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김남준] 직장 상사와 담배의 상관관계
W.superwoman
03
J그룹에 면접을 보러 가는 날이 되었다. 사직서를 낸 후로, 담배를 피는 횟수가 잦아졌다. 줄여야 되는데.. 한숨을 내쉬고, 면접시간보다 15분 먼저 도착해서 대기했다. 2차면접을 보러 온 사람이 3명인 것 같은데, 구석에서 조용히 앉아있던 한 사람이 다가와 말을 건다. 이번 면접, 너무 열심히 보지 말라고. 이건 또 무슨 소린가 싶어서 쳐다보니, 주위 눈치를 보더니 작게 소근거린다.
"내정자가 있대요. 낙하산."
"...여기요?"
"네.저기."
우리가 앉아있는 곳 한참 뒤에 앉아 혼자 눈을 감고있는 대기자 한명. 낙하산이라고.. 낙하산이라는데 긴장을 많이 한 듯 싶다. 뭐 100%로 정확한 말도 아니니 대충 고개를 끄덕거리고 다시 준비해온 서류로 눈을 돌렸다. 면접시간이 되고, 세명이 나란히 들어가 앉았다. 내정자라는 사람은 한 두개의 질문엔 잘 대답하다, 이어지는 질문들에는 머릿 속이 하얘진건지 대답을 버벅거렸다. 솔직히, 면접은 내가 훨씬 잘봤다. 성격 자체가 패기넘칠때가 많아서. 20분의 면접이 끝나고, 화장실에 들렀다 나오는데 작은 대화소리가 들려온다.
"그래, 최이사 딸이라고?"
"네.."
"그래, 말 잘하더라. 집에 가서 전화 기다리고 있어."
"네, 감사합니다."
내정자라는 말은, 정확했다. 아, 그놈의 학연 지연.. 뭣같다 진짜. 밖으로 나오니 어둑어둑해진 하늘에 한숨이 나왔다. 올 때는 버스를 타고 왔지만, 생각이 많아져 정리나 하려고 걷기 시작했다. 구두는 챙겨온 단화와 바꿔신고. 터덜터덜. 집으로 향하다, 이틀동안 줄기차게 피워댄 탓에 두 개피밖에 남지 않은 담배곽이 생각났다. 지갑을 꺼내며 편의점에 들어가 담배를 한 갑 사서 나왔다. 덤으로 라이터도. 며칠 전까지도 다녔던 회사 앞이었지만, 이미 퇴근시간은 한참 지났고 무엇보다 집까지 걸어갈 기력이 없었다. 오늘도 변함없이 나를 안정시켜주는 듯 한 담배연기에 멍하게 하늘만 바라보고 있으니, 옆에서 반갑지는 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시하고 가려다, 일어나기도 귀찮아 입에 담배를 물고 삐딱하게 그를 쳐다봤다.
"담배 안 끊었네요?"
"무슨 상관인데요."
"누구 마음대로 무단 결근입니까."
"저 사직서 낸거 보셨잖아요. 분명히."
"제가 분명히, 찢어 버렸습니다."
아.. 말이 안통한다. 말없이 담배만 피워대니, 담배연기에 인상을 쓰던 그가 내일은 무조건 출근하세요. 라고 한마디 하고 사라진다. 어짜피 J그룹도 채용 안될 것 같은데 다시 회사로 들어가야하나. 주위에서 다들 고양이상에 차가운 인상이라고 하는 말을 자주 들었고, 인상 답게 자존심도 무척 쎈 나는 정말 다시 돌아가야 하는건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 쪽팔려 진짜.
밤새 고민해 낸 결론은 선택권이 없다. 였다. 한숨을 푹푹 내쉬며 옷을 챙겨입은 나는 김남준 팀장님이 있는 그 회사에 다시 발을 들였다. 내 기분 탓인건지, 아니면 그새 식었는지 나를 보며 수근대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사무실에 들어가기 직전, 대화소리가 잠깐 들려왔다. '아직 몰랐어? 김대리가 낸 성사원 소문 다 거짓말이래' 누가 하나하나 변명하고 다닌걸까. 누가 그랬을까 생각하는 내 머릿속에 팀장님의 얼굴이 떠오르는 이유가 뭘까. 밝지만은 않은 표정으로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선배들이 아팠다며 괜찮아? 하는 물음을 건넨다. 팀장님이 아파서 결근한다고 둘러댔나보다. 대충 웃으며 대답해주고서 자리로 돌아왔더니, 내 옆에서 뜨거운 시선이 느껴진다. 아니, 원망스러운 시선이라고 하는게 맞겠다.
"..하하..막내야."
"..진짜 너무해요 선배."
"그래도 다시 왔잖아! 안 갈게 이제."
"정말이죠? 진짜?"
"어....아..마..?"
불확실한 내 대답에 금세 또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그게 뭐에요..하며 입을 삐죽 내민다. 원래 남자보고 귀엽다는 생각 잘 안하는데, 얘는 다 큰 성인 남자가 왜이렇게 귀엽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엄마미소를 지으며 정국이의 머리를 쓰담쓰담하고 있으니, 팀장님이 나를 부른다. 얼른 미소를 거두고, 팀장실로 들어갔다.
"부르셨어요."
"아, 성사원. 협력업무 내일까지니까, 김대리 도와서 마무리 잘 하세요."
"..네."
팀장실을 나오면서, 한 가지 후회만 계속 했다.
아, 하루만 더 뻐길걸..
*
김대리는 예전보다 훨씬 유해진 태도로 날 대했다. 정말 나 없는 기간동안 누구한테 혼이라도 난 건가.. 나만 믿고 여유부렸는데 내가 갑자기 안나오니 많이 당황했을거다. 그래서 급히 엉망진창한 업무 상태가 그대로 드러났다. 나도모르게 한숨을 내쉬니, 그런 내가 또 마음에 안들었는지 인상을 팍 쓰는 김대리다.
"뭐야. 지금 선배한테 한숨 내쉰거야??"
"오늘 가기 전까지 다 정리하겠습니다."
"어? 어..그래."
재수없는 면상 계속 볼 바에 빨리 끝내고 안 엮이고 싶어서, 돌을 대하듯 아무런 감정 없이 김대리를 향해 말했다. 그런 내 반응에 오히려 놀란 김대리가 더듬거리며 대답한다. 뒤를 돌자마자 인상을 팍 썼다. 여전히 재수없어, 진짜. 자리에 털썩 앉으니 막내가 걱정스럽게 괜찮냐고 물어온다. 대충 대답해주고서 바로 업무를 시작했다. 오늘까지 끝내려면 할게 태산이었다. 점심도 막내가 사다준 빵으로 대신하고, 한참을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았더니 벌써 퇴근시간이다. 선배들이 갈때마다 일어나서 인사하다보니,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아, 배고프다. 갑자기 밀려오는 허기짐에 물만 꿀떡꿀떡 마셨다. 막내가 그런 내 옆으로 조용히 다가온다.
"저..선배."
"어, 정국이.왜?"
"저, 가도.."
"어, 가. 가야지. 잘가 내일봐."
나보다 먼저 퇴근하는게 맘에 걸렸는지 꾸벅꾸벅 인사를 몇번이나 하는지. 삭막한 사무실에 저렇게 귀여운 애라도 있어 다행이었다. 기지개를 쭉 펴고, 점심때 먹다 남은 빵을 우물대며 타이핑을 치기도 한참, 드디어 끝났다! 하고 시계를 보니 밤 10시 46분. 시간만 봐도 피곤해지는 기분에 서둘러 겉옷을 입고 가방을 맸다. 의자까지 집어넣으니 팀장님도 퇴근하시는 듯 팀장실 문을 열고 나온다.
"이제 퇴근합니까?"
"네."
"같이 갑시다. 데려다 줄게요."
"아니요, 괜찮은데요."
"상사 명령."
괜찮다고 거부하는 내 말에 여유롭게 웃은 팀장님이 상사 명령. 이라는 말을 내뱉고선 차 키를 흔든다. 젠장. 지랄맞은 계급사회. 속으로 더러운 사회에 대한 욕을 잔뜩 시부렁대며 지하 주차장으로 따라갔다. 평소 차에 관심이 많은 난, 팀장님의 차가 꽤 좋아보여 눈을 빛내며 바라보았다. 차 완전 예뻐! 라는 입밖에 내지 못할 말을 속으로 중얼거리며.
"오늘은 담배 얼마나 필겁니까?"
".. 비밀인데요."
나름 띠껍게 대답했는데, 대체 어디가 웃긴건지 피식피식 웃는 팀장님이다. 참 이상한 사람이야.. 차 안에는 정적만 맴돌고, 굳이 깨고싶지 않아 창밖만 멍하게 바라보다, 문득 든 생각에 팀장님을 쳐다봤다.
"이제 끝났으니까 말해주세요."
"뭘요."
"저랑 김대리 왜 협력업무 시킨 거에요?"
"..알 거 없습니다."
알게 없다니. 어처구니가 없는 대답에 언짢은 표정으로 아,네. 하고 다시 창 밖만 바라봤다. 그래, 이 사람한테 제대로된 대답을 원한 내가 병신이지. 어느새 보이는 집에 다 왔다고 내려달라하자, 집 앞까지 가주겠다며 쓸데없는 친절을 베푼다. 내가 됐다고 몇 번을 말한 후에야, 집 근처에서 차를 세운다.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고 내리려는데, 성이름씨. 하고 나를 부른다.
"내일부터 한달간 야근입니다."
"네?"
"무단결근, 했잖아요."
잘 알겠습니다 팀장님^^...
*
김대리와 나의 협력업무는, 물론 90%이상을 내가 했지만, 우리 팀 중에 가장 많은 칭찬을 받았다. 꾹 참고 업무를 해낸 것에 대한 보상같아 기분이 좀 나아지려는데, 여기저기 자기가 다 했다는 양 자랑해대는 김대리를 보니, 다시 기분이 땅끝까지 추락하는 기분이었다. 저 사람은 그냥 답이 없다. 축하한다는 말을 건네는 막내에게 웃어주고, 출근 안한 며칠동안 밀린 업무를 하나씩 처리하기 시작했다. 한시간 조금 넘었을까, 평소보다 빨리 오는 피로에 커피나 타먹을까 하고 탕비실에 들어갔다. 나름 여유롭게 커피를 타서 나오는데, 팀원들이 김대리 근처에 모여있다. 힐끔 보니, 상자 안에 자신의 물건들을 차곡차곡 정리하는 김대리가 보인다. 뭐지, 설마 짤렸나. 방금까지 방방 뛰며 자랑해대더니..? 나도 혼란스러워 고개를 갸웃거리는데, 한대리가 팀장님께 가져다 드리라며 결재서류 하나를 건넨다. 받아들고 팀장실로 향했다.
"팀장님, 결재 부탁드립니다."
"아,네."
팀장님은 김대리 왜 저런지 모르시나.. 언제나처럼 서류를 넘기며 살짝 인상을 쓰고있는 팀장님께 결재서류를 건네고 나가려 했는데, 팀장님이 나를 부른다. 그러고선 뜻밖의 사실을 나에게 알려준다.
"밖에 김대리 짐 싸는거 봤어요?"
"..아,네."
"이제부터 인사지원팀 사원으로 근무할겁니다."
"네? 사원..이요?"
"저러려고 시켰습니다, 협력업무."
팀장님은, 내가 한창 밀린 업무를 하고 있을때, 나와 김대리가 한 협력업무 보고서를 들고 김대리에게 온갖 질문들을 던졌다고 한다. 김대리는 당연히 한 게 없으니 대답을 못했다고 한다. 여태 팀장님께 걸린 업무 나태와 온갖 지적점들을 다 합하면 출근 정지까지 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출근 정지를 원하지 않는 김대리에 팀을 옮기는 것으로 대신했다고. 그제서야 굳이 김대리와 나를 같이 일하게 시킨게 납득이 갔다. 팀장님께 꾸벅 인사하고 나가려는데, 뒤이어 들려오는 말에 발목을 묶인 듯,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아, 물론 이름씨 걱정되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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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가 왔습니다!!
나름 이유가 있었던 남쥬니..
너 이자식..(감동)
암호닉은 짝수화에서만 받겠습니다!
같이 달립시다♥
연꽃/ㅈㅈㄱ/뿌야/짐니/풀네임썬키스트(댓글 왜 삭제하셨어요..? 취소인가..?)/가온/밍/아가야/룬/병매/이졔/디보이/루이비/귤/단미/햄찌/1234/낑깡/
쮸뀨/앰플/긍응이/정전국/눈부신/라온하제/망개부인/컨태/달님/로즈워터/율/영이/컨버스/숩큥/호빗/도킹★/진진/챠캬챠캬/민슈팅/베네/쿠야쿠야/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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