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기간이라 학교 도서관을 가는 길이였다.
바닥을 보며 걷고 있는데 누군가 내게 부딪혔다.
'탁'
내 전공 서적들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실수라 생각할 수 없는 분명히 고의적인 움직임이였다...
나는 이어폰을 빼고 상대방을 째려봤다.
그는 키가 너무 커서 고개를 올려다 봐야했다.
"아, 미안 "
그는 학교선배 박찬열이였다.
책들을 주우려 손을 뻗는 순간
그와 손이 맞닿았다.
내가 너무 예민한건가
아까부터 선배의 행동들이 평소와 다르게 느껴졌다.
'박찬열'
그는 매우 잘생겼지만 좋은 감정은 없었다.
여자를 이용하고 버린다는 꽤나 좋지않은 소문들이
선배의 뒤를 따라다녔다.
그는 해명할 생각도 없어보였고
그가 그런 소문을 지녔다해도 마치 피리부는 소년처럼
그의 뒤에는 사람들이 항상 모여있었다.
마치 군중들 속 고귀한 귀족같은 존재인 선배와
나는 접점이 없었다.
그리고
이상하리만큼 자주마주치는 그의 눈빛에
나는 등골이 오싹해지고
사자앞에 놓인 힘없고 불쌍한 양처럼
맥을 가누지 못했다.
꺼려지는 사람
그게 이 사람이였다.
"어디가는 중이야?"
"도서관이요 "
"기특하네"
선배가 웃으며 캔커피를 건냈다.
마치 내가 올 것을 알았던것 처럼 준비된 차가운 캔커피였다.
나는 다시 가던 길을 하려했다.
"나한테는 차갑구나"
선배의 목소리가 무서웠다.
빨리 다시 뒤를 돌아봤지만 선배는 웃고 있었다.
그 뒤로도 나의 차가운 태도에도 불구하고
선배는 웃는 얼굴로 내게 잘해줬다.
어느 순간부터 지구가 태양주위를 멤돌 듯
그가 내 주위를 돌았다.
내가 눈치채지 못할 만큼 천천히 내 잔에 독약을 넣어
내 시각을 마비시키고
나를 눈먼 장님으로 만들고 있었다.
내 마음이 천천히 선배를 좋아하게됬다.
선배가 어느날 나를 불렀다.
선배가 내게 고백할 것 같았다, 난 절대 고백을 받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상처가 두려웠다.
"징어야"
선배가 웃음기 없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마른침을 넘겼다.
'거절해야돼
거절..해야돼'
그가 내게 준 독약에
너무나도 취한것일까
입만 자꾸움직이고 목소리가 나오지가 않았다.
'헤로인'
내게 박찬열은 헤로인이다.
울고 싶지 않아
아프고 싶지 않아
하지만
이 남자도 놓지고 싶지 않아..
제발
어떤 대답을 해야할까..
힘겹게.. 거절을 말을 꺼내려 했다.
그 순간
"난 이미 니 대답을 알아"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그런데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선배가 이어말했다.
"하지만 네가 지금 뒤돌아서 건물로 들어가는 순간
이때가지의 네가 봐온 다정한 나는 없을꺼야"
그의 말이 너무 무섭고 겁났다..
"네가 먹을 사과가 독사과인지 그저 달콤한 사과일지는 모르잖아
겁먹지마,......... 하지만 다시는 없어 "
결말을 알면서도 이 래퍼토리를 몇백번이고 들었으면서
나는 이 달콤한 유혹을 참기 힘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