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가 무서워서 계속 손으로 눈앞을 지휘해대니까 차장님이 공원 갔을 때 처럼 점퍼로 가오나시를 만들어 주심
이대리님이 자기도 무섭다고 자기도 해달라고 차장님께 바람막이를 내미니까 못 본척 다른 얘기를 꺼내심 ㅋㅋㅋㅋ
같이 야유회 온 분들중에 평소에 심상치않은 낌새가 있었지만 항상 극구부인하던 분들이 계셨음
두 분이서도 같은 팀이셔서 팀끼리 시간을 보내고 계셨음
우리 옆 텐트라서 내 시야에 잘 들어왔음
테이블 위에선 아닌척 태연하게 술을 마시고 계셨는데
뒤에서 볼 때는 둘이 너무 붙어있는 감도 없지않아 있고 뭔가 말로표현하기 힘들지만 느낌이 오묘했음
내가 계속 뚫어져라 쳐다보니까 옆에 앉아계시던 차장님도 어느샌가 내 관찰에 참여하심
"사귀네 사귀어"
한껏 집중하고 있었음
옆을 딱 돌아봤는데 차장님 얼굴이 딱.
끄덕끄덕하시며 내려온 안경을 올리시곤 동의를 하고 계셨음
너무 가까워서 놀란상태로 차장님 옆태를 좀 쳐다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심
딱 ㅇㅡㅇ 이표정으로 잠시 마주보다가 차장님이 먼저 떨어지심
셋이 담배피러가자고 눈짓으로 신호를 보내더니
슬금슬금 일어남
이제 척하면 척이라 나는 그냥 휴대폰이나 만지작 거리고 있어야지 하고, 한 손으로는 타자치기가 힘들어서 어릴적부터 알고지내던 오빠랑 전화를 하고있었음
한창 전화하다가 끊었는데
차장님이 뒤에 서서 옷을 펄럭이며 냄새를 날리고 계셨음
펄럭소리에 뒤를 봤는데 차장님이 다시와서 자리에 앉으심
"통화"
"네~"
"누구, 친구?"
"아니요 오빠요"
"오빠도 있었나"
"친오빠는 아니고"
"아, 아는오빠?"
물어보셔놓고 대답도 안했는데 맥주를 벌컥벌컥하심
왼손으론 머리를 쓸어넘기시는 차장님 오른손에 쥐어져있는 맥주캔에 소심하게 짠 하고는 나도 마심
오른쪽으로 살짝 고개돌려 내 얼굴 한 번 보시곤
피식하며 웃으심
대리님들도 돌아오심
평소엔 게임이란건 생각조차 안하고 말그대로 술만 마셨는데 오늘은 박대리님 제안으로 게임을 시도해보기로 함
어떤 게임을 꺼내도 모르시는 차장님덕에 결국엔 369로 결론이 남
당연히 진 사람이 마시는 줄 알았는데 옆사람 딱밤때리기라고 함
슬슬 두려워지기 시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행히 대리님들 두분이서만 번갈아 걸리심 서로 신나서 때리고 때리고 ㅋㅋㅋ
그러다가 내가 맞아야 할 차례가 됨
난 쿨하게 맞을 준비 하고 있었는데
차장님이 내 얼굴에 손을 댔다가 뗐다가 주저하심
대리님들은 불신의 눈초리로 차장님을 바라봄
차장님 손이 얼마나 큰가하면
내 얼굴만함 ㅇㅇ 엄청나게 크다는 것이 한 번에 설명됨
내가 눈썹으로 어서 때리라고 말하고 있었는데 진짜 세게 때리심
이마에 구멍 나는 줄.. ^^
정말 크고 경쾌하게 빡 !소리가 났는데
대리님들은 말로는 걱정하시면서 한바탕 웃으시고
차장님은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하심
"아니..그게.."
"괜찮아요^^"
"조절을.. 잘 못 해서.."
나도 모르게 맞는 순간에 눈물이 찔끔 나왔나 봄
"울어요? 미안 미안"
진짜 당황하셔서는 내 얼굴을 안아서 (정확히는 품어서) 두손으로 쓰담쓰담하심ㅋㅋㅋ 표정이 너무 웃겼음
자기가 한 대 맞아준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 손을 잡으셔서 자기 이마쪽으로 가져가심
내가 방긋 웃으며 장난으로
"안경 벗으세요 ^^"
하고 깁스한 팔을 올리니까 진짜로 벗고 머리를 뒤로 넘기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리님들은 막내가 용감하다고 부럽다고 자기가 대신때리겠다고 그러시고 ㅋㅋㅋㅋㅋ
대충 자리를 정리하고 이제 씻고 자기로 함
세수를 해야되는데 머리가 잘 안 묶여서 박대리님이 묶어주심
머리가 몇가닥이나 뽑혔을지...
양치하고 세수하고 거울을 본다음 후다닥 텐트로 뛰어가서 꾸벅꾸벅 인사 두번 하고 작은 텐트로 쏙 들어감
옆으로 누워서 한손으로 휴대폰을 만지고 있었는데 단체 채팅방에 오늘 찍은 사진들이 또 하나씩 올라옴
또 내 사진이 있진 않겠지 하고 조마조마하며 내리고 있었는데
이번엔 차에서 자는 사진이 올라옴...괜히 옆자리 앉음. 사실 차장님 아니면 같이 앉을 사람이 없긴 했는데
이번엔 이대리님이 나랑 차장님이랑 둘이 의자에 앉아있는 사진을 보내시고는 대리님 둘이 막 연인같다고 좋아하심 ㅋㅋㅋㅋㅋㅋ
내가 이대리님, 박대리님 투샷을 보내고 두분이 더 잘 어울리세요^^ 함
차장님은 사진만 덩그러니 보내두시곤 눈팅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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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에 세상모르고 자고있었는데
차장님이 텐트 앞에서 잠긴 목소리로 일어나라고하심
힘차게 대답하곤 나가려고 하는데 휴대폰에 비친 내 얼굴이 너무 빵빵했음
정말 이대로는 나갈 수가 없었음 ㅋㅋㅋㅋㅋㅋ 매우 심각
[왜 안나와요] - 차장님
[얼굴이 말이에요]
[네 얼굴이 말이에요]
[부어서]
한참 답장이 없으시더니 갑자기 누가 텐트문에 노크를 하심 ㅋㅋㅋㅋㅋㅋㅋ
살짝 열었더니 '손' 하셔서 손을 내밀었더니 모자를 쥐어주심
덕분에 모자쓰고 텐트 밖으로 나감
세수하러 가고있었는데
"어 저거 내 모잔데"
알고보니 박대리님 모자였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차장님 겁귀..
공손히 허락맡고 씻고 돌아옴
차장님이 의자에 앉아서 손을 흔들고 계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