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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 x 승관





Round 5. 수신자 vs 발신인

부제 : 한밤중에 한강은 어때




통통 맑은소리와 함께 체육관 바닥에 부딪히는 농구공이 승관의 손아귀에 들어왔다 빠지기를 반복한다. 그럴 때마다 승관은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하는 무의미한 반복을 한다. 한솔이한테 언제 사과하지? 나도 몰라. 김민규는 무슨 생각이지? 언젠 알았냐. 이러다가 절교하면 어쩌지? 그건 싫어.

최한솔은 왜 여자친구를 안 만들지?

거기서 대답은 다시 끊겼다. 농구공이 통통 소리를 내며 체육관 구석으로 굴러갔지만 승관은 멍하니 바닥을 주시했다. 걔는 왜 여자를 안 사귈까. 승관도 사귀어본 여자를. 마음만 먹으면 최한솔에게 안 넘어갈 여자가 없을 텐데도. 사실 과장 좀 보태서 한솔이 원한다면 콩팥 하나는 내어줄 여자들이 한 트럭이다. 이 근방 여고에선 '최한솔' 이름 석 자가 웬만한 아이돌보다 더 열화와 같은 호응을 만든다. 정말 그렇다. 그런데 대체 왜?

여자들은 주로 잘생긴 남자와 사귀고 싶어 하지만 이내 한숨을 쉬며 이런 말을 한다. 잘생긴 남자는 여자가 이미 있거나 게이랬어. 승관은 왜 이 말이 갑자기 떠오르는지도 의문이지만 더 큰 의문은 한솔이 딱히 여자를 싫어하는 것도 아닌데 누구를 사귄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누군가와 사귀면 그 사실을 민규나 저가 먼저 알지, 한솔 성격에 혼자만 알고 있을 위인은 절대 아니다. 그러면 대체 이유가 뭘까. 혹시 이미 마음에 깊이 담아둔 여인이 있는 걸까? 미국인? 승관은 상상으로 금발 머리에 글래머스한 어여쁜 미국인을 한솔 옆에 나란히 세워 본다.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 하긴 뭐 그럴 수도 있겠네. 드라마에 보면 어릴 때의 소꿉놀이 친구랑 나중에 이어지는 경우도 많고…."

"혼자 뭔 말을 그렇게 궁시렁대냐."

"어이쿠!"
 

정말 어이쿠,라는 소리를 내며 승관은 걸쳐 앉던 스탠드에서 부리나케 일어났다. 바로 승관의 뒤에서 귓가에 소곤댔던 민규는 민망했던지 머리를 긁적였다.

"내가 귀신이냐. 존나 놀라네."

"등치 산만한 니가 소곤대는데 누가 안 놀라냐."

"등치랑 귓속말이랑 무슨 상관."

"있어. 그런 게."
 

승관은 한숨을 쉬며 민규에서 어서 네 볼일 보러 꺼지라는 의미가 담긴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민규는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승관의 이마를 탁 쳤다.

"악!"

"병신같이 그깟 사과 할 기회 좀 놓쳤다고 이러냐? 어쩔 수 없었잖아. 교무실 불려갔다는데."


그렇다. 등교할 때까지만 해도, 아침 보충이 끝나고 한솔에게 사과하러 갈 생각에 뿌듯했던 승관은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좌절했다. 교무실 불려갔대. 5반 반장을 통해 사라진 한솔의 행방을 물은 민규의 문자는 간단했다. 하지만 그 일곱 글자를 접한 승관의 마음은 착잡했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 어서 이 무거운 마음을 떨치고 싶고, 오해도 풀고 싶은데.

그나저나 지금은 자신의 이마를 때린 민규의 일격에 그저 감탄스러운 승관이다. 누가 유유히 다가와 두개골을 쪼개놓고 간 기분이다. 무지막지한 힘을 사용해놓고 태연한 표정을 하는 민규를 승관이 사납게 째려봤다.
 

"와…. 김민규 힘... 와... 미친..."

"너 축 처진 거 꼴 보기 싫어서 좀 때렸는데 문제 있냐."

"그럼 힘내라고 하면 되지!"

"응. 승관이 돼지."

"이 씨…."

"씨 뭐?"
 

다시 민규의 손바닥이 올라가자 승관의 기가 한풀 꺾였다. 꺾여도 제대로 꺾였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하지만 승관은 누가 봐도 질 싸움을 재촉하는 멍청한 짓은 하지 않는 주의였다.

"씨...앤블루 컴백했대."

"......."

"......."

"병신."
 

이건 승관도 차마 부정할 수 없었다.



* * *



맷돌 손잡이를 뭐라고 부르는지 아는가? 어이라고 한다. 승관은 지금 그게 없는 상태였다. 틈만 나면 사과하러 한솔네 반으로 갔던 민규도 한솔이 자꾸만 사라지자 귀찮아진 것인지 그냥 다음에 하자고 차일피일 미뤄댔다. 승관은 책상에 판박이 스티커처럼 딱 붙어 떨어지지 않는 민규의 등짝을 내리치다 결국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 하여간 김민규는 김민규다. 그러나 승관은 이대로는 못 살았다.


"김민규가 저 짝이니 나라도 해야지."


그러나 한솔이 없는데 어떻게 사과를 한단 말인가. 한참을 고민하던 승관은 결국 정석 풀이를 쓰려고 샀지만 1년 내내 새것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공책을 한 장 뜯었다.


"T...o...한솔."


벌써 펜을 쥔 손가락 마디 하나하나가 오그라드는 기분이지만 승관은 손을 탈탈 털어내고 다시 펜을 쥐었다. 일단 스타트는 좋다. 그다음엔? 승관은 펜을 열심히 돌리면서 다음 말을 생각해냈다. 인사말로 가볍게 안부를 묻는 게 좋겠지. 안녕? 난 승관이야. 요즘 왜 너 답지 않게 처 바쁘니?


"...이건 아닌 것 같아."


승관은 수정테이프로 안부를 빙자한 시비를 죽죽 그었다. 한솔에게 편지를 쓰려니 진지함보다는 싸우고 싶은 파이터 본능이 올라온다. 이러면 안 된다. 자신은 이번 일에서 명백하게 을이고, 한솔은 갑이다. 그러니 무슨 일이 있어도 한솔에게 설설 기는 것이 좋다 이 말이다. 한솔의 심기를 건드리는 단어는 최대한 배제하자고 자신을 다독이는 승관이다.


"오늘따라 얼굴 보기가 힘들구나."


이건 좀 괜찮다. 승관은 정갈하게 열 맞춰 써진 자신의 글씨들(그래 봤자 아직 한 줄도 못 채웠다.)을 보며 뿌듯함을 금치 못했다. 다시 펜을 잡고, 승관은 골똘히 생각하다 바로 본론에 들어가기로 했다. 내가 그때 커밍아웃한 건 장난이었어. 여기까지 쓰고 승관은 점점 팔이 아려오기 시작했다. 하필이면 커다란 연습장에 깨알같이 글씨를 써서 화를 자초했다. 승관은 제 머리를 쥐어박으며 다시 쓰려다가 고개를 저으며 펜을 바꿨다. 시그노에서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쓰려니 좀 이상해 보이겠지만, 글씨가 갑자기 커졌다 한들 뭐가 중요한가. 중요한 것은 편지에 담길 자신의 마음이다. 승관은 그렇게 합리화했다.


"...끝!"


어찌어찌 쓰기는 다 썼다. 승관은 편지를 한 번 더 훑어보며 빠진 말이 없나, 혹시 말을 잘못 한 건 없나 체크했다. 이상은 없었다. 그러나 펜은 바꿔도 여백이 아직 많았다. 거리를 좀 두고 편지를 살펴보니 확실히 비어 보이는 느낌이다. 승관은 제 턱을 만지다가 다시 펜을 잡았다.


"우리 한솔이 얼굴 그려줘야지~"


나름 그림에 일가견이 있는 승관이기에 한껏 자신감이 실린 펜터치다. 한솔의 날카로운 턱과 오똑한 코, 사슴만한 눈을 그리고 나니 이건 누가 봐도 한솔이지 싶다. 승관은 거기다 한술 더 떠서 자신의 사인도 곁들였다. 뭔가 원래의 목적에서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그림인 것 같지만 아무렴 어떤가. 참 잘 그렸다. 저번 미술 수행평가에서 친구 초상화 그리기에 이걸 제출했으면 아마 A+은 따놓은 당상이었을 텐데. 하필이면 그때 모델이 민규여서 자신의 그림이 B-를 받은 뼈아픈 경험이 있는 승관이다.

모델이 좋으니까 그림이 산다 살아. 승관은 고개를 끄덕이며 정성스레 쓴 편지를 조심스럽게 접었다. 편지봉투 따위는 없으니 쪽지 모양으로 예쁘게 접는 게 최선이다. 쪽지 위엔 '잘생긴 한솔오빠♡'라고 써서 끝까지 한솔에게 샤바샤바하는 자세를 잊지 않는다. 승관은 만족스럽게 접힌 쪽지를 들고 야자가 시작하기 전에 한솔의 반으로 바쁘게 향했다.


"크흠!"


무슨 일인지 한솔이 자리를 비웠다. 나이스 타이밍. 한솔네 반에 워낙 자주 오가는 터라 아는 얼굴들에게 인사를 하고 헛기침을 했다. 민규가 미리 지시한 암호같은 거다. 참 걔는 이런 유치한 걸 좋아해. 생각은 그렇게 하면서도 민규의 말을 곧이곧대로 따르는 승관이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피지컬의 차이를 염두한 본능이라고 해두자. 승관은 미리 민규에게 부탁해둔 대로 한솔네 반장을 불러내어 품 안에 감쳐둔 쪽지를 꺼냈다. 반장과 승관의 비밀스러운 눈빛이 오간 뒤, 승관의 손에서 반장의 손으로 쪽지가 옮겨지던 찰나였다.


"지금 뭐하냐."

"어…?"

"부승관. 너 나한테 할 말 있지?"

"아니, 그, 여기 쪽지에다 내가 적…."

"네가 없어도, 나는 있어. 따라와라."


한솔은 그렇게 가방을 들고 밖으로 향했다. 반장과 동시에 어리둥절해진 승관은 에이씨, 하며 쪽지를 제 주머니에 쑤신 뒤 한솔을 뒤쫓았다. 쪽지만 주고 바로 집에 가려던 차여서 가방을 갖고 나왔길래 망정이지 하마터면 한솔을 놓칠 뻔했다. 하여튼 쟤는 화나면 아주 지 맘대로야. 승관은 툴툴대며 가방끈을 고쳐잡았다. 아, 뭔가 잊은 게 있는지 승관이 다시 뒤를 돌았다.


"반장아, 땡큐! 열공쓰!"


마지막까지 주변 인맥 관리 역시 철저한 승관이다.



* * *



타라고 해서 타긴 탔다만 아무래도 영 찝찝한 승관이다. 퀵보드는 잘 타도 자전거엔 영 젬병이라 자전거로 등하교하는 한솔에게 종종 얹혀가곤 했다. 이를테면 버스가 만원이라던가, 비가 갑자기 내린다거나, 혹은 지각을 했다거나. 한솔이 약간 핸들 쪽으로 몸을 당겨 앉으면 승관은 못 이기는 척하며 날름 뒷자리에 탑승했던 적이 부지기수다. 그러나 지금은 그 불가피한 상황과는 다른지라, 한솔이 페달을 밟는 횟수만큼 마음이 불편해진다.


"근데 지금 어디로 가?"

"시끄럽고, 도착하면 알아."

"그래도 여긴 우리 집 쪽도 아니고 너희 집 방향, 응, 알았어. 닥칠게!"


째릿, 하고 눈에서 레이저를 뿜어대는 한솔 앞에서 기가 팍 죽은 승관이다. 그 모습이 꼭 강아지를 닮았다고 생각하는 한솔이다. 교문에서 좀 더 걸어 나오니 바로 큰 길가다. 평소와는 다른 루트에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는 승관이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한솔은 앞만 보고 간다. 주변에도 학교가 파한 여고생들이 거리로 많이 나온 터라 한솔이 가는 길엔 이목이 쏠린다. 승관은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다 괜히 한솔을 안은 두 손에 힘을 더 싣는다. 한솔의 어깨가 승관도 모를 정도로 작게 파르르 떨렸다.


"...야."

"응?"

"...아니다."


왜 말을 하다 말아, 싱겁게. 평소같으면 싱거운 마무리에 소금 치는 흉내를 냈을 승관은 날이 날인지라 조용히 숨을 죽였다. 대신 승관은 툴툴대며 한솔의 너른 등에 얼굴을 묻었다. 킁킁. 너 다우니 써? 돌아오는 대답이 없자 승관은 심술이 나 등에 코를 비벼댔다. 좀 간질간질할 거다. 이미 자신이 잘못한 일은 새까맣게 잊어버린 승관이다.

얼마나 더 갔을까. 승관이 살짝 졸다가 고개를 드니 익숙한 한강이 옆에 딱 펼쳐져 있다. 난데없이 한강이라니! 승관은 멍하니 한강 위를 부유하는 오리배를 바라봤다. 도통 한솔의 의중을 알 수 없다.


"내려. 여기야."

"아, 여기 그때 우리…."

"응. 중학교 졸업식 날 왔던 곳."


어쩐지 익숙하다 했다. 한솔은 자전거를 세우고 바구니에서 맥주 두 캔을 꺼냈다. 이것도 익숙한 것 같은데? 그때는 눈 오는 날, 따뜻한 캔커피를 두 개 가지고 왔던 한솔이다. 나이 먹고 발전했네. 장난스레 한솔의 팔을 툭 쳤지만, 표정이 너무나 담담한지라 머쓱해진 승관이 맥주 한 캔을 낚아챘다.


"그때 여기 눈 많이 왔잖아. 앉을 곳이 없어서 결국 마이 깔고 앉은 거 기억나냐?"

"...응. 너 콧물 흘리고 그랬잖아."

"하필 기억해도 콧물을 기억하냐, 드럽게."

"너 나한테 말한 거 아직도 생각나. 초등학교 때는 그냥 보호해줄 동생 같았는데, 중학교 때는 내가 부쩍 커서 혼란스러웠다고."
 
 
내가 그랬었나. 말끝을 흐리며 얼버무리는 승관이다. 직접 말했었을 줄은 몰랐다. 근데 이걸 왜 말했지. 조금 창피해진 터라 괜히 맥주를 따서 벌컥 들이켰다. 캬아, 날씨 좋고. 승관은 코를 훌쩍이며 맥주를 꽉 쥐었다. 한솔도 술을 마실 줄이야. 하긴 이 나이에 술 안 마시는 남고생이 있다면 그건 천연기념물로 지정해도 된다.


"......"

"그래서 앞으로는 서로 든든하게 지켜주는 친구 먹자고."

"새끼, 제법이네. 다 컸어, 그걸 다 기억하고."


조금 감동받은 승관은 콧잔등을 긁으며 한솔의 등을 두드렸다. 그랬다. 그 이후로 둘도 없는 친구 사이, 혹은 서로 죽이지 못해 안달난 원수 사이가 되었던가. 한솔은 피식 웃으며 맥주를 땄다. 교복 입고 술을 마시는 건 위험하지만, 사방이 어두워서 괜찮을 것 같다. 한솔은 맥주를 한 모금 마시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내가 어제 한 말은 잊어."

"어……?"

"그냥 무시해. 신경 쓰지도 말고, 상처받지도 말고."

"야, 최한솔."

"뭐."

"...미안해."


드디어 말할 때가 왔음을 짐작한다. 역시 친구 좋다고, 지금까지 한솔은 자신이 어떤 길로 간다한들 항상 곁에 있어줬다. 중학교 때, 일진 형들에게 잘못 걸려서 호되게 맞을 뻔했을 때도 한솔덕분에 살았다. 여자친구의 갑작스런 이별 선언에 급격하게 하락한 성적도 저 대신 부모님께 변호해주던 한솔이다. 어쩌면 승관은 초등학교 때에 멈춰서 자신이 한솔에게 해줬던 것만을 기억하고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는 후회가 들었다. 승관은 고개를 툭 떨구며 입술을 앙다물었다. 맥주를 감싼 두 손만 하염없이 달싹일 뿐, 평소 승관답지않은 모습에 한솔은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뭐가?"

"나...... 아니야."

"What?"

"나 그 형이랑 사귀는 거 아니야!!"


승관은 미안함에 울음을 왕 터트리며 팔에 얼굴을 묻었다. 동시에 한솔의 손에 있던 맥주가 잔디밭으로 툭 떨궈졌다. 또르르 굴러가며 그 안에 있던 많은 양의 맥주가 왈칵 쏟아졌다. 승관은 그 모습을 보며 역시 많이 화났구나 싶어 얼굴을 더 깊게 묻었다. 왜 그랬지. 후회만이 머릿속에 팽팽 돌았다. 한솔의 표정을 확인하기가 무섭다.


"부승관."

"......."

"승관아."

"...왜?"

"It seems like hope is not always a waking dream."


보통은 쌍욕이 나와야 정상 아닌가. 나지막하지만 의외로 다정한 한솔의 목소리에 놀란 승관이 멍해진 얼굴로 고개를 살짝 들었다. 얼굴이 완전히 콧물과 눈물로 범벅되어 있지만, 한솔은 그저 웃기만 했다. 승관은 아직도 맺혀있던 눈물을 훔쳐내고 한솔의 말을 되짚었다. 영어로 뭐라 뭐라것 같긴 한데 그게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다. 평소에 영어 좀 해둘걸. 억양이나 톤으로 봐선 욕은 하지 않은 것 같은데 그렇다고 확실하게 알 수는 없으니. 이럴 때만 혼혈 티를 내는 한솔이 밉다. 그래도 지은 죄가 있어 승관은 몇 번이고 곱씹다 한솔의 소맷자락을 살짝 당겼다.


"뭐라고?"

"못 알아들었으면 말고."

"암튼 싸가지……."

"눈물 좀 닦아라. 콧물도."

"응. 니 팔뚝 굵다."


승관은 언제 그랬냐는 듯 눈물을 닦고 한솔의 등을 팡팡 쳤다. 한솔이 아무 말 없는 거로 봐선 괜찮다 싶어 안도한 것이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애꿎은 맥주는 왜 바닥에 떨궜냐고 타박이다. 한솔은 어깨를 으쓱하고 승관의 손에 들린 맥주를 낚아채 자전거 쪽으로 달려갔다. 설마? 승관은 허망하게 빈 제 손을 움켜쥐고 이를 아득 물었다.


"내 꺼 내놔, 이 도둑놈아!"

유유히 자전거를 타고 도망가는 한솔의 뒤를 쫓는 승관의 발걸음이 아침의 그것처럼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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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러스입니다. 3일만인가요? 빨리, 그리고 많이 써서 돌아왔습니다. 반겨주십쇼 흑흑
한솔이가 안 빡치네요? 네 왜냐면 가능성을 엿보았기 때문이죠... 그 형이랑 안 사귀니까, 나에게도 희망이 있구나!^^ 귀여운 한솔쓰...
독자분들이 자꾸 얘네 삽질한다고 하시는데 제가 이 글을 구상할 때 염두한 게
동갑내기의 배틀 호모 + 친구와 연인 사이 경계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 = 삽질인지라 네버 엔딩 삽질이라고 보시면 편할 듯 합니다.
그래도 언젠가 이어지긴 이어지니 기대해주시고ㅠㅠ 지금은 아직 한솔이가 제 마음을 깨닫는 시기이기 때문에...
 
그리고 저 이제 노트북 삽니다!^^ 그러니 더 글 쓸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날 것 같지만은
한국사 시험 준비도 앞두고 있는 지라 연재 텀에 큰 변화는 없을겁니다 그래도 저번같은 장기 휴재는 없으니 염려 마시구 즐겨주십시오ㅠㅠㅠㅠ
읽어주시고, 감상평 남겨주시는 모든 분들 대단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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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사각입니다!! 승관이 너무 귀여워요ㅠㅠㅠㅠㅠ 왜 울고 그러는갑 ㅠㅠㅠ 이와중에 울다가도 다시 돌아와서 장난치는것도 짱귀고 ㅜㅠ 엉엉 사과하려는거 까먹는것도 넘나 귀여운것...☆ 한솔인.므ㅓㄴ데 담담한지 하 설렌다 다음퍈도 기대할게여 자까님
8년 전
독자2
와 오늘은 두번째에요!저 영어의 뜻은 뭔가요?아무튼 둘이 언제쯤이면 삽질을 멈추고 서로 좋아한다고 고백할까요?ㅠㅠㅠ
8년 전
독자3
ㅠㅠㅠ신알신보자마뛰어왔어요!!재밌게 보고갑니당♥
8년 전
독자4
와!!!! 이거슨... 꿀잼!!! 기대합니다!!!!♡♡
8년 전
독자5
다...다음편!!! 너무재밌어요ㅠㅠ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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