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집으로 돌아간건 일주일이 지난 후였음.
그것도 제발로 돌아간게 아니라, 아빠한테 귓때기를 잡혀서 질질 끌려감.ㅋㅋㅋㅋㅋ
멤버들은 더 있어도 괜찮다고 하는 걸 너징이 극구 말림. 나도 좀 쉬어야 하지 않겠니..????
일주일동안 괴롭힘을 당한 것은 동생이 아닌 너징이었기 때문에...흐규흐규ㅠㅠ
방송국에 갔던 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동생은 끈덕지게 달라붙어 물음.
아~~~ 안들린다~~~~~ 하며 귀를 막아봐도 귀신같은 놈은 자는 순간까지 귀찮게 굴었음.
아빠 손에 끌려가는 와중에도 너징의 동생은,
"두고봐라. 내가 반드시 알아내고 만다."
라면서 이를 갈았고, 너징의 마음은 불편할 수 밖에 없었음.
이렇게 되니까 그냥 말해주는게 나았나 싶음... ;ㅅ;
그리고 너징은 이 일을 금세 잊어버렸다.. ☆★
아무튼, 이번에 무려 음악방송 특별엠씨를 맡게 된 너징임. 야호!
모처럼 동생없이 편안하게 시작되는 하루.. 는 개뿔.
하도 긴장하며 잠을 자서 일어나보니까 뒷목도 뻐근하고 몸이 천근만근....
게다가 오늘 스케쥴... 꿈에 그리던 스케쥴임에도 불구하고 너징은 막막하기만 함.
그야 처음에는 하늘 높이 떠다니는 기분이었지만, 함께 엠씨를 볼 사람의 이름을 듣자마자 지옥으로 떨어지는 기분이었음.
"수호씨, 징어씨. 오늘 긴장하지 말고, 잘해봐~ 다른 곳이긴 해도 수호씨가 경험해봤으니까 징어씨 도와주면 되겠네. 그럼 부탁할게."
"네."
"네.."
우리들을 귀여운 아이들처럼 바라보시던 피디님이 나가시고 mc대기실에는 너징과 김준면만 남음.
아.. 어색해.. 너징은 당장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임. 급격하게 멤버들이 보고싶어짐.ㅠㅠㅠㅠ
김준면은 딱히 너징을 의식하지 않고 조금 떨어진 의자에 앉아 대본만 읽고 있음.
그건 그거 나름대로 기분이 나쁨. 왜 자기 혼자서만 이렇게 불편해야하는건지...
피디의 부탁에는 넙죽 대답한 주제에 김준면은 그 뒤로 너징에게 단 한마디도 없음.
어쨌든, 너징도 실수하지 않으려고 혼자서라도 대본을 몇번씩 읽으며 속으로 연습하고 있는데 김준면이 자리에서 일어남.
너징은 방심하고 있다가 너무나 소스라치게 놀람. 게다가 잠시 숨을 참았더니 히끅, 젠장맞을 딸꾹질이 시작되버림..ㅎㅎ
".. 히끅.. 읍.. 히익! ..."
"..."
다시 숨을 참고 가슴을 두드리며 진정해보려고 해도 더 요상한 소리만 나오고 딸꾹질은 쉽게 멈추질 않음...ㅠㅠ
김준면이 너징을 빤히 바라보다가 작게, 정말 작게 한숨을 쉬더니 대기실에서 나감. 뭐야.. 그 한숨은... ;ㅅ;
그래도 자리를 피해준 김준면때문에 숨이 탁 트이는 것 같음. 웃긴건 거짓말처럼 딸꾹질도 멈춤..ㅋㅋㅋ
"으아... 이게 뭐야..."
갑자기 몸에 힘이 빠지면서 소파 위에서 주륵 미끄러짐.
언젠가 MC를 하게 되는 날이 오면 정말 잘해보려고 그랬었는데, 하필이면 상대가 김준면이라니...
혹시라도 카메라 앞에서 표정관리 안될까봐 걱정임.ㅠㅠ
-똑똑
"응? ㅇㅅㅇ.. 누구..."
".. 언니!"
노크소리에 다시 잠깐 긴장을 했다가도 빼꼼히 들어선 얼굴에 웃음을 지음.
막내를 시작으로 둘째, 셋째도 따라 들어옴.
보고싶었던 멤버들을 보게되니까 긴장이 탁 풀리면서 잘 안하던 투정까지 부림.
멤버들은 그런 너징이 신기해 하면서도 놀려댐.
어떻게 혼자 있을 때를 딱 맞춰서 왔냐는 말에 막내가 몸을 베베꼬면서 수줍게 말함.
"수호 선배님 나가시는 거 기다렸다가 들어온 거예요..."
그, 그렇구나... ㅇㅅaㅇ
레드슈즈들은 서로 바라보다가 푸핫, 하고 웃음을 터뜨림.
이제 갓 데뷔한 레드슈즈가 꾸준히 팬을 늘려가고 있다 한들 쩌~기 꼭대기에서 내려올 생각이 없는 엑소는,
그야말로 저 멀리 별에서 온 외계인들일 뿐임.ㅋㅋㅋㅋㅋㅋㅋ
이름부터가 엑소플래닛.. 자신들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잖아??ㅋㅋㅋ
멤버들이 들어온 이후 완전히 긴장이 풀린 너징이 멤버들과 장난도 치며 대기하고 있는데,
갑자기 대기실 문이 벌컥 열림.
문이 열리는 소리 레드슈즈들 모두 너나할거 없이 일시정지.
너징은 커피 두 잔을 손에 들고 대기실로 돌아온 김준면과 눈이 똭 마주침. 오, 마이, 갓.... ㅇㅁㅇ...
김준면도 대기실에 있는 멤버들을 보고 당황한 눈치임.
멤버들은 얼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90도 각으로 김준면에게 인사를 건넴.
"이거 어찌죠.. 커피는 두 개 뿐인데.. 징어씨 혼자 있을 줄 알고.. 미안해요.. '^'.. "
"아,아닙니다!! 저흰 괜찮습니다!! 이제 나가려고 했슴다!!"
"아.."
김준면의 사과에 너징을 포함 아이들이 소스라치게 놀랐고,
둘째가 고개를 휙휙 저으며 대답함. 근데 말투가 저게 뭐야.. 군대라도 왔니...ㅋㅋㅋㅋㅋ
멤버들이 서둘러 대기실에서 빠져나가자, 지켜보던 김준면은 고개를 돌려 너징을 봄.
아까보다는 조금 편하게 시선을 받아내니까, 김준면이 다가와 들고있던 커피를 건넴.
"긴장은 좀 풀렸어요?"
"..."
"우리 애들은 걱정도 안하는지 대기실에 한 번을 안오네요.. ^^"
뭐지...? 멤버들이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너징에게 예의를 갖추는 말투에,
받은 커피는 손에 꽉 쥐고 물끄러미 올려다 봄.
너징의 시선에도 모른 척 옆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김준면임.
과거는 깔끔하게 청산하고 서로 모르는 척 하자는건가???
너징은 김준면이 준 달콤한 캬라멜 마끼아또로 목을 축이고 대답함.
"잘 하고 올 거라고, 리더를 믿고 있는 거겠죠.. 저도 얼른 선배님처럼 멤버들이 믿을 수 있는 리더가 되고 싶어요."
"..."
컵에 꽂힌 빨대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김준면처럼 존댓말을 함.
지금 한 말은 비꼬려는게 아니라 너징의 진심임. 김준면의 리더쉽은 예전부터 많이 느꼈으니까.
솔직히 리더로서 결정을 해야만 할 때, 김준면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라고 고민해 본 적도 있음.
김준면이 알쏭달쏭한 표정으로 너징을 쳐다봄. 여러가지 표정들이 섞여있었지만 부끄러워 하는 건 확실함. 너징이니까 알 수 있음.
예나 지금이나 여전한 모습에 괜히 작게 웃음이 터짐.
"... 며칠 전에 찬열이 마주쳤었지?"
아까는 존댓말하더니 이번엔 또 반말임.
아놔.. 사람 헷갈리게... 아마 이번에는 사적인 대화라서 반말을 한 것 같음.
사이가 좀 그런 사이인지라, 예전처럼 반말을 하며 말을 걸어오는 김준면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음.
그래도 최대한 자연스러워 보이게 어깨를 으쓱거리며 대답함.
"같은 일을 하는데, 어떻게 안 마주치겠어."
"징어야.. 도대체 찬열이한테 무슨 말을 한거야?"
".. 무슨 뜻이야?"
너징의 인상이 구겨짐. 다짜고짜 뭐라는거야...
너징이야말로 궁금함. 내가 박찬열한테 뭐라 했는데..??
그야 마주치긴 했지만, 그 뿐임. 제대로 대화를 나누었던 적은 없음.
하지만 김준면은 이미 너징이 박찬열한테 나쁜 말이라도 한 듯한 말투였음.
날카로운 너징의 반응에 김준면이 당황했는지 어색하게 웃으면서 나쁜 뜻은 아니었다면서,
박찬열이 토요일 음방무대 서기 전에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그 이후부터 상태가 이상해졌다고 설명함.
멤버들은 모두 너징을 만나서 그런걸로 알고 있다고 하길래, 잠시 그 때를 떠올려봄.
너징은 당연히 그 때 박찬열과 마주친 적이 없음. 억울해진 너징은 굳은 표정으로 생사람 잡지 말라고 함.
그대로 대화는 다시 끊겼고, 대기실 안의 공기가 급격하게 무거워짐.
끄응.. ;ㅅ; 대기하고 있는 1분이 1시간 마냥 너무 김.
김준면도 김준면이지만, MC 진행은 처음이라서... 계속 목이 마름.
아까 기분이 나빠서 김준면이 준 커피는 다 마시지도 않고 내려놓음. 흥칫뿡. '3'
그래서 스텝이 준 물 한 병을 원샷해버림. 진행하다가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어지면 안되는데...ㅠㅠㅠㅠㅠ
"MC분들 준비할게요~"
스텝의 알림에 너징은 일어나면서 깊게 숨을 들이마심.
드디어 너징은 스페셜이긴 하지만, MC 오징어가 되어 대선배그룹 엑소와 함께 MC석에 오름.
데뷔날처럼 절대 실수하지 않고, MC도 무대도 잘 해내보겠다고 다짐, 또 다짐.ㅋㅋㅋ
오프닝 무대가 끝나길 기다리는 너징이 입을 앙 다물었다가, 푸르르 떨며 긴장을 풀려고 애씀.
곧 PD님의 스탠바이, 라고 외치시고, 하나.. 둘.. 셋!
"몸이 노곤노곤해지는 날씨에 음악과 함께하는 기분 좋은 여행을 떠나볼까요? SBC 뮤직~ 여행!"
"안녕하세요! 오늘의 스페셜 mc 수호,"
"징어입니다~ 여러분, 반가워요~~"
역시 MC는 오버하는 맛이 있어야지. 카메라 앞에 서니까 시키지도 않은 애교가 저절로 나옴.ㅋㅋㅋ
으아.. 막상 방송이 시작되니까 그 뒤로는 시간 가는 줄을 모름.
카메라 앞에서는 떨면서도 진행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카메라가 돌아가면 다른 가수분들의 무대를 보느라 정신이 없음.ㅋㅋㅋ
그 와중에 레드슈즈의 무대 차례가 다가오자 김준면을 혼자 남겨두고서 너징은 레드슈즈의 대기실로 감.
멤버들과 얘기를 나눌 새도 없이 메이크업을 수정하고 옷을 갈아입은 너징.
숨도 고르지 못하고 무대에 올라섬. 헥헥... ;ㅅ;
그동안 무대에 올랐던 날만큼 너징의 무대매너는 나날이 늘어감. 힘들어 죽겠어도, 할 건 다 함.ㅋㅋㅋㅋㅋㅋ
고음 지르기는 기본이고 표정, 손짓, 어느 하나 빠짐없이 완벽한 무대였음.
진행하다가 무대에 서니까 완전히 물 만난 고기임. 팬이 아닌 관객들도 하나 둘씩 레드슈즈의 무대에 몰입할 만큼. 여기 팬 백명 추가요~
"수고하셨습니다~"
무대를 마친 너징은 내려와 인사를 하자마자 또 후다닥 옷을 갈아입고 MC석으로 나감. 바쁘다 바빠.. @^@
아슬아슬한 정신줄을 간신히 붙잡고 진행을 하다보니까 어느덧 한시간 넘는 시간이 지나가고 마지막 무대만을 남겨놓고 있음.
지금 MC석에는 너징 혼자임. 오늘의 마지막 무대는 엑소와 빅뱅선배님들.
이런 대선배님들의 무대를 혼자 소개한다는 것이 감개무량할 따름임.
영광의 1위 발표. 1위의 주인공은 아주 근소한 차이로 엑소였음.
MC를 봤던 김준면 대신 또 다른 맏형 김민석이 수상소감을 하는데, 그 뒤에서 다른 멤버들이 김준면 옆에 서있는 너징을 힐끔거림.
특히 박찬열은 눈에서 레이저 나오겠음. 존나 노려봄.... ;ㅅ;
아까 방송 시작 전에 김준면이 했던 말도 그렇고...
엄청 신경쓰이긴 했지만 너징은 웃으면서 카메라만 쳐다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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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대로, I'm 뽸애액!!!!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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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진 사람 있으면 꼭 얘기해주기ㅠㅠ
암호닉 계속 받아요.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