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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빈의정석 전체글ll조회 2250l 3


 
 
 
 

 

첫 사랑 시리즈 ; Goodbye, Summer  中

브금 : Gravity - 정성하 자작곡

이번 노래도 상당히 좋아요, 꼭 들어보세요!

꼼꼼히 읽으면 설렘이 있을 터이니ㅎ



누구나 가슴떨리는 첫 사랑은 있다. 그게 짝사랑이던, 서로가 좋아해서 이성으로 만나는 사랑이 되었던 간에 첫 사랑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아는 사람 혹은 모르는 사람을 남몰래 좋아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꿈들. 그리고 상대가 다가오면 얼굴이 저절로 빨개져서 나도모르게 툭툭 내뱉는 말투를, 혹은 당황스러움을 금치 못 했던 그 나날들이. 첫 사랑은 우습지 않다. 누군가는 비웃으며 추억하지만 그건 절대로 비웃는 것이 아니다. 그 누군가가 비웃었다고? 그건 착각이다. 비웃을만하니까 추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기억들 까지도 갖고 있는 내 자신이 복잡하고 어딘가모르게 우습게 느껴져서 그럴 뿐이다.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은 누구도 없다. 내가 과연 누군가를 좋아했던 것 처럼 누군가도 나를 좋아했다는 사실은 삶을 살면서 매번봐도 새롭게 느껴지기 마련이였다. 이런 나도 누군가에게 짝사랑으로 기억될 수 있었다는 것도 아쉬움이 남지만 그런 모습까지도 좋아해준 그 사람에게 감사를, 그리고 우리 모두 누군가의 첫 사랑이였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랑은 상대가 누구던간에 우리가 왈가왈부 할 것이 아니다.




여름인 탓에 친구들이 더위에 지쳐서 헉헉대는 모습을 보면 마냥 웃음만 나왔다. 차갑고 추운 계절을 싫어하는 난 차라리 봄과 여름을 즐기는 사람이였다. 구준회는 나와 정 반대였다. 차라리 추운 계절이 좋다며 축구하고 나면 땀으로 뒤덮이는 몸이 싫다고 했다. 끈적끈적하거든. 그는 인상을 찌푸리며 상상만해도 싫다는 듯이 몸서리를 쳤다. 유난히 깔끔떤다고 놀리긴 했는데 구준회의 멀건 그 모습을 보면 나름 이해가 되기도 했다. 구준회의 의외의 모습이 보일 때마다 놀랍고 혐오스러움이 아니라, 처음 봤을 때의 그 서늘한 느낌이 자그맣게 부숴지는 기분이 머리를 흔들었다. 누가 머릿속을 헤집어 놓는 것과 같다는 말, 어지러움. 깊게 찢어진 눈가와 검은색과 남색의 공존 눈동자, 구준회의 손가락, 여자아이들 뺨칠 정도의 다리와 적당히 벌어진 어깨는 나로하여금 구준회가 친구에서 조금 더 높은 이상향의 단계를 밟아가게 만든 요지가 아니였을까?


교외봉사를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하던 와중에, 구준회가 먼저 제안을 했다. 아이들을 좋아하냐고 먼저 물었다. 나는 나쁜 기억이 없던터라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다면 어린이집 봉사하러 가는 건 어떠냐고 구준회가 재차 묻길래, 좋은 곳 아냐며 되물었다. 아는 지인이 어린이집에서 일한다고. 자기 사정을 얘기하니 허락을 해주었다고 하는 것이였다. 여기서 멀어? 지하철 타고 가야돼. 그는 내가 대답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핸드폰을 꺼내서 마구 눌러대고 있었다. 아마 가겠다고 하는 거겠지. 말릴 이유도 없어서 그냥 내버려뒀다. 정말 더웠다, 이번 여름은. 이마를 손그늘로 겨우 만들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나쁜 햇살을 일시적으로나마 그 뜨거움 자체가 피하고 싶었다. 손부채질을 하며 바람도 흘러나오지 않는 얄궂은 내 손바닥이 허공에서 퍼덕인다. 몸 속을 파고먹는 더위가 몸 전체를 발갛게 달아오르게 만드는 것이다. 딱히 할 일이 있어서 만난 것도 아닌 나와 구준회는 언젠가부터 이런 의미없는 날에도 만나는 사이가 되었다. 그는 불평을 늘어놓지 않고 곧바로 나오는 편이였다.


볼이 확확, 하는 느낌에 두 손으로 감싸쥐었다. 앞머리를 기르고있었다. 눈 주위를 덮어버릴 정도까지의 길이를 자랑하는 앞머리가 몇 번 거슬려서 지금은 삔으로 고정해놓은 상태였다. 더워. 나는 습관적으로 덥다는 말을 중얼거렸다. 거리를 걸어가는데도 뜨거움이 눈에 보이는 듯한 착각에 몇 번이고 눈을 깜빡였다. 구준회는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같이 걷고 있었다. 그의 긴 다리가 저벅저벅 걸어가면서 순식간에 나를 추월했다. 날씨만 덥지않았다면 이를 악물고 그를 따라갔을텐데, 지금은 그런 의욕조차 들지않아서 그러려니 하고 그의 뒤를 따랐다. 한참동안 자기 옆에 오지않은 내가 이상했던 건지 구준회는 반 쯤 걷다가 뒤를 돌아보았다. 나와 눈이 마주쳤는데 그는 온갖 인상을 다 찌푸린 채로 바지주머니에 손을 찔러넣는 행위는 봄에서부터 이어져오고 있었다. 너 볼, 빨개. 그는 텁텁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분칠을 바른 듯한 그의 목소리가 느껴졌다.


"응, 나 더워."

"많이 더워? 지쳐보이는데."

"너무 더워..."


구준회는 인상을 살짝 풀고 나를 그늘로 데려갔다. 양지바른 곳보다는 낮은 기온에, 그리고 그에맞는 바람이 시원스레 불어오자 뚝뚝 흘리던 땀이 식혀나가는 기분이였다. 더운 사막을 거닐다가 물을 만난 기분이랄까. 으아, 시원해. 저절로 나오는 감탄사에 한 번 숨을 들이쉬고, 내쉬었다. 시원한 공기가 목을 간지럽혔다. 아까와는 천지차이였다.

크나큰 건물이 햇빛을 가리고 있어서였을까. 뜨거운 햇빛에 그대로 노출되어지는 건물의 그림자가 하늘하늘 흔들렸다. 구준회는 내 옆에 앉아서 반바지를 입은 자태를 열심히 티 내고 있었고, 나는 남자치고 정말 여리한 그의 다리선에 장난스럽게 툭 쳤다. 어떻게 다리가 나보다 예쁘냐, 진짜. 그는 어이없다는 웃음을 터뜨리며 헛헛, 하고 웃음소리를 흘렸다. 타고난거야, 멍청아. 그는 꿀밤때리는 시늉을 하며 살짝 쥐어박는 강도를 취했다. 그만 좀 때리라고 몇 번을 말해도 고쳐들어먹질 않으니 내가 포기해야지 어쩌겠나. 구준회는 간단히 브이넥 하얀색 티셔츠에 청 반바지를 입었음에도 전혀 위화감이 들지 않았다. 지 말로는 대충 줏어입고 나온거라고 했는데 나는 그걸 믿지않았다. 정말, 말 그대로 눈에 뭐 씌인거 마냥 구준회가 너무 멋져보였거든. 부정하고 싶었지만 부정못하는 내 상황이 비겁하기도 했고 그가 자주 하는 말처럼 '멍청'해보였다.


구준회와 나는 주변 카페로 들어가서 간단히 음료수나 물고나오기로 했다. 난 버블티. 구준회는 시켜도 비싼 걸 시킨다며 타박을 늘어놓았지만 주문하는 걸 들어보니 버블티를 시켜놓은 모양이였다. 츤데레 남고딩의 정석을 보여준다는 생각도 요즘들어서 퐁퐁 풍겨지고 있다. 그, 뭐랄까. 푸으른색의 파스텔톤 물감이 분홍색 비비드칼라에 찬찬히 녹아 섞어들어가는 그런 느낌? 그는 자몽 아이스티를 얼음가득 넣어달라고 추가주문을 덧붙인 뒤에야 내가 미리 자리잡아 놓은 곳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그는 계산서를 탁자위에 던져놓고 내 맞은편에 앉았다. 그는 버릇이 있었다. 머리카락을 자주 만지는 습관이였다. 잘만 말하다가도 머리카락을 몇 번이고 쓰다듬으며 거울확인에 열중이였다. 구준회는 자신의 핸드폰을 드러내더니 카메라어플을 킨 듯, 뚫어져라 액정을 쳐다보며 자태뽐내기에 심각해보였다. 나는 그의 그런 모습을 빤히 쳐다보며 탁자를 손가락으로 톡톡, 두들겼다.


"이제 방학 끝나가네."

"...그러게."

"시험치고, 쉬다가. 또 시험치고."

"그리고 축제겠지."


아쉽다. 그는 진심으로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그의 도톰하고도 얇은 이중적인 입술이 삐죽 튀어나와있었다. 너랑 만난지도 벌써 넉 달 됐나? 벌써 그렇게 됐어? 내 말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 참 빠르다고. 방학 시작할 때만해도 이럴줄은 몰랐다고 했다. 보충 몇 주 나가고, 그리고 2주 간 쉬고 다시 학교 개학이라는 게 이렇게 길 줄 알았지만 너무나 짧았던 거라고, 이건 사기라면서. 그는 중얼중얼거리며 탁자를 쿵쿵 쳐댔다. 완전 나태하게 보내버렸어. 구준회는 앓는 소리를 내며 결국 탁자에 엎어져버렸다. 구준회의 머리가 상대적으로 내게 가까이 오자, 자연스럽게 손을 들어서 머리카락을 쓸어내렸다. 남자치고 정말 머릿결 좋네. 속삭이면서 말했는데도 그는 용케 알아들은 눈치였다. 눈동자를 위로 올려서 나와 눈을 맞췄다. 정색하면 무섭다고 처음 만났을 때 생각했던 것과 달리, 그는 아무 생각없이 쳐다본 것 뿐이였다고 했다. 진짜 화낼 때는 따로 있지. 그는 투덜거리며 한참동안 얼굴을 만지작 거렸었다. 구준회의 눈동자가 물끄러미 나를 보다가, 살짝 눈을 접으며 미소를 지었다.


입동굴이라는 것이 있다. 웃음이 예쁜 사람에게 나타나는 특징들 중 하나라고 했다. 입꼬리를 올려서 환하게 웃을 때, 윗니와 아랫니가 완전히 서로 붙여질 때에 입 속에 검은 공간이 생기는 것을 입동굴이라고 했다. 구준회는 그게 있었다. 그저 아무 생각없이 쳐다보는 무서운 표정을 지을 때와는 상극이여서 나도 한창 신기해했었지만, 곧 익숙해져버리고 나니 그가 미소를 지을 때마다 놀라움의 강도는 약해져갔다. 반대로 한 쪽에서 자꾸 콩콩, 심장이 뛰길래 몇 번이고 부여잡았지만 구준회에 대해 반응하는 터라 멈춰야 겠다고 생각했던 그 반응을 잊어버리게 되었다. 뭘 그렇게 멍 하니 쳐다보냐는 그의 질문에도 황급히 숨겨야했던 내 마음을 너는 알고있을련지. 겨울에 뿌렸던 씨앗이 봄과 여름의 다독거림과 매만짐에 신이 나고, 하루빨리 공기들과 인사를 나누고싶어서 답답한 땅 속을 헤쳐나가 잎사귀를 내뱉는 꽃마냥 나는 하루가 다르게 구준회가 유혹으로 느껴졌다.


일종의 시련과도 같은 하루하루가 그에게는 별 생각은 없었던 걸까. 구준회는 나만보면 무서운 무표정보다는 웃음을 보여주는 것이 늘어가고 있었고 나 또한 매일 밤 이불을 걷어차며 자꾸만 눈에 아른거리는 구준회를 떨쳐내려고 몇 번이고 노력했다.

잘 챙겨주던 거랑, 사줬던 것들이랑, 장난치던 모습들이 혼합탕이 되어서 내 머릿속을 콸콸 들이붙는게 아주그냥 사람 딱 미치게 만드는 거다. 구준회는 나한테 관심이 없을 거를 알면서도. 그 관심이 이성적이로 다가오길 남몰래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어느날 평소랑 같이 이불을 뻥뻥 차면서 구준회에 대한 생각을 버리려고 노력하던 도중에 나도모를 인정을 해버린 밤이였다. 이성적으로, 다가오라고. '이성적'으로 다가오라는 것이 꼭 정신머리 차리고 나를 대하라는 것이 아니라 남녀사이의 달콤한 로맨스를 바라는 것이라서 이런 내가 주책맞다는 생각이 비집고 들어왔다. 웃음이 실실 나왔다. 하, 하...하하. 그 웃음이 좋은 쪽은 당연히 아니였다. 오히려 불안에 확신을 주는 미소였다.


지난 4개월동안 알아오면서 구준회라는 사람이 누군지, 그리고 내가 생각하던 만큼 사납고 인상좋지않은 아이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의 좋은 점이 눈에 들어왔다. 복도를 지나가면서 몰래 행동을 관찰하는 시간이 늘었다. 그가 내 눈에 들어오기를 원했다.

그와 인사하는 그 시간적 간격이 좋았다. 축구하러 나갈 때 온갖 인상 다 찌푸리면서 멀찍이 지켜보다가 달려나가는 모습이 새겨졌다.

점심시간 때 자다 일어난 푸욱 부운 얼굴로 내게 인사를 건네면서 비틀비틀 지나가는 모습이 귀여웠다.

교복 와이셔츠 어깨핏이 딱 맞는 그의 덩치가 보기 부담스러울 정도가 아니라서 오히려 내가 더 가슴을 졸였다. 누군가 보고 들이댈까봐.


그렇게 뜨겁고도 얄미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있었다. 내가 어떤 남자를 단순히 관심이 아닌, 좀더 알아가고 싶은 이기적인 마음으로 물든 여름이였고 그 남자에 대한 달이던 마음 또한 점점 붉게 변해간다는 것을. 그리고, 구준회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궁금했고 늘어가는 망상에 홀로 좋아서 미소를 짓게 되는 것 또한 일상다반사가 되었다.

시간이 지나서 가을과 겨울의 애매한 경계선의 자락에 시간이 도달했을 때 나는 구준회와 더욱 진득히 붙어다니는 사이로 유명해졌다는 것은 친구가 전해줘서 알았다. 구준회, 좋아하는 여자애가 있대. 친구가 청소를 하다가 내게 은밀히 전해준 소식이였다. 뭐? 나는 곧바로 반문하며 쓸던 빗자루를 나도모르게 떨어뜨렸다. 추잡하게 먼지를 일으키며 떨어진 빗자루가 쓸쓸함을 같이 털어내고 있었다. 절로 떨려오는 손길을 겨우 부여잡고 다시 줏었다. 친구는 교복 소매를 꾹꾹 잡으며 입술을 습관적으로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입술을 뜯는 습관은 그 친구의 버릇이였다.


다시 한번 말해달라고 부탁했다. 친구가 오히려 불안해하며 주변 눈치를 슬슬 살폈다. 아마 내가 상처를 받을거라고 생각하는 거겠지. 여기서도 드러나는 친구의 마음에 그저 허탈감에 가득찬 한숨섞인 웃음을 뱉어냈다. 친구는 두꺼운 바람이 한 번 쓸고지나가서 머리카락을 뒤로 넘긴 뒤에 다시 말을 번복해주었다. 구준회를 좋아하는 여자애가 있대. 구준회를. 구준회가 좋아하는 애가 아니라, 구준회를 좋아하는 애. 나는 친구의 말을 다시 들었음에도 헛 빗자루 질을 하던 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럴만도 한게 나도 나름 생각은 했었다. 구준회를 어떤 여자가 안 좋아 하겠냐고. 솔직히 나랑 다니면서 여자친구가 있다는 말은 들어본 적도 없었다. 구준회도 나도 서로 궁금해하지 않았기 때문이였다. 준회는 그런 아이였다. 언제 누군가 들이댈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자꾸 입가가 벌벌 떨리는 것은 주체할 수가 없어서 한참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런 내 마음을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딱 타이밍에 맞춰서 구준회가 불쑥 튀어나왔다. 여전히 니트조끼는 입지 않고 얇은 하이얀 와이셔츠에 검정 넥타이를 멋드러지게 맨 구준회가. 알맞게 줄인 교복바지가 그의 다리길이를 부각시켜서 저절로 헛 빗자루 질 하던 손길마저 멈추게 했다. 친구는 흠칫 놀라며 내게 먼저 간다는 말을 하고는 학교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큰 키는 여전했다. 그는 여전히 머리를 만지작 거리는 습관이 남아있었고, 도톰하면서도 얇은 입술이 오물조물 움직이는 것 또한 변하지 않았다. 그대로였다.

열심히 청소하네, 우리 멍총이. 그는 간간히 나를 멍총이로 불렀다. 멍청이는 너무 노골적이지않냐. 그게 그 이유였다. 처음에는 엄청 뭐라고 했지만 시간이 지나니 자연스럽게 익숙해져 갔다. 이러한 경우에도 나는 그에게 점점 물들고 있다는 사실이여서 조금 놀랬다. 지나갈 때 내가 아파보인다며 멍총이라고 중얼거리더니, 다음 시간 때 와서 박력넘치게 나를 보건실로 끌고가질 않나. 급식 안 먹고 뻐팅기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 점심시간 때 내 반에 와서 엄청난 설교를 늘어놓고 가더니, 자고일어나니까 빵이랑 음료수가 책상 위에 고스란히 있었다. 그 휘갈긴 엄청난 글씨체로 '먹어. 안 먹으면 죽어.' 라고 써져있질 않나. 마치 요즘 따라 내꺼인듯 내꺼아닌 내꺼같은 너 사이였다.


"멍총아. 이번 주에 시간 돼?"

그는 바지주머니에 손을 깊게 꽂은 채로 물었다. 하얀 양말이 먼지하나 묻지 않은 걸로 보아하니 오늘 새로 신은 모양이였다.


"될 껄. 왜?"

"아아, 그럼 봉사하러 가자."

"어린이집?"

"엉. 이번 주는 너도나도 노는 건 미루자."


그래. 나는 대충 대답하며 그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결국 다시 고개를 돌려야만 했다. 오래 마주보면 너무 부끄러웠기 때문이거든.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구준회는 더 활기찬 얼굴로 드디어 이 지긋지긋한 봉사에서 해방된다는 사실이 좋았던 모양이였다. 슬리퍼로 바닥을 질질 끌다가도 툭 차기도 하고 자꾸 옆에서 어물쩡거리길래 차마 예전처럼 단호하게 가버리라고도 할 수가 없었다. 가슴은 빨갛게 변하는데 얼굴은 분홍색으로 변하는 내 모습이 웃기긴 웃겼다. 그는 신이 난 목소리로 봉사 끝나고 나면 밥이나 먹자며 특유의 웃음소리를 크게 터뜨렸다. 나는 그의 그런 모습을 보며 빗자루로 그의 어깨를 꾹 눌렀다. 여름 때 구준회가 내게 했던 행동 그대로 번복해주었다. 구준회는 살짝 놀란 눈으로 날 쳐다보더니 빠르게 빗자루를 잡아채고는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급작스럽게 진행된 행동에 어, 하고 바로 넘어가버렸다. 구준회는 웃던 얼굴을 멈춘 상태였다. 그의 그런 모습이 순간적으로 심장이 멈춘 것 같아서 멍청하게 가만히 있었다. 내 콧등이 그의 가슴팍에 닿자 그가 픽픽 웃으며 내 손에서 빗자루를 뺏어들었다.


애매한 자세로 그에게 안긴 꼴이 되버렸다. 그는 왼손에 빗자루를 들고 오른손은 바보같이 허공을 더듬고 있었는데, 나는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서 두 손을 그의 가슴팍에 대고 있었다. 황급히 얼굴을 떼어내고 몸을 뒤로 내빼니 그가 입술을 깨문다. 조금 화나보이는 건 내 착각인걸까. 그는 눈에 힘을 전혀 주진 않았지만 두 손을 다시 아래로 내렸다. 갑작스럽게 진행된 스킨십에 나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몇 초간 안겨있었다는 사실이 이젠 새로운 고민거리가 되어 머릿속을 헤집겠거니. 나는 이미 마음속에서는 울면서 웃고있었고, 박수까지 치고있었다. 구준회는 짙은 눈매를 자랑하며 그저 멍 하니 나를 쳐다보다가 빗자루를 건넸다. 손잡이 쪽으로 돌려진 빗자루를 잡은 그의 손이 하얗게 질려있었다. 받으라며. 구준회는 한 번 툭툭 건들더니 내 손에 쥐어주었다. 고맙다고 말하기도 조금 그런 상황이라 조금 재빨리 돌려받고 건물 안으로 뛰어가버렸다.

뛰어가는 내내 입가를 손으로 틀어막고 요동치는 눈동자를 어디에다가 둘 수가 없었다.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지 대체 뭐라고 설명해야 하는 건지. 어렴풋이 풍기던 섬유유연제 냄새와 강하게 나오던 그의 체취가 뒤섞였다. 아직도 콧잔등에서 머물고 있는 그 향기같은 존재를 밀어내지 못한다는 또 하나의 사실을 발견하면서 나는 인정해버렸다.

그대로 반까지 도착했다. 아, 구준회가 좋다고.







[IKON] 첫 사랑 시리즈 ; Goodbye, Summer 中 | 인스티즈

 



"배 안고파?"

토요일 아침일찍 만난 구준회가 먼저 내게 한 말이였다. 아침 안 먹고 나왔다는 내 말에 그가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한 말이였다. 별로. 나는 인상을 팍 찡그리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는 입가를 매만지며 뭔가 당황스러운 얼굴을 띄었다. 난 너 먹고왔을 줄 알았는데. 상관없어, 나 아침 잘 안 먹어. 그러자 그가 어이없는 얼굴로 내 머리를 콩 쥐어박았다.


[IKON] 첫 사랑 시리즈 ; Goodbye, Summer 中 | 인스티즈

 

"밥 안 먹는 건 또 뭔 웃기는 소리냐?"

"내가 너랑 같을리가 없잖아... 그리고 나 살 빼야돼."

"니가 살 빼는 거면 나도 뺀다. 그런 소리는 그냥 헛소리."

 

그건 니가 말라서 그런 거고. 차마 전하지는 못하는 말이 입에서 맴돌았다. 구준회는 납득이 가지 않는 얼굴로 밥을 먹어야하는 설명을 따박따박 늘어놓고 있었다. 얌마, 살 빼지마. 그는 단호한 얼굴로 가방을 고쳐맨 채 지하철 카드를 먼저 찍고 나아갔다. 나는 그 뒤를 이어 황급히 찍고 그의 뒤를 쫄래쫄래 따라갔다. 느릿느릿하게 뒤를 힐끔 보면서 내가 오는지 확인하다가 내가 그에게로 가까이 오니 그제서야 조금 빠른 걸음으로 지하철타는 곳으로 걸어가는 구준회였다. 검은색 후드집업에 검정색 스키니진을 입은 그가 눈을 부릅 뜨며 유리창에 비춰지는 나와 그를 빤히 쳐다본 채 삿대질을 하는 것이였다. 거봐, 밥을 안 먹으니까 키가 안 크잖아. 그는 굳이 두 손을 사용해서 키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였다. 나는 너 머리 때릴 수 있는데 너는 내 머리 못 때리잖아. 말도 안되는 이유를 붙여가면서 내 기분만 잔뜩 더럽히고 있었다. 결론은 밥 먹으라고 하는 거였는데. 나는 인상을 사납게 찌푸리며 그의 옆구리를 주먹으로 꽂아버렸다. 으억! 하고 모든 사람들이 다 돌아보는 괴상한 소리를 내며 옆구리를 부여잡고 끙끙대는 것이였다.

 

여자애가 드럽게 힘만 세. 그는 읊조리면서 온갖 고통은 다 먹어본 얼굴로 엄살을 피우는 것이였다.

[IKON] 첫 사랑 시리즈 ; Goodbye, Summer 中 | 인스티즈


"나니까 받아주는거지."

"뭐?"

"나라서 너 폭력도 받아주는거라고. 아이고, 아프다!"

 


 

구준회와 티격태격을 선사하며 강서구 근처의 어린이집에 도착했다. 구준회는 익숙하게 누나! 라고 부르며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 은색으로 빛나는 대문이 열리고, 그 안에는 커다란 운동장과 성 모양으로 지어진 아기자기한 어린이집이 위치해있었다. 남색 체육복을 입은 아이들이 오동통한 볼살을 오물거리며 선생님과 체육시간을 보내고 있는 평화로워보이는 장면이 보였다. 아이들은 키가 매우 작았다. 어린나이답게, 아이들의 피부는 희고 맑았다.

발도 손도 조그맣한 아기들이 선생님의 행동을 따라한답시고 열심히 움직이는 모습이 내 눈을 사로잡아서 멍 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선쌔님! 한 여자아이가 신난다는 듯이 몸을 흔들며 선생님을 불렀다. 담당 선생님은 사람좋은 웃음을 지으며 왜요, 지윤아?라고 되물었다. 재밌다! 아이는 활짝 웃으며 선생님 품 속으로 화악 파묻힌 상태가 되었다. 깔깔 웃는 그들의 모습이 저절로 웃음을 불러일으키게 만들었다.


뭐 보냐. 구준회가 내 머리에 턱을 갖다댄 자세로 크게 입을 움직이며 물었다. 나는 아무말 없이 손가락으로 그들을 가르켰다.

구준회는 흐음, 하고 한참쳐다보다가 애기들이 많아서 좋겠다는 식으로 무덤덤히 말했다. 애기들 싫어하나? 나는 그 생각을 했지만 굳이 입밖으로 내뱉지 않았다. 곧 이어 어떤 여자분이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채 건물에서 나오셨다.

주황색 앞치마를 입은 채 활짝 웃는 여자분의 모습이 이 어린이집과 잘어울렸다. 준회는 반갑다는 행동으로 손을 번쩍 들었다. 여자분은 장난스럽게 구준회의 배를 툭 치더니 내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봉사하러 오셨다고. 한 눈에 봐도 귀여운 얼굴이였다. 오목조목한 이목구비에 나도모르게 말을 더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네. 구준회는 그 모습을 쳐다보고 있었다. 여자분은 들어오라며 건물 문을 열어주셨고, 구준회가 먼저 들어갔다. 나는 그의 뒤를 따라 들어갔는데 아이들의 왁자지껄함과 여기저기서 웃는 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긴 복도에 분홍색으로 칠해져있는 각 반마다 문짝. 그리고 알록달록하게 적혀있는 반 이름들. 어느 곳에서는 피아노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선생님의 목소리가 높게 울려퍼지면서 노래를 시작했고, 아이들은 선생님을 따라하며 즐겁게 노래를 불렀다.


여자 분은 우리가 가져온 봉사활동 종이에 볼펜으로 끄적이다가 우리에게 다시 내밀었다. 일단 예정, 확인서는 다 싸인해줬고 오늘 해줄 봉사는 조금 힘들지도 몰라요. 여자 분은 곤란한 웃음을 지으며 커피를 홀짝였다. 뭔데? 구준회는 끝까지 반말을 시전하며 건방진 자세를 취했다.

왜 이렇게 편해보여. 나는 구준회를 흘기며 여자분의 말에 경청했다. 여자는 유치원 구조도를 보여주며 손가락으로 짚었다. 일단 빨강반이랑 보라반은 7세 반이고, 파랑반과 노랑반은 6세 반이예요. 초록반과 분홍반은 5세 반이구요. 여자분의 입술이 오물조물 거리며 설명을 찬찬히 시작하고 있었다.

준회랑 파랑반 노랑반 각자 하나 맡아서 청소랑 아이들 간식 챙겨주시구요, 유치원 나갈 때 아이들 놓고 간 물건은 없는지 뒷 정리 좀 부탁드려요. 오늘은 토요일이니까 3시까지 운영합니다. 여자분은 6세 반은 2층이라며 잘 부탁한다고 먼저 인사를 꾸벅했다. 나는 덩달아 인사를 받았고 구준회는 끝까지 친근하게 바지주머니 안에 넣은 손을 빼지않았다. 오히려 내가 더 민망할 지경.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구준회의 팔을 잡은 채 2층으로 올라갔다.



[IKON] 첫 사랑 시리즈 ; Goodbye, Summer 中 | 인스티즈

 

"난 파랑반할께."

"엑, 내가 파랑반 하려고 했는데?"

"노랑반은 너가 더 잘 어울려. 먼저 말한 사람이 주도권이지. 가라."

 

구준회는 말도안되는 이유를 들어먹으며 홀랑 파랑반으로 가버렸다. 야! 구준회! 뒤늦게 그의 이름을 불러도 돌아오는 건 침묵 뿐이였다. 어이가 없어서 허허, 웃으며 노랑반으로 몸을 틀었다. 어쩔 수 없이 봉사는 해야하니까. 분홍색으로 칠해진 문에 달린 창문에는 아이들이 뭔가를 열심히 그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담당 선생님은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하나하나 쳐다보며 칭찬하는 것 같았다. 노랑반 문을 똑똑 두들겼다. 스을쩍 열고나니 아이들의 시선이 내게로 향했다.

아, 저 오늘 봉사... 아, 오셨구나. 말을 다 잇지도 않았는데 벌써 알고계신 모양이였다. 선생님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내 쪽으로 걸어오셨다. 노란색 앞치마를 입은 담당 선생님은 박수를 짝짝 치며 집중! 이라고 소리쳤다. 그제서야 모든 아이들이 하던 것을 내려놓고 완전히 자세를 이쪽으로 틀었다. 오늘 하루만 도와주시는 언니예요. 다들 인사해야지? 그러자 아이들이 소리높여 인사를 해주었다. 안녕하세요! 우렁찬 그들의 목소리에 나는 얼결에 손을 흔들었다. 어, 안녕! 아이들은 그 나이에 걸맞는 웃음을 지으며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한 쪽에 마련된 놀이방을 가르키며 아이들의 뒷 정리를 부탁한다고 하셨다. 한 30분 뒤면 간식시간이라서 그 때 아이들 줄 좀 세워주시면 돼요. 네... 뭐 어쩌겠는가. 나는 그저 대답만 소심하게 한 채 놀이방으로 걸어갔다. 아이들의 복장은 노란색 옷이였다. 탁자도 노란색, 의자도 노란색.

 

이제 시작해볼까. 나는 이 곳을 주욱 훑어본 뒤에 소매를 걷어올린 후 놀이방을 치우기 시작했다. 개고생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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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얘들아! 그 쪽으로 가면 안 된다니까?"

 

목까지 차오르는 비명을 애써 삼키며 트레이닝 바지를 올렸다. 최근에 자꾸 살이 빠져서 딱 맞던 바지가 조금 흘러내렸다. 벨트를 사던가 해야지. 속으로 중얼거리며 내 말을 드럽게도 안 듣는 천진난만한 애기들의 뒷모습을 응시했다. 노란색 어린이집 복을 입은 아이들이 와와! 하면서 놀이터를 점령하기 시작했다. 진짜 힘들다. 절로 드는 생각에 털썩 자리에 주저앉았다. 가을과 겨울 중반인데도 아이들 다루기에 더워지고 있었다. 후드집업을 벗어서 팔에 감은 채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누구하나 다치면 내 탓이 되니까. 매의 눈으로 한 명씩 지켜보고있는데 누가 옆에서 나를 툭 건들였다. 뭐야, 하면서 위를 쳐다보니 누나가 무표정하게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씨, 깜짝이야.

 

누나는 나와 정말 비슷하게 생겼다. 남매끼리만 아는 거라고.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눈이 쫙 찢어진거랑, 콧대만 드럽게 높고. 입술은 이중적인데다가 얼굴은 하얗다. 근데 여자인 누나가 좀 더 갸날프고 동그랗게 생겼다. 누가 대충보면 비슷하게 생겼지만. 하는 짓은 천상남자다. 누나는 내 손에 음료수를 쥐어주며 내 옆에 앉았다. 고맙다는 의미로 누나의 등을 툭툭 건들였다. 누나는 음료수를 마시다가 뭔가 생각났다는 듯이 내 쪽을 바라보았다.

 

야, 근데 너가 데려온 여자애 말인데. 누나의 말이 시작되자마자 내 신경이 그 쪽으로 쏠려버렸다. 어, 왜. 나는 너의 이야기만 나오면 저절로 신경이 곤두세워졌다. 눈썹을 찌푸린 채 누나를 쳐다보았다. 누나는 앞치마를 고쳐매며 말을 이었다. 아이들이랑 잘 놀더라. 애기들이 금방 좋아하던데? 나는 음료수를 마시다가 콱 뱉어버렸다. 여기가 야외여서 그랬지 만약 안이였으면 누나한테 두들겨 맞고도 남았다. 드럽다는 얼굴로 내 등짝을 화려하게 때리는 누나를 째려보니 누나가 곧바로 말을 이었다. 선생님들이 다 칭찬하더라. 일도 잘하고, 싹싹해서. 간식도 다 먹이고 잘 다룬다고 하더라고.

 

그 부드러운 얼굴로 아이들에게 매달려서 끙끙 댔을 너를 생각하니 저절로 웃음이 비집고 나왔다. 하지만 애써 숨긴 채 올라가는 입꼬리를 초인적인 힘으로 참아냈다.

나를 칭찬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기분이 좋지. 흐흐, 웃음을 남몰래 지으며 음료수를 털어넣었다. 누나는 날 보고 좀 본받으라며 타박을 늘어놓았다. 대충 대답하며 아이들이 열심히 노는 걸 구경했다.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는 아이가 신난다는 얼굴로 꺄르륵 웃는게, 정말 순수하구나를 보여주고 있었다. 누나는 머리카락을 한번에 묶고는 한숨을 쉬었다. 나도 저 때로 돌아가고싶다. 엄마 손 잡고, 놀러다녔는데. 나는 누나의 말을 들으면서 그저 그들의 모습만 하나하나 새기고 있었다. 나도 어린 시절이 있었으니까.

누가 뒤에서 끙끙, 거리는 소리가 나길래 뒤를 돌아보았다. 어느새 파란색 앞치마를 입은 너가 머리도 똑같이 한 번에 묶은 채 쓰레기봉투를 끌고나오고 있었다. 아마 노랑반에서 나온 쓰레기를 버리는 것일테지. 작은 키임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쓰레기를 끌고오는 모습이 웃겨서 노골적으로 쳐다보았다. 그래도 눈치채지 못했는지 이를 악물고 갖다놓는다. 드디어 전문으로 쓰레기를 모아놓는 곳에 도착하자 한숨을 쉬며 손을 털어낸다. 너의 얇은 손목이 눈에 띄었다.

단정한 단가라 티에, 밝은 색 청바지를 입은 모습이 꼭 맞았다. 허리춤에 손을 댄 채 한참동안 쓰레기 더미를 바라보고 있던 그 때 어떤 꼬마아이가 불쑥 튀어나오더니 너에게로 갔다. 너는 잔뜩 당황한 얼굴로 앞치마에 손을 닦아냈다.

 

선새님- 아영이 신발 신겨주세요오. 아이는 너의 앞치마에 매달린 채 찡찡거리고 있었다. 너는 얼결에 대답한 듯이 말을 더듬으며 그 아이에게 끌려갔다. 다시 사라진 모습에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며 입술을 축였다. 누나는 내 모습을 보고있었다. 그렇게 좋냐. 누나는 한심한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나는 누나의 말에 다시 정색을 하고 쳐다봤다. 뭐가? 구준회, 날이 갈 수록 뻥이 늘어간다. 구라준회야. 누나는 자기가 뱉은 말임에도 웃겼는지 혼자 빵 터졌다. 큭큭큭, 구라준회. 너 좋아하는 거 얼굴에 다 티나는 거 알지? 누나는 손가락질을 하며 이상한 표정을 잔뜩 지었다. 어쩐지 왠일로 여자랑 온다고 했어. 너가 바라보는 눈빛이 심상치가 않더라. 누나는 놀리는 어투로 에베베, 거리다가 몸을 일으켰다. 너의 모습이 자꾸만 눈에 밟혀서 나는 자꾸만 멍 하게 있게 됐다.

앞치마가 정말 잘어울렸다. 아이라는 것을, 잘 다룰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 순진하고도 바보같은 면모에 그런 재능이 있을 줄이야. 누나한테 들켰다는 사실 보다는 새로운 면모를 발견했다는 사실이 더 중요했기 때문에 눈을 깜빡이며 아까 그 모습을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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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몰라,"

 

자꾸 생각나, 너가 더 좋아지게.

 

 

 

 

다 끝났다. 드디어 교외봉사도 완전히 마쳐졌고, 아이들도 모두 집으로 돌려보냈다. 선생님들은 칭찬을 건네며 오늘 하루 수고하셨다고, 나와 구준회에게 음료수를 하나씩 쥐어주셨다. 여자 분은 뿌듯하게 웃으시며 구준회에게 돈을 건넸다. 잘 들어가. 엉, 누나. 구준회는 뒤늦게 여자분을 소개했다. 우리 누나임. 그러자 누나라는 분이 구준회의 배를 또 다시 퍽 쳤다.
 
이번에 제대로 맞았는지 쿨럭거리며 오만상을 찡그리는 구준회를 뒤로 한채 내게 인사를 건넸다. 뒤늦게 말해서 미안해요, 준회 누나예요. 맑은 인상이 어렴풋이 준회와 닮아있어서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네에, 안녕하세요. 그러자 내 손을 갑자기 붙들더니 심각한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우리 준회가 좀 바보같아도 이해해줘요. 준회, 저래봐도 괜찮은 애니까. 순간적으로 올라오는 소름에 흠칫 놀래버렸다. 뭐야, 내가 구준회 좋아하는 거 아셨나? 하지만 곧 이어지는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준회가 아까 계속 지켜보더라구요. 화이팅. 준회 누나분은 응원한다며 주먹을 불끈 쥐셨다. 낮은 웃음을 실실 짓다가 먼저 발걸음을 옮기는 구준회를 황급히 따라갔다.
 
왔던 길을 그대로 돌아가는 중이였다. 고단한 하루였다. 고작 4시밖에 안 됐는데 이렇게 피곤할 줄이야. 가오나시 흉내를 내며 계속 졸리다고, 중얼거리자 구준회가 시끄럽다며 내 입을 틀어막는 것이였다. 나도 피곤하거든? 그래봤자 나보다 쌩쌩해보여. 차마 이 말은 할 수가 없어서 입을 꾹 다물었다. 지하철이 도착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내렸고 나는 구준회의 옆자리에 털썩 앉았다. 구준회는 크로스백을 자기 무릎위에 올려놓고는 핸드폰을 꺼냈다. 신나게 두들기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아하니, 게임을 하는 모양이였다. 워낙 핸드폰에 게임도 없고 그런데에는 취미가 없는 나라서 멍 하니 뒤로 지나쳐가는 풍경만 바라보았다. 이윽고 몇 초 뒤에 지하철은 움직이기 시작했고 어두운 터널을 한참동안 지나가고 있었다. 찬찬히 보이는 빛과 지나가는 주택가들. 그리고 상가들과 멀리 보이는 빌딩들이 햇빛을 받아 주황색으로 변해있었다. 지나쳐가는 전선들. 그리고 철길로들과 가끔 보이는 자동차들, 지나가는 사람들. 오늘도 참 평화로운 하루. 슬슬 저녁이겠네. 나는 구준회를 툭 치며 소곤거렸다. 밥 먹고 들어갈거야? 그러자 그가 대충 고개를 주억거렸다. 뭐 먹을지 생각해놔. 그는 그렇게 말하고 다시 게임에 열중했다. 게임 중독자야, 이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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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한가롭게 전화를 하고 있거나 핸드폰 음악을 듣거나, 누군가와 톡을 주고받고 있었다. 책을 읽는 사람들도 있었고 잠에 취해 고개를 왔다갔다 거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가방을 꼬옥 쥐고있는 사람들과 연인인듯 속닥거리며 웃는 남녀. 그리고 어딜 놀러가는지 잔뜩 꾸민 초등학생들과 중학생들. 사람들 한복판에 끼여있는 느낌은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 애써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할 짓도 없길래 그냥 눈을 감았다. 알아서 역이 오면 구준회가 깨어주겠지. 나는 그런 생각을 은연중에 하며 들 것 같지 않은 잠에 빠졌다. 어느덧 왁자지껄 떠들던 사람들의 목소리가 점차 멀어져 가고있었다. ...오늘의 뉴스는-, 아니 태현 선배가-, 야야 이것좀 봐바-, 내일 더 쌀쌀하겠네-, 롯데월드 가면 뭐 할래?, 너무 예쁘다-, 여보세요?, 다음역은 화곡-, 우리가 내려야 되는 곳은 광화문-, 아 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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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 툭.

누가 자꾸 옆에서 자기 어깨를 치길래, 넌 줄 알고 머리 한 대 때리려고 했다. 저절로 올라간 손이 의외로 어깨에 닿아버리자 나도 모르게 손을 멈추었고 게임하던 핸드폰을 꺼버렸다. 천천히, 빳빳히 고개를 돌려 옆을 보자 너가 꾸벅, 꾸벅이며 졸고 있었다. 가방을 두 팔에 가득 담은 채 입술을 앙 다문 상태로. 눈을 감은 상태에서 이렇게 소란스러운 지하철인데 깨지 못하는 걸 보아하니 정말 고단한 하루였나 싶었다. 핸드폰에서 게임을 종료시키고 어떻게 해야할지 가만히 입술만 깨물었다. 너는 한참 흔들리고 있던 고개가 아팠는지 잠시 인상을 찌푸렸다가 다시 곤하게 잠에 들어버렸다. 지하철이 흔들릴때마다 너의 고개도 같이 흔들렸다. 고개 안아프나, 깰 때도 됐을텐데.

 

역을 보아하니 한참은 더 가야했다. 나는 예상외로 피곤하진 않았다. 누나덕분인가. 고마워해야하는 건지 차마 모르겠다. 너의 고개가 다시 한 번 흔들렸다. 얼굴이 떨어질 것 같아서 나도모르게 너의 얼굴을 잡아버렸다. 세게 잡진 않아서 다행이였다. 너는 고개가 잠시 안정되자 또 다시 깊숙히 잠에 든 모양이다. 어떻게 해야할지 잠시 머릿속이 멍해버렸다. 그냥 놓아버리자니 아깝고. 피곤에 지친 너가 안쓰러워서 결국은 내 어깨에 기대게 했다. 너의 얼굴과 고개가 내 어깨에 토옥, 닿자 뭔가 묵직한 기분에 저절로 몸에 힘이 들어갔다. 어깨에는 되도록이면 힘을 주지않으려고 노력하며 너를 흘끔흘끔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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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잘 자네."

헛 웃음인지 그냥 터져나오는 웃음인지, 나는 허, 하고 웃으며 너를 쳐다봤다.

너는 정말 곤히 잤다. 불그스름한 입술을 띈 채 머리카락은 반 쯤 풀려서 내 어깨에 완전히 닿아있었고, 또한 너가 숨을 쉬면서 잠을 잘 때마다 자꾸 무언가가 긴장되게 되었다. 주먹을 나도모르게 쥔 채 크로스백을 잡았다. 사실, 기대고 나서 뭔가 쿵쾅쿵쾅 뛰긴 했다. 긴장되면서도 자꾸 뭔가 피어나는 느낌에 눈만 도륵도륵 굴리고 있었다.

좋은 걸까. 나는 갑작스럽게 드는 생각에 너를 다시 한 번 쳐다보았다. 세상모르게 자는 얼굴은 또 처음이라서 마냥 신기했지만 시간이 갈 수록 왜 인지 한참동안 쳐다보게 되었다. 그렇게 이상한 얼굴도 아니고, 오히려 예쁜 축에 속하는 너의 얼굴이 이렇게 자는구나. 피곤했나보네. 입을 쩝 다신 뒤에 밥은 뭘 먹여야 할지 잠시 고민했다. 점차 어두워져가는 하늘과 사람들은 점점 더 북적였고, 너는 계속해서 내 어깨에 기댄 채 잠을 청하고 있었다. 세상이 멈춘 것 같다.

 

좋다.

 

준회는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곧 이어 얼굴이 새빨개져버린 건 비밀.

 

 

 

 

 

 


 



작가의 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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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잇! 오늘도 고마워용!(하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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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사비
설렘의 끝판왕이에요ㅠㅠㅠ 처음에 읽으면서 에이 설마 혼자 좋아하는건 아니겠지? 어떡해ㅠㅠㅠ이러면서 마음 졸이고 있었는데 준회누나가 그런 걱정을 없애주시네요 ㅋㅋㅋㅋ 이번화에는 준회 마음을 되게 잘 알수 있었던거 같아요ㅠㅠ 짤이랑 글이랑 같이 보니까 설렘이 두배로 폭발해요ㅠㅠㅠㅠ구주네 웃는거 윽.... 진짜 읽으면서 자꾸 광대가 올라가서 내려올 생각을 하질 않네요...ㅎ 매번 말하지만 첫사랑 시리즈 진짜 너무너무 좋아요ㅠㅠ 분위기가ㅠㅠㅠ 머릿속에서 상상하면서 보게 되면서 진짜 쩐다는 말밖에ㅠ 작가님 오늘도 잘 읽다 가요!!

9년 전
비회원87.40
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역시 설레요 진짜 저도 주네같은 남자아이 없을까요으아 웃는게 상상이가고 그러니까 더 설레는 것 같아요! 작가님 브금 진짜 좋아요 ㅋㅋㅋㅋ♡ 오늘도 잘 보고가요!
9년 전
독자2
[시계태엽]으아.. 고백할 일만 남았네요♡ 준회랑 여주에게 별 일 없기를..
9년 전
독자3
밤비입니다! ㅠㅠㅠ와 주네 분위기랑 진짜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둘이 서로 좋아하니까 이제 잘 될 일만 남았는데ㅠㅠㅠㅠ 설마 엇갈리진..않겠죠..? ㅠㅠㅠㅠ 진짜 읽으면서 자꾸 대리설렘..ㅠㅠㅠㅠㅠ 서로 좋아하는 거 너네만 몰라ㅠㅠㅠㅠ끙 오늘도 잘 읽고가요!!
9년 전
독자4
햫기동동이에요...오늘 진짜 설렘 끝판왕... 이건 진짜 볼 때마다 제 첫사랑이 생각나네요... 주네도 여주를 좋아하는 것같아 다행이네요. 전 아쉽게도 첫사랑이 불발이라ㅎ 그리고 작가님 애교ㅋㅋㅋㅋ 진짜 너무 귀엽네요. 제 여자 하시죠?
9년 전
김한빈의정석
그럴까요오오오??ㅎㅅㅎ
9년 전
독자5
...으아아아아아고백하란말이야아아아아..ㅠㅠㅠ진자좋다ㅠㅠ
9년 전
독자6
암호닉ㄴㄴ 없지만 퓨ㅠㅠㅠㅠㅠㅠㅠㅠ둘이 너무 잘어울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연애해라ㅠㅠㅠㅠㅠㅠ
9년 전
김한빈의정석
감사홤당! 암호닉은 좀따받을께욥!
9년 전
독자7
와 작가님너무설래요진짜ㅠㅠㅠㅠㅠ 진짜첫사랑의정석이다 둘이 잘이어졌으면좋갰어요 그 준회좋아한다는애가살짝거리긴하지만~
9년 전
독자8
둘이 서로 좋아하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둘이 빨리 사겨라ㅠㅠㅠㅠㅠ아 근데 구준회를 좋아하는 애가 걸리네요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9
오늘 브금도 글이랑 정말 잘어울리네요 첫사랑 시리즈에는 기타 브금이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완전 설렘///
준회도 주인공을 좋아하고 있었군요 주인공 시점에서 보다가 준회 시점에서 보니 또 색다르네요ㅋㅋ 표정하고는 다르게 안절부절하는거 진짜 귀여워요ㅋㅋ
다음편도 정말 기대되네요 준회를 좋아한다는 그 친구가 좀 걸리긴 하지만 둘이 서로 좋아하니까 행쇼하는 길만 남았을 거라고 생각할 겁니다!
저도 저런 설렘설렘하는 첫사랑을 해보고 싶네요 하지만 현실은 20살까지 키스 못해서 마법사 될듯.... 저는..왜...여고에... 후....(눈물)
작가님 글 보고 대리설렘 느끼고 있어요ㅜㅜㅜㅜ 그래서 그런지 아직 준회 시리즈도 다 안끝났는데 벌써 다른 멤버들도 기대됩니

9년 전
독자10
구주네에요ㅠㅠㅠㅠㅠ와진짜대박설렌더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짱이다ㅠㅠㅠㅠㅠㅠㅠㅠ둘이서로서로좋아하눙데빨리사겨라ㅠㅠㅠㅠㅠ주네누나도봤는데사겨도되ㅠㅠㅠㅠㅠ사겨라(짝)사겨라(짝)
9년 전
독자11
작가님 애교ㅋㅋㅋㅋㅋㅋㅋ너무 귀여운걸요~?(하트트) 아 진짜 작가님 글 볼때마다 느끼는건데 사진이없어도 글을 읽다보면 막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진달까? 완전재밌어요bb
9년 전
독자12
설렁이에요!!! 아너무설레요ㅠㅜㅠㅠㅠ구준회의 입동굴은 사랑입니다ㅠㅠㅠㅠ준회도 여주좋아해서 다행이다ㅠㅠ이제 행쇼할일만 남았네요!!준회누나 완전 눈치짱!!ㅋㅋ잘보고가요!얼른 다음편 보고싶어요
9년 전
독자13
독방에서 추천받고 읽으러 왔는데 너무 설레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엉엉 ㅠㅠㅠㅠㅠㅠㅠㅠ빨리 행쇼해버려라ㅠㅠ
9년 전
비회원226.156
동동주에영!!!둘이완전 설리설리...ㅜㅜㅜㅜ나도 애기잘볼수있는데(찡긋) 첫사랑시리즈는 분위기가 너무 예뻐서 조아요!!!그리고 팬덬ㅋㅋㅋㅋㅋ짱귀엽
9년 전
독자14
주네야ㅜ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 설레요..♥ 작가님 사랑함미다...♥ 부디 해피엔딩이기를..☆★
9년 전
독자15
몰랑이입니다. 오늘 정말 설렘포인트가 많네요ㅠㅠㅠ 제발 둘이 잘 되면서 끝났으면 좋겠어요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16
그래서 준회랑 여주는 언제 사귄다구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진짜 설레요ㅠㅠㅠㅠㅠ이게뭐야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설레잖아요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 사랑해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17
진지한팀비에욯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더이상의 말은 필요없네요
9년 전
독자18
들레에요ㅠㅠㅠㅜㅜㅠㅠㅠㅠㅠ단편이말만단편이지ㅠㅠㅠㅠㅠㅜㅜㅠ정말한편한편다주옥같고붐량도짱짱맨이고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너무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고등학생의풋풋함이정말잘녹아있는것같아요...정말평화롭고푸르른연두색이떠오른다고해야할까요ㅠㅠㅜㅜㅠㅠㅠㅠ정말재밌게잘보고있어용
9년 전
독자19
피카츄입니다ㅠㅠㅠㅠ둘이 보기좋네요ㅠㅠㅠㅠ하편에서는 행쇼할런지....그나저나 저 팬더 짱짱 귀엽네요ㅠㅠㅠㅠ
9년 전
비회원18.165
김밥이랑입니당 나도 애들좋아하는데....나도같이봉사할수있는데......나도....쿨럭ㅋㅋㅋㅋㅋㅋ
풋풋하다고표현을해야할까요?ㅋㅋㅋㅋ너무설레고귀엽곸ㅋㅋㅋ 오늘도 잘보고가요!!

9년 전
독자20
준회
9년 전
독자21
후..작가님 와 진짜 설렜어요 진짜ㅜ! 그런데 구준회 진짜 츤데레의 정석이네요 첫사랑의 정석이기도하고..작가님은 김한빈의 정석이시고..ㅋㅋㅋㅋㅋㅋ죄송해염ㅋㅋㅋ제가 좀 이랍니다..예..! 그런데 구준회랑 여주가 벌써 저렇게 가까워져있다니 신기하기도 하면서 좋네요 여주가 날이 갈수록 준회에게 빠지는 것 같아요 이 사랑둥이 구준회!! 그런데 구준회가 하는 행동은 어떤 여자가 안 넘어가겠어요 저렇게 츤츤거리면서 말은 또 어찌나 설레게 하는지..구준회는 알고있을까요? 자기의 행동 하나하나가 엄청난 설렘을 가지고 온다는걸.. 구준회가 어린이집에서 아가들 돌보는 모습 상상가서 설렌건 저뿐인가요..힣헤헤 그런데 아가들 좋아하는 준회가 아이들이 많은 어린이집에서 아가보다 여주에게 저렇게 관심이 많을 정도면 준회가 여주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대충은 감이 잡히는데요? 그런데 저는 처음에 구준회가 여주를 좋아하는듯 하면서도 아닌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여주만 준회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아니고 구준회도 여주를 좋아하고 있었다니 이것이야말로 대박사건이 아니겠습니까?! 얼른 둘이 행쇼했으면 좋겠는데 뭔가..이 스토리의 끝은 행쇼로 끝날 것 같지 않은이 불길한 예감은 뭘까요..굿바이썸머라서 그런가..!ㅋㅋㅋ 아무튼 그 결말은 다음편에서 나오겠죠? 행쇼가 아니면 어떻습니까..작가님 이즈 뭔들..♡오늘도 너무 잘 읽고 추천 누르고 갈게용 그리고 오늘 브금 짱 좋았어요 내용이랑도 완전 잘 어울렸어요!!! 아맞다 이걸 안적어서 다시왔어요 작가님의 애교에 저는 완전 뿅! 갔답니다..진쩌 텐덕사...♡♡♡♡♡내 워더..!♡
9년 전
독자22
오메 ㅠㅠㅠ 작가님 좋은글 잘읽고 가용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설렘 ㅠㅠㅠㅠㅠㅠ 으어 ㅠㅠㅜ ㅠ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23
헐 짱설레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으아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어떡해ㅠㅠㅠㅠㅠㅠㅠㅠ설레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24
으ㅘㅠㅠㅠㅠㅠㅠㅠ주네야ㅠㅜㅜㅠ완전 보는사람 설레게하네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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