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글자는 민윤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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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저언 너무 억울해요오...."
"ㅋㅋㅋ탄소야, 너 지금 되게 취했어"
"억울하다고오!! 얼굴 예쁘면 다야?
선배애.. 얼굴... 예쁘면 다죠...
세상이 썩어빠졌어!!"
"내 속이 다 썩겠다.
어휴, 넌 어디서 술 함부로 먹지마라."
"히잉....
아, 선배! 태형오빠니임!!"
탄소의 애교에 태형은 못 살겠다며
그저 웃기만 했다.
"왜요 탄소후배님"
"저어 기싱꿍꼬또! 탄소 기싱꿍꼬또!!
남자 기싱꿍꼬또!"
"ㅋㅋㅋㅋㅋ남자 귀신 꿈꿨어?"
"웅!! 되에게 싸가지 없는데에
성격 좋은 기싱... 우리 집에 사는 거 같아요.."
"많이 취했네. 헛소리도 하고. 이제 가자."
태형은 억지로 탄소를 일으켜 세웠고
한 품엔 탄소를 안고 한 손으론 계산을했다.
자신이 태형의 품에 안겨있다는 걸 자각하고
탄소는 조금씩 술이 깨 갔다.
"술도 깰 겸 걸어갈까?"
태형은 휘청거리며 걷는 탄소를 부축했다.
어느 정도 술이 깬 탄소는 괜찮다며 혼자 걷겠다며 걸어갔고
그래도 불안한지 태형은 탄소의 손목을 잡았다.
"이제 술 다 깼어요"
집에 다 와 갈 쯤 술이 다 깨버렸고
동시에 내가 술집에서 한 만행이 떠올랐다.
"오늘 감사하고 죄송했어요..."
"죄송은 무슨, 너 덕분에 많이 웃었어.
애교 완전 인상적이었다?"
선배는 키득거리면서 말했고 또 내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랐다.
"아.. 선배.. 제발 잊어주세요..."
"죽을 때 까지 가지고 갈 거야ㅋㅋㅋ"
집에 도착을 하고 10분 정도 좀 더 얘기를 하다가 헤어졌다.
"아, 탄소야, 너 이번에 처음 여기로 이사 온 거지?"
"네, 왜요?"
"그냥 좀 익숙해서.. 여튼 잘 자고 내일보자.
약 사줬으니까 숙취 꼭 하고 팔에 약 바르고!"
태형 선배의 모습이 사라질 때 까지 지켜보고 모습이 사라지자
그제서야 집으로 들어갔다.
-왔냐
"어. 말썽 안 부렸죠?"
-안 부린다고 몇 번을 말해야 알아 들을래.
"그럼 뭐 했는데?
-친구랑 놀았다.
"귀신친구?"
-그럼 사람친구게.
"헐 소름돋아. 여기서 놀았어?"
-어. 그럼 밖에서 놀까?
"밖에서 놀지"
-난 밖에 안 나가.
팔은 왜 그렇냐
"좀 다쳤어"
-어쩌다가
" 좀 덜렁댔어."
-조심히 좀 다녀라.
야, 그리고 아까 너랑 같이 있던 남자는 누군데.
"내 주군."
-와, 주군이래ㅋㅋㅋㅋㅋ
"뭐 어쩌라고"
-은근 슬쩍 말 놓는다?
"나 씻을 거니까 거기서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요."
수건에 속옷을 싸서 화장실로 들어왔다.
순간 느낀 건데 민윤기가 진짜 친구로 느껴졌다.
귀신이 아닌 사람. 그냥 사람도 아닌 친구.
기분이 이상했다.
-아, 야! 너 씻다가 여자귀신 나타나면 내 친구니까 놀라지 마라!!"
"미친새ㄲ... 꺄아아아악!!!"
화장실로 들어와 불을 키는 순간 손목에 피를 흘리고 있던 귀신을 봤다.
들고 있던 옷들을 다 던지고 화장실 밖으로 뛰쳐 나왔다.
-놀라지 말라니까
"장난해 지금?"
-말했잖아. 귀신 나타나면 내 친구라고 놀라지말라고.
"아 진짜.. 존나 무서웠다고..."
나도 왠지는 모르는 눈물이 갑자기 쏟아져 나왔고
쇼파에 누워있던 민윤기가 내 모습을 보고 당황하며 다가왔다.
-야.. 울긴 왜 울어.. 많이 놀랐냐...
민윤기는 내 얼굴을 잡고 눈물을 닦아줬다.
오늘은 왜 이렇게 짜증나는 일이 많이 일어날까.
-너도 얼른 가라. 어, 내일 놀러 와.
민윤기는 귀신을 보냈다며 미안하다고 했다.
오늘은 무서워서 못 씻을 거 같다.
옆에 귀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귀신이 나타날까 무서워
화장실 문을 열어두고 세수와 양치를 했다.
-미안. 혹시나해서 한 말이었는데 진짜 안 가고 화장실에 있을 줄은 몰랐다.
다음부턴 꼬박꼬박 보낼게.
시무룩한 얼굴을 하고 나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니 한편으론 민윤기가 귀여웠고
진짜 저게 귀신이고 나보다 오빠가 맞나 싶었다.
"우리 서로 사생활은 지키자."
-당연하지.
"그러니까 규칙을 만들자."
-규칙까지 있을 필요 있나...
"있어."
-예.
나는 방으로 들어가 종이와 펜을 가지고 나왔고 그런 내 모습이 웃긴지
민윤기는 헛웃음만 쳤다.
-아무리 생각해도 웃기네. 우리가 무슨 동거인도 아니고.
"엄연히 말히면 같이 사는 동거인이지."
우린 투닥거리며 서로와의 약속을 만들었다.
1. 집에 다른 사람 데리고 오지 않기.
2. 김탄소가 오기 전까지 친구 귀신 다 보내기
3. 남의 물건 만지지 않기.
ex)폰, 옷, 책상 위 물건 등
4. 서로 이름 불러주기.
5. 기본 매너는 지키기
ex) 씻는데 들어오지 말기
이 다섯 가지 약속을 만드는데 30분이 넘게 걸렸다.
-5번 존나 웃겨. 볼 것도 없는데ㅋㅋㅋㅋㅋㅋ
"아.. 닥쳐..."
-인생 힘들게 사네.
"이게 당연한 거야."
-그래, 그래서 아까 하던 얘기 마저 해야지.
그 남자 누군데.
"그렇게 알고싶어?"
-어.
"왜?"
-가르쳐 주기 싫어? 싫으면 내가 맞출까?
쟤 김태형 맞냐.
"..어떻게 알았어?"
-네가 맨날 네 친구랑 전화하면서 태형선배 태형선배 거리더만.
"...이 집 들어오고 나서 내가 했던 모든 행동 다 본 거야?"
-아니, 난 맨날 여기 쇼파에 누워있었는데.
너 오면 베란다에 있고.
그냥 전화 소리만 들려서 들은거야.
"씨.. 존나 사생활 침해....
아니 근데 성은 어떻게 알았어?
난 김태형이라는 말 한 적 거의 없는데"
-남자의 감.
"저런 미친..."
-세상에 흔해 빠진게 '김'씨니까.
어쨌든, 네가 김태형을 좋아한다고?
"어. 왜, 질투나?"
-착각도 유분수.
항상 느끼지만 민윤기는 정말 싸가지가 없다.
싸가지 없으면서 성격 좋은 것도 능력이다 진짜.
"근데 알아서 뭐하게?"
-걔 좋아하지마.
"진짜 미쳤어?"
-걔 질 별로 안 좋아.
"네가 어떻게 아는데요"
-남자의 감.
"지랄.. 그냥 질투난다고 말 해.
이해 해줄게."
-존나 미친. 네 마음대로 생각하시고,
난 분명히 말했다. 김태형 좋아하지 말라고.
솔직히 민윤기의 말을 들으면서 짜증이났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한테
남자의 감 드립이나 치며 좋아하지 마라 질 안 좋다
이런 말만 하는데 누가 짜증이 안 나.
내 표정이 굳은 걸 본 건지
항상 눈을 안 마주치는 민윤기가 내 눈을 보며 말했다.
-이런 말 해서 미안한데
네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도 아는데
내 말 들어.
김태형 좋아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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