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생하면 월말평가가 빠질 수 없음. 더군다나 연습독종이라면 그 날은 그게 세상 전부임.
더군다나 이번엔 팀으로 짜여져서 더욱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음.
이번 너징의 파트너는 레이! 그러니까, 대륙에서 건너온 천사 장이씽군임.
"징오.. 조굼.. 쉬묜 안대요?"
"안 돼! 아직 틀린 부분 있단 말이야!!"
아무리 춤을 사랑하는 이씽이지만, 너징 앞에선 역시 두손 두발 다 들어버림.
장이씽과 너징은 3살 차이지만, 김준면과도 서스럼없이 지내는데 나이따위 무슨 소용.ㅋㅋㅋ
더군다나 장이씽이 입사하고 가장 많이 챙겨준게 바로 너징. 한국말이 서툰 이씽에게 한국어선생님이 되어주기도 함.
오세훈이 장이씽에게 '간지'라는 단어를 가르쳐줬을 땐 바른 말, 고운 말만 알려주라고 난리침. 그 때 오세훈은 등짝 갈라지는 줄 알았다고.ㅋㅋㅋㅋㅋ
그래놓고 정작 자신이 가르치는 단어는 육두문자.ㅋㅋㅋ 물론 가르쳐주는게 아니라 장이씽이 옆에서 듣고 우월한 습득력으로 빨아들이는 거지만.
"징오. 요기소, 이로케 하묜 오때?"
"오, 좋은데? 역시 감이 좋다니까!"
무엇보다 너징과 장이씽은 춤으로 통함. 춤에 대한 가치관?이랄까. 아무튼, 춤에 대한 얘길 시작하면 하루는 꼬박 새도 끝나지 않을거임.
월말평가를 하루 앞에 두고, 오늘도 장이씽과 시간가는 줄 모름.
미친 듯이 추다가도 조금 힘들다 싶으면 연습실 구석에 앉아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얘기하다보면 안무가 추가되고, 또 추가되고.. 다른 애들은 외우기도 힘들텐데 얘넨 그딴거 없음.
그냥 몸이 알아서 움직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징오, 죵말 혼자 가?"
"응응. 혼자 간다니까! 오빠도 피곤할텐데, 어서 가서 쉬라구!"
"구래도..."
"어허! 그러다 내일 평가 잘못되면 어떡하려고!"
"알게쏘.. 구로묜 집에 가묜 나하테 저놔해 줄 수 이쏘?"
"그래! 알겠으니까. 얼른 가! 훠이~훠이!"
마치, 강아지를 쫓아내 듯이 손을 휘저었는데, 시무룩하게 뒤돌아가는 장이씽의 뒷모습에 너무했나 싶기도 함..
하지만 방향이 정반대라서 굳이 돌아가게 하고 싶지 않음. 그런데 그렇게 사단이 날 줄이야...
다음 날, 연습실에 너징은 오른쪽 다리에는 붕대가 칭칭 감겨있고, 목발을 짚은 채로 절뚝이며 걸어들어옴.
누가 봐도 경악을 일으킬만 한 꼴임. 역시나 단번에 시선집중이 되자 머쓱하게 웃어보임.
"징어야! 이게 어떻게 된거야?"
"..."
"너 꼴이 그,그게... 뭐야!!!"
먼저 연습실에 와있던 김준면과 오세훈이 너징을 보자마자 달려와 닦달함. 그야말로 혼비백산.
다른 사람들도 많이 친하지 않으니까 멀리서 지켜볼 뿐, 너징의 모습에 모두 놀람.
뒤이어 들어온 김종인과 박찬열도 마찬가지. 당장에 달려와 너징을 이리저리 살피고 난리남.
"난 괜찮은데... 저, 이씽오빠는?"
"괜찮기는!! 어제까지 멀쩡하던 애가 왜 갑자기 깁스를 하고 나타나냔 말이야!"
와우, 박찬열 눈알 튀어나올 것 같음. 부담스러운 시선에 너징 또르르.. 눈동자를 굴리며 시선을 피해보지만,
"똑바로 대답하라고!!!"
불같은 성질에.. 피할 방법이 없음.ㅠㅠ 박찬열이 잡고있던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서 인상을 찡그리자, 김준면이 말림.
김준면은 굳은 표정으로 보고있다가 어디론가 전화를 검. 장이씽인가 봄.
전화를 끊자마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어볼 심산이었지만, 마침 실장님과 이사님이 들어오심.
"너희들 모여서 뭐하는거야? 곧 평가 시작한다."
하는 수 없이 각자 자리로 돌아가 앉고, 월말평가가 시작됨.
순차적으로 평가가 진행되고, 앞선 순서였던 김준면과 오세훈은 무사히 평가를 마쳤지만...
"너징어, 장이씽."
"..."
일동 정적. 다시 한번 너징에게로 시선이 쏠림. 당연히 실장님과 이사님도 너징에게로 시선고정.
은근 너징과 장이씽 조합을 기대했던 지라 표정에 안타까움이 묻어남.
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하게 웃어보지만, 너징은 상당히 불안함. 너징은 그렇다치고 장이씽까지 자리에 없었으니까.
"그래가지고선 무리겠네. 장이씽도 없는 것 같고."
"자,잠깐만요!!"
"징오!!!"
다음 차례로 넘어가려는 순간 연습실의 문을 박차고 들어온 건 장이씽.
김준면의 전화를 받고 엄청 뛰어온 모양인지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있음.
실장님이 지각한 벌은 크다며 면박을 주었지만, 들은 것 같지도 않음. 무엇보다 너징 앞에 와서 따짐.
"징오, 왜, 왜 저놔 안해쏘!!!"
".. 오,오빠..."
잔뜩 상기된 얼굴로 소리치는 모습은 처음 봄. 워낙 착한 사람이었던 지라 모두 개당황.
실장님과 이사님도 당황했지만 실장님이 헛기침을 하며 분위기를 바로잡음.
"그럼 너징어와 장이씽은 0점이다."
"그, 그런!!!"
"..."
오히려 너징이 깜짝 놀라고 장이씽은 무덤덤함.
"실장님! 저야 무리지만, 이씽오빠는!!!"
"징오.. 나눈 괜차나..."
"뭐? 뭐가 괜찮은데! 나때문에 오빠가 빵점이라니!!!"
연습실이 떠나가라 소리쳐보지만 장이씽은 그저 미소를 짓고 아무 말 없이 머리만 쓰다듬어줌.
그 탓에 힘이 쭉 빠져버림. 더군다나 정말 안심이라는 표정으로 '무사해소 다행이야...' 라는데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음.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꼭 쥐고, 입술만 꾹 깨물고 있을 수 밖에.
여차저차, 월말평가가 끝나고 아직 연습실에 남아있는 건 김준면, 오세훈, 장이씽, 김종인, 박찬열, 그리고 수정까지.
열두개의 시선이 꽤 부담스러움. 그 중에서 나름 연장자이신 김준면어르신. 팔짱을 낀 채 물음.
"도대체 어제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
"징오..."
"얼른 말하지 못 해?!"
"자자, 일단 찬열인 좀 진정하고."
"하지만, 형!"
"..."
"징어야, 설마 우리에겐 하지 못할 이유인거야?"
".. 너,넘어졌어."
닦달 아닌 닦달에 너징은 얼버무리듯 입을 열음.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의심쩍은 데가 있긴 하지만 박찬열이 콩하고, 머리를 쥐어박음.
"조심했어야지, 바보야! 어떻게 넘어지면 다리가 이래?!"
"..."
"찬열아! 진정하라니까!"
"... 왜, 왜 오빠가 난리야!!!"
"뭐야?!"
박찬열 부릅 뜬 눈에 약간 움찔하긴 했지만, 금세 너징도 발끈하며 맞받아침.
그도 그럴게, 지금 가장 속상한 사람은 박찬열도, 장이씽도 아닌 너징이니까.
자신때문에 장이씽이 0점을 받은게 너무 충격적임. 조금만 더 조심했어도 이런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 미안해, 오빠.."
"갠찬타니까 죵말... 징오는 얼룬 낫기나 해..."
"그래. 병원에선 뭐래? 심각한 건 아니지?"
너징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끄덕거림.
김준면은 안도하며 숨을 짧게 내뱉고, 다른 아이들도 한결 표정이 가벼워짐.
너징, 무언가를 망설이는 듯 볼을 긁적이다가 에라, 모르겠다. 웃으면서 넘기기로 함.
뭐, 월말평가가 이번 한번으로 끝은 아니니까! 장이씽이라면 이번 결과는 단번에 뒤집을 수 있을거임! 아자아자!
엑소가 데뷔한 걸 보면... 결과는 이미 나와있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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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열 왜 아픈 애한테 구래.. 츤데레... 뿡칫.
장이씽은 역시 천사인 것 같아.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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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