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계속 하고 싶어요."
너징의 말이 끝나자마자 사장실에는 정적이 흐름. 음... 역시 안되나..ㅠㅠ
이틀 간 고민 끝에 낸 대답은 역시 가수가 되고 싶다, 였음.
여유롭던 사장님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버림. 원하는 대답이 아니었나봄.
사장님은 짧게 한숨을 뱉음. 직감적으로 사장님의 입에서 나올 얘기가 예상됨.
"징어양. 말했다시피, 여긴 다방면에서 완벽한 인재를 기르는 양성소라고 할 수 있어."
"..."
"가능성. 그게 있다면 아무래도 좋아요. 하지만, 징어양은..."
"없는건가요..?"
"발목, 그게 모든걸 잡아먹어버렸지. 안타깝게 됐어."
입술을 질끈 깨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꾹 다물고 있는 것 밖에 할 수 없음.
솔직히 너징은 억울함. 연습생활 중 다리가 다친 건 너징 뿐만이 아님. 다쳤지만 꿋꿋하게 노력해서 데뷔에 성공한 선배들도 있음.
그러니까 고작 다리를 다친걸로 회사에서 나가달라는 소릴 듣는 건 너무 심한 처사가 아닌가란 생각도 함.
끝내 나가겠다는 소릴 못하고 앉아있으니까 사장님은 잠시 말을 아끼다가 책상 위에서 뭔가 들고옴.
서류봉투같음. 뭔가,하고 바라보니까 사장님이 확인해 보라고 함.
"자꾸 이런 구설수에 오르게 되면 우리도 힘들지 않겠어? 징어양."
"이,이게 대체..."
봉투에 들어있던건 사진들이었음. 그것도 꾸준히 찍어온 듯한 너징과 다른 연습생들의 사진.
물론, 사진이 큰 문제가 되진 않음.
하지만 함께 찍힌 연습생들은 모두 남자였고, 충분히 오해가능할 만한 포즈들이 담겨있음.
더 이상 볼 것도 없이 테이블을 쾅 내려치며 소리침. 꽉 쥔 주먹이 ㅂㄷㅂㄷ..
"도대체 이걸 누가 보낸거죠?"
"익명으로 와서 그건 모르겠지만, 이걸로 징어양이 더욱 신중해졌으면 해요."
"..."
"사실 춤을 못추는 건 퇴출할 정도로 큰 문제가 아니야. 하지만, 이런 식이면 정말 곤란해."
"이건 사실이 아니잖아요! 누군가의 음모가 분명한데..!!"
"그래, 알아요. 이게 음모라는 정도는. 그게 가장 위험하단 거야. 이 연예계에서는."
그,그런... 이거야 완전 엎친 데 덮친 격임.
눈을 꼭 감음. 사장님의 눈을 더이상 마주할 수가 없음. 사장님의 눈에 이미 너징은 버린 패같은 존재.
머릿속엔 이제 오로지 단 한가지 생각밖에 안듦. 여기서 당장 나가고 싶다..
"징어양. 이왕이면 쫓겨 나가는 것보단, 자진해서 나가는 게 더 보기 좋을 것 같은데."
"..."
"우리로서는 이게 최대한의 배려에요."
결국 고개를 푹 떨구는 너징. 천천히 고개를 끄덕임..
사장님은 그 뒤로 다른 연습생들에게는 말을 아끼라는 말도 함. 괜히 일을 키우지 말라는 거겠지.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인 너징은 자리에서 일어남.
사장님이나 실장님에겐 제대로 된 인사도 못하고 서둘러 사장실을 빠져나옴.
사장실에서 나오자마자 턱 막히던 숨이 조금은 편해진 것 같지만, 다른 쪽으로 숨이 막혀옴..
"... 끝.. 난건가..."
이렇게 끝날거였으면.. 한심함이 밀려들어 제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흐느끼기 시작함.
하지만 너징은 그마저도 오래하지 못하고, 다른 연습생들이 보기 전에 사옥을 빠져나와야 했음.
너징이 왜 sm에서 나와야했는지, 설명을 들은 멤버들은 모두 경악에 참.
둘째는 완전 흥분해서 주먹까지 쥐고 난리남.
"아니! 그러고 그냥 나왔단 말이야?! 누군지 잡아서 확 죽여놨어야지!!!"
"어,언니! 진정해요!!"
셋째가 간신히 둘째를 진정시켰지만, 이번엔 막내가 의문인 표정으로 물음.
"하지만 언니.. 엑소 선배님들은 무지 노골적으로 언니를 싫어, 아! 이게 아니고 음.. 혹시 오해한 건가요?"
"... 글쎄.. 오해라고 해야할까?"
씁쓸하게 웃으며 엑소를 떠올려 봄. 연습생 생활을 하며 즐거운 한 때를 함께했던 사람들.
김준면, 김종인, 오세훈... 그리고 가장 마지막으로 도경수까지.
그 날의 선택은 그들과 행복했던 순간들을 한순간에 아픈 추억으로 남게끔 함..
"정확하게 말하자면, 내가 오해하게끔 만든거지."
"그게 무슨 말이에요?"
"... 자, 여기까지 하자. 이제 곧 엔딩무대 올라가야지!"
"... 언니.."
먼저 말을 돌리고 자릴 털고 일어선 너징을 멤버들이 안쓰럽게 바라봄.
이럴 줄 알았다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멤버들을 한 데 모아 끌어안음.
괜찮아, 괜찮아. 오히려 너징이 멤버들을 달래고 있음.ㅋㅋㅋ
"오구오구. 이쁜것들.. 이 언니는 지금 무지 행복하다구!"
"언니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함께하는 이 멤버들이 너징에게는 너무 소중함.
서로서로 감동받아 부둥부둥~ 한창 눈물바다를 이루고, 이젠 정말 마지막 엔딩무대를 위해 대기실을 나섬.
"안녕하세요!"
여기도 선배님.
"안녕하세요!!!"
저기도 선배님.
"안녕하세요!!!!!"
여기저기 모두 선배님 천지임!
당연하지, 레드슈즈는 오늘 데뷔했으니까.ㅋㅋㅋㅋㅋ
그리고..
"... 안녕하세요."
1위 후보인 엑소까지 모두 엔딩무대에 모임.
도경수와 김준면은 표정관리를 하며 살짝 웃어주었지만, 경계심 가득한 얼굴인 오세훈과 박찬열.
김종인도 굳은 표정으로 보다가 금세 고개를 돌림.
근데 김종대와 변백현은 눈치를 보다가 멤버들 몰래 레드슈즈를 향해 손까지 흔들어줌.ㅋㅋㅋ
"이번 주 1위는!"
"네~ 엑소, 축하드립니다~"
역시 대세라 이건가. 확실히 이번 노래도 좋았고...
폭죽이 팡팡 터지며 1위가 발표되자 잔뜩 신이나서 발발거리고 뛰어다니는 엑소들을 묵묵히 뒤에서 박수를 치면서 지켜봄.
오늘 엑소가 1위를 하면 그걸 보는 난 무슨 생각이 들까싶었는데.. 피식... 피식... 자꾸 웃음이 나옴.
몇년 전, 비록 그렇게 돌아섰지만, 이미 한 번 마음을 준 사람들이기에... 그들의 성공은 너징의 마음을 짠하게 만듦.
너희들이라면 역시 성공할 줄 알았어.. 앵콜무대를 하는 엑소를 등지고 무대를 내려오는 너징, 얼른 눈물을 훔침.
그런 너징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고 있던 사람은 누구?
"수고하셨습니다!!!"
엔딩도 완전히 끝났겠다, 큰 소리로 선배님들과 피디, 스텝들에게 연신 인사를 하고, 퇴근을 하려는데
"어~ 저기 잠깐만!!!"
하고, 누가 너징들을 멈춰세움. 뒤돌아보니 변백현이 있었음.
다른 멤버들 없이 혼자 달려오는 모습에 너징을 제외한 멤버들이 경계심을 가짐.
아까 해줬던 얘기때문인가 봄.. 변백현은 있지도 않은 시절 얘기였는데 ;ㅅ;
다가온 변백현은 멤버들의 눈초리에 약간 당황한 것 같음. 그럴민석. 아까는 밝게 인사하던 아이들이었으니까.ㅋㅋㅋ
"아.. 백현선배님, 무슨 일이세요?"
"응? 선배님은 무슨ㅋㅋㅋ 그냥 오빠라고 불러도 되는데~"
"... 네?"
다짜고짜 너스레를 떠는 변백현때문에 당황.ㅋㅋㅋ
뭐지?? 하고 얼떨떨한 표정으로 보고 있으면 변백현이 베시시, 웃으면서 어깨를 으쓱거림.
그래서 할 말이 뭐신지...???
"여기 리더가 너 맞아요?"
"아.. 네..."
"그럼, 손!"
"네???"
"손, 손 줘봐! 빨리빨리~"
"아..."
얼떨결에 너징이 손을 내밀자 변백현이 주위를 휙휙 둘러보더니 손을 덥썩 잡음.
??????????? 너징 깜짝 놀라서 빼려고 하는데 꽉 잡혀서 무리.
멤버들이 얼른 너징 보호하려고 주위로 몰려드려고 했지만 변백현이 그 전에 손을 놓음.
그러더니 변백현은 뒤돌아 뛰어가면서 너징들을 향해 팔을 흔들며 인사함.
"뭔 일이 있었는지 난 잘 모르지만, 응원할게!!"
"..."
뭘 듣고서 말하는건가??? 하지만, 엑소에게서 들은거라면 응원 못할텐데???
거기다 방금 뭔지 모르겠다고 직접 말하기도 했고..
멀어지는 변백현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손을 펴봄. 뭔가 잔뜩 쥐어준 것 같았는데...
너징의 손에는 네개의 딸기맛사탕이 쥐어져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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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한번 말하지만 이 글은
엑소 vs 너징
그래도 모두 미워할 필욘 없으니까!
레드슈즈 멤버들 이름, 만드는게 좋을까요..? 하면.. 뭘로 하지...? ;ㅅ;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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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