금 다가간다.
자고있는 경수의 팔을 톡 건든다.
도무지 애정인지 애증인지 모르겠다.
반응이 없자 한번더 건든다.
그냥 심심해보인다.
경수가 뒤척인다.
화들짝 놀라며 멀리 달아난다.
그럴거면 왜 건드리는지 1도 모르겠다.
놀리던 세훈이를 끌고 옥상으로 올라간다.
....이런 씨부렁. 말리러 가야한다.
2층으로 올라갔다. 옥상으로 향하는 문 앞에서 실랑이를 하고 있는 둘이 보인다.
"민석이. 내가 세훈이 데리고 옥상가지말라고 했지. 세훈이 무서워한다고."
"야ㅠㅠㅠㅠㅠ저 형아 오늘따라 존나 예민해ㅠㅠㅠㅠㅠ"
"따라와 새새끼야. 지옥을 경험시켜 줄테니."
"인간은 이성이 있어서 이렇게 쉽게 화 안 내."
잠시 멈칫한 민석이와 그런 민석이의 반응을 살피는 우리의 사이로
옥상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내려온 종인이가 지나갔다.
"종인아 준면이한테 가서 밥달라고 해."
"응. 주인은 먹었어?"
"아까 먹었지."
"응."
그렇게 완벽하게 지나간 종인이와 덕분에 이성이 돌아온 민석이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내려갔다. 남겨진 세훈이는 아직도 무서운지 내 손을 잡고 따라왔다.
겁이 많은 것이 분명한데 왜 내일이 없이 깝치는 건지 아직도 의문이다.
저녁
저녁을 챙겨 먹는 내 앞에는 오랜만에 경수가 앉아있다.
야행성이라 방금 전에 깨어나 움직이기 시작한 경수다.
"너는 인간이면서 맨날 풀밭이냐?
"인간은 맨날 육식해야 하냐? 그리고 난 고기 많이 먹으면 안돼. 점심에 쪼금 먹었어."
"언제 완쾌 되는 거야 그 개같은 병은."
걱정에서 나온 말인지 뭔지 몰라도 쬐끔 감동이었다.
그러나 백현이는 아닌가보다. 찬열이랑 놀다가 매서운 눈을 하고 경수에게 따졌다.
"왜 거기서 개가 나와?"
"관용적 표현 모르냐? 무식하기는."
이제는 거의 해탈해서 신경끄고 맛있는 저녁이나 마저 먹었다.
경수말대로 풀밭인 식사였지만 오랜만에 입맛이 돋아서 더 맛있었던 것 같다.
밥을 다 먹고 설거지는 조금 미뤘다.
입맛 돋아서 평소보다 많이 먹었더니 답답해진 속 때문이었다.
"내 등 좀 두드려 줄 동물..?"
"얹혔냐?"
마침 옆에 앉아 있던 경수가 등을 천천히 두드려 주었다.
종대를 놀리던 세훈이가 나에게 다가왔다.
또 잔뜩 아픈 눈이었다. 니가 그러면 아플 수조차 없잖아.
"별거아냐. 하던거 마저해."
"주인 그만 아프면 안돼?"
"세훈이가 말 잘들으면 생각해볼게."
"그럼 평생 아플거라는 거잖아!!!! 시러ㅠㅠㅠㅠㅠㅠㅠㅠ"
세훈이에게 방금까지 놀림받던 종대가 말했고
그말에 웃음이 나왔다. 그러겤ㅋㅋㅋㅋㅋ 세훈이가 말 잘들을리가 없짘ㅋㅋㅋ
"뚝! 안 죽어. 죽을 병 아니야."
"그럼 걱정되게 하지를 말던지. 그렇게 빌빌대면서 우리는 어떻게 키울라고."
"어휴 벌러지 잔소리를 들었더니 다 내려간 느낌이네. 이제 다 닥쳐."
"그대가 가장 시끄럽습니다."
"준면이 밥 없다 이제."
"주인님!♡ 설거지는 제가 하면 되는 부분입니까?♡ 시켜만 주십시오!"
"아니아니. 내가 해야돼. 운동 겸사겸사. 그만 해도 돼 경수야. 고마워."
으그그 기지개를 키며 일어났다. 다들 나를 힐끔 보더니 각자 제 할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주인 아프다고 지 할일들 제껴두고 걱정해주는 거 봐.
으휴 츤데레들.ㅎㅎㅎ
하여간 이 귀염둥이들 덕분에 즐겁다.ㅎㅎ
다음이야기는 아이들 아픔이나 풀어볼까.
오늘의 건강 일기
날짜 : 2015년 2월 25일 수요일
날씨 : 쾌청
역시 욕심이 과하면 안된다.
다음 끼니때부터는 항상 같은 양만 먹어야 겠다.
아직도 얹혀있는 느낌이다. 괜찮아졌다고 말은 했지만..
어쩐지 요근래 너무 건강하다 했지.
그래도 평소보다는 양호한 편이다.
최강 츤데레 |
으유 깍쟁이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즘 쓰는게 너무 재밌네요! 그러므로 하루에 2편이나!!! 읽는 여러분들도 재밌으면 좋겠다는 조금 큰 기대를 해봅니다..ㅎㅎ 이거 다 쓰면 텍본 만들겁니닿ㅎ 개이득!ㅎㅎ
암호니익 입니다!(암호닉은 언제나 받고 있어요!)(간혹 비회원 독자님의 댓글은 늦게 열려서 조금 늦게 추가 될 수도 있습니다! 열리면 바로 추가 할게요!) 치노/엑소영/쉬림프/뭉이/쌍수/구금/코끼리/모카/규야/게이쳐/나호/죽지마 정동이/양양/캐서린/우리니니/빵/체리/안녕/밍블리와오덜트/메리미/니니랑 꾸르렁/바람둥이/매매/종대덕후/여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