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김남준] 직장 상사와 담배의 상관관계
W.superwoman
04
"아, 물론 이름씨 걱정되기도 했고."
"아..네.."
뭐라고 반응을 해야할지 몰라서 대충 웃어보이고 내 자리에 돌아왔다. 팀장님 왜 저런 말을 하시는거지. 여자 꼬실때나 하는 말 아닌가. 요즘 팀장님이 외로우신가보다, 하고 지나치려다 혹시 나를 좋아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태 나에게 팀장님이 한 행동들은, 호감이 있는 상태에서라도 아니라도 납득이 됐다. 아, 협력업무 일은 이유를 몰랐으니까 패스. 그래도 괜히 착각했다 창피할까 싶어 대충 눈치를 보기로 했다.
아무리 팀장님 눈치를 보려 해도, 하루종일 팀장님 대신 모니터만 들여다보고 있다. 팀장님 얼굴을 언제 본지도 가물가물할 정도로 일만 했다. 귀찮음이 배고픔보다 훨씬 큰 스타일이라서 저녁도 대충 때우고. 팀장님이 가끔 저녁 먹으러 가자고 해도 뭔가 불편해서 피했다. 그렇게 일만 하며 3일이 지나고, 오늘도 칼퇴하는 선배님들께 꾸벅꾸벅 인사를 했다. 오늘은 점심때 사놓은 빵도 있었지만, 별로 배가 안고파서 커피나 한잔 마실까 하고 탕비실에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셔츠 차림의 키 큰 남자에 흠칫했다.
"팀장님, 제가 타드릴게요."
"아, 아닙니다 다 탔.."
"..제가 다시 타드릴게요."
팀장님은 나에게 괜찮다며 웃어보였는데, 그러자마자 플라스틱이던 티스푼이 뚝 부러졌다. 게다가 무슨 물을 이렇게 많이 넣었는지 그냥 커피향 나는 맹물이다. 내 표정을 보고 민망했는지 괜시리 잘 메어진 넥타이를 만지작댄다. 일은 그렇게 잘하면서 이런 사소한 것들은 왜이렇게 못하는지. 결재서류를 전달하려 팀장실에 들어가면, 심이 들어가 못쓰는 볼펜이나, 스프링이 빠져 고장난 펜들로 한가득이다. 하여튼 이상한 면이 많다. 달그락 거리며 커피를 타다, 며칠 전부터 묻고싶었던 질문을 했다.
"혹시, 김대리가 낸 소문 거짓말이라고..팀장님이.."
"어, 드디어 알았어요? 생각보다 느리네."
"..확신이 없어서. 아무튼, 감사합니다."
"고맙습니까?"
"네."
"그럼 밥 사요."
?
이 뜬금없는 말은 뭐지. 내가 네? 하고 다시 묻자, 비싼거 안 먹겠단다. 아니 돈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팀장님이랑 밥을 둘이 먹을만큼 가깝지 않은 것 같은데.. 난감한 내 표정은 보이지도 않는건지, 자기는 해산물을 싫어하고 어쩌구 저쩌구. 오늘은 밥 생각이 없어서 다음에 사드리겠다고 말했더니, 그럼 자기는 오늘 박팀장이랑 먹겠단다. 아니, 그걸 왜 굳이 나한테 보고하는거지.. 아무튼 팀장님은, 정말 알 수 없는 사람이다.
"으으-아"
커피 한 잔에 의존해서, 또 눈이 빠져라 타자를 치다가 시간을 보니 벌써 10시가 넘었다. 장시간 노동에 뻐근해진 어깨를 푸는데, 창문 밖으로 물방울이 보인다. 설마 비오는거야 지금..? 기분이 확 다운됐다. 비 오는걸 날씨중에 제일 싫어해서. 게다가 오늘 우산도 안 가져왔는데 10분이나 비맞으며 걸어갈 생각을 하니 한숨이 푹 나왔다. 마우스를 딸각거리며 마무리를 하는데, 팀장님이 다가왔다.
"우산 있어요?"
"아니요."
"태워줄게요."
"..."
평소였으면 됐으니 우산만 빌려달라고 했을텐데 팀장님도 우산이 없어보여 얌전히 따라갔다. 일층까지 내려왔는데, 갑자기 팀장님이 멈춰서더니 뭘 놓고왔다며 잠시만 기다리란다. 문을 열고 나가니 훅 끼쳐오는 습기에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오늘 머리가 부스스한게 비오려고 그랬나보다. 좋지 않은 표정으로 비오는 하늘만 바라보는데, 수트를 깔끔하게 입고서 튀는 보라색 우산을 쓴 사람이 이쪽으로 온다. 그냥 일있어서 들렸겠지, 했는데 의외로 나에게 말을 건다.
"남자친구 있어요?"
"..없는데요."
"그럼 번호 알려주세요."
이 사람은 또 뭔가, 싶었다. 내 표정 방금까지, 아니 지금도 엄청 썩었을텐데 대체 왜 번호를 묻는거지. 내가 말없이 쳐다보자 방싯 웃는게, 어디가서 미움받진 않을 성격이다. 그런데 내스타일은 아니다. 원래 번호를 잘 주진 않지만 나는 이 상황이 짜증나기만 했다. 습기가 가득한 이 날씨부터가 더러운 성질을 돋구었다. 다행인지 아닌지, 그때 팀장님이 나왔다. 내 앞에 있는 보라색 우산을 쓴 남자를 보더니 놀란 듯 한 표정을 짓는다. 아는 사이인가.
"정호석?"
"어! 김남준!"
꽤 오랜만에 보는 듯 시시콜콜한 안부얘기를 한다. 비도 거의 그쳤고, 괜히 둘의 대화를 끊기도 싫어서 먼저 가겠다고 말하려 팀장님을 불렀다.
"팀장님, 저 그냥..."
"어? 니가 이 분 팀장이야?"
"어어. 우리 팀원."
"오..혹시 둘이 썸타?"
"아닌데요."
이 시간에 같이 퇴근하면 다 썸타는건가. 혹시 썸타냐는 순수한 물음에 정색하고 아니라고 딱 잘라 말했다. 그 쪽도 내 스타일 아니지만, 이 쪽도 아님. 단호한 내 대답에 정호석이란 남자는 더 눈을 빛낸다.
"그럼 나한테 번호 알려줘요."
"..."
"저 지저분한 짓 안해요-"
정말 딱 싫어요.하고 집에 가고싶었지만, 팀장님이 아는 분이라서 조금 곤란했다. 그래도 죄송하다고 말하려는데 팀장님이 '우리 팀원 스타일은 아닌가봐-'하고 나를 차에 태웠다. 아, 저런 말도 하는 사이면 그냥 처음부터 싫다 할걸. 팀장님과 정호석씨는 몇 마디 더 하더니 인사를 한다. 팀장님이 운전석에 타고, 나도 인사는 하려고 창문을 내렸더니 자기의 명함을 내민다. 망설이다 받아드니 사람좋은 미소를 지어보인다.
"그래도 갖고는 있어요. 나 이런 사람이라고."
"아,네.."
"정말 급하면 연락하구요! 급한 일 빨리 생겼으면 좋겠다. 잘가요!"
정호석씨의 주변엔 엔돌핀이 항상 날아다니는걸까. 겨우 몇 마디 했는데도 활기찬 성격이 그대로 느껴졌다. 나도 꾸벅 인사를 하고 창문을 올렸다. 피곤함이 몰려와서 고개를 시트에 툭 기대자 팀장님이 힐끗 쳐다본다.
"정호석 어때요?"
"..솔직하게요, 아니면 예의상으로요?"
"솔직한거 좋아합니다."
"..제 스타일 아니에요."
시원한 내 대답이 마음에 들기라도 한 것인지 흐뭇한 웃음을 짓는 팀장님이다. 대체 어느 포인트에서 흐뭇한거지. 그칠 줄 알았는데 아직도 내리는 비를 멍하게 바라보다, 아직도 손에 쥐고있는 명함을 들여다봤다.
[J그룹 마케팅팀 팀장 정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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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음화부터 제목을 바꿔야겠어요
[방탄소년단/김남준/정호석] 직장 상사와 담배의 상관관계
이렇게!
암호닉은 짝수화에서만 받아요!
(오늘은 4화니까 5화 올라오기 전까지 받겠죠? 신청 ㄱㄱ!)
3화 올라오고 나서 2화에 신청하신 분들은 안 넣었어요 여기에 다시 신청해주세요!
오늘도 저에게 힘이 되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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