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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 토마토 전체글ll조회 1057l 1




세상엔 다양한 종류의 진상 손님이 존재하고 우린 무슨 일을 하든 다양한 진상 손님과 마주하게 된다. 강자의 고기집. 한창 바쁜 저녁시간 술을 얼큰히 걸친 한 무리에서 가장 취해 보이는 인사가 비틀 거리는 목소리로 사장을 찾는다.



“무슨 일 있으세요?”

“무슨 일은~? 술잔이 비어서 말이야. 자”



채워봐. 응. 이미 충분이 마셔 붉어진 얼굴로 강자의 앞에 술잔을 내민다. 자 어서~ 술을 잡지 않은 다른 손은 강자의 허리 쪽으로 쑥 다가온다. 술을 얼마나 마신건지 체질인지 얼굴 만큼이나 붉어진 손이 허리에 닿기 직전 불쑥 술병을 든 손이 쪼르르 잔을 채운다.



“사장님. 저기 가보셔야 될 것 같은데요.”



복동의 등장에 이 진상 손님을 어찌 처리해야 할까 난감한 미소를 짓던 강자의 눈이 동그래진다. 이 녀석 여기서 욱하면 안 돼는데... 저기 복동아? 강자가 말리기 전 복동은 톡. 상위에 음료수를 올려놓는다.



“이건 서비스입니다. 형님들.”



의외로 활짝 웃는 얼굴로 서글서글히 말하고 강자에게는 사장님 지금 카운터 비었던데요. 손님들 계산 못하고 계시니까 빨리 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손짓한다. 아..어..응. 강자가 얼떨떨한 얼굴로 카운터로 사라진걸 확인한 복동은 다시 웃는 얼굴로 그들에게 고개 돌린다.


탁.


강자에게 술잔을 내민 문제의 인물어깨 위에 복동의 손이 올라간다.



“형님. 외식은 처음이신가 봅니다?”

“뭐야?”



가뜩이나 어린놈이 끼어든 게 고까웠는데 뭐어? 외식이 처음이신가 봅니다? 너 임마 무슨 뜻이야? 내가 이따위 고기 한번 내 돈으로 못 먹어 봤을 것 같아 보인다는 거야?!



“아니. 고기집에서 음료를 잔에 따르는게 셀프인건 외식 한 두 번만 해도 알 수 있는 건데 형님은 전혀 모르는 것 같아서요.”



툭툭툭


한마디 한마디 내 뱉을 때마다 어깨위에 묵직한 손이 내려온다.



“그래서 서비스 해드리는 겁니다. 형님. 옷차림이나... 분위기나 고.상.해 보이시는 게 바깥음식 잘 안드시죠? 그동안 집. 밥.만. 드셔서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이번 기회에 알아 두세요 음료는 셀프입니다.”




고기 일인분을 탁자위에 올려놓는다.


복동에 의해 외식한번 못해본 인사가 된 당사자는 입만 어버버 벌린다. 복동은 아이고 다른 형님들도 제가 특별히 한잔씩 따라 드리겠습니다. 쪼르르 빈 잔을 채운다. 표면에 보이는 말이 다가 아니라는 걸 알지만, 웃는 낯으로 싹싹하게 나오니 따지기도 뭣하다.


세상은 넓고 진상들은 많지만 또 제대로 된 사고를 갖은 사람도 있는 지라 그 자리에 있던다른 친구가 씩씩 거리며 복동에게 따지려는 이를 말린다. 덕분에 서비스도 나오고 좋구만 뭘. 고마워요 잘 먹을게. 복동은 넵 형님들 맛있게 드시고 가십쇼. 고개를 적당시 숙이고 들어올린다.

 










“고맙다.”

“뭐가?”

“아니.. 아까.”



솔직히 놀랬다. 법적으로 성인인 나이가 지나고 군대까지 다녀오고 나서도 철 안드는 놈들이 수두룩 빽빽한데... 이 녀석. 확실히 자신의 기억 속 교복 입은 고복동과 다르다. 자존심 빡빡 세우면서 돈은 자기도 줄 수 있다고 제 손 위에 턱 지갑을 올려놓던 모습이 선한데... 어느 틈에 자란 고복동은 때에 따라 성질을 죽이고 돌아가야 한다는 걸 배웠나보다.



“고마우면 이제 그만 인정하지?”

“뭘?”



인정하다니 뭘? 묘한 표정으로 살짝 뒤로 상체를 물리는 강자를 보고 복동은 픽 웃는다.



“방울토마토 집 하숙생으로.”



아란은 이미 괜찮다고 허락 했지만 강자는 말도 안 되니 하루라도 빨리 저렴하고 좋은 다른 보금자리를 찾아가라고 압박 하고 있었다. 아..하숙생... 강자가 소리 없이 중얼거리는 걸 보고 저 머리로 무슨 생각을 한 거야? 다시 픽 웃는다.



"그리고 알바생으로.“

“하숙생...은 일단 당분간 허락하지만... 알바생은 안돼.”



며칠 동안 복동의 태도를 보고 내쫒는 건 포기 하고 있었다. 노아의 집에서 생활한 경력이 있어서 그런지 한집에 있으면서도 딱히 불편하지 않았다. 강자의 영역을 존중하고 침범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허락을 받기위한 고도의 노림수 일지 모르겠다만...


그치만 알바는 다르다.



“하숙비 때문이라면..”



봐줄 수 있다...라고 하고 싶지만. 그럼... 저 자존심에 신세 지기 싫다고 툴툴 거리겠지.



“...다른 알바 구해도 되잖아”

“싫어.”

“왜?”



굳이 우리 집에서 일하겠다는 이유가 뭔지 묻고 싶다. 혹시 그게 나 때문이냐는 질문도. 이미 전국적으로 얼굴 두꺼운 여자로 유명해진바 있지만 차마 그 질문은 입 밖에 내지 못하겠다.


강자가 커다란 눈을 데구르르 굴리며 고민 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또 복동은 픽 웃는다. 하여간 평소엔 단순한 놈이 이러 땐 쓸 때 없이 생각이 많다니까. 척척 앞질러 걸어가 강자의 앞에 선다. 뒤돌아 강자를 마주 보고 뒷걸음으로 살살 걸어간다.



“방울토마토 때문에 그런거 아니거든- 오아란 때문이야.”

“아란이?”

“어. 가게에 해충이 좀 많아서 잡을 필요가 있다던데?”



불과 몇 달 전만해도 공주가 박멸했지만, 요즘 공주가 다시 사업을 시작한 관계로 손쓸 틈이 없다. 그래서 오늘 같은 일이 일어난거고. 이런 일을 우려한 아란이 복동의 하숙을 허락하는 조건으로 부탁했다. 강자 주위에 그나마 믿을만한 놈은 너 뿐이라고.


어휴... 속 깊은 기집애. 그리고 영악한 놈. 딸아이 말이라면 깜빡 죽는 강자에게 제일 잘 듣는 말이다. 아란이가 그랬어. 아란이가 허락했어. 딸이 걱정을 해서 붙여준 보디가드라는데... 쫒아 낼 수야 있나. 에휴.. 모르겠다. 한숨을 푹 내쉰다.



“너 대학 합격 할 때 까지야.”



그보다 더 빠르면 좋고.



“나랑 오래 있고 싶나보다?”

“뭐?”



너 지금 까지 내가 한말 어디로 들은 거니?



“방울토마토가 내 성적 모르는 것도 아니고 대학 갈 때 까지라고 하니까. 그거 오래있고 싶다는 말 아냐?”



길면.. 한 삼년? 사년 까지도 가능할 것 같은데? 씩 웃는 복동에게 강자는 살짝 손을 들어 올린다.



“까분다.”



누가 그때까지 두고 본데? 열심히 해서 나갈 생각은 않고.



“그래서 가고 싶은 과는 있고?”

“...글세.. 아직.”



막연히 가자.. 라는 목표는 세웠지만 아직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그리고... 내가 가고 싶다고 해서 다 갈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 아무리 멍청해도 그 정도는 알아. 성적 맞춰서 가야 한다는 거.


다시 빙글 돌아 강자와 나란히 서서 걷는다. 복동의 대답을 들은 강자는 또 골똘히 생각에빠진다. 안 되겠다. 고복동 너



“하숙이랑 알바 허락하는 대신 약속 하나만 해.”

“에이 한번 허락했으면 끝이지 이제와서 무슨”



이미 버스는 떠났습니다. 아무리 손을 흔들어도 돌아오지 않아요. 안들려 딴청을 피우는 복동의 귀를 강자가 휙 잡아당긴다.



“더도 말도 덜도 말고 딱 하나만 하면 되. 싫음 나가. 집주인도 나고 사장도 나니까.”



아이씨. 애 취급하지 말라니까. 강자의 손에서 벗어난 복동은 일단 들어 보고. 뭔데 약속이? 뚱한 표정으로 묻는다.



“목표. 다시 잡아. 대학에 가겠다는 것도 좋은데.. 그것보다 더 어려운게 무엇을 위해 뭘 하면서 어떻게 살까를 찾는 거야.”



뭔가를 하고 싶어서 정한게 대학에 가겠다는 목표라면, 지금이라도 접어. 굳이 대학에 가지 않아도 좋아. 복동이 네가 하고 싶은 걸 찾는다면. 인생을 그리 길게 산건 아니지만 그래도 살아가면서 느껴왔다. 번듯한 직장에 많은 돈을 벌면서도 뭘 하고 싶은지 몰라 그저 해야 하니까 하는 텅 빈 의무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 많다고.


아주 사소한거라도 좋고 허황된 것도 좋아. 대신 네가 하고 싶은 구체적인 어떤 것을 찾았으면 좋겠어. 막연히 돈을 많이 벌거야 말고. 난 이걸 하는게 행복하니까 그걸 하기 위해 돈을 많이 벌 거야 같은 거.


돈을 많이 벌어야 행복하다. 이런 직장에 다녀야 안정적이라 라는 세상의 시선에 이끌리지 말고. 네가 원하는게 뭔지도 모른체 그런 말들에 쫒기다 보면 나를 위해서가 아닌 타인이 행복하다라고 생각하는 나의 모습을 쫒아 살게 돼.



“...방울토마토는 내가 뭘 했으면 좋겠는데?”



강자의 말을 듣고 가만히 생각하던 복동이 묻는다.


이 자식 지금까지 내가 한말을 어디로 들은 거야



“네가 하고 싶은 걸 찾으라니까?”



너... 아무리 그래도 그런 것 까지 나한테 물어보는 건.. 좀 아니지?


민망해 하는 강자의 모습에 또 복동은 웃는다. 진짜 뻔뻔하다 방울토마토. 짐작 하는게 뭔지 알겠는데



“나도 잘 모르겠으니까 하는 말이야.”



지금까지 그래 본적 없으니까.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보다 그래야 하니까. 그게 당연하니까 나란 새끼에게 주어진 건 이것 밖에 없으니까 그렇게 휩쓸려서 살았어. 이제와서 덜컹 정하라고 하면 어려운게 당연하잖아.



“방울토마토 말대로 하겠다는게 아냐. 참고 하겠다는 거지. 참.고.”



내가 뭐 방울토마토 말이라면 껌뻑 죽는 놈으로 보이나. 어니서 나오는 뻔뻔함이실까?


본인이 기억하는 순진한 얼굴이 아닌 다른 모습에 강자는 입을 다문다.



“그러니까 너보고 찾으라잖아.”

“에이 쪼잔하게. 보기도 못 주냐?”



난 아직 내가 주먹 쓰는 것 외에 뭘 잘하는 지도 잘 모른단 말야. 그니까. 객관적으로 봤을 때 뭐가 되면 좋을지 희망사항이라도 말해봐? 어? 어?



“열흘 딱 열흘 준다. 그동안 찾아 싫음 방 빼고.”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집 앞이다. 강자는 문을 탕 닫고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아.. 저 악덕 집 주인. 구박 받는 게 억울해서라도 꼭 찾고야 만다. 웃는 얼굴로 투덜거리며 비밀번호를 눌러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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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ㅠㅠㅠ 글을 올릴때마다 저혼자 좋아서 올리는 건데 ㅠㅠㅠ

신기하게도 찾아주고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ㅠㅠㅠ


정말 감사합니다 :-)

 솔직히 쭉 연재할수는 없을것 같고 한편만 올리자 생각하고 

올렸던 글을 읽어주신 분들이 계셔서 감사한 마음에 다음편 올리게 됐습니다.:-)


다음편을 또 쓰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ㅠㅠ 이번글도 읽어주신 분들이 있다면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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