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세상에서 나를 구해준 것은 그들이었다.
내 곁으로 다가와 먼저 손을 뻗어준 것은 전정국 이었고
나를 보고 먼저 웃어준 것은 박지민 이었고
나에게 꼬마라며 머리를 쓰다듬어 준 것은 민윤기 였고
울지말라며 눈물을 닦아준 것은 정호석 이었으며
앞으로 함께 하자 약속하자며 새끼손가락을 내민 것은 김태형,
우리와 함께 가자며 손짓을 한 것은 김남준 이었으며
나에게 이리오라 말하며 제 품에 나를 안아준 것은 김석진이었다.
그리고 나는 나와 그들의 세계를 의심 하지 않았다.
나에게 세상은 그들이었고, 그들은 나의 전부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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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ㅈ... 커흑... 살ㄹ...ㅕ..."
그녀의 흐느낌과 끅끅거리는 소리에 정국이 눈을 떴다.
아니, 그녀의 목에서 손을 뗐다.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니 눈물을 흘리며 손을 뻗는 그녀가 보였다.
"정여주"
"...살ㄹ... 제... 제발..."
"정여주"
정국이 그녀의 손을 잡고 그녀의 볼을 감쌌다.
눈물이 나오던 그녀의 눈이 떠졌고, 그녀는 앞에 있는 정국을 바라보며 가쁜 숨을 내쉬었다.
살려줘 정국아 무서워 살려줘.
그녀의 말에 정국이 그녀의 이마에 제 이마를 맞대며 말했다.
꿈이야 아주 나쁜 꿈.
정국의 나지막한 목소리에 그녀가 점차 안정되는 듯이 보였다. 그녀가 덜덜떨며 저를 감싸던 정국의 손을 잡았다.
정국아 나 무서워 살려줘 나 무서워.
정국은 그녀의 머리를 다시 쓰다듬으며 말했다.
꿈일 뿐이야. 그들은 널 죽일 수 없어.
정국은 곰곰히 생각했다. 과연 그녀는 무엇을 무서워하고 있는 것일까.
그녀의 끝이 무엇인지 그녀는 알고 있는 것일까.
매일 밤 제 옆에서 그녀가 눈을 감아야 정국은 눈을 감을 수 있었다.
이는 위에서 내려온 지시였고, 정국은 그것에 행하고 있던 것이다.
물론 매일 밤 그녀의 목을 조르는 것도 잊지 않고 말이다.
도데체 무엇이 그녀를 두렵게 하는 것일까.
정국은 곰곰히 생각하다 제 손을 잡고 다시 잠에 든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걱정마 안죽어 아직
-
"매일 같은 꿈이야"
"그래?"
"응 무서워"
"잠도 제대로 못자서 일은 어떻게 하겠냐"
윤기가 틱틱거리며 그녀를 향해 말했다. 그러다 진짜 쓰러지겠네.
그녀는 배시시 웃으며 윤기를 바라보았다.
오빠가 약줄꺼잖아.
윤기가 멍하니 제 손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너의 끝을 전해줄 수 있을까. 너가 고통을 느끼면 어쩌지, 너는 아픈걸 누구보다 싫어하는 아이인데.
그녀는 앉아있던 의자에서 내려와 윤기의 옆에 섰다.
아담한 키. 정국과 같은 나이. 그들이 지켜야 하는 존재.
아니 그들이 죽여야 하는 존재.
윤기는 하얀 통에서 알약을 두어개 꺼내어 그녀에게 전해주었다.
수면제야 꿈이 무서우면 먹고 자 괜찮아질꺼야.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윤기는 픽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가봐 호석이가 밖에서 기다린다.
그녀가 응 하고 대답을 하며 손을 흔들자 윤기도 손을 흔들며 그녀를 향해 미소지었다.
그래 지금이라도 너의 웃는 모습을 많이 봐야지.
-
"윤기형에게 약받은거야?"
"응 자꾸만 이상한 꿈을 꿔"
호석이 그녀의 말에 발걸음을 멈췄다.
제 옆에 있어야 하는 호석이 멈추자 그녀도 그를 따라 멈춰 제 뒤에 있는 그를 바라보았다.
이상한 꿈?
호석의 입가에 미소가 사라졌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오빠 있잖아 누군가 나를 죽이려해. 너무 무서워. 나는 살고싶어.
호석이 눈을 반달모양으로 만들며, 입가에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어깨동무를 했다.
다 꿈이야 아주 나쁜 꿈.
그리고 그는 생각했다.
어서 그녀를 나쁜 꿈에서 꺼내주겠다고.
그녀가 눈치를 챘을지도 모르니 빨리 상부에 알려야겠다고.
-
"조심히 다녀랴"
태형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제 손에 들려있던 서류를 다시 바라보며 걸어갔다.
그녀는 발밑에 떨어진 그의 서류를 들고 그를 향해 달려갔다.
넘어진다고 천천히 오라했지
그녀가 그를 향해 웃어보이자 태형은 미소지으며 말했다.
다쳐 조심해
언제 다칠지 모르니까
고맙다고 전하는 그의 목소리에 그녀가 다시 웃음을 보였다.
-
"김태형이 아까 서류 고맙다고 전해달ㄹ.."
"들었어!"
지민이 헤실거리며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오늘은 기분 좋아보이네
그의 말에 그녀가 반문을 했다.
나쁜 꿈 꾸어서 기분 안좋은거야
그는 시선을 줄곧 바라보던 모니터에서 그녀에게로 돌렸다.
지민은 제 눈을 예쁘게 접으며 그녀를 달래주었다.
꼬맹이가 벌써 이렇게 자랐네. 그래도 꼬맹이는 꼬맹인가봐 아직도 나쁜 꿈을 꾸니까.
그리고 그 꿈이 언제 끝날지 모르니까 너는 아직도 애구나.
-
석진이 남준을 향해 입을 열었다.
언제로 해야할까.
남준이 답했다.
어떤걸 말하는거야.
석진이 입가에 미소를 띄우곤 그를 향해 말했다.
알잖아 너가, 아니 너희들이 해야하는 일.
어쩌면 내가 해야하는 일이겠지만.
남준은 그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다 입가에 미소를 짓고 답했다.
Soon.
그리고 그들은 마주보고 웃기 시작했다.
아니, 석진의 웃음을 따라 남준도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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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이렇게 찾아와서 죄송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쓰고 싶은 글인데ㅠㅠㅠㅠㅠㅠ
일단 어떤지 한번 반응을 보고 김태형꺼 쓰면서 같이 연재를 할지 (단편?으로 끝날거 같아요.. 한 5~8편정도?)
아니면 김태형 편을 끝내고 연재를 할지 정하려고요ㅠㅠ
머릿속에만 있던 상상을 이렇게 정리하려니 ㅠㅠㅠㅠㅠ 조금 힘들기도 하네요ㅠㅠㅠ
글 중간중간에 약간씩 숨겨진 메시지들이 있습니다. 그것이 소름이 될수도 있고.
이 이야기가 끝나야지 여러분들이 소름을 느끼실 수도 있고.
정식으로 쓴다면 이 글은 퍼가기를 금지하고 1편부터, 제대로 쓸 생각입니다.
한번 읽어보시고 댓글로 어떤지 알려주세요ㅠㅠ
댓글로 써주세요ㅠㅠ 조회수가... 조회수랑 댓글이랑 너무.. 다르자냐여...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