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징의 동생은 박찬열을 삐딱한 시선으로 노려보았다.
박찬열은 그런 동생의 시선에 당황하면서도 다시 웃으며 입을 열었다.
"다른 좋은 일 많잖아요. 얼굴도 잘 생겼는데 얼른 다른 일 알아.."
"진짜 못들어주겠네."
".. 네? 방금 뭐라고.."
너징의 동생은 간신히 핀 새끼손가락으로 귀를 후비며 콧방귀를 꼈다.
"내가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오징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요?"
"...네?"
"아직도 뒷통수가 얼얼하다고? 뒷통수를 얻어맞은 건 그 쪽네가 아니라 오징어일텐데."
"..."
"가수한다고 목숨 건 애를 쫓아낸 것도 모자라서, 걔가 뭘 그리 잘못했다고 가해자 취급이냐구요."
"... 그게 무슨.."
"비슷한 시기에 다릴 다친 것도 말이야. 춤추러 간다고 나갔다가 다쳐가지고 와서 얼마나 놀랬는 지나 압니까? 근데 보살펴주긴 커녕 내쫓아? 오징어가 더 있겠다고 했어도 내가 끌고 나왔어. 근데 오징어도 군말않고 나온 이유가 있었네. 그 때 어떤 생활을 했었는지 안봐도 눈에 선하다, 선해."
"... 아니, 잠깐. 잠깐만요. 지금 도대체 무슨 소릴.."
"오빠! 거기서 뭐해요?"
봇물터지 듯 박찬열을 향해 쏘아붙이던 너징의 동생을 부른건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자 걱정이 되어 나와 본 레드슈즈의 막내였다.
너징의 동생은 박찬열의 뒤로 보이는 막내에게 잠깐 손을 흔들어주고는 다시 박찬열을 노려보았다.
박찬열의 표정은 아주 혼란스러웠다. 너징의 동생에게 묻고싶은 말들이 굉장히 많았지만 좀처럼 정리되지 않는 듯 했다.
너징의 동생 역시 아직 하고 싶은 말이 산더미같이 쌓여있었지만 기다리고 있는 막내를 위해 박찬열을 지나쳤다.
"말해두는데, 다신 오징어에 대해서 함부로 말하고 다니지 마요. 그 땐 나도 뭔 짓을 할 지 모르니까."
"..."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라지는 너징의 동생을 말없이 바라보던 박찬열의 눈동자는 요동을 치고 있었다.
동생이 돌아오자마자 너징은 잔소리를 퍼부어댐.
손에 들려있던 음료는 이미 얼음이 녹아 맹탕이나 다름 없었음.
그래도 쭉쭉, 잘 마시고 있으면서 너징은 이때다 싶어 동생을 구박하기 바쁨.
하지만 이미 발끈하고도 남았을 잔소리를 퍼붓고 있지만 동생은 묵묵부답.
너징도 곧 이상함을 느끼고 동생을 데리러갔던 막내에게 무슨 일 있었냐고 물어봄.
막내는 아는 게 없으니 고개를 젓다가, 아! 하고 동생이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고 알려줌.
"그래? 좋아하던 연예인이라도 마주쳤나?"
"음.. 남자였는 걸요?"
"남자?"
"네. 남자. 키가 엄청 크신 분이었어요."
요새 키 큰 놈이 한 둘인가... 순간 너징의 머릿속에는 박찬열이 떠올랐지만 금세 지워버림.
듣지도 않는 놈에게 더이상 잔소리를 해봤자 입만 아프니까, 너징은
여전히 진지한 얼굴로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 듯한 동생은 내비두고 음료컵의 뚜껑을 열고 마심.
그런데 마침 생각을 마친건지, 동생이 고개를 획 틀어 너징을 뚫어져라 쳐다봄.
그러다가 한다는 말이...
"야. 너 SM에 있을 때 뭔 일 있었지."
"푸학!! .. 케,케..ㄱ..."
"꺅!! 언니, 뭐하는거야?!"
개뜬금돋는 질문에 너징은 마시던 음료를 넘기지 못하고 분사해버리고 말았음.
하필이면 그 앞에 있던 둘째가 봉변을 당함..
둘째가 뛰어난 운동신경으로 재빠르게 피하기는 했지만, 완벽하게 피하진 못함.
옷 끝자락에 튄 자국에 코디가 한걸음에 덜려와서 통곡을 하기 시작함.
동생의 한마디에 대기실은 그야말로 난장판이 되어버림..ㅠㅠ
겨우겨우 수습하고 다시 자리에 앉으면, 너징의 동생이 여전히 실눈을 뜨고 너징을 흘겨봄.
"역시 숨긴게 있었어."
"... 무,무슨 소릴 하는거야, 갑자기."
"말 해. 내가 들쑤시고 다니기 전에."
"네가 뭘 한다고! 가만히 있어, 그냥!"
"말 안 해?"
"..."
"야! 그만 좀 해! 언니가 말하기 싫다잖아!"
너징을 압박하는 동생을 셋째가 나서서 말려줌.. 이어 둘째도, 막내도 너징을 쉴드쳐줌.ㅠㅠ
맞아.. 너징은 그 당시에 가족들에게도 모든 것을 말하지 못하고 부분적인 것만 말해주었기 때문에
자세한 내막을 알고 있는 건 레드슈즈 멤버들 뿐이라는 거...
하도 일부러 잊고 살았던지라, 가족들에게 나중에라도 말할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어퍼컷이 들어올 줄은 몰랐음.
처음으로 방송국에 괜히 데려왔나 후회가 됨.
다행히도 아주 적절한 타이밍에 무대에 올라야 했던 레드슈즈.
덕분에 동생에게서 도망친 너징은 백지화를 겪고, 가사가 기억나지 않아 새로운 노래를 지어 불렀다는..ㅠㅠㅠㅠ
너징이 무대에서 내려와서도 교묘하게 동생을 피해다니고 있을 때,
엑소들은 뭐하고 있을까요?
"아아~~ 아~~~~~ 암 쏘 럭키~~!!"
"아.. 배고프다아.. 형.. 우리 저녁 뭐 먹어요?"
"종인아, 우리 아직 점심도 안 먹었어. ^^"
"쎄훙! 요고 오때? 방금 쎄훙배보고 노래 만두러봐쏘."
"오호라, 약간 느낌 있네여."
오늘도 평화로운 엑소 대기실입니다..ㅎㅎㅎ
그런데.. 왜 이렇게 허전할까요?? 이렇게 시끄러운데도 뭔가 빠진 듯한 심심한 기분입니다.
시끄럽게 떠들던 엑소들도 뭔가를 느꼈나봅니다. 가장 먼저 느낀 것 같은 변백현이 자신의 단짝을 찾습니다.
대기실 구석에서 혼자 심각해보이는 박찬열이 보입니다.
있는 힘껏 목청을 풀고 있던 김종대에게 다가간 변백현이 동네 아줌마처럼 수근거립니다.
"야야, 아까 화장실 다녀온 뒤로 박찬열 좀 이상해진 것 같지? 'ㅅ' "
"응? 찬열이가~? :] "
"그래, 저거 봐. 박찬열 입에서 곧 단내가 날 것 같잖아."
"... 형! 큰일났어!! 박찬열 사고친 것 같아!!!"
"뭐?! 누가 사고를 쳤어?!"
"야야.. 뭐하냐.. 준면이 형은 진짜 믿는다고."
"... 아니야? '^' "
김준면의 반응에 김종대가 머쓱했는지, 머리를 긁적입니다. 사실 준면이 형이 아니라 민석이 형한테 장난친 거였는데...
아무튼 김준면까지 합세하여 박찬열의 상태에 대한 대화의 장이 열렸습니다.
그 사이 스타일링을 마친 오세훈도 가세하고,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듣고 있던 김민석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박찬열의 침묵은 아주 핫한 토픽감이죠.
"나눈 왜 구론지 알고가타."
"씽형이?"
"뭔데여?"
"나 아까 봐쏘. 차뇰이가 처음보는 남자랑 얘기하눈고."
"처음보는 남자랑?"
"근데 저렇게 됐다고? 왜???"
"움.. 그고까지눈 모루겠는골.."
"혹시 그 남자한테 반했나.. 악!!"
변백현의 아무렇게나 넘겨짚는 추리에 내내 조용하던 도경수가 뒷통수를 강타합니다.
자기에 대해 모든 멤버들이 삼삼오오 모여 한참동안 얘기를 나누는데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계속 고심하는 걸 보면 확실히 단순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오세훈이 벌떡 일어나 박찬열에게 다가갑니다.
오오, 역시 막내는 다르다며 기대하는 눈치입니다.
"형."
"..."
"찬열이 형!"
"..."
"박찬열!!"
"지금 내 이름 불렀냐, 세훈아?"
"... 아.. 형이 대답을 안하니까..."
진지했던 표정 그대로 치켜뜬 눈매에 오세훈이 움찔하고 맙니다.
지켜보던 형들이 쯧쯧, 혀를 찹니다. 그래, 아무리 답답해도 형 이름은 함부로 부르는게 아니지.
변백현이 오세훈에게 어깨동무를 하며(까치발은 애교) 박찬열에게 묻습니다.
"무슨 일 있어? 아까부터 불러도 대답도 안하고. 인상만 쓰고 고민하는 것 같던데."
"... 별로."
전혀 믿음이 가지 않는 대답입니다.
박찬열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던 걸까요?
"가수한다고 목숨 건 애를 쫓아낸 것도 모자라서,"
"보살펴주긴 커녕 내쫓아?"
아무래도 아까 화장실에서 나오면서 마주쳤던 남자가 한 말이 신경쓰이나 봅니다.
몇번이고 되새겨봐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거겠죠.
쫓아내긴 누가 쫓아냈다는 거야? 먼저 돌아선게 누군데...
"준면이 형. 오징어가 나갔을 때, 아.. 아니다."
"... 형, 오징어 만났어요?"
"아니. 그건 아닌데.."
"찬열아. 무슨 일인지 끝까지 말해봐."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제가 좀 예민해졌었나 봐요."
"..."
찜찜하게 말을 거둔 박찬열 탓에 몇몇의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그 와중에 유난히 주의깊게 박찬열을 살펴보는 눈동자가 있네요.
도경수는 왜 흔들리는 눈빛으로 박찬열과 멤버들을 바라보고 있는 걸까요?
-
새로운 시도를 해보았습니다.
엑소시점... 시점마다 말투에 변화를 줘볼까? 했던 제 생각은 망했습니다.ㅎㅎㅎ
어떤 시점이건 그냥 음슴체로 통일하는 게 낫겠다.. 여러분의 소리를 듣습니다. (이번 화는 바꾸지 않을거예요 '^' )
아무튼, 찬열이가 얼른 눈치를 채야할텐데...
그럼 우리는 토요일 쯤에 다시 봐요!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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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진 사람 있으면 꼭 얘기해주기ㅠㅠ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