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내게 늘 손가락 질을 했다. 손가락 질을 당하기 전에 꼭 거치는 과정이 있었다. 마을 아낙네들이 뿌리는 소금을 맞는다거나 꼬마 아이들의 돌팔매질, 혹은 마을 장정들의 주먹받이. 나는 그런 취급을 받을 만큼 잘못하지 않았다. 내 몸 속에 흐르는 피를 내가 직접 고른 건 아니지 않는가? 내 유년시절을 회상하자면 자다가도 그들을 죽이고 싶었다. 그것도 천천히 아주.. 고통스럽게.. 부모잃고 어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사람들의 무시거리, 화풀이 용이 되는것 뿐이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같은 말만 내뱉었다. 너같은 것들은 세상에서 없어져야 한다고, 천하다고, 더럽다고. 아이들의 비꼼 역시 만만치 않았다. 내 앞에 마늘 한 쪽을 가져다 놓고 왜 죽지 않느냐고, 왜 쓰러지지 않냐고 날 다그치기까지 했다. 그렇다, 나는 뱀파이어의 피가 섞인 혼혈아이다. 뱀파이어의 피보단 인간의 피가 많이 섞여 혼혈로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저들은 어떻게 알고 날 괴롭혀 왔을까. 식은 땀을 흘리며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내가 열 다섯이 되던 해, 여전히 사람들에 둘러싸인 내가 보였다. 나는 그들 사이에서 한 여자아이를 보았다. 내 꼴을 보여주기 싫어 사람들에게 처음으로 반항까지 시도해 보았다. 그 아이는.. 그런 날 가소롭다는 듯 보곤 피식 웃고 말았다. 내 연민을 소녀는 무참히 짓밟았다. 그리고 난 다짐했다. 다신.. 다시는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겠다고.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저 죽은듯이 지내다 새벽에만 활동하면 되는 일이었다. 문제는 그것이었다. 내가 햇빛을 보지 않고 사는동안 뱀파이어 피의 힘이 강해졌다. 처음 몇 번은 내가 자제할 수 있었다. 갈수록 강해지는 것이 문제였다. 내가 온전한 뱀파이어 모습을 하게되면 이성을 끊어버리고 만다. 그래 그게 문제지. 바닥 가득 적셔진 끈적하고 새빨간 피는 비린 내를 풍겨왔다. 피 묻은 내 이와 손을 한 번 보고, 바닥에 쓰러진 그 소녀를 한 번 보고 또 달을 바라보았다. 지금 후회를 해봤자 늦었다 그 소녀를 이미 물었고 피를 마셨으며 그녀는 죽었다. 내가 연모하는 그 소녀를 내 손으로 죽였다. 단지, 그 과정이 기억나지 않아 미칠 것 같았다. 그 길로 도망치듯 산 속으로 향했다. 여기저기로 뛰어다니며 빠른 속도로 오두막을 지었다, 불도 지피고 먹을 것도 찾았다. 달빛만이 나를 내려다 볼 뿐 아무도 날 볼 수 없었다. 지금 그 소녀는 내 곁에 있다. 아니 그녀는 내 속에 있다, 내 몸에 흐르는 피가 되어 내가 살아갈 수 있게 해 줄 것이며 날 살게 할 것이다. 소녀를 죽인것을 후회하느냐고 물으면 난 대답할 것이다. 아니요, 후회하지 않습니다. --------------------------------------------------------------------- 안녕하세요! 찬열님 조각글로 찾아 뵙게 된 들러 입니다! 글쓰는 능력을 향상 시키기 위해 조금씩 끄적인 글이라 매끄럽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ㅠㅜㅜ 인티 새내기라 글 쓰는 법 또한 잘 모르는 저레기... 앞으로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이미지 출처는 ㅌㅂㄹ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