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컴백인데 수헌현우로 들고왓네요 |
은위가 엄청 재밌어가지규ㅠ ㅠ ㅠ ㅠ 다음엔 수현 현우 下 와 함께 피코 데리고 오겠슴다!!! 글솜씨가많이 떨어진건 아닌지 걱정되네요 ㅠ ㅠ |
장난끼 많은 김수현 & 당하고 사는 이현우 上
# 대사같은건 정확 하지 않으니까 유의 해주시고 봐주세요 ㅎㅎ
배우들 옷매무새 하나하나 다 체크하며 신경쓰는 코디네이터 누나들.
카메라 뒤에서 뭐라고 열심히 상의 하고 계시는 감독님과 웹툰 작가.
나머지 스텝들도 곧 있을 촬영 준비에 한창이었다.
그 속에 하릴 없이 접이식 의자에 앉아 대본을 들고 두발을 박자에 맞춰 동동 구르는 현우가 있다.
벽에 손을 얹고서 팔굽혀 펴기를 하는 수현을 한참 보다가 대본으로 시선을 옯겼다.
흥, 저런다고 복근이 더생기는 것도 아니고 아무런 도움도 안되는 짓이지. 비니에 땀만 차겠다. 멋있다기 보단 빨간색트레이닝복을 입은 모습이 백수같아보였다.
팔굽혀 펴기 하는 백수.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현우는 혼자 대본을 읽다 끅끅 거리면서 웃었다.
자신은 절대로 수현을 질투하는게 아니라고 머리속에 밖아 넣고 있지만, 자신보다 체격도 크고 목소리도 더 남자답고 모자란것이 전혀 없는 수현에게서 항상 느껴오는 부러움 같은게 있었다.
그게 열등감이라는걸 티내고 싶지않아서 일부러 말을 걸어와도 틱틱거렸다. 그래도 사람좋게 웃는 형. 맘에 안든다.
"팔굽혀 펴기가 그렇게 웃겨? "
" 으하핳하... 하하..하.."
사람이 앞만 본다고 진짜 앞만 보는게 아니라 수현의 시야에 현우가 들어온 것 이다. 사실을 말하자면 틀어놓은 노래에 맞춰서 발을 동동 구를 때 부터 신경쓰였다.
어이, 리해진동무. 군기가 빠졌구만?
수현은 장난스레 웃으며 건낸 농담 이었지만 현우는 혼자 찔려서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수현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눈을 내리깔았다.
뭐가 그리 불안한지 아랫입술을 앙무는 걸 보고 더 장난을 치고 싶어져서 수현이 현우의 턱을 잡아쥐고 고개를 위로 들어올렸다. 야. 묵직한 수현의 목소리에 걸렸나 싶어 순간 현우의 눈이 놀란 토끼눈처럼 동그래졌다.
저런 표정을 할때마다 말랑한 볼을 아주 늘어날때까지 주물럭 대고 싶은 충동이 거세게 든다. 어딜봐저 저게 스물한살이냐. 고딩같다 고딩.
수현은 쑥하고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간신히 진정 시키고 목소리를 풀었다. 흠흠. 현우는 수현의 주먹이 머리로 날라 올 것 같은 불안감에 몸을 잔뜩 말고서 굳어 있는데 하는 말이
" 죽이진 말고 적당히 데리고 놀아. "
" ㄴ..네? "
진짜 뜬금없다.
당황해서 말까지 더듬으니까 고개를 저으며 못마땅하다는듯 그런다.
" 어허, 다음 씬 연습하는거잖아. 바보야. "
형- 갑자기 그러면 어떻게요 몰랐잖아요오.
살짝 안아프게 꿀밤을 맞았지만 현우는 들키지 않았다는 안도감에 신이나서 그저 헤헤 웃었다. 모,모르는게 어딨어 임마! 하면 바로 바로 나와야지!
항상 뭔 말만하면 툭툭 거리는 말투로 일관하던 현우가 말꼬리까지 늘이며 눈웃음을 지으니 순간 수현이 더 당황해서 크게 소리를 질러버렸다.
고막이 터질듯한 고함에 화가 났나 싶어서 현우가 고개를 들어 수현의 얼굴을 들여다 보니 그건 또 아닌듯. 생전 처음보는 울그락 불그락 해진 얼굴에 무슨 스팀 청소기같네. 김 나올 것 같다.
해삼 같이 벌게진 수현의 얼굴을 멍하게 보다가 정신이 버뜩 나서 대본으로 부채질을 해주니 됬다며 손목을 탁 쳐버린다. 선의를 배풀어 줘도 난리다, 성격한번.. 현우는 입술을 비죽 였다.
얇은 눈꺼풀이 감기고 한결 편안한 표정을 짓던 현우가 스르르 눈을 뜨니 어느세 배우 이현우가 아닌 북한의 간첩 리해진이 되어있었다.
감정 이입 한번 빠른놈. 이래서 조기교육이 무섭다니까. 수현은 원류환에 대한 동경심 가득찬 리해진의 눈동자를 보고서 혀를 쯧찼다. 십오분 정도 남짓한 시간. 수현이 시계를 흘끗 보고서 비니를 고쳐썼다.
" 창고도 싹다 없애버리고, 죽이진 말고 적당히 데리고 놀다와. "
"........ "
자신을 한시라도 더 담아서 바라보려는 반짝 반짝한 눈망울. 리해진이 아닌 이현우도 저렇게 애교가 많은 눈을 하면 얼마나 좋아.
눈을 한번 천천히 깜빡. 속눈썹이 말려올라간다. 수현은 대본대로 회색 비니를 벗어서 현우의 머리위에 씌웠다.
양 귀쪽을 손으로 감싸고서 가까이 다가가니 움찔하는 모습이 귀여워서 더 장난 쳐볼까 하는마음에
" 해줄꺼지? "
말이 끝남과 동시에 엄지손가락으로 입술을 쓸어올리니 난리 법석이다.
이현우가? 아니. 기웅형과 코디들이. 어머머머! 오빠 미쳤어! 기웅이 낄낄대며 빨간 트레이닝복을 입은 수현의 팔둑을 통통 두들 겼다. 꺅꺅 거리는 코디들의 감탄사,
그 와중에 수현이 현우의 상태를 보려 뒤를 돌았더니 침을 꿀떡 삼킨 목울대가 일렁이고, 얼음이라도 된 양 그 자리에 굳어서는 움직일 생각을 안한다.
이상하리만큼 수현의 손이 스치고간 자리가 뜨겁다 못해 화끈거려서 어떻게 해야할게 모르겠다.
혼이 빠져나간 사람처럼 눈에 힘이 잔뜩 풀려서는 어버버거린다. 혀혀..형!! 뭐에요!! 각본에도 없고 웹툰에도없고 대본에도 없는걸!!갑자기!! 그리고선 갑자기 불화산처럼 폭팔해서는 발로 쿵쾅쿵쾅 뛰기 시작한다. 얼굴도 불꽃놀이처럼 펑펑 터진다.
내눈엔 작은 토끼가 껑충껑충 날뛰는걸로 밖에 안보이지만. 귀여운놈. 어떻게 된게 그럴 수록 자꾸만 더 괴롭히고 싶어진단 말이야.
" 현우야, 형이 립글로즈 사줄까? 입술 엄청 텄네. 까슬까슬해 키위처럼. "
" 아,형!! 왜그래요 진짜 저한테에!! 키위는 또 뭐야."
" 아 혀엉- 해줘 길게. 귀엽단말야. "
" 싫거든요? 남자는 남자다워야지 언제 제가 혀엉 이랬다고! "
효어엉- 이랬다구~ 옆에서 기웅이 한술 더 떠 놀리니 심통이 잔뜩 난 것 같다.
수현은 병아리처럼 삐약삐약 거리는 현우의 말을 간단히 무시. 비니를 벗기고 자신의 머리에 맞춰 썼다. 야, 쓴지 얼마나 됬다고 늘어났다. 헐렁하네.
대답도 항상 현우의 자존심에 스크레치 나는 단어들만 모아서 뱉는다. 현우는 이를 으득으득 갈았다.
내머리가 크면 얼마나 컸다고! 소리치려다 수현이 현우의 머리를 강아지 만지듯 슥슥 쓸어주는 바람에 그대로 말문이 턱 막혔다. 진짜 내가 강아지도 아닌데 편안하고 졸리다. 뭐냐. 순식간에 또 흐리멍텅한 눈을 한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표정에 수현이 현우의 머리통을 팔로 감아 반대손으로 정수리를 꾹꾹 눌렀다. 미치겠다!
" 누가 이렇게 귀여우래 새끼야! "
" 아 형! 놔요!! 진짜 아파요!!! "
머리만 잡혀서 공중에 손이 허우적 거린다. 그렇게 한창 데리고 놀아주고 있는데 감독님이 마이크에 대고 바쁘게 소리친다.
" 자자! 촬영 시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