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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최근 기묘한 동거인이 생겼다. 

 

 

 

장위안은 잠시 말을 멈추고 모르는 척 시선을 돌렸다. 소녀의 표정이 새파랗게 질린 탓이었다. 늘 이렇다. 그리 길지 않는 대화가 이어지다보면, 소녀는 어느새 목이라도 졸린 얼굴로 그를 바라보고 있다. 자꾸 한국어로만 대화하려고 하고 정작 배워야 할 내용으로는 대화를 기피해대니 그 실력이 늘래야 늘 수 가 없었다. 그래서 장위안은 일부러 그녀에게 더 엄하게 대했다. 그러나 의기소침한 얼굴의 소녀를 보게 되면 저도 모르게 멈추게 되었다. 그런 소녀였다. 마치, 마법에라도 걸린 양. 장위안은 소녀를 대할 적마다 한걸음씩 물러서고 있었다. 

 

한국에서, 서툴게 중국어로 대화하던 소녀가 떠올랐다. 제 나이에 알맞게 하얀 이를 드러내던 말간 미소가 생각났다. 태양을 보지 못하면 꽃은 죽는다. 흙이 오염되면 꽃은 병에 걸린다. 마찬가지로, 소녀는 점차, 시들어갔다. 벌레에 갉아 먹힌 듯이. 

 

소녀가 언제 마지막으로 웃었는지, 장위안은 기억하지 못했다. 

 

 

장위안은 매주 한인식당을 가는 것에 익숙해졌다. 마치 눈밭에 풀어둔 강아지마냥 돌아다니는 정상의 뒤를 쫓는 것도 익숙해진 참이었다. 카트로 쓸어 담는 과자들에서 장위안은 시선을 돌렸다. 카트를 가득 채우고서야 만족했는지, 계산대로 향해 줄은 선 정상의 등 뒤로 장위안이 카드를 내밀었다. 

 

정상의 눈이 그를 향하면, 독주를 한 잔 마신 기분이었다. 가슴 한켠이 시려지고, 속이 쓰렸다. 정상은 혼나면서까지 한국어를 하지도, 굳이 중국어를 빨리 배우려 하지도 않았다. 나이 어린 꼬마에게 억지로 수저를 쥐어주는 기분이었다. 정상은 엄마, 아빠가 없으면 나는 여기서 한 입도 먹지 않을 거라며 엉엉 울음을 터트리는 아이와 다른 게 없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이런 보잘것없는 기싸움에 먼저 백기를 드는 것은 늘 장위안이었다. 

 

 

장위안은 유독 마른 정상을 힐끔, 바라봤다. 숙여진 고개 탓에 보이는 것은 정수리뿐 이었으나, 이따금 드러나는 얼굴은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이었다. 삐죽 튀어나온 입, 그렁그렁 맺힌 눈물. 그 자존심에 어떻게든 들키지 않으려고 꾸역꾸역 입안으로 밀어 넣는 밥들. 

 

 

장위안은 일부러 모르는 척 자리를 피했다. 굳이 아는 척 할 수 있는 사항도 아니었고, 아무렇지 않게 상처를 터놓고 이야기할만한 친분도 없는 사이였다. 게다가, 거의 근본적 원인에 가까운 장위안은 그저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도 예민한 감수성에 불이라도 지르는 격이었다. 안 그래도 머리가 터질만큼 복잡한 이 와중에 엉엉 울음이라도 터트리면 곤란한 것은 장위안 쪽이었다. 

 

장위안은 등 뒤로 쏟아지는 날카로운 시선에 무덤덤하게 걸음을 옮겼다. 뭐가 그리 불만이 많은지, 달그락거리며 거친 식기구 소리들이 그의 귀를 날카롭게 후볐다. 

 

정상은 어린아이였다. 어느새 발병한 향수병을 모르는 척하고, 가족을 그리워하는 감정을 묻어버렸다. 은연중에 퍼진 외로움을 화가 난거라 착각했다. 감정은 소용돌이처럼 휘몰아치는데, 그것을 표출한 작은 대상마저 없었다. 보통, 그 감정이 향하는 것은 장위안이었다. 

 

장위안은 칼날 같은 시선을 향할 적이면 그 얼굴을 밀어버리고 싶었다. 철없는 꼬맹이의 투정은 안쓰러울 정도로 허공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늘 마음 한켠이 불편했다. 그날, 정상 아버님과의 술자리를 피했어야 했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서툰 정상의 말에 웃지 말았어야 했나? 정상의 아버님을 다시 한 번 설득했어야 했을지도 몰랐다. 

 

정상을 도와줄 수 있는 일이, 다른 방법으로 더 좋은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 

 

장위안은 늘 매주 금요일이면 하는 때 아닌 베이비시터 놀이에 이골이 난 상태였다. 그의 친구들은 그것이 아이의 아빠가 되는 과정이 아니냐며 놀렸다. 장위안은 코트 속 휴대폰을 꺼내어 익숙한 번호들을 눌렀다. 

 

 

단조로움 기계음 너머의 음성에 장위안은 입김을 허공으로 불었다. 

 

 

“또냐?” 

 

“잘지내냐?” 

 

 

장위안은 못들은 척 말을 내뱉었다. 매주 금요일이면 정상이 가장 예민할 적을 피하는 것은 이제 일상이었다. 혀를 차는 듯 한 소리가 이어졌다. 

 

 

“적당히 하고 한국으로 돌려보내. 뭐하는 거야, 매번.” 

 

“모르겠다, 나도.” 

 

“도망이나 치고.” 

 

정상은 장위안의 휴대폰으로 하여금 늘 금요일 저녁 7시면 친구들과의 안부전화를 돌리게 한다. 

 

 

 

 

“못, 못해요.” 

 

툭, 하고 튀어나온 한국어에 지레 놀라 입을 틀어막는다. 조건반사적으로 장위안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어깨를 움츠리며 그의 눈치를 보는 정상이 안쓰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결국 그녀를 위해서라도 더욱 엄해져야 할 필요가 있었다. 노려보는 장위안을 보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조금 어물쩍 거리다가 중국어로 대답해온다. 

 

“못하겠어요, 아저씨.” 

 

“할 수 있어.” 

 

냉정하게 잘라내자 울상을 짓는다. 주춤 물러서는 그 손을 잡아 채 형광등을 억지로 손에 들려주니, 더욱 울 것 같은 얼굴이다. 

 

“저는 못해요, 해본 적 없어요.” 

 

애처로운 목소리가 들리지만 장위안이 고개를 내저었다. 되돌려주려는 듯, 손을 뻗는 정상을 냉정하게 쳐다봤다. 여기서 흔들리면 안 됐다. 장위안은 집안의 형광등이란 형광등은 전부 나가 있었던 정상의 집을 떠올렸다. 이방에 불이 나가면 저 방으로, 저 방에 불이 나가면 다른 방으로 옮겨 다니는 정상이었다. 부모님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철없는 애였다. 그래. 지금까지 불편함 없이 잘 살았을 것이다. 부모님이랑 떨어져 살아보는 것도 처음 일테고, 분명 어느 정도 장위안이 배려해준다면 저 상태로 그대로 나이만 먹을 수 도 있었다. 

 

형광등 못가는 여자야, 아무렇지 않게 갈 줄 아는 여자보다 많겠지. 다만, 문제는 저 정신상태가 문제였다. 언제까지 저 상태로 살 게 둘 수는 없었다. 정상은 정확하게 자신의 상황을 인지해야 했다. 장위안이 해줄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언제까지 장위안이 형광등 하나를 갈아주러 자동차를 몰고 그녀의 집을 방문한단 말인가. 또 다시 그는 청소업체에 전화를 걸고 싶지 않았다. 정상은 저러다가 그 더러운 소굴에서 죽을지도 몰랐다. 정상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자립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었다. 

 

 

“잠시만요.” 

 

휴대폰을 만지작거린다. 생소한 단어를 듣거나 단어가 생각나지 않으면 하는 행동이라 장위안은 잠시 기다려주었다. 검색이 끝났는지, 정상이 말을 한다. 여전히 휴대폰에 시선을 빼앗긴 채였다. 

 

 

“감전 되면 어떡해요. 죽는다고요.” 

 

 

감전. 헷갈리던 단어가 그거였나 보다. 애처롭게 눈을 깜빡이는 정상을 보며 장위안이 팔짱을 꼈다. 흔들리는 마음이 간신처럼 속살거렸다. 모르면 어때, 여자애가. 그냥 계속 해주면 되지. 그냥 모르는 척 해버릴까 싶다가도, 떠오르는 것은 정상의 아버지 얼굴이었다. 태어나서 한 번도 형광등을 갈아보지 않았다. 밥도 해본 적이 없다. 정상은 지금까지 아예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장위안은 그것이 몹시 거슬렸다. 정말, 어떻게 봐도 정상은 비명횡사 당하기 딱 좋은 상이었다. 

 

“죽지 않아.” 

 

 

하지만, 하고 반문하는 정상의 말을 손가락을 들며 막아섰다. 흔들리는 마음도 다잡았다. 정상은 지금, 어린 아이가 아니었다. 어른이 되는 시기라면, 어른이 될 준비를 해야지, 어린 아이로 자꾸 머물려고 해서는 안 돼. 

 

 

“감전도 안 돼.” 

 

 

결과적으로 말하면 정상은 형광등에 가는 것에 성공했다. 다만 제 손으로 직접 집안의 차단기를 내리는 요란을 떨었다. 순식간에 어두침침해진 집안에 장위안이 미간을 찡그렸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고 휴대폰의 조명을 켠 채 장위안에게 맡겼다. 장위안은 휴대폰 조명을 형광등을 향해 비추었다. 

 

식탁의 의자 하나를 끌어 신중하게 형광등 아래로 옮긴다. 그리고는 어두워진 방안에서 휴대폰을 손에 쥔 장위안에게 진지하게 말했다. 휴대폰의 조명 너머로 밀착하고 나니 장위안이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꽉 잡아요.” 

 

긴장했는지, 한국어로 말하기에 장위안이 입을 열었다. 장위안은 저도 모르게 설핏 웃어버렸다. 진지하다 못해, 엄숙하게 까지 보이는 표정 탓이었다. 

 

“중국,” 

 

“알아요! 꽉 잡으라고요!” 

 

 

평소보다 예민해 보이는 정상의 표정에 장위안이 입을 다물었다.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더듬더듬 장위안의 어깨에 의지하여 조심스럽게 의자에 올라선다. 신중한 얼굴로 형광등을 갈기 위해 자리를 잡는 정상을 보며 장위안은 문득 피곤함을 느꼈다. 

 

“그렇게까지 위험하지 않아.” 

 

아예 대꾸조차 하지 않는다. 어두운 방안에서도 확연히 그 떨림이 보였다. 덩달아 진지하게 형광등을 올려다보며 장위안은 스스로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의문을 품었다. 분명히 시킨 것은 저였고,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정상이었는데 어느새 휘말린 장위안이 더 피곤했다. 

 

외과수술이라도 하는 것처럼 진지하고 조심스러운 태도로 형광등을 분리하면서 정상이 소름끼친단 얼굴로 말했다. 

 

 

“으, 아직도 뜨거워요.” 

 

“착각이겠지.” 

 

정상에게서 형광등을 건네받았다. 그의 말대로 그 형광등은 그저 특유의 감촉과 함께 미지근한 온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여전히 소름끼친다는 표정은 여전하다. 하여튼, 호들갑은. 장위안은 발치에 세워둔 새 형광등을 쥐어 건넸다. 하지만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정상이 장위안의 어깨를 잡으며 숨을 골랐다. 

 

“안 갈아?” 

 

“좀만 쉬고요.” 

 

장위안의 재촉에 정상이 울상을 지으며 중얼 거렸다. 당장이라도 기절할 것 같은 모습에 장위안은 형광등을 손에 쥐고 잠시 기다려주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어느 순간 마른 침을 삼키며 정상이 정면으로 그를 바라봤다. 전장의 장수마냥 비장한 얼굴이다. 

 

“주세요.” 

 

장위안은 저를 정확하게 응시하는 정상의 얼굴이 지나치게 가까워서 놀랐다. 지나치게 가까운 탓이어서, 숨결을 공유하는 기분이었다. 정상의 머리카락이 정전기로 인해 그의 어깨에 붙어있다는 것도 그는 방금 깨달았다. 밥도 못해, 청소도 못해. 할 줄 아는 건 방 어지럽히기와 한국어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정상이여서, 그녀의 나이가 18살이 아닌 8살처럼 느껴지던 장위안이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울상을 지으며 칭얼거리는 정상을 보며 짜증을 느꼈고, 철없는 행동, 말투까지 한심했었다. 그러나 지금, 지나치게 가까운 서로의 간격을 의식하는 건 장위안 뿐인 것 같았다. 단편적으로, 그것이 얼마나 정상이 어린지를 알 수 있었으나, 한 번 의식하고 나니 그 자세가 더욱 불편했다. 마치, 생판 모르는 여자와 느닷없이 얼굴을 마주한 것 같았다. 아침저녁으로 자주 보던 정상의 얼굴이었는데도, 이 간격 안에서의 정상은, 그에게 충분히 여자였다. 아이가 아닌, 여자. 

 

 

조금 어색한 움직임으로 장위안이 새 형광등을 건넸다. 정상은 오른 손으로 단단하게 형광등을 쥐고 천장을 노려봤다. 장위안은 이상하게 말라오는 입안이 이상했다. 꺼진 히터의 남은 열기 탓일까? 바짝 굳어 형광등을 노려보며 장위안이 생각했다. 

 

제 위로 손을 조금 뻗어보던 정상이 금세 손을 내렸다. 고정되어 있는 것을 갈 때와는 달리 고정을 시키는 작업은 조금 균형을 잡기 어려운 탓이었다. 정상의 시선이 힐끔, 저를 비껴나가 천장을 응시하는 장위안을 향했다. 하지만 장위안은 금세 손을 내린 정상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왜?” 

 

“허리 잡아주세요.” 

 

“뭐?” 

 

“무서우니까 허리 잡아줘요.” 

 

장위안은 그 순간 너 미쳤어? 라는 말이 입안을 맴돌았다. 일그러진 장위안의 얼굴을 본체만체 하며 정상은 버럭 소리쳤다. 

 

 

“아, 빨리요!” 

 

 

정상의 날카로운 재촉에 저도 모르게 허리에 손을 얹었다. 장위안은 그뒤에, 마저 그 말을 따라 든든할 만큼 힘을 주어야 할지, 아니면 당장에 사과하며 손을 떼어야 할지 몰라 얼어붙었다. 하지만 그의 대녀는 그제야 다시 천장을 응시하며 조심스럽게 손을 뻗었다. 장위안은 올라가는 팔을 따라 끌어올려지는 그녀의 상의와, 드러나는 새하얀 배에 퍼뜩 고개를 쳐들었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단단히 힘을 주고 있었다. 힘을 주었어도 상의는 점점 끌어올려지고, 마침내 그의 손가락에 어렴풋이 닿는 살결에 장위안은 문득 죄책감을 느껴야 했다. 

 

거기에다 장위안은 정상의 목덜미를 응시하고 있었다. 

 

미친 게 틀림없다 생각 하면서도 장위안은 시선을 떼지 못했다. 

 

곧 그 팔이 조심스레 떨어졌다. 조마조마한 얼굴로 형광등을 바라보던 정상은, 그 손을 떼었음에도 불구하고 추락하지 않는 형광등을 보며 기쁨에 찬 얼굴로 주먹을 움켜쥐었다. 

 

 

“된거에요?” 

 

정상이 휙, 하고 고개를 내리며 그를 응시했다. 그 목덜미에 시선이 빼앗겼었던 장위안은 문득 소름이 끼쳤다. 

 

 

입안 가득, 설탕을 물고 있는 것 같았다. 

 

입안이 마른 것은, 그 때문이다. 

 

“다 끝난거에요?” 

 

“어?” 

 

장위안은 메마른 목소리로 되물었다. 설핏 남아있는 장난기 가득한 정상의 미소가, 문득 귀여웠다. 손가락으로 느껴지는 살결은 분명 여자의 몸이었다. 부드러운 굴곡을 가지고 있는 눈앞의 여성이, 지나치게 낯설게 느껴졌다. 

 

목 뒤로 돋아나는 소름에 장위안이 마른 침을 삼켰다. 이건, 분명 옳지 않다. 

 

좋은 현상이라 할 수 없었다. 

 

“확인, 해봐야지.” 장위안은 유독 낮아지는 목소리가 누굴 향한 건지 알 수 없었다. 무엇을, 확인 한다는 거지. 장위안은 이것이, 그러니까 아이가 첫 심부름을 끝냈을정도의 소소한 귀여움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끝까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렇구나. 하면서 정상은 무언가를 잊었다고 생각했다. 뭐지? 하는 새에 옆구리에 느껴지는 생소한 감촉에 떠올렸다. 이제는 장위안이 마치 그 옷을 침범한 듯 한 모양새였다. 다만 그렇게 느낀 것은 장위안 혼자뿐이었고, 당사자인 정상은 아직 안 끝났다는 건가? 하는 생각을 했다. 

 

 

장위안은 자기도 모르게 정상의 허리에 힘을 주며 들어올렸다. 비명을 지르며 정상의 손이 그의 팔뚝 위로 얹혔다. 물론 장위안은 그대로 정상을 내려놓았지만, 수초 간 허공에서 마주한 눈빛을 인식해야 했다. 

 

장위안은 정상을 내려놓고서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차단기로 걸어갔다. 머릿속의 장위안은 온갖 욕설을 스스로에게 내뱉으며, 머릿속으로 이미 스스로의 목을 수차례 조르고 있었지만 뒷모습만큼은 평온했다. 장위안은 상상 속에서 아까의 그 행위를 한 스스로를 죽어라 패고 있었다. 

 

차단기가 올라가자고 정상은 아까의 이상했던 스킨쉽을 금세 잊었는지 신나게 달려가 형광등 버튼을 눌렀다. 물론, 형광등은 반짝하며 그 빛을 발했다. 

 

 

 

 

 

정상은 방안에 들어서고, 상의 옷자락을 살짝 올렸다. 만져지는 옆구리 살이 신경 쓰였다. 

 

중국에 와서 단 한 번도 펼쳐본 적 없는 요가매트를 바닥에 깔고, 휴대폰에 나온 여러 가지 몸매 교정을 검색하였다. 

 

웃기는 아저씨야, 진짜. 내가 무슨 뭐 애라도 되는 줄 아나? 

 

어린애 번쩍 들고서 우루루 까꿍 하는 것도 아니고. 초등학교 입학하고 나서 단 한 번도 그런 식으로 번쩍 들린 적이 없었는데. 웃겨, 진짜. 

 

 

미쳤어도 단단히 미친 게 틀림없다. 장위안은 형광등이 켜지는 걸 보고 거보란 듯이 거만하게 팔짱을 끼는 정상을 보고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래, 저 어린 애가 뭐, 뭐 얼마나 대단하고 볼 게 있다고. 

 

그냥 하도 요즘 혼자인 게 익숙하다보니 그런 거였다. 이를테면 그것은, 실수였다. 그래, 실수. 실수. 

 

장위안은 화장실에 들어가 비누로 손바닥을 벅벅 문질렀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미친 게 틀림없었다. 다른 여자도 아니고, 쟤를? 

 

쟤는 여자가 아니었다. 굳이 예의를 갖추자면 여동생이었고, 사실 그녀의 아버님만 아니었다면 애완견이라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였다. 어지럽히기나 하고, 산책도 시켜줘야 하고, 밥도 챙겨줘야 하고. 훈련 안 된 강아지였다. 

 

그래, 여동생, 여동생이다. 나이 차이 나는 여동생. 아직 성인도 안 된 여자애! 

 

장위안은 아직도 선명한 충격적인 그 집을 떠올렸다. 그게 집이야? 도저히 잊혀 지지 않는 살 감촉이 자꾸만 머리 속 어딘가를 헤집는다. 늘 상 어지러운 아이였다. 한국에서도, 중국에서도, 그의 집에서도. 늘 무언가를 어지럽혔다. 그것은 정상의 자취방이기도 했고, 장위안의 집이기도 했다. 지금 이 순간에는 그의 감정을 헤집고 있었다. 어지러워. 어지러워, 어지럽다고. 

 

 

좋지 않아. 어느새 찬물에 얼굴을 묻으며 장위안이 생각을 정리했다. 이건 정말 옳지 않았다. 바로 잡아야 했다. 하지만, 무엇이, 어디서부터 어지럽혀진 거지? 

거울 너머의 스스로가 이토록 한심한 적은 처음이었다. 

 

무엇이 잘못 된 건지 알 수 없었다. 하다하다 저 어린애한테 휘둘리는 스스로가 못마땅했다. 

 

그래, 쟤는 여동생이야. 휘둘리면 안 됀다고. 

 

 

 

“내가 형광등을 갈았어.” 

 

전화기 너머의 엄마가 감탄했다. 어머! 우리 딸 다 컸네! 엄마의 칭찬에 어깨가 으쓱했다. 그렇지? 다 컸다니까. 어느새 요가매트에 누워 엄마랑 통화를 하고 있는 내가 싫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두 번하고 나니까 뭘 굳이 이렇게까지 하나 싶었다. 저 아저씨가 내 옆구리 살을 동네방네 퍼트리고 다닐 거야, 뭐야. 

 

“아, 엄마. 나 저녁밥, 또 전화할게.” 

 

“응, 우리 딸. 워 아이니~” 

 

엄마의 말에 내가 키득거렸다. 나도 워 아이니! 하고서 전화를 끊었다. 뭐, 얼마나 통화했다고 벌써 밤이야. 뜨거운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거실로 나갔더니 장위안 아저씨가 커피를 끓이고 있다. 이 저녘에 커피를 먹으면 잠은 언제 잔대. 

 

 

“밥, 밥 할라고 그랬어요.” 

 

 

괜히 지각한 것 같아서 말을 조금 더듬었다. 장위안 아저씨가 잠깐 나를 보더니 커피포트 아래에서 책자를 꺼냈다. 헐, 있는줄도 몰랐네. 

 

 

“시켜먹자.” 

 

“어? 진짜요?” 

 

아싸. 웬일이래. 밥 안 해도 된다. 얼른 식탁에 가서 앉았더니 책자를 조금 훑어보던 장위안 아저씨가 툭, 하고 식탁위로 책자를 던졌다. 

 

“너가 먹고 싶은 거 시켜.” 

 

“그럼 피자요! 치즈 크러스트에 토마토 스파게티랑.” 

 

아저씨가 커피를 마시며 어깨를 으쓱 한다. 그런데 저 아저씨랑 피자랑 진짜 안 어울린다. 피자도 포크로 먹는 거 아냐? 손으로 피클 잡고, 이러는 거 모르고 포크로 치즈 돌돌 말아 먹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러면 최소한의 예의로 위생장갑이라도 끼고 먹어야지. 

 

“아까.” 

 

“예?” 

 

 

도미노 피자, 어딨지? 아, 맞다. 샐러드도 시켜야지. 배달되나? 익숙한 그림을 찾아 책자를 휙휙 넘겼다. 파란색, 빨간색, 피자. 피자. 

 

 

“아까 형광등.” 

 

 

장위안은 목소리를 다듬었다.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로 말하려고 했는데 스스로가 듣기에도 잔뜩 경직된 목소리였다. 정상은 책자에서 고개를 떼어 그를 바라봤다. 장위안은 저도 모르게 커피 잔을 쥔 손에 힘을 주고 있었다. 마주친 눈에 시선을 피해버렸다. 눈가를 누르는 척 하며 장위안이 눈을 감았다. 그냥 습관이야. 그냥 습관일 뿐이라고. 정상은 대화를 할 때 정확하게 입을 응시한다. 헷갈리는 발음과 성조들을 파악하기 위한 그저 습관이었다. 다만 장위안은 그 입을 커피잔으로 가렸다. 

 

 

“왜요?” 

 

“늘, 크흠. 늘 그런 식으로 요란하게 갈다가는 시간 다가겠어.” 

 

정상은 조금 멋쩍은 얼굴로 웃었다. 그런가? 정상의 아버지가 한국에서 형광등을 갈 때를 생각해보니 조금 요란스럽기는 했던 것 같았다. 그러나 그건 그녀의 아버지였고, 정상은 자취 초년생이었다. 그럴 수 도 있지, 뭐. 

 

 

“무섭잖아요. 그리고 처음인걸요.” 

 

정상은 웃으면서 말하고 나서 책자를 가리켰다. 

 

 

“여기서 시켜주세요. 샐러드도 먹고 싶어요. 콜라도요.” 

 

“네가 시켜.” 

 

 

뭘 당연하다는 듯이 부탁을 하고 있어, 어린 게. 장위안이 기대고 있던 자세에서 그대로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당황한 얼굴로 장위안을 올려다보는 정상의 뺨을 꼬집으며 장위안이 말했다. 

 

 

“안 하면, 안 는다고 했지?” 

 

아프지 않게 꼬집힌 볼에 정상은 조금 눈을 굴렸다. 아까부터 진짜, 이 아저씨가. 혹시 나를 여덟 살로 아는 거 아냐? 정상은 그것을 탁 내려치며 18살임을 다시금 알려주어야 할지, 아니면 모르는 척 해야 할지를 알 수 없었다. 

 

마찬가지였다. 저도 모르게 그 뺨에 손을 올린 장위안의 속은 평온을 가장한 풍랑이었다. 저도 모르게 움켜쥔 볼에서 손을 떼며 헛기침을 했다. 여동생처럼 생각하자는 마음이 지나쳤나보다. 사실 작더라도 스킨십이 진행되기에는 둘 사이가 지나치게 어색했다. 

 

 

“아저씨.” 

 

“어?” 

 

“주소 읽는 법 좀..” 

 

 

장위안이 얼굴을 찡그렸다. 아, 이런 애였지. 

 

 

“너는, 여기 온지가 얼마나 됐는데 주소 읽는 법도 몰라?” 

 

 

이, 철딱서니 없는 꼬마가. 쏟아지는 잔소리에 정상이 어깨를 움츠렸다. 

 

 

 

 

도끼 눈을 뜬 장위안의 감시를 받으며 정상이 전화를 걸었다. 더듬더듬 주문을 이어가자 전화를 받는 알바생도, 그 말을 하는 정상도, 그것을 옆에서 듣고 있는 장위안도 속이 터지는 건 마찬가지였다. 알바생은 의무적으로 주문을 확인 하고, 주소를 물어왔다. 한국 브랜드여서 그런지 유학생의 더듬거리는 주문에 익숙한 태도였다. 정상은 장위안의 눈치를 살피면서 천천히 주소를 읽어갔다. 

 

 

더듬더듬 주소를 읽는 정상을 노려보던 장위안은 그세 틀리게 말하는 정상을 보며 답답함에 손에 얼굴을 묻었다. 보면서도 틀리는 건 왜지? 

 

 

“내놔.” 

 

정상은 깜짝 놀라야 했다. 제 시야를 가득 메운 손 때문이기도 했고, 근 몇 주 만에 들어 보는 장위안의 어수룩한 한국어에 놀란 탓이었다. 

 

 

“너, 공부 좀 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하는 타박에 정상이 고개를 숙였다. 몇 분 동안 끙끙거리던 알바생과의 대화를 털어버리고 장위안이 대신 주문을 했다. 유창한 중국어가 이어지자, 부끄러움에 얼굴을 숙였던 정상이 금세 고개를 들었다. 뭐, 아저씨는, 뭐. 한국어를 그렇게 잘해? 아저씨도 잘 못하면서. 

 

 

“감사합니다.” 

 

“중국어로.” 

 

 

아, 진짜. 이 아저씨는 정들래야 정들 수 가 없어. 

 

 

그리고 생각보다 아저씨는 피자를 잘 먹었다. 피클도 맨손으로 집기는 하는데, 피클을 두 봉지 다 뜯어서 나랑 따로 먹었다. 와, 완전 개인주의, 진짜. 그리고 방에 들어가기 전의 나를 붙잡고 단단히 말했다. 

 

 

“너, 양치 꼼꼼히 하고 자.” 

 

내 나이가 무슨 여덟 살인 줄 알아, 이 아저씨가. 

 

아저씨는 이닦는 흉내를 내다 말고 머쓱한 표정으로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나, 어제 형광등 갈았다.” 

 

학교 안의 카페테리아에서 마주 앉아있던 알베르토가 정상의 말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말을 잘못 했나? 웬 형광등? 

 

 

“형광등?” 

 

 

알베르토가 손가락으로 천장을 가리켰다. 빨대로 생과일 음료를 마시던 정상이 고개를 끄덕여왔다. 그래, 형광등. 그거. 

 

알베르토는 가만히 정상을 바라봤다. 어떻게 반응해야 하지? 

 

“엄마도 놀랬어.” 

 

이어붙인 정상의 말에 더욱 미궁에 빠진 해답에 잠시 알베르토가 침묵했다. 왜 정상의 어머니가 놀랐는지를 추리하기 위함이었다. 정상은 눈을 굴리며 조금 딴청을 피웠다. 일 때문에 늦게 왔다는 알베르토는 정장을 입은 채였다. 

 

알베르토는 정상의 나이가 열 여덟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후부터 조심스럽게 정상을 대했다. 물론, 정상은 그 태도에 굉장히 만족했다. 형광등이나 갈라고 하는 자신의 후견인 보다야 훨씬 신사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다리를 꼬고, 엄청 쓴 커피를 먹는 알베르토는 어떻게 봐도 어른이었다. 

 

“그거 처음이었거든.” 

 

 

우물쭈물 거리며 말하는 정상의 말에 그제야 알베르토가 웃음을 터트렸다. 아, 그렇구나. 알베르토는 허리를 숙이며 정상에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었다. 칭찬에 고팠는지, 쓰다듬을 받으며 정상이 씩 웃어보였다. 원하던 칭찬을 받은 탓인지 기분이 좋아보였다. 

 

“대단하지?” 

 

귀여운 잘난 척에 알베르토가 턱을 괴며 엄지를 들어보였다. 

 

 

그제야 만족한 듯, 음료수에 얼굴을 묻는다. 

 

 

“Che carina." 

 

“깨가 뭘 어쨌다고?” 

 

알베르토는 키득거리며 고개를 저었다. 중국어보다 더 이국적인 억양의 한국어를 들으면 늘 웃어버렸다. 이따금 말하게 되는 이탈리아어에 정상은 한국어로 대답했다.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인지만 그들은 어렴풋이 서로의 의사를 알아들었다. 

 

“귀엽다고.” 

 

“멍멍?” 

 

중국어로 말해도 못 알아듣는 점이 더 귀여운 것 같았다. 알베르토는 어깨를 으쓱이며 정상에게서 펜을 건네받고 숙제를 도와주었다. 

 

 

 

 

정상은 늦는다는 연락을 오후 6시가 넘어서 한 장위안이 눈앞에 있다면 명치를 때리고 싶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같이 밥 먹자는 알베르토 말을 들을 걸 그랬다. 거기에다가 오늘따라 요리는 또 왜 이렇게 힘들었는데, 하필 기름이 똑 떨어져가지고 밖으로 나가서 사오기까지 했는데. 

 

정상은 혼자 밥을 챙겨먹고 TV를 틀었다. 마침 우리나라 아이돌들이 중국 예능 프로에 나온다는 기사를 보았다. 드문드문 중국어 자막으로 번역이 되기는 하지만 익숙한 한국말을 했다. 그것에 빠져들었다. 한국에 가고 싶었다. 

 

 

 

 

편의점에서 샌드위치와 맥주를 구매했다. 늦게까지 이어진 철야작업에 피곤했다. 밤 열 두시가 넘어서야 문을 열었다. 무척 피곤했지만 지독한 허기에 식사를 먼저 해치우고 그대로 다음날 점심까지 늦잠을 잘 예정이었다. 

 

현관을 들어서자 귓가를 울리는 것은 TV소리였다. 시간이 몇 신데 지금까지 TV를 보는 거야, 불은 또 왜 끄고 있지? 거실로 걸어가니, 어렴풋이 들리던 TV소리는 다름 아닌 킥복싱 프로였다. 왜 저런 걸 보는 거야? 취미인가? 스트레스를 저거로 푸나? 하지만 장위안의 예상과는 달리 쇼파에 누워 정상은 잠들어 있었다. 과자를 먹다 잠든 것 같았다. 부스러기는 얼굴에 묻어 있고, 그 봉지는 손에 쥐여 있다. 장위안은 바닥에 쏟아진 과자를 주워 쓰레기통에 버렸다. 이게 애였나, 개였나. 헷갈리는 시점이 또 왔다. 

 

 

부엌에 가득 차려져 있는 밥을 보고, 장위안은 손에 들린 샌드위치를 냉장고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래, 애다, 애. 여동생. 

 

가방을 식탁위에 올려두고, 장위안이 소파의 정상에게 향했다. 곤히 잠든 정상을 내려다보니 뭘 하다 잠들었는지 어렴풋이 상상이 갔다. 안아들고, 그대로 정상의 방으로 걸었다. 의식적으로 앞만을 바라보며 장위안이 주먹에 힘을 주었다. 괜한 오해도, 괜한 상상도 막기 위해 팔뚝만으로 들어 올리고 있는데 지나치게 많이 들어간 힘에 정상의 얼굴이 그의 가슴에 올라섰다. 

 

정상은 세상모르고 잠들어 있다. 볼에 묻어있는 과자 부스러기를 털어주며 이불을 덮어주었다. 어떻게 키워야 이렇게 순진하게 클 수 있는 거지? 묶여있는 머리 끈을 잡아 당겨 스탠드 옆에 내려놓았다. 엉망으로 엉켜진 머리를 뒤로 넘겨주니 드러나는 얼굴은, 그의 예상보다 스무살 쯤은 어려 보였다. 그러니까. 태어나지도 않은 신생아를 보는 기분이었다. 

 

참 어렸다. 순진하게 감겨진 두 눈, 붉은 두 뺨. 잠시 침대에 걸터앉아 정상을 바라본 장위안은 순간 생각했다. 

 

가능한, 천천히 자라길. 

 

 

장위안은 손가락에 묻은 과자 부스러기만도 못한 쓸데없는 생각을 도출하는 머리를 믿고 싶지 않았다. 

 

장위안은 이제는 물릴 대로 물린 베이컨을 먹으며 스스로의 정신상태에 대해 고민했다. 

 

 

 

 

생일 축하해여 장위안 멍멍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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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 대박 진짜..보는 내내 막 설레면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웰케 글을 잘 쓰세여...
9년 전
독자2
와...진짜 설렌다...♥♥다음편기대할게요
9년 전
비회원253.85
왜 이제왔어요 기다렿어요
9년 전
독자3
너무 쥬아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9년 전
비회원35.105
대박...이에요.....근데..........진짜.....너무설레요.........작가님.....빨리오세요ㅠㅠㅠㅠㅠㅠㅠ와........이건.....완벽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4
와 설렌다 ㅠㅠㅠㅠ 진짜
9년 전
비회원112.50
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세달을 기다린 보람이 있었어ㅠㅠㅠㅠㅠㅠㅠ재밌어어ㅠㅠㅠㅠㅠㅠ이거 최고 진짜ㅠㅠㅠ
9년 전
독자6
ㅠㅠ담편은요ㅠㅠ
8년 전
독자7
신알신도했단말예요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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