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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루민 Purple line



 여긴 어디일까. 굳게 김겨있던 눈이 천천히 띄이자 시선에 만연한 것 이라고는 누렇게 변한 용액들만 둥실 떠다니고 있을 뿐 이였다. 아, 난 지금 관 속에 있지. 눈알을 굴리며 양쪽 팔에 달린 호스들과, 등 뒤로 느껴지는 연결부의 촉감을 느끼며 천천히 고개를 움직였다. 시선의 끝에 누렇게 보이는 구두가 보였다. 움직이지 않는 고개를 억지로 들어 천천히 내려다보자, 남자가 멋들어진 미소를 지으며 붉은 스위치를 누르는 모습이 보였다. 누런 용액이 저장 탱크로 빠지고, 호스들과 연결부가 떨어져 관 속에 남은 혼자가 되었다. 유리는 투명했고, 매우 차가웠다. 딱딱한 바닥에 발을 디디고 스자 곧잘 휘청 했지만, 다시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제야 제 색이 만연한 자리를 찾은 기분이였다.


 루한. 남자는 루한이라고 불렀다. 그럼 이제 루한이 되는건 하나뿐인 내가 되는 것이다. 루한. 축하해. 남자의 말에 웃어야 되는지, 울어야 되는지 의미를 잘 깨닫지 못했다. 루한이라고 불린 나는 그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한걸음, 두걸음 걸어 나갈 뿐 이였다. 그동안의 나는 누구였으며, 이 남자는 누구고, 왜 여기에 있는 것인가. 나는 첸이야. 자신을 첸이라고 소개한 남자는 커다란 타월을 루한의 몸에 둘러주며 체온을 유지시켜 주었다. 이제부터, 이야기가 시작될꺼야. 의미심장하게 들려오는 첸의 말에 루한의 고개가 갸웃 돌아갔지만, 아직 모든걸 깨달아 가지 못할 시간이기에 그저 입을 다물고 천천히 행동할 뿐 이였다.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아. 루한은 많이 힘든지 드문드문 말을 끊어가며 이야기했다, 그러고 보면 잠든 시간 동안 꿈을 꾼 것 같기도 했다. 하늘은 하늘색이 아닌, 피물색으로 만연했다. 사람들은 온통 자신만 보고 있었으며, 공중에 떠있는 시선을 마주했다. 아직은 희미하기만 한 기억의 한조각 일 뿐이지만, 나중엔 하나 하나 다 맞춰지리라. 첸은 원래 그런거라며 루한의 말에 대답했고, 자신만 믿으라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루한이 서 있는 공간은 온통 하얗게 칠해져 있었다. 정상적인 공간은 아닌것 같다. 처음으로 루한이 생각해낸 결론 이였다.



 "첸."
 "응?"
 "... 다시, 만나고, 싶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만나고 싶어. 백금빛 머리칼에서 뚝뚝 떨어지는 누런 용액을 손으로 닦아내며, 루한이 중얼거렸다. 첸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 않는게 정상이였다. 모든게, 말이 되지 않는 이야기들 투성이 였으니까. 마실것을 가져오겠다며 자리를 뜨는 첸의 뒤통수를 바라보는 루한의 눈에 차가운 것이 뚝 맺혔다.



첸은 루한에게 하얀 옷을 입혔다. 루한은 자신의 방이라는, 처음 보는 공간에서 멀뚱히 첸의 보살핌만 받고 있었다. 창문이 없었다. 루한은 다른 곳으로 통하는 통로를 보고 싶어 했지만, 이 곳엔 창문 하나 없었다. 온통 네모난 상자들이 천장에 둥실 매달려 있기만 했다. 신경쓰지마. 첸은 루한을 안심시켰다. 검은 렌즈가 자신만을 쳐다 보는 듯 했다. 첸, 창문을, 보고, 싶어. 드문드문 나오는 루한의 말에 첸은 고개를 저으며 나중에 보여주겠다고 했다. 아직은 안된다고 생각했다. 나풀거리는 옷을 만지작 거리며, 루한은 눈을 도록도록 굴렸다.


 다른 세계에 온 기분이 들어. 루한은 말을 하지 않고 속으로 되뇌였다. 엉뚱한 세계에서, 말도 안되는 문을 열어준 것 같아. 루한은 가만히 손을 들어 그 끝을 보았다. 해답이 나올것 같지는 않지만 뭔가 알려줄 것 같은 모양새였다. 손이 천천히 돌아가고, 루한의 눈동자도 돌아갔다. 모든게 하얗기만 했고, 시간은 지루하게 흘러가기만 했다. 그저 나가고 싶다고, 중얼거렸다. 첸이 허락해주지 않을 거란 건 뻔하게 알고 있었다. 왜 내보내 주지 않는걸까. 하얀 가운을 입은 첸의 뒤통수를 떠올리며 루한은 의문을 품었다. 항상 앞모습 보다는 뒷모습을 많이 본 것 같았다. 왜그럴까. 첸은.



 '있지. 엉뚱한 세계는 생각보다 순진하게 문을 열어주었어.'



 루한의 뇌리에 이상한 목소리가 스친건 한순간 이였다. 얇고 봉봉 뛰는 목소리. 자신의 것은 아니였고, 더군다나 첸의 것도 아니였다. 루한의 손이 귀를 만지작 거렸지만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제는 하얗기만 한 방이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빨리 여기서 벗어나고 싶다. 첸한테 빌어보기라도 할까. 루한의 손이 목을 타고, 옷 위로 미끄러져 허벅지 위로 안착했다. 다시 만나고 싶다. 이번에 루한은 말을 더듬지 않았다. 또렷하게 들리는 목소리엔 간절함과 불안함이 섞여 있었다.


 다시 들어가야 해? 첸의 손을 잡고 이끌려 나온 곳은, 자신이 처음 눈을 뜬 곳 이였다. 첸은 그렇다며 루한의 옷을 천천히 벗기기 시작했다. 큰 유리관으로 루한을 들여넣는 첸의 손길이 분주했다. 멀뚱히 서서, 유리관 너머의 푸른 세상을 보는 루한은 문득 피물색 하늘이 생각났다. 그때, 자신은 혼자가 아니였다. 한쪽 손에, 누군가가 자신의 손을 잡고 있었다. 크지는 않았다. 보드라웠고, 따뜻했으며, 절대 잘못되지 않을거라는 결심같은게 담겨 있었다. 그만큼 서로의 손을 꽉 쥐고있었던 것 같았다. 준비, 다 됐어. 첸의 말을 끝으로 붉은 스위치가 눌려졌고, 누런 용액이 다시 유리관  안에 한가득 채워졌으며, 호스와 연결부가 다시 이어졌다. 루한의 눈이 자동으로 감겨졌다. 감기 싫어도, 불가항력의 어떤 이였으리라.



 '시우민. 너무 빨라!'



 어린 루한의 목소리가 들렸고,



 '루한. 빨리와!'



 어린 어떤 소년의 목소리가 루한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시우민!'



 시우민, 작은 손의 이름인가. 루한은 자동으로 입에서 튀어 나오는 이름에 대해 생각했다. 지금 여기는 어디고, 왜 나는 저 소년을 따라가고 있는걸까. 죽을만큼 숨이 차지는 않았지만, 루한은 턱턱 막혀오는 목 끝에 속도를 차차 줄여가고 있었다. 거기까지가 전부였다. 하늘은 푸르게 반짝였고, 태양은 쨍쨍했다. 이건 그의 옛날 이야기다. 달리던 루한의 발이 멈췄고, 소년은 루한의 앞에 존재하지 않았다. 아스팔트가 끈적하게 녹아 루한의 신발에 달라 붙었다. 루한은 느꼈다. 자신이 모르는 단편적인 기억이 사라진 것 같다고. 어서 이 꿈에서 깨기를 바랬다. 첸이 보는 유리관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아직은, 어려웠다.


 루한, 무슨일 있어? 관에서 나온 후, 첸에게서 들은 말이였다. 괜찮, 아. 루한은 커다란 타월을 뒤집어 쓰며 말했다. 뭔가 자신이 더 성장한 느낌이였다. 천천히 눈을 감았다 떴다. 손가락 마디마디가 길어졌고, 발도더 커졌다. 첸. 나, 큰거야? 루한의 말에 첸은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마. 나쁜건 아니니까. 첸의 말에 괜스레 안심이 되는 루한이였다. 입에 달려있던 산소호흡기의 감촉이 되살아난 느낌 이였다. 시우민이 누굴까. 자신이 죽을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해 쫒아다니던 앳된 소년.



 '첸.'
 "응?"
 "... 시우민이, 누구야?"



 내가 계속 이름을 불렀어. 시우민, 너무 빨라. 시우민. 루한의 말에 첸의 표정이 굳어버렸고, 손에 들려있던 펜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툭, 데구르르.



 "루한."
 "왜?"
 "아직은 몰라도 되는 이름이야. 잊어버려. 시우민은 아무도 아니니까."



 아, 그런, 거였어? 루한이 눈을 고르게 떴다. 왜 내가 죽기살기로 뛰었을까. 그렇게 소중한 사람이 아니였다면. 루한의 머리에 손을 얹은 첸이 말했다. 괜찮아. 의심하지마. 루한이 상상하는 모든건, 일어나지 않으니까. 씩 웃어버리는 첸의 말에 루한도 안심이 되었다. 그래도 잊어버리지는 못할 것 같아. 시우민이라는 그 이름을 말이야. 자신의 방으로 향하며 루한은 웃어보이지도, 그렇다고 절망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이지도 않았다. 루한이 가버린 자리에 남아있던 누런 용액을 닦아내며 첸은 중얼거렸다. 아직 눈치를 채서는 안되는데, 라고.



 
 지금 몇시지. 소년은 그저 중얼거릴 뿐이였다. 놀이터에 앉아있는 다리가 덜렁거렸다. 햇볓은 넉살좋게 비춰지고 있었고, 구석엔 고양이가 야옹거리며 뽈뽈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여름은 귀찮아. 안그래? 소년의 말에 옆에 있던 소년도 같이 웃어버렸다. 화단에 흐드러지게 핀 수국이 바람에 나풀거렸다. 소년의 발치에 다가온 고양이를 안아들고 부드럽게 쓰다듬자, 고양이는 몸을 틀며 냐아 거렸다. 저 앞엔 횡단보도가 있고, 일정한 시간을 기점으로 사람들이 다니기도 하고, 차가 다니기도 한다. 신기한건, 사람과 차들이 번갈아 가면서 지나다닌 다는 것이였다. 고양이는 금색의 눈을 반짝이며 소년의 무릎에서 뛰어내려 인파 속으로 사라졌다. 소년과 소년은 수다를 떨던 중에 고양이의 존재를 인식하고 놀이터에서 뛰어 나왔다. 무시무시한 일은 그때 일어났다.


 끼익 하는 굉음이 들려오고, 그때 날아오른 건 소년과 소년이였다. 하지만 소년과 소년은 지금 놀이터에서 그것을 바라보고 있다. 이상했다. 세상에 자신이 둘일 리는 없으리라. 사람들은 멍하니 위에만 올려다 보고 있었고, 차들은 도로에서 혼잡하게 서로를 쳤다. 날아오른 소년과 소년은 손을 마주잡고 있었다. 나 무서워. 소년의 옆에 있던 소년이 서있던 소년의 손을 꼭 잡아 쥐었다. 말해봐. 너는 네가 맞는거야? 손을 잡은 소년이 씩 웃으며 말했다. 나는, 나는. 다른 소년은 대답하지 못했다. 그냥 눈을 감아버리자 어디론지 모를 수렁으로 빠진 것 같았다.


 얼핏 본건 피물색 하늘이였기도 했다. 손에 남아있던 온기는 사라지고, 소년은 소년을 잃은채 어딘가에 붕 떠 있었다. 나는, 누구야? 소년이 눈을 뜨자 모든것은 허상이라는 듯 바람처럼 사라졌다. 아아. 할 수 있는 말은 이것 뿐 이였다.



 첸은 계속 루한을 바깥으로 내보내지 않았다. 첸. 왜 내가 나가면 안되는 거야? 루한의 말에 첸은 계속 침묵으로 일관했다. 루한이 말을 걸려 싶으면 차트를 보거나 바쁘다며 다른 곳으로 사라졌다. 하얗기만 한 공간은 재미 없어. 루한은 중얼거렸다. 여긴 연구소 같은 곳인가. 하얀 벽면엔 하얀 문들이 빽빽이 들어 차 있었다. 가끔 보는 사람들은 첸과 같이 하얀 가운을 걸치고 자신들의 목적만을 향해 바삐 걸어가고 있었다. 루한을 신경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저 사람들은 눈이 텅 빈것 같아. 생각이 없어. 하얀 옷에 검은 바지를 입은 루한은 당연히 사람들 사이에서 튀었다.


 어느날, 첸이 잠든 사이에, 루한은 조용히 눈을 떴다. 창문이 없어서 지금 몇시인지는 몰랐지만, 아주 조용한 것을 보면 새벽이라는 게 틀림 없었다. 새벽. 자신은 새벽을 좋아했다. 루한이 찾은 아주 단편적인 기억들 중 하나겠지만, 그래도 루한은 좋았다. 하얀 옷과 검은 바지를 그대로 입고, 루한은 어지러운 공간의 입출구로 향했다. 의외로 센서는 간단했다. 첸의 주머니에서 몰래 연구원증을 빼낸 루한은 센서기에 연구원증을 통과시켰다. 



 '가장 약한 사람을 그 안에 가둬둔 거잖아요. 그게 너무 미안했어요.'



 연구소같은 안을 뽈뽈거리며 돌아다니던 루한은, 큰 방에서 나오는 첸의 소리에 목소리를 죽일 수 밖에 없었다. 가장 약한 사람이 누굴까. 미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루한은 숨을 죽였다. 복도의 불은 모두 꺼져 있었고, 모두 각자의 할일을 하느라 바쁜 모양이였다. 아무렴 어때. 루한은 숨을 잠시 멈췄다. 문 사이로 나오는 불빛에, 먼지들이 부유하는게 선명히 보였다. 이제는 꺼내주고 싶었는데, 자꾸 잡히지가 않더라고요. 그렇게 만든게 저라는걸, 들키고 싶지는 않아요. 왠지 첸의 말에는 미안함과 소유욕이 묻어났다. 첸, 무서워. 루한은 그렇게 느겼다.


 이 곳은 지하에 있었다. 문이 여러겹 열리면 바로 엘리베이터가 드러났고, 고속으로 지상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는 그렇게 어지럽지는 않았다. 지금 나가서, 나는 어떤걸 찾아야 하지. 루한은 시우민이라는 소년에 대해 아는게 없었다. 얼굴도 희미했다. 하지만 왠지 나가고 싶었다. 띵 소리와 함께 멈춘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고, 그 안을 나오자 시멘트 공기가 훅 끼쳐왔다. 첸의 신분증을 사용했으니 경보는 울리지 않으리라. 자동문이 저절로 열리고, 어슴푸레한 하늘이 드러났다. 나뭇잎이 강한 바람에 흐드러졌고, 공기는 차가웠다. 루한은 그때 느꼈다. 내가, 살아본 적이 있는 곳 이라고.



 "신기하다. 여기서도 사람이 나오나요?"



 키가 큰 남자가 루한을 향해 걸어오며 말했다. 아아, 나는 지금 혼자였지.



 "위험한 사람은 아니에요. 위에서 감시를 스라고 해서. 여기서 나온거 보니까 연구원이에요?"



 연구원. 첸. 루한은 멀뚱히 서 있다가 첸의 연구원증을 남자의 얼굴로 들이밀었다. 아. 이사람, 어디서 본것 같은데. 루한은 흠칫했다. 첸이랑, 아는, 사이에요? 드문드문 말을 끊어서 하는 습관은 아직 고쳐지지 않은 모양이였다.



 "첸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있어요. 여기 국과연 수석인데. 몰랐어요?"



 그나저나 이건 어떻게 빼온 거래요. 남자는 신기하다는 듯 연구원증을 들고 이리저리 살펴 보았다. 남자의 머리색은 새벽빛에 맞물려 오묘한 색을 내었다. 



 "혹시, 시우민, 이라고, 알아요?"
 "시우민? 그게 누구에요?"



 아. 모르는구나. 루한은 폭 한숨을 쉬었다. 남자는 자신을 세훈이라고 소개했다. 루한은 그냥 알아듣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루한이 세훈에게 첸의 이야기를 하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라는 세훈이였다. 아무래도 이곳 사람은 맞는데, 출입을 해보지는 않은 것 같았다. 말은 이랬다. 수석 연구원이 일을 하나 냈다는데, 그게 사람을 개조해서 인조인간으로 프로그래밍을 해 버린 것이라고. 근데 아직 어떤 사람이 왜 그렇게 된건지는 모르겠다고. 세훈은 중얼거렸다. 쉬쉬하고 있는 일인데 세상에 밝혀지지는 않았다고. 루한은 움찔했다. 그럼 자신이 보고 느낀건 무엇일까. 첸과 만난 사람은 자신 하나밖에 없었다. 루한의 멀뚱한 태도에 세훈은 정 그러면 자신이 사는 곳으로가지 않겠냐고 했다. 괜찮다면. 루한이 말했다.


 세훈도 시우민이 누구인지 모른다면, 누가 시우민을 안다는 것인가? 루한은 세훈에게 부탁했다. 주변에 시우민이 누구인지, 알아봐 주면 안되냐고. 세훈은 흔쾌히 알았다고 했고,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 해보겠다고 했다. 몸에 연결되었던 호스들의 감촉이 생각났다. 혹시 모르니까, 써요. 세훈은 자신이 입고있던 후드를 벗겨 루한에게 입혀 주었다. 고, 마워. 루한은 후드를 푹 뒤집어 쓸 뿐 이였다.
 



 단순한 여름날의 추억이 아니라면. 소년이 본 것은 무엇이였을까. 첸은 루한의 일에 분개했고, 루한은 태평했다. 세훈의 집에서 잠든 루한은 눈 앞에 또 소년과 소년이서 있는 걸 목격했다. 저번에 본 환상과 똑같이 소년은 금색 눈을 가진 고양이를 쓰다듬고 있었고, 고양이는 다시 인파속으로 사라져, 차들은 굉음을 내었고, 사람들의 고개는 하늘을 향해 들려졌다. 하지만 달라진 건, 떠오른 시선이 루한을 향해 있었다는 것과, 루한을 향해 웃었다는 것 이였다. 고양이를 품고 있던 소년을 보자 씨익 웃어보였고, 좋아한다며 루한을 향해 말했다.


 쾅. 공장재가 횡단보도로 날아들었고, 표지판은 강한 힘을 받아 휘어버렸다. 루한이 놀라 뛰어가려 할 때, 소년이 루한의 손을 꼭 잡아 가지 못하게 붙들었다. 발은 움직이지 않았고, 루한의 눈에선 눈물이 떨어졌다. 왜 나한테 그러는걸까. 야속했다. 다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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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달걀찜이에여!! 아잌ㅋㅋ큐ㅠㅠㅠㅠㅠ작가님 제가 이런 물 좋아하는 걸 어찌 아시고ㅠㅠㅠㅠ 취향저격 당했네요.. 허허헣 다음편이 기다려지네요!! 잘보고 갑니다 작가님..♥
10년 전
독자2
작가님 소설은 다 좋아요. 정말요.. 1화부터 진짜진짜 설레네요!! 왕성한 작가활동 부탁드립니다 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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