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입맞춤에 혼미해진 정신을 겨우 붙잡고 나오자 걱정스러운 모습의 팀원들이 보였고 나는 그냥 웃어 보였다.
"안 혼났어요. "
내 말에 겨우 안심이 되는지 다들 일에 손을 놀리는 것을 보고 나 또한 팀장 실로 들어왔다.
텅 비어있는 팀장실이 오랜만이라 느껴졌다.
문에서 책상까지 몇 발자국 되지 않는 거리를 걸어 책상이 손에 잡힐 거리가 되자 누군가 어깨를 홱 잡아챘다.
"워!!!!"
"끄아아아!!!!!!"
순간 회사라는 것도 잊고 소리를 지르자 뒤에서 김태형이 배를 잡고 비틀비틀거리며 웃는 게 보였다.
내 비명에 깜짝 놀라 토끼눈이 된 채로 들어온 대리에게 벌레가 나타나서 그런 것이라고 대충 둘러대 보낸 뒤에 김태형을 노려보자 김태형이 눈꼬리에 눈물방울을 매달고 아직까지 끅끅대며 웃고 있었다.
얄미운 마음에 정강이를 시원하게 걷어 차자 걷어 차인 정강이를 붙들고 콩콩대는 게 볼만했다.
자리에 앉아 못마땅한 눈으로 김태형을 흘기자 여전히 정강이를 문대며 나를 같이 노려보았다.
"뭘 봐."
"넌 사람을 그렇게 차는 게 어디 있냐!"
"업무시간에 일 안 하고 사람 놀래키는 사람이 할 말이야?"
"즐겁게 일을 해야지!"
"진짜 하나도 안 즐거우니까 나가."
냉정한 내 말에 투덜거리던 김태형이 문고리를 잡고서 나에게 소리쳤다.
"일 잘 하던가!!!"
그리고 닫힌 문에 어이가 없어 미소가 지어졌다.
쟤는 변하는 게 없어 진짜.
개같은 본부장님 07
w.교회누나
너털웃음을 짓다가 책상 위에 쌓여진 서류들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서류들을 하나하나 넘기며 확인하자 모던하고 시크한 느낌으로 이루어진 설계도가 하나하나 세세하게 펼쳐져 있었고 옆에는 요구 사항들이 작게 쓰여있었다.
천천히 서류를 훑으며 보완할 점을 하나둘 찾아 옆에 써 내려가며 고쳐나갔다.
그렇게 설계도들을 하나씩 살피다 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일만 하고 있었다.
한참을 업무에 빠져있을 무렵 누가 문을 가볍게 노크했고 설계도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로 들어오라고 말하자 남성 구두의 특유의 울림이 들려 고개를 들었다.
"점심 안 먹어요?"
꽤 다정하게 느껴지는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자 본부장님의 미간이 구깃 하게 주름이 잡히는 것이 앞머리 사이로 보였다.
표정으로 왜 안 먹냐고 물어보는듯한 전정국에 일이 너무 많아서요.라고 대충 얘기하자 책상 위의 서류뭉치 중 거의 반을 잡아채갔다.
"이거 내가 대신해요."
"네?"
"대신 나랑 점심같이 먹어요."
어이없는 전정국의 말에 미간을 찌푸리고 의자에서 살짝 일어나 서류뭉치를 받아 들어 다시 내려놨다.
"제 일이에요."
아무 말이 없는 전정국 본부장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말했다.
아무 대답 없이 똑바로 나와 눈을 맞추는 전정국에 다시 한번 말했다.
"제 일을 왜 본부장님이 하세요."
"충분히 제가 잘 할 수 있는데."
"호의로 하신 말인 거 아는데 기분 나쁘네요."
내가 천천히 말을 잇는 동안 전정국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자리에 도로 앉아 설계도를 눈으로 훑자 전정국은 아무 말없이 청량한 구두 소리와 함께 팀장실을 빠져나갔다.
손에 든 설계도에 계속 눈을 붙이려 안간힘을 쓰다가 결국 설계도를 내려놓았다.
실내디자이너로서의 삶을 시작한 이후로 나는 여자라는 이유로 적지 않은 차별을 받았다.
현장을 나가려 해도 항상 남자 직원들이 나갔고 중요한 설계도 나보다는 남자 직원들에게 더 많이 넘어갔고 팀장 자리도 거의 다 남자들에게 돌아갔었다.
그래서일까 나는 일에 욕심이 많았다.
남들에게 조금 부탁할 수도 있는 일인데도 불구하고 나는 항상 내가 모든 것을 해야 했다.
그리고 누군가 내 일을 건드리면 어느 때보다 날카로워졌다. 방금처럼.
생각이 많아져 아픈 머리에 잠깐 쉬기라도 해야겠다 싶어 지갑을 챙겨들었다.
그리고 팀장실 문을 열고 나가자 전정국이 테이크아웃 잔을 두 개 들고 눈이 커져서 얼어있는 게 보였다.
".. 뭐 하세요?"
내 물음에 전정국의 동공이 좌우로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과를 해야 하나 하는 생각에 입을 열려고 하자마자 전정국이 테이크아웃 잔을 하나 내밀었다.
"이거.."
불쑥 내미는 잔을 받아들자 전정국이 머쓱한 듯 옆쪽을 보며 말했다.
"사과."
"예?"
"그거 사과 스무디.. 누가 사과할 때 그거 주라고..."
말하면서 귀 끝이 붉어지는 전정국의 모습에 웃음이 터져 크게 웃어버렸다.
한 손에는 지갑을 들고 한 손에는 전정국이 준 '사과'를 받아들고서.
웃음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전정국이 웃지 말라며 작게 으르렁댔고 나는 알았다고 말하면서도 계속해서 웃고 있었다.
"아.. 사과.. 풉.. 잘먹을..게욬..."
"웃지 말라고 했습니다."
진지한 얼굴로 웃지 말라고 하는데 귀 끝이 붉은 게 너무 귀여웠다.
그렇게 스무디를 한입 빨아먹고 걸음을 옮기려는데 손목을 잡은 전정국의 어딜 가냐는 말에 그냥 어깨를 으쓱거리자 전정국이 자연스럽게 앞서 걸었다.
물론 잡은 손목은 놓지 않은채로.
-
"..... 진짜 이거 먹을 거예요?"
"네."
".. 진짜?"
눈앞에 놓인 분식들을 보며 재차 묻는 전정국에 고개를 끄덕이고 떡볶이를 쿡 찍어 입에 넣었다.
그러자 전정국이 자기도 떡볶이 한 조각을 찍어 입에 넣고 우물거리다가 점점 표정이 굳어갔다.
"아 여기 떡볶이 좀 매워요."
"매운 거 못 먹는 건 아니죠?"
내 말에 얼굴이 새빨개진 채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전정국이 보란 듯이 떡볶이를 하나 더 찍어 먹었다.
아 얼굴 더 빨개진다. 결국 옆에 놓인 물을 입에 쏟아붓듯 마신 정국이 급하게 단무지를 입에 넣었다.
"김탄소씨는 맵지도 않아요?"
"저 매운 거 좋아해요."
입안이 얼얼하게 매운 떡볶이를 계속해서 먹으니 전정국이 쓰읍 소리를 내며 물을 한가득 따라준다.
"물 마시면 더 매워요."
내 말에 마시던 물을 내려놓고 김밥을 입에 욱여넣는 전정국에 웃음이 났다.
순대까지 가져다주신 할머니께서 오늘은 태형 총각이랑 안 왔네~?라는 말에 어색하게 웃어 보이자 전정국이 잽싸게 말을 이어갔다.
"오늘은 남자친구랑 왔습니다"
"아이고 그려? 난 또 태형 총각이랑 연애하는 줄 알았더니 아니었네?"
"넵 아닙니다 앞으로 둘이 자주 올게요"
"그려 그려 둘이 잘 어울리고 이쁘네 이뻐"
그렇게 할머니가 해사하게 웃으시며 주방으로 들어가시자마자 전정국의 팔을 힘을 줘 때렸다.
아 아파..라며 맞은 팔을 쓸어내리는 표정엔 웃음기가 가득했고 나는 먹던 떡볶이를 마저 삼키고 전정국에게 작지만 힘을 주어 말했다.
"장난치시면 어떡해요...!"
"장난 아닌데."
"무슨...!"
"나 희망사항 말한 거예요. 김탄소씨 남자친구."
"이런 장난 재미없어요 진짜"
"장난 아닌데."
순간 정색을 하고 장난이 아니라고 말하는 전정국에 움찔했다. 제법 진지하게 말하는 게 느껴져 아무 말도 안 하자 다 먹었냐는 물음에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순대가 한가득이었지만 먹으면 체할 것 같은 느낌에 그냥 일어나자 정국이 빠르게 가서 만 원짜리 지폐를 내밀며 계산을 하는 게 보였고 나도 빠르게 그 옆으로 가 똑같이 만 원짜리를 내밀며 할머니께 계산을 부탁했다.
다행히 할머니께서는 내 돈을 받으셨고 거스름돈 오백 원까지 착실히 받아 지갑에 넣은 뒤 분식집을 빠져나왔다.
분식집 앞에 나가 가만히 서있던 정국의 시선은 바로 앞 어린이집 아이들이 뛰어노는 데에 멈춰있었다.
아무런 표정 없이 아이들을 바라보는 전정국의 눈앞에 손을 휘휘 흔들자 전정국의 시선이 내게로 넘어왔고 자연스럽게 회사로 발걸음을 옮겼다.
".. 아기 좋아해요?"
"아니요. 그다지."
아기를 좋아하냐는 내 물음에 칼같이 아니라고 답한 정국이 아무런 말없이 걷다가 사무실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입을 열었다.
"장난 아니에요."
"에?"
"김탄소씨한테 이렇게 어필하는 거 장난 아니라고. 호기심 같은 그런 것도 아니고."
"뭐 첫눈에 반했다고 하죠 이럴 때."
"고백은 아니고 그냥 마음의 문 좀 열으시라고. 나 들어가게"
그렇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정국이 먼저 나갔고 나는 왜인지 모르게 그 자리에 멍하니 서있었다.
시간이 지나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움직이지 않는 엘리베이터 안에 가만히 있으니 다시 엘리베이터가 열렸다.
".. 뭐 해 여기서?"
"어? 아니야. 가자."
"... 어 그래."
어딘지 모르게 두 볼이 녹진녹진 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아니, 설렜다. 원나잇 상대에게.
-
여러분 오랜만 입니다(!)
제가 드디어 돌아왔습니다!(빠밤)
제가 원래 멀티태스킹이 안돼요...ㅠㅅㅠ 근데 삘이오면 글을 후딱 써야 하잖아요?!
근데 아직 반도 못온거같은 개본부장의 번외(!)를 제가 다 썼습니다..ㅎㅎ
아 불마크 빼고.. 그건 음마력이 충만할때 써야할거같아서...
그래서 본편은 1도 못쓰고 번외만 주구장창 쓰다가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열심히 타이핑하다 한번 날려먹고
후 여러분 헬지 놑북 쓰지 마세여...화납니다..
개본부장 쓰면서만 몇번째인지....부들부들
아 참 암호닉에 대해 한마디 하자면
암호닉 '만' 신청해주시고 그 외의 댓글을 남겨주싲 않으시는분들이 매우 많으신데..
저...슬퍼요.... 불시에 막 갈아 엎을수도 있어요....
모든 댓글에 대댓은 못달아도 어떤분들이 남겨주시는지 기억합니다...ㅎ
!사랑구걸하는거 맞습니다!
우리 이삐 암호닉 팀장님들 부르고 구애의 춤이나 춰야겠어요 허허
ㄱ
감자도리 팀장님 계훤 팀장님 골드빈 팀장님 국쓰 팀장님 귀요마 팀장님
근육토끼 팀장님 긍응이 팀장님 꼬마이모 팀장님 꾸가 팀장님 꾹꾹이 팀장님
꾹몬 팀장님 뀨가츠 팀장님 뀨우 팀장님 뀩 팀장님
ㄴ
ㄴㅎㅇㄱ융기 팀장님 나비 팀장님 난쟁이 팀장님 너를위해 팀장님 너의 팀장님
녹빙덕 팀장님 눈부신 팀장님
ㄷ
대머리독수리 팀장님 더침(별) 팀장님 도손 팀장님 동룡 팀장님 두둠칫 팀장님
두부 팀장님 듕듕 팀장님 들레 팀장님 디보이 팀장님 딸기스무디 팀장님
딸기잼 팀장님 똥맛카레 팀장님
ㄹ
레어고기 팀장님 루이비 팀장님 리블리 팀장님
ㅁ
마 팀장님 마틸다 팀장님 막쩡 팀장님 망고꾸기 팀장님 망고빙수 팀장님
매직핸드 팀장님 모나리자 팀장님 모모 팀장님 모찌 팀장님 모찌쿡이 팀장님
문 팀장님 몽백 팀장님 미니미니 팀장님 미융 팀장님 미키부인 팀장님
민빠답없 팀장님 민트 팀장님 민트슙 팀장님
ㅂ
바나나 팀장님 박뿡 팀장님 박지민 팀장님 방치킨 팀장님 방칠이방방 팀장님
버블버블 팀장님 별님달이 팀장님 본 팀장님 복동 팀장님 복숭복숭아 팀장님
분수 팀장님 뷔뷔빅 팀장님 뷔켜 팀장님 뷩꾹 팀장님 뷸뷸 팀장님
비븨뷔 팀장님 빠밤 팀장님 빡찌 팀장님 뿡뿡뿡 팀장님 쀼쀼 팀장님
ㅅ
사랑둥이 팀장님 섭징어 팀장님 성인정국 팀장님 소녀 팀장님 소소 팀장님
소풍가자 팀장님 수반쓰 팀장님 수저 팀장님 슈가행성 팀장님 슈가형 팀장님
슈팅가드 팀장님 슈탕 팀장님
ㅇ
아망 팀장님 아망떼 팀장님 안돼 팀장님 여름겨울 팀장님 오빠미낭낭 팀장님
요괴 팀장님 운정 팀장님 움 팀장님 윤 팀장님 윤블리슈가 팀장님
이부 팀장님 이사 팀장님 이요니용송 팀장님 이졔 팀장님 인화 팀장님
ㅈ
ㅈㄱ 팀장님 자몽 팀장님 잘지냈나행님와따 팀장님 저꾸 팀장님 전정뱅 팀장님
정국맘 팀장님 정꾸기냥 팀장님 정꾸한테인생배팅 팀장님 정연아 팀장님 정희망 팀장님
젤라또 팀장님 좀비야 팀장님 즌증구기 팀장님 지미미니 팀장님 지안 팀장님
진라떼 팀장님 진진(빨간하트) 팀장님 짜근 팀장님 쩡구가 팀장님 찌꾸 팀장님
찐슙홉몬침태꾹 팀장님
ㅊ
체리 팀장님 체리블라썸 팀장님 체블 팀장님 침치미 팀장님 침침참참 팀장님
ㅋ
카라멜마끼야또 팀장님 코코팜 팀장님 쿠마몬 팀장님 쿠야 팀장님 큄 팀장님
퀚 팀장님 큐큐팀장님 팀장님
ㅌ
태형마마 팀장님 탱탱이 팀장님 퉁퉁이 팀장님
ㅍ
파송송 팀장님 퍼플 팀장님 페이볼 팀장님 페페 팀장님 퐁퐁퐁 팀장님
피넛츠슈가 팀장님
ㅎ
하콧 팀장님 핫초코 팀장님 허니귤 팀장님 혜담 팀장님 현 팀장님
현지짱짱 팀장님 후드리찹찹 팀장님 흥흥 팀장님
기타
0103 팀장님 0221 팀장님 0319 팀장님 0328 팀장님 0523 팀장님
0901 팀장님 1230 팀장님 15 팀장님 1643 팀장님#순대곱창 팀장님
(별)슙뚜뚜루슙슙섀도(별) 팀장님
네 미친 정리병이 이번엔 ㄱㄴㄷ를 붙여왔습니다!
다섯분씩 끊어져있어서 찾기가 참 쉬울거에요^^ 하하
그럼 전 구애의 춤 추러 20000......
(옛날사람 티나나((눈치)))
☆☆☆☆현재 암호닉은 받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