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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X/이홍빈] 소꿉친구 | 인스티즈




“…해볼래?”




 네 말에 나도 모르게 침을 삼키고 말았다. 그렇게 말하고 있는 네 입술이 너무나도 달콤해보여 눈을 뗄 수도 없었다. 바알간 입술 사이에 생긴 틈으로 살짝 보이는 새빨간 혀도 탐스러워 보일 정도였다. 너는 유혹적이었고, 나는 그 유혹에 대적할 만한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다. 그리고 그런 나를 잘 알고 있는 너는 무아지경으로 몰아넣은 채로 얼른 선택하라며 재촉하고 있었다. 





“…미친 놈.”

“나 미친 놈인 거 이제 알았어?”

“그건 아니지.”

“그럼 다행이네.”





 이 정도로 미쳐있을 줄은 몰랐지,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채 속으로 삼켜버린 그 말을 다 알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너는 여유롭게 웃어넘기고는 내게서 등을 돌렸다. 아무리 피곤하다 해도 침대에 누워서는 안 되는 일이었나, 예상치 못한 일이 눈 앞에서 벌어지고 나서야 후회라는 놈이 뒤늦게서야 나를 찾아와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내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기라도 하려는 것처럼 의자에 앉아서 나를 내려다봤었던 조금 전의 네가 얄미울 정도였다. 


 저 놈의 의자는 뭐하러 저렇게 높아, 그나저나 이 침대는 왜 이렇게 낮은 거야. 애꿎은 침대를 욕해보다가 때마침 고개를 돌린 너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사고회로가 멈추기라도 한 것처럼 아무런 행동도 취할 수가 없었다. 언제부터였는지 의자 등받이에 팔을 기댄 채로 아무 말 없이 나를 바라보기만 하던 너와 눈이 마주친 그 순간, 혀를 내밀어 입술을 핥는 네 모습에 또 다시 제멋대로 눈이 고정된 채로 움직일 생각을 못한 것이다.





“너, 하고 싶지?”

“아니, 전혀.”

“그래? 아쉽네, 난 하고 싶은데.”





 젠장, 망할, 썩을, 우라질. 할 수 있을 법한 온갖 욕들이 머리 속을 맴돌기 시작했다. 사람 하나 미쳐나갈 정도로 지독한 유혹을 내게만 퍼붇는 네가 얄밉고, 또 얄미워서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유혹에 쉽게 넘어가지 못하는 내가 미워서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별아.”

“또 왜.”

“너 오늘따라 왜 이렇게 예쁘냐.”





 그동안 숨겨오기라도 했던 건지, 그것도 아니면 어디서 남몰래 훔쳐오기라도 한 건지, 오늘따라 수많은 유혹들을 건네는 네가 낯설기 그지없었다. 동네 소꿉친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관계를 아무런 예고도 없이 쉽게 넘어서려 하는 네가 이해되지도 않았다. 단순한 욕구불만일까. 너와 눈을 마주하고 있는 순간에도 이런저런 잡생각에 붙잡혀 빠져나올 수도 없었다. 





“솔직히 말해.”

“뭘?”

“너 오늘 술 마셨지?”

“아니, 맨정신이야.”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어깨를 으쓱이는 네가 못미더워 몸을 일으켜 네 가까이로 다가갔다. 입모양으로 ‘왜?’ 라며 묻는 네게 별다른 말은 하지 않고 무작정 코앞으로 얼굴을 들이밀고 숨을 들이켰다. 예상하고 있던 알싸한 알코올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다. 조금 전 네 말대로 너는 술을 마시지 않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내게 수많은 유혹을 꺼내보이며 나를 무아지경으로 밀어넣고 있는 네가 이해되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이런 것까지 이해해줘야 하는 걸까. 


 문득, 깊게 패인 네 보조개가 눈에 띄었다. 그 다음으로 미소를 머금은 네 입꼬리, 바알갛게 물들은 입술, 그리고 다시 탐스런 열매라도 되는 것마냥 내 시선을 잡아끄는 혀 끝. 여자인 나보다 더 곱게 생긴 것이 미워 쳐다도 보지 않았던 모든 것들이 예고도 없이 눈에 한 가득 들어와 혼란스러웠다. 내가 미친 걸까, 그도 아니면 네가 미친 걸까. 이젠 그마저도 구분되지 않았다. 이도저도 아니면 둘 다 미쳤다고 생각 될 정도로 너는 나를 유혹하려 했고, 그런 너에게 나는 별다른 저항 한 번 하지도 못한 채로 매혹되고 만 것이다.





“…별아?”

“쉿, 잠깐 조용히 해 봐.”





 알코올 냄새를 확인하려고 가까이 다가간 탓에 바로 코 앞에 마주한 모든 게 낯설게만 느껴져 죽을 지경이니까, 제발 움직이지 마. 긴 말을 뒤로 하고 검지로 네 아랫입술을 두어번 정도 건드려보다가 한 번 쓸어보았다. 까칠함 없이 부드럽게 만져지는 감촉이 좋았다. 어쩌면 중독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런 내 행동에 놀라기라도 한 건지, 안 그래도 큰 눈을 더 크게 뜬 채로 나와 내 손가락을 번갈아가며 주시하고 있는 네가 우스웠다. 저가 먼저 시작했으면서 내가 약간의 행동을 취하니 놀란 꼴이 보통 우스운 게 아니었다. 그래서 네 입술 위에 올렸던 손가락을 이번엔 내 아랫입술 위에 올린 채로 쓸어보다가 두어번 가량 다시 한 번 두드려보이기 시작했다. 예상했던대로 이번엔 내 손가락의 움직임을 따라 네 시선이 쫓아왔다. 그리고 그걸 알아챈 순간, 아랫입술을 두드리던 내 손가락을 앞니로 살근 깨물어버렸다.





“야!”





 시선의 끝에 걸린 것이 믿기지 않는 모양인지 나를 멍하니 바라보던 네가 뒤늦게서야 스스로에게 깨물린 내 손가락을 빼내기 위해 내 손을 움켜쥐고는 제게로 당겼다. 


 나이스, 속으로 환호성을 지르며 다시 한 번 코 앞으로 다가온 네 입술을 놓치지 않으려 가볍게 입을 맞췄다. 그리고 너무 쉽게 다가온 기회에 놀란 네가 내 손가락을 놓기 직전에 이번에는 내가 네 손을 움켜쥔 채로 놓아줄 생각도 않고 혀를 내어 네 아랫입술을 핥아버리자, 갑작스런 내 행동에 넋을 놓은 네가 생각보다 쉽게 틈을 보여왔다. 그 틈으로 너에게 더 깊게 다가가려다가 문득 든 생각에 고개를 뒤로 빼고, 마주잡은 네 손등을 엄지로 톡톡, 두들기며 샐쭉하니 웃어보였다. 


 그러자 조금 전과 달리 내 손을 세게 움켜쥔 네가 뭔가를 억누르기라도 하려는 듯이 이를 악 무는 게 눈에 보였다. 그 모습에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듯해 너에게 잡힌 손이 아픈 줄도 모르고 옅은 숨을 몰아쉬어가며 내 입맞춤으로 인해 묘하게 반들거리는 네 입술을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 처음과 같은 강렬한 느낌은 더 이상 없는 듯해서 다행스러울 정도였다. 안 그랬다면 더 이상 못 나아가고 멈춰버렸을지도 몰랐을텐데. 





“미쳤어, 너?”

“오늘부터 미친 년 되려고.”





 분위기에 휩쓸려 저도 모르게 거친 숨을 몰아쉬는 너와 가만히 눈을 마주하고만 있었다. 눈을 마주할 뿐인데도 괜히 묘한 기분에 같이 말려드는 듯해 너에게 잡히지 않은 반대쪽 손을 들어 네 허벅지 위에 올렸다. 그리고 인형놀이라도 하듯이 검지와 중지만을 이용해 네 허벅지 위에서 느릿하게 집게걸음을 해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위로, 위로, 올라가다가 네가 헛숨을 들이킬 때가 되어서야 걸음을 멈추고 다시 한 번 너를 올려다봤다. ‘왜?’ 아까 전 네가 내게 했던 것처럼 입모양으로만 의문을 이야기하며, 내 손이 닿아있는 곳을 내려다봤다. 처음과 달리 볼록하게 솟아오른 듯한 네 중심이 시야에 잡혔다. ‘힘들어?’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마냥 너에게 물어보며 네 바지 버클 위로 손을 올린 채로 아랫입술을 살근 깨물어보이자, 네 목울대가 움찔하는 게 보였다. 


 그래, 이번에는 네가 유혹당할 차례였다. 







“…해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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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소꿉친구겠죠 ..

읽어볼수록 부끄러운 글이네요. 제가 올리는 글들은 아무래도 저 혼자 나중에 읽어보기 위한 글인 듯 싶기도 하고 애매하네요 ㅜㅜ

그럼에도 부족한 글 매번 읽어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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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이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바라기
좋다고 해주시니 저도 좋네요 ㅠㅠ부족한 글 읽어줘서 고마워요 ♡
9년 전
독자2
오모오모ㅠㅠㅠㅠ 작가님 뒤가 더있어야합니다ㅜㅜㅜ 뒤가 더 있어야해요ㅠㅠㅠㅠ
9년 전
바라기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끝내면 그 뒷부분은 읽는 사람에 따라 각자 다른 결말을 낼 수 있음으로써 ..는 무슨 ㅜㅜ제가 응핫 이런 글을 잘 못 쓰는 탓에 여운으로 남겼어요. 이거 그냥 제가 욕구불만인가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9년 전
독자3
신알신하고갑니다ㅠㅠ재밌게잘읽었어요!
9년 전
바라기
오늘 글 올리기 전에 제 글 한 번 신알신 해봤었는데 글 올리니까 쪽지 오더라구요. 뜬금없지만 신기하길래 ㅋㅋㅋㅋㅋ신알신 고마워요 (부끄)
재밌게 읽어주셨다고 해주시니 ♡

8년 전
독자4
이러면......진짜사랑합니다 ㅎㅎㅎㅎㅎㅎ
9년 전
바라기
저도 사랑해요 (하트)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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