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일러
[ profiler ]
일반적인 수사 기법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연쇄살인사건 수사 등에 투입되어
용의자의 성격, 행동유형 등을 분석하고, 도주 경로나 은신처 등을 추정하는 역할을 한다.
귀신이 보이는 무당? NoNo 프로파일러 : 알고 싶은 사람
간단하게 산책이나 할까 싶었다. 오랜만에 날씨가 맑아져서 다른 때보다 기분이 좋았던 것도 내 산책의 이유 중 하나였다. 그렇게 상퀘한 기분으로 공원을 거닐고 있는데 웬일로 분수대 앞에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누가 싸우나봐..! 옆에서 조깅을 하던 여자 둘이서 이야기 하며 그곳으로 빠르게 달려갔다. 에휴 남일에 관심이 저렇게나 많다니. 생각은 이러면서도 내 발걸음은 그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곳엔 조깅하던 여자들의 말대로 남자 두명이 격렬하게 싸우고 있었다. 아, 정확히는 '말'싸움을. 초딩들 마냥 말로 싸우냐..
한 사람은 너무 깡말라 보였다. 밥은 먹고 다니는지 7부바지 사이로 나온 발목은 해골이 따로 없었다. 나이는, 대충 40대? 그에 반해서 그 반대쪽 사람은 아주 부해보였다. 잔뜩 흥분해 넘어지면 굴러갈 듯. 그 사람 나이는 대충 30대 중반으로 보였다. 그나저나 계속 말로만 싸울 생각인가 보네. 저렇게 손찌검만 해서야.
"왜 저렇게 싸우는 걸까요, 듣기엔 원래 자주 싸우던 분들 같은데."
"아니요. 처음 싸우는 걸 꺼에요. 다들 방어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으니."
"오, 그렇다고 처음 싸운다는 걸 어떻게 아는 겁니까?"
"자주 싸우던 분들이었으면 말보단 주먹이었겠죠. 저렇게 언성만 높이며 손가락질 하는 것 보다."
"아아, 그럼 둘은 처음 본 사람들인가요?"
"아니요. 아는 사람들이예요. 이야기 들어보니까 옆집 사람같은데,"
근데 지금 나 누구랑 말하고 있는 거니? 놀라서 옆을 보니 오형사가 날 보며 웃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00님. 그간 잘 지내셨어요?"
반가운 표정과 말투로 건네오는 인사에 나도 웃으며 긍정의 대답을 해 주었다. 뭔가를 더 말하려던 오형사는 싸움구경을 하러 몰려 온 사람들에 의해 당혹스러워하면서 내 곁에서 물러났다. 에휴, 사람이 저렇게 휩쓸려 다녀서 어째. 난 몰려든 사람의 사이로 빠져나와 조금은 한산한 곳으로 나왔다. 물론 아직도 저 속에서 휩쓸려 다니는 오형사를 구경하며.
한참끝에 그곳에서 나온 오형사는 나를 보며 새삼 대단하다는 얼굴을 해 보였다. 당신이 좀 어리숙하다는 생각은 없는 건가.
"대단하시네요.."
"오형사님도 대단하게 휩쓸려 다니시더라구요."
"...나름, 빠져나오려고 한 거였습니다."
"전혀. 몰랐네요."
너무 하다며 툴툴거리던 오형사님은 곧 무언가 생각난 듯 눈이 커다래졌다.
"팀장님이랑 같이 식사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예? 아, 예. 먹었죠."
생각외의 질문이라 당황했다. 나는 뭐 집에 가스불 켜놓고 온 줄 알았네. 오형사는 내 대답에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 곧 생각이 끝난 듯 다른 질문을 던졌다.
"파스타 싫어하시지 않나요?"
"어떻게..?"
"역시. 팀장님이 그러셨습니다. 아무래도 00씨가 파스타를 못 먹는 것 같았다고.. 괜히 자기 때문에 억지로 먹은 거 같다고."
"못 먹는 정도는 아니에요. 그리고 팀장님이 사주신 곳은 값을 하던걸요. 맛있게 먹었어요. 사정이 있어서 속이 좀 안 좋았던 것일뿐."
그럼. 그때 김종인이랑 싸우고 아주 속이 뒤집히고 있었지. 화가나고 짜증나면서도 걱정이 되서. 아, 그러고보니 내가 왜 꿀같은 휴일을 이사람이랑 보내고 있지? 이렇게 허무하게 보낼 수 없어.
"어, 저 일이 좀 있어서 먼저 가봐야겠네요."
"아, 죄송해요. 제가, 괜히 시간을 잡아먹었나봅니다."
"아니에요. 즐거웠어요. 다음에 서에서 또 봬요."
"아... 네!"
뭔가 마음에 안 드는 것 같아 보였는데.. 하긴 알 바 아니지.
***
산책을 위해 조금 돌아 집으로 들어왔다. 네 마리의 귀신들이 집안 거실에 각자 퍼질러 누워있었다. 그것에 제목을 붙이자면 잉여의 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빈둥거릴 시간에 님들 한이나 풀러 좀 가시죠?"
"내 한은 그렇게 쉬운 게 아니야."
"하긴 총각영감을 누가 좋아해주겠어."
"너 그렇게 입 놀리다가, 나한테 끝나."
왼쪽 눈썹이 움찔거렸다. 참, 이상하게도 색기가 흐르는데 인기가 없어. 저정도 얼굴이면 꽤 귀여운 편인데. 아, 저 이겼다는 듯 비아냥 거리는 표정 때문인가?
"네네. 무서워 죽겠습니다. 그거 써보지도 못하고 고자 되기 싫으시면 괜히 시비걸지 마시죠."
입을 꾹 다무는 김민석을 확인하고 부엌으로 직행했다. 먼저, 밥솥으로 가 열어서 밥을 퍼 담았다. 옆에서 기웃거리는 경수에 의해 급 신경이 쓰였다.
"가라. 귀찮게 굴지 말고."
"아, 네.."
잔뜩 풀이 죽어서 식탁 맞은 편에 앉는 도경수. 어이가 없지만서도 쟤 아니면 어떤 남자가 이렇게 튕겼는데도 들이붙어줄까, 싶었다. 하아, 나 진짜 외로운가 보다. 별 시덥잖은 귀신놈한테 이렇게 관대해지는 거 보면.
"오늘, 일 없으세요?"
"오늘? 응. 아직은 없네."
항상 말로는 꿀 같은 주말이라고 하지만 그 시간은 온전히 내 것이 아니었다.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심부름이나,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야매 무당 일 덕에 난 그 시간들을 온전히 가지고 있던 적이 없었다. 지금도, 사실은 되게 불안하다. 나도 막 쉬고 싶고, 늦잠 자고 싶고 그런데 아무리 늦잠을 자도 일어나는 시간은 11시 안팎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 놀랐지만 그것이 밖으로 보여지진 않았다. 언제나 난 이래 왔으니까.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날 깨운 건 어느새 내 코앞까지 온 김민석이었다.
"정신안차리지?"
"차렸어. 비켜."
놀랍도록 차갑게 나간 말투에 김민석이 웃었다. 그 웃음은 비웃음이라기 보다, 나의 차가운 말을 녹이는 따뜻한 웃음이었다. 나도 웃어주곤 현관 앞에 있던 폰을 들어 번호를 보았다. [김형사님] 아주 지겹도록 전화가 오는구나. 끊기기 전에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아, 00씨? 그, 동안 잘 지내셨어요..?
"네. 그때 파스타는 잘 먹었어요. 제가 그날 속이 안 좋아서.. 많이 못 먹은게 한이네요."
-아, 와아, 다행이다.. 그렇구나..
김형사님은 정말 다행인듯 다행이라는 말을 몇 번 더 되뇌이셨다. 이러다가 본론 못 나오겠네.
"팀장님이 그냥 전화한 건 아닐테고, 사건이 터졌나봐요?"
-네? 아, 네. 지금 시간 되세요?
"그럼요. 지금 바로 준비해서 갈게요."
-네. 매번 고마워요..
아니에요. 서에서 봬요. 통화를 끊자마자 내 입에선 썅욕이 튀어나왔다. 잠시도 쉴 틈을 안주는구만. 다시 부엌에 가서 기껏 담아놓은 밥을 다시 밥솥에 넣었다. 그 꼴을 가만히 보고 있는 귀신놈의 새끼들이 한마디씩 했다.
"밥, 안드시고 가세요..?"
"밥..! 밥 먹어야지..!"
"그새끼들이 밥도 먹지 말고 오라디?"
"...그냥, 그만 둬. 그 프로.. 뭐시기."
어쩜 저렇게 개성들이 강한지. 그나저나, 김종인 너가 저번에 했던 말 거짓말같다? 이용하는 애들이 밥 한끼 굶는 거 가지고 다들 걱정이네? 근데, 어이가 없게도 그 걱정에 마음이 꿈틀거렸다는거다. 그것을 감추기 위해 다시 차가운 말투가 나갔다.
"내가 밥을 굶든 말든 뭔 상관이야. 사지 멀쩡하고, 죽지만 않으면 되잖아."
한마디 하려던 김종인이 입을 꾹 다물었다. 니가 생각해도 니 말에 모순이 강한 것 같지?
***
David Arnold & Michael Price - Crates Of Books
(BGM을 켜주세요..!)
서에 도착했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4층을 누른 뒤 문이 닫히기를 기다리고 있으려니 누가 닫히는 문 사이로 손을 불쑥 집어 넣었다. 뭐지? 처음보는 얼굴인데. 급하게 탄 그는 열리는 문으로 차분하게 들어왔다. 쪽팔려도 아닌척 하나보다. 다 티나긴. 그 사람이 5층을 누르니 곧 스르륵 문이 닫혔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나와 그 사람 둘 뿐이었다. 아, 김종인도 있네.
"저기, 혹시 저 아세요?"
"저, 한테 물어보시는 거예요?"
"네."
"죄송한데, 모르겠네요."
"아.. 역시. 아니에요."
"뭐야, 관종아냐?"
김종인이 그 사람을 째려보며 말했다. 그러게, 설마 내가 아는 사람인가. 저런 사람 기억에 없는데. 쌍커플이 진하고, 눈 크고, 키 크고. 흔해빠진 인상이라 기억을 못하는 건가. 아님 진짜 김종인 말대로 관종인가. 그 사람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보니까, 손에 굳은살이 좀 있네? 더 살펴보기도 전에 4층에 도착했다. 아직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기 전. 문으로 반사되어 보이는 남자의 눈엔 슬픔이 차 있었다. 왜? 고개를 빠르게 젖혀 옆을 보았다. 그 눈 그대로 내가 있는 반대쪽에 있던 거울 속 자신을 보고 있었다. 나에게는 신경도 못 쓰는 채. 거슬리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내렸다. 김종인은 신경쓰지 말라며 앞서 갔고 나도 그런 김종인을 쫒아가다 뒤로 돌아보았다. 닫히는 문 사이로 보이는 남자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뭐야, 뭐하자는 거야.. 거슬리게 진짜. 아 몰라. 내 일 아니야. 저거 돈 되는 일도 아니야. 애써 마음을 다잡으며 김종인 옆에 섰다. 웬일로 다 준비해놓고 기다리고 있대? 답지들않게.
"피해자 민성환씨 살해사건입니다. 이름. 민성환. 나이 36세. 직업은 평범한 소기업 회사원이라고 합니다. 발견 장소는 자택이고 최초 발견자는 그의 옆집에 사는 김우진씨와 사모님인 김혜숙씨입니다."
"오, 바로 막내 넘겨주셨네요 이형사님?"
"아, 네. 저 왠지 승진한 것 같아요."
헤실헤실 웃으면서 말하는 이형사님은 정말이지 기뻐보이셨다. 아, 오형사도 칭찬해줘야지.
"오형사님 처음 하는 것 치곤, 상당히 안 떨고 잘 하시네요?"
"어휴, 말도마요. 이 새끼 이거 자문님 오시기 전에 엄청 외우더라니까요? 시끄러워 혼났습니다 아주."
귀여움에 웃음이 나왔다. 어이고 엄청 외워서 한 거였어? 귀엽네 진짜. 자자. 오형사를 보며 웃고 있던 나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김형사님. 김형사님은 나의 손목을 잡아 화이트 보드 앞으로 데려갔다. 그곳엔 현장 사진이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이건..
"걷기엔 좀 멀어서요. 우선 사진이라도 잔뜩 찍어 왔어요. 이걸로도 괜찮을까요?"
"아.. 감, 사합니다. 네, 할 수 있어요."
차를 못타는 나를 위한 배려 하나는 끝내주는구만. 김형사님이 있는 곳 반대쪽으로 선 김종인은 곧 나와 김형사님을 번갈아 보더니 큰 숨을 내쉬며 화이트보드를 보았다. 나도 눈치보던 것을 멈추고 화이트 보드를 보았다.
"저거. 저것 좀 떼어내서 자세히 좀 보여줘."
피해자로 보이는 분 사진을 내가 보는 척 살짝 김종인에게 기울여줬다.
"살인.. 확실하데?"
"이거 살인사건이 확실한 겁니까?"
"네. 사모님 되시는 분이 직접 목격을 했다고 했지만, 김우진씨가 부인을 해서요."
김형사님이 김우진이라는 사람의 사진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 이사람..?
"오형사님. 이 사람 혹시..?"
"네. 아침에 뵀던 분들 맞습니다."
사진 속 사람은 아침에 대판 싸우던 그 부한 남자였다. 그렇다면..? 피해자 사진을 보았다. 사진을 통해서도 보이는 그의 깡마름에 나는 확실하다고 느꼈다. 아침에.. 뭣때문에 싸웠더라..
"아침에 이분들이 싸우는 것을 봤습니다. 피해자가 용의자에게 일반적으로 털리, 아니. 당하고 있었습니다. 사유는 아마.."
"지금 주운 이 오만원이, 니것이냐? 내것이냐?"
"네. 00님 말씀대로 단지 그것때문에 싸우고 있었습니다."
"그, 그걸 왜 지금 말해..?"
"아.. 00님을 보니.. 생각나서.. 죄송합니다."
"아냐, 됐어."
흐음, 사유는 아마.. 라면서 나를 보았어. 이것은 내가 말하라는 무언의 신호? 그리고 나를 보니 생각이 났다..? 그러기엔 여기 이 피해자와 용의자 사진이 너무 실물과 똑같지 않나? 심지어 저 피해자는 오늘 아침에 입었던 옷과 같은데.. 흠, 어쩐지 오형사가 수상해졌다. 뭔가, 구려.
"너도 느껴? 저새끼 뭐 있는 것 같아."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뭐가 있긴 한데, 그게 선의인지 악의인지 모르겠네. 뭐, 그건 차차 알아가도록 해야지.
"신고는 사모님께서 했다고요?"
"네."
"사인은 뭡니까?"
"과다 출혈이라고.. 근데, 이게 되게 이상해요. 겉으로 하나도 다치지 않았어요. 근데, 갑자기 피를 토하더니 죽었다는 거예요."
"갑자기?"
"네. 사모님의 진술이 그랬습니다. 옆집 남자가 와서 뭐라뭐라 하니까 갑자기 피를 쏟더니 죽더라고 했습니다."
사건현장 사진을 다시 자세히 보았다. 과다출혈.. 하긴, 이정도 체형의 남자라면 충분히 죽을 정도의 양. 근데, 이해가 안되네. 그 사모님이란 사람. 용의자를 김우진씨로 지목을 했으면 완벽한 증거를 줘야지 뭐? 뭐라뭐라 하니까 죽어? 무슨 김우진씨가 호그와트 다니는 악랄한 마법사야? 주문 외우면 사람이 죽게? 어이가 없네. 그리고 또 어이가 없는 것은,
"그런거면 이거, 사고사 아니야?"
그래. 김종인 말대로 이건 거의 사고사 같았다. 아까 김종인이 말했었지? 이거 살인이 맞냐고. 그게 이상하다는 거야. 피해자는 지금 엎드려 죽어있어. 대충 보니까 갑자기 피를 엄청 토해내 놀람과 동시에 어지럼증에 무릎을 꿇었을 거야. 그걸론 지탱할 수 없게 한번 더 피를 토하고 몸이 앞으로 쏠려 두 팔을 뻗어 간신히 몸을 받쳤겠지. 근데 생각보다 피가 계속 나왔어. 그러다 과다출혈로 쓰러진거지. 그럼 이거는 사고사 아니야? 근데 왜 사모님이라는 김혜숙씨는 김우진씨가 확실하다고 말한걸까.. 김혜숙씨, 수상해..
"지금 사모님이든 김우진씨든 둘다 서로 좀 와주시라고 해주세요. 30분 텀으로. 이왕이면 김우진씨가 먼저 왔으면 좋겠네요."
"아, 네. 지금 바로 오시라고 전하겠습니다."
오형사가 휴개실로 통화를 하러 가고 남겨진 나는 다른 사진도 다 보았다. 부부사진이네? 되게 단란해 보이는군. 오? 신기하게 사모님이 권투를 좀 했나봐? 소규모 대회지만 나름 은상도 타고. 아, 10년 전이네.
"자식은 없는 거야?"
"자식은 없나봐요?"
"네. 남편, 아니. 피해자가 뭐, 무정자증이라던가.."
아, 그런 안된 일이. 그래서 자식이 없었군.
"그것도 있긴 한데, 원체 몸이 쇠약했데요."
그럼, 관계도 못 가질 정도로 쇠약했다는 거야? 그건 아닐텐데. 남자의 본능은 대단하다고. 시도때도 없이 들이대는 김민석만 봐도 답이 나오지.
"김우진씨 근처에 있으셔서 바로 올 수 있답니다. 근데 사모님은 장례식으로 바쁘다고 내일에서나 찾아올 수 있을 것 같답니다."
오형사가 다가와 말해줬다. 고개를 끄덕여주고 다시 화이트 보드를 보았다. 흠, 김우진 말 들어보면 뭐라도 나오겠지. 이건 김종인이 계속 보라고 하고 난 좀 쉬어야지.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아 시선을 천장으로 향했다. 곧 김종인이 그런 나의 시야를 방해하며 말했다.
"빨리 더 찾아. 농땡이까지 말고."
아오. 뭐 조금 쉬는 거 가지고 뭐라 그러냐. 벌떡 일어나니 집중되는 시선. 신경끄고 다시 화이트보드 앞에 섰다. 더이상 볼 거 없는데, 다 봤는데..
"왜 용의자는 이 사람 하나야?"
"왜. 용의자는. 이 사람. 하납니까?"
귀찮음에 나도 모르게 말이 툭툭 끊겨서 나갔다. 김종인은 그런 나를 보며 혀를 찼고 난 대답을 기다렸다. 그러나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뭐야? 왜 대답이 없어요?"
"...사모님이.. 완강하셔서.. 저희가.."
김형사님이 대표로 하는 말에 어이가 없었다. 아아, 그 사모님이란 분이 너무 완강하게 주장하셔서 얼떨결에 용의자가 된 김우진씨만 지금 용의자로 올렸다? 이 사람들이 어째서 강력 2팀인거야?
"참, 본인들이 생각해도 어이없죠?"
"....."
"사모님. 용의자로 올립니다. 이름, 나이, 관계, 사진까지. 다 붙여놓으세요. 난 그동안 저 사람이랑 얘기 좀 하고 올테니까."
팀원들의 시선은 이제 막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김우진씨로 향했다. 진짜 빨리 오셨네. 그를 살폈다. 가운데로 모여진 눈썹이 아래로 향해져 있다. 그 억울해보이는 눈썹에 인상이 억울해보일 정도였다.
"김우진씨 되시죠? 잠깐 저랑 이야기 좀 할까요?"
"네.."
김우진씨와 김종인과 함께 취조실로 들어왔다. 자리에 먼저 앉아서 앞을 가리키니 쭈뼛이며 와서 자리에 앉는 그였다. 김종인은 취조실을 잠시 돌아다니다가 내 옆에 와서 섰다. 곧 내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소심해 보이니까 너무 겁주진 말고, 속마음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해야돼."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취조하기 시작했다.
"이런 곳 처음이라 어색하시죠? 죄송해요. 저희도, 사모님이 워낙 완강하셔서 이렇게 할 수 밖에 없었네요."
"...."
"혐의는 금방 풀릴테니, 걱정마세요. 그럼, 아침부터 이야기해 볼까요?"
"저, 저는, 저는 진짜.. 억울합니다."
"알아요. 다 알아요. 이웃 주민의 죽음도 슬픈데 용의자로 몰리다니.. 저 같아도 상당히 억울할 것 같네요."
"맞아요.. 전, 전 그냥 옆집 사는 사람인데.. 형 집도 정말 오랜만에 간 거였는데.."
말이 더 이상 없는 김우진씨. 손이 덜덜 떨린다 했더니 어느새 어깨도 들썩이고 있었다. 그의 눈을 살폈다. 역시나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하, 이래선 뭣도 못하겠네. 울면 다 해결되는게 아닌데 말이야. 잠시만요, 휴지를 가지러 일어나려는 나를 붙잡은 건 김우진씨의 단 한 마디의 말이었다.
"결혼하고 2년 후. 집사람을 교통사고로 잃었습니다.."
가만히 멈춘 나. 딱딱하게 굳은 목을 돌려 김우진씨를 보았다. 울면서 하소연을 하고 있는 모습이, 그 사람과 겹쳐보였다. 씨발..
"그러던 어느날, 옆집에 성환이형네가 이사를 왔습니다. 놀랍게도 그 아내가 집사람과 닮았더군요."
"....."
"그래서, 그래서, 그러면 안되는데.."
"....."
"불륜을.. 저질렀습니다.. 그걸 성환형에게 걸린 후로, 한번도 마주친 적이 없었습니다.. 그 집과는.."
불륜... 불륜...? 죽은 아내를 두고 불륜..?
"하나만 물읍시다. 애는요?"
"이.. 있습니다.."
"애가, 있는데.. 죽은 집사람을 두고, 불륜..? 하, 불륜.. 좋던가요? 애는 안 보일만큼?"
"아, 아닙니다!! 애가 안 보이긴요..! 애가 보여서 그만 둔 겁니다..!"
애가 보여서, 그만 뒀다.. 아아, 그 사람은 애가 보이질 않으니..? 아, 아니야. 사적인 감정은 넣자. 그리고 그 사람은 그런게 아닐 수도 있어.
"사적인 감정, 넣어. 여긴 니 감정으로 용의자를 대해도 되는 곳이 아니야."
알아. 내 입모양을 본 건지 김종인은 입을 꾹 다물었다. 이를 꽉 깨물고 있던 터라 이가 아파왔다. 후, 참자. 그래. 난 프로파일러야. 저번에 혼자서 사건도 해결한. 아주 유능한 프로파일러야.
"그래요, 계속 얘기해보세요."
"아.. 그.. 그러다, 오늘 아침에.. 만났는데.. 형이 살갑게 구는 거였습니다.."
"...."
"그 모습에 저도 너무 안심했나봅니다. 작은 거로 싸운 것을 보니. 원래는, 제가 져야하는 건데.. 워낙 건강이 안 좋은 형이라.."
"건강이 안 좋아요?"
"예. 간이 안 좋아서 이름도 어려운 합병증이 있었습니다.."
간이 안좋고, 그때문에 합병증도 앓고 있다.. 좋은 정보네.
"아, 그럼, 사망추정시간에 뭐하고 있으셨습니까?"
"전, 저는.. 집에.. 있었습니다.. 그러다 아침에 형에게 못된 말이 한 것이 떠올라 사과하려고 형네 집으로 향했구요."
"그랬는데요?"
"그랬는데, 들어가서 제가 사과를 하는 도중에 갑자기 피를 토하며 쓰러지는 겁니다..! 전, 전 진짜 사과밖에 안 했어요..!"
저게 진짜야? 사모님 말이 진짜였어..? 진짜 어이가 없다.
"이쯤하자. 저 사람도 지쳐보여."
"이정도면 될 것 같습니다. 이제 가서 쉬셔도 좋을 것 같아요."
"예.. 저, 진짜.."
"네. 알아요. 괜찮아요. 김우진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분명히 밝혀질겁니다. 절 믿으세요."
"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김우진씨가 취조실에서 나갔다. 취조실은 밖에서 볼 수 있는 구조와 들을 수 있는 장치가 있는데 그것을 끄는 것은 내가 앉아있는 쪽 테이블 밑에 있었다. 나는 밑에 버튼을 눌러 혹시라도 누가 보고 들을 상황을 대비했다.
"그 사람도, 그런걸까..?"
"아니야. 다른 이유가 있을 거야. 고작 그딴 이유는 아닐거야."
"그렇겠지. 진짜 고작 그딴 이유는 아니겠지.."
심란해졌다. 김종인도 그런 나를 아는지 더이상 시비를 걸지 않았다.
***
정신적인 피곤함에 지쳐 잘 이야기 하고 서에서 나왔다. 뭘까, 이 개더러운 기분은.
"00님..?"
고개를 돌려 보니 오형사가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자 걷고 있던 속도를 올려 빠르게 뛰어와 내 앞에 섰다. 오형사는 곧 고개를 돌려 사람들이 바삐 자나다니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곤 다시 나를 보며 물었다.
"아까, 왜 그렇게 흥분하신 건지, 물어 봐도 됩니까?"
"아뇨. 안된다고 하면요?"
"좀, 슬플 것 같네요.."
"왜요?"
"그, 그건.. 저희는 같은 팀이지 않습니까.."
그의 귀여운 모습에 기분이 한결 나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다시 돋은 흥미에 어쩐지 이 사람과 더 이야기를 하고 싶어졌다. 어떻게 한다, 아.
"오형사님, 그럼 저 위로 해줄 생각 있으세요? 집에가면 더 우울해질 것 같거든요. 우리 카페나 가서 커피나 마실래요?"
"....."
"싫으신가, 그럼 하는 수 없구요."
"아니요..! 좋아서 그랬어요. 제, 제가 사겠습니다. 가시죠."
이럴줄 알았지. 아침에 보니까 나를 동경하는 게 보였거든. 작은 거 하나에도 우와, 하는게 심상치 않았지. 그런고로 내가 동경하는 사람이 커피 한 잔 하자는데 누가 마다하겠어.
"어쩌려고?"
김종인의 물음에 먼저 가라는 눈짓을 보냈다. 곧 김종인은 나와 오형사를 번갈아 보더니 발걸음을 돌렸다. 왜, 오형사에게는 아무런 반응이 없을까, 확실히 김형사님이네. 김종인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는 멍때리는 오형사의 손목을 잡았다. 당황한 듯 보이는 오형사를 끌고 근처 카페로 향했다.
***
"들어갈까요?"
"들어가시죠."
들어갈까요? 라고 묻는 말에 바로 문을 열어서 비켜주는 오형사다. 뭐랄까, 글에서 보고 배운 듯 그닥 자연스럽지 못했다. 이런 모습들도 귀여워 보이네. 차오르는 웃음을 참지 않고 내뱉었다. 나의 웃음에 오형사도 따라 웃으며 들어왔다.
새벽에 잠깐 왔던 비의 영향인지 선선한 날씨인데 카페 안은 에어컨까지 가동해 춥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하필 반팔이네. 살짝 팔을 쓸은 뒤 메뉴판 앞으로 가 메뉴를 골랐다.
"오형사님은 뭐 드실래요? 이렇게 봬도 제가 선배니까 사드릴, 게, 요."
나답지 않게 말을 더듬었다. 자기가 입고 있던 자켓을 내 어깨에 덮어주는 그의 세심한 배려 때문이었다. 감사합니다. 작은 나의 목소리를 들은 건지 아니에요. 라는 대답이 들려왔다. 이건, 배어있는 매너같은데. 도대체 뭐하는 사람일지 궁금해졌다. 그것은 곧 이 사람에 대해 알고 싶다는 거였다.
커피를 시키고 자리에 앉았다. 아직도 내 어깨엔 오형사의 자켓이 걸쳐져있었다.
"안, 추우세요?"
"아, 전 괜찮습니다. 추위 많이 타신다고 들었는데, 전 신경 쓰지 마십시오."
"오, 제가 추위타는 건 어떻게 알았을까요. 난 올해 초여름부터 이 팀과 함께해서 이 팀은 제가 추위 잘 타는 걸 모를 텐데."
"와, 역시.. 금방 들키네요. 실은 예전부터 00님이 인터뷰하신 잡지나 인터넷 기사 검색해서 많이 봤거든요."
언뜻 생각하고는 있었다. 내가 대중에서 보인 곳은 인터뷰했던 잡지나 기사뿐이었으니까. 근데 오형사는 왜 나에게 그렇게 관심이 많았을까, 첫눈에 반했다는 헛소리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네.
"그럼 오형사님은 제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으시겠네요? 그럼 오형사님도 정보를 주세요. 아, 이렇게 말하면 좀 그런가?"
"아뇨, 아뇨. 제가 지는 게 맞아요. 더 좋아하는 쪽이 지는 거라잖아요."
"우리 사이가 뭐라고 그런 관계가 성립될까요?"
"아실 텐데. 저 사실 00님 좋아해요. 예전부터."
겁나 화끈하네. 당황했다기보단 오형사에게 미안했다. 난 누구와 호의적인 관계를 가지기엔 시간도, 돈도 없는 사람이거든. 하지만 말이야, 나는 당신이 궁금해.
"친구하죠. 천천히 해요. 아는 사람에서 친구. 친구에서 연인."
"조.. 좋아요..!"
냅다 내지르는 그 목청에 깜짝 놀란 나였다. 그렇게 좋은가, 아님 거짓을 감추기 위해 더 크게 내뱉는 건가.
"오형사님이 큰 거 하나 터뜨리셨으니 저도 오형사님이 질문해주시는 거 답해줄게요. 다 물어봐요."
"...이런 말, 실례가 될 것 같기도 합니다만.. 귀신을 보신다고, 들었습니다."
"실례랄 것까지야. 자극적인 거 좋아하는 기자들이 한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순수한 면이 있네요, 오형사님은."
솔직하지 못한 건 내가 피곤해서다. 대충 보니까 이것 때문에 접근한 것 같은데, 알다시피 난 시간이 없는 사람이거든. 인간관계를 늘리느니 밖에 나가서 일을 더해 돈을 벌자는 게 나의 신념이라면 신념이니까. 이렇게 오형사의 검은 속내를 알게 되니 흥미가 뚝 떨어졌다. 이딴 일로 이곳에 있는 내가 답답해서 새어나오는 한숨에 오형사가 토끼눈을 뜨며 눈치를 보았다. 곧 우물쭈물 하는 말이 내 가슴에 꽂혔다.
"믿는 게 아닙니다. 실은.. 저도 보여요, 귀신."
그 말과 함께 진동벨이 울렸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오형사가 주문했던 커피를 가지러 갔고, 나는 그런 오형사의 뒤를 눈으로 쫒았다. 아니. 그는 거짓말이야.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귀신을 통과해 가는 것은 20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귀신을 보는 나도 못하는 짓이거든. 그렇다면 내가 귀신을 본다는 것을 어떻게 안 거지? 다시 증폭된 나의 흥미는 그가 자리에 앉을 때 최고를 찍었다. 오형사에 의해 앞에 놓여진 아메리카노는 안중에도 없었다.
"왜 제가 본다고 확신하나요?."
"그거라면, 이미 확인했습니다. 저번 사건 때, 화장실에서 다 봤거든요.."
아, 그건가보네. 센서등. 아씨.. 귀찮게 됐네. 최대한 아닌 척 해야겠다. 우선 오형사가 귀신을 본다는 건 거짓말이 확실해.
"..오형사님 귀신 본다는 거 거짓말이죠?"
"아니요, 저는 봐요."
"왜, 굳이 이렇게까지 하면서 나에게 접근하는지 모르겠네? 자꾸 이런 식으로 귀신 보는 사람 취급하면 기분 좀 상해요."
"...그렇다면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전 00님과 공감대가 필요해요."
"왜죠?"
"프로파일러시니까요."
저번에 용의자에 대하여 썼을 때부터 느낀 건데, 정리 더럽게 못하는구나? 귀신이 보인다는 것과 프로파일러가 뭔 상관이지? 또다시 답답해진 속 때문에 자연스럽게 미간이 좁혀졌다. 더 이상 대화하기 싫다는 표현으로 의자에 푹 기대버렸다. 이렇게 답답한 사람과 시간낭비하기 싫은데, 이런 나를 아는지 눈치를 보는 오형사였다. 그리고 여전히 내 눈을 피하는 곳에서 다른 속셈이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프로파일러 말고, 다른 건요?"
"아, 이건 진짜 진심인데요.. 가까워지고 싶어요."
"예?"
"잡지나 기사를 보면, 제대로 된 친구가 없으신 것같더라구요. 교묘하게 대답도 피해가시고. 제가 생각하는 00님은 항상 당당하시거든요. 솔직하시구."
아, 그건, 그래. 솔직히 누가 나와 친구를 해주겠어. 들이대는 사람들은 전부 나의 능력을 보고 다가와 놓고 내 능력 때문에 떠나간다. 정을 줄라 치면 떠나가는 그 개같은 사람 때문에 난 사람을 믿지 않는다. 그렇다고 귀신을 믿는 것도 아니지만.
오형사를 보았다. 내 눈을 똑바로 보며 말하고 있었다. 다른 건 몰라도 이건 그의 진심 같았다. 호기심과 필요성에 의해 알아가던 나라는 사람의 인간적인 모습에 가슴이 아팠나? 하지만 그것 가지고,
"그렇게 저와 친구가 되기 싫으시다면, 돈이면 되겠습니까? 제가 이렇게까지는 안하려고 했는데.. 이렇게까지 해야만 저를 올곧게 바라보실 겁니까?"
그의 말투가 급격히 변했다. 이제야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공과 사의 구분이 정말로 확실했다. 공과 사 사이의 줄타기 속 그는 결국 공쪽으로 떨어져 내렸다.
"아, 알겠네요. 비지니스다, 이거죠?"
"...네?"
"말투가 급격히 변하셨어요. 오형사님 그거 알아요? 오형사님은요, 진심을 말할 땐 요.로 끝나요. 근데 아까 수사할 때처럼 비지니스 관계나 거짓을 말할때는 다.로 끝나요."
"...그게 어떻다는 거죠..?"
"오형사님 말대로 저 사람친구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그들도 제가 싫은 거고, 저도 그들이 싫은 거고. 피차 싫은 관계 가지고 싶은 마음도 없고."
"..."
"차라리 잘됐네요. 비지니스라면 오형사님의 사리사욕 채워드릴 수 있어요. 나머지는 오형사님 몫이에요. 내 마음을 돌리느냐, 계속 비지니스로 남느냐. 오형사님 마음은 내가 생각했을 때 진심이었으니까."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동적으로 따라 일어선 오형사를 보았다. 당황했는지 얼굴 가득 당황홤을 띄운 채 나를 살피고 있었다. 비지니스라.. 그렇게까지 하면서 나와 진심으로 친해지고 싶다? 점점 그가 알고 싶어진다.
뭐하는 사람인지, 뭐하려는 사람인지.
▶ Bonus
당신은 항상 혼자였습니다.
어릴 적, 학창 시절, 청춘인 20세, 그리고 현재까지.
학창시절 까지만 해도 당신은 친구를 못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후부터 현재까지는 친구를 안 만들고 있습니다.
당신이 가장 공감하는 감정은 외로움입니다.
당신이 가장 공감 못 하는 감정은 우정입니다.
밥도 |
못먹게 하는 악덕 팀장이네요 준면이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쁜사라뮤ㅠㅠㅠㅠㅠㅠㅠ밥은 먹여가면서 일시켜라ㅠㅠㅠㅠㅠㅠㅠ 프로파일링만 하면 이렇게 분량이 넘쳐나네요..ㅎㅎㅎ 헐! 이 분량이 보통이라니...ㅂㄷㅂㄷ 나중엔 꼭 많다고 말하게 하겠어...ㅂㄷㅂㄷㅂㄷㅂㄷ
저는 이만 치맥을 먹으러 떠납니다!!1 그래서 일찍 올려욯ㅎㅎㅎㅎ 오예!!!! 츀힌이다!!!!!!
다음편은 백현이네요!!!(스포)
암호닉입니다!!!♥♥(언제나 받고 있으니까 가장 최근편에 [ 제로콜라 ]요런식으로 다가와 주세요!) 체리/까만원두/뭉이/오호랏/똥잠/구름/쉬림프/레모네이드/범블비/악마 괴물/궁디퍽퍽/선크림/바람둥이/안녕/매매/진블리/무당인듯무당아닌/도경수부인/별다방커피 코끼리/(코)라코/요맘때/정동이/콜덕/피큐PD/달수정/마틸다/비비빅/양양 뿅아리/네티큥/여리/아틸다/개구락지/립밥/바람개비/손가락/우리니니/빵 GG/바닐라라떼/하트./까꿍이/청바지/진블리/젤라/순수합니다/메리미/포뇨 윤혜/선물/가글/익인/야메/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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