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인이와 백현이는 이제 사귄 지 5년 째에 접어든 커플이야.길자면 길고,짧다면짧은 시간을 같이 지내왔어.싸우기도 많이 싸웠었고,서로 의지하기도 많이 의지했었지.둘 다 부모님의 반대로 서로 집을 떠나자라고 마음을 먹은 날 이후론 뵌 적이 없기에 더했어.돌아갈 곳이 없으니까 말이야.둘에게 남은 건 서로뿐이였던거지.백현이는 이런 생활에 만족하진 않지만 최선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어차피 부모님이 허락해 주실거라곤 생각하지 않았어.백현이의 부모님은 원래도 엄격하셨거든.보수적이셨지.그런데 종인이는 달랐나봐.집을 떠나와 동거를 시작하고 두 해가 지났을까.어느 날부터 백현이에게 불만을 드러냈었어.그 때마다 백현이는 그런 종인을 어르고 달랬었지.시작할 때부터 알고 있던 것 아니였느냐고 말이야.종인이는 그런 백현의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우리가 시작한 것을 후회한다고 말해.백현이는 종인의 말에 가슴이 아프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후회한다고 달라질 것이 무어냐며 웃으며 종인의 출근 준비를 도와.잘 갔다오라고,자지않고 기다리겠다고.그렇게 웃으면서 출근하는 종인에게 말해.이런 말을 하는 날은 종인의 퇴근 시간이 늦어지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야. 그 날도 어김없이 종인은 수진을 만나.수진과는 백현과의 관계에 대한 고민을 상담하면서 알게 된 사이야.많지는 않지만 그녀와 잠자리도 가졌었어.늘 자신에게 웃어주는 백현에게는 미안하게 생각했지만 요즈음 종인은 수진의 집을 찾아가는 날이 늘었어.백현과는 다른 매력을 그녀에게서 느낄 수 있기 때문이였지.아무래도 여자는 남자와는 다른 느낌을 가지고 있기도 했고 자신의 말끝마다 그것은 아니다,이렇게 하는 것이 더 낫다.라며 가르쳐드는 백현과는 달리 고분고분 저의 말을 따라주고 들어주는 수진이였기도 했어.어김없이 제게 달려드는 종인을 수진은 밀어내지 않고 오히려 더 안겨오지.이렇게 안겨오는 품도 역시 백현과는 달라.조금 더 말캉하고 조금 더 부드러워.종인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겠다는 백현을 머릿 속에서 지운 채 수진의 집에서 밤을 보내지. *** 여태껏 너를 좋아해서 미안해,그리고 종인아.결혼,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