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일러
[ profiler ]
일반적인 수사 기법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연쇄살인사건 수사 등에 투입되어
용의자의 성격, 행동유형 등을 분석하고, 도주 경로나 은신처 등을 추정하는 역할을 한다.
귀신이 보이는 무당? NoNo 프로파일러 : 完
完 : 감정을 찾았다.
나에게 남은 그 마지막 감정은 정말 뜻밖인 장소에서 찾을 수 있었다.
완연한 봄이 찾아왔다. 3월달 동안 예년보다 낮은 기운으로 봄 느낌을 못 느끼게 하더니 4월이 되어서야 봄이란 것을 실감나게 해 주듯 이곳저곳에서 봄내음을 풍겼다. 이렇게 따뜻한 날. 왜 난 여기 있는 거지?
"사람 죽이는 것이 쉬운 일이랍니까?"
"...우발적으로 저질렀을거라고요."
"지나가다 누가 어깨빵치면, 우발적으로 칼 들이미는 놈이 그게 사람새끼입니까? 짐승새끼지."
"아, 그래서 왜 그런 짐승새끼같은 짓을 했냐고."
조사실. 유력한 용의자로 나와 세훈이가 지목한 남자와 약 한시간째 똑같은 말을 되풀이 중이었다. 사람을 죽이는 것이 사람새끼입니까? 짐승새끼지. 씨발. 그러니까 니가 짐승새끼라고. 아.. 침착해지고 싶다. 그렇게 생각이라도 안하면 내 앞에 있는 이새끼 면상을 후려칠 것 같았다.
"내가 안했다고요!! 증거 있어요?! 증거 있냐고!!"
"자문님! 피해자를 살해할 때 썼던 흉기의 칼날 부분에서 저 분의 지문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니 뒈지는 날로 아세요."
사건파일을 들고 내 앞에 있는 그 새끼를 냅다 후려팼다. 나에게 지문이 발견되었다고 알린 새로운 막내가 재빨리 다가와 나를 막더라. 막내가 막느라 용의자, 아니 가해자한테 팔이 닫지 않아 사건파일을 던져버렸다. 정확하게 가해자를 맞힌 파일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그걸 다시 줍지 못하게 막는 막내 덕에 거기에서 그쳤다. 아오씨, 막내만 아니었어도 더 패는 건데. 아깝네.
조사실을 나와 강력 2팀 자리로 돌아왔다. 그런 나의 표정을 보며 피하는 영웅형사님을 보다가 고개를 돌리니 세훈이가 빙글거리며 웃고있는 것이 보였다. 뭘 쪼개. 인상을 쓰며 오세훈을 째려보니 나에게 다가와 물을 건네주더라.
"성질 좀 죽이세요. 고혈압으로 쓰러지실라."
"안 그래도 고혈압은 박찬열 때문에 올 것 같아."
"왜요? 또 개겨요?"
"하루이틀이야? 개기는 건 고사하고 틈만 나면 덮쳐."
"수위 조절 좀 하시죠. 경수도 있는데."
세훈이의 큰 키에 가려져있던 경수가 빼꼼나왔다. 붉어진 얼굴은 덤이었다. 그래.. 저 순수청년을 어디다가 쓸까. 경수를 바라보고 있으려니 그런 나의 시야가 가려졌다. 뭐야,자세히 살펴보니 물이더라고. 아, 세훈이가 건네줬었지. 물을 따 마시며 타는 속을 잠재웠다. 후, 이러다 진짜 고혈압으로 가는 거 아닌가 몰라.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있는 나의 앞으로 김형사님이 지나가셨다. 아니, 지나가다 내 앞에 멈춰섰다.
"오늘 날씨도 좋던데 데이트 안하세요?"
"데이트는 무슨. 집가면 매일 보는 얼굴인데요."
"아, 안타깝네요."
"왜요?"
"외식권 생겨서요. 난 여자친구도 없으니 00씨 드리려고 했죠."
"주세요. 날씨도 좋은데 데이트 하고 싶어졌어요."
"자문님 속물이라십니다."
세훈이가 얄밉게 말하며 지나쳤다. 저걸 진짜. 눈으로 세훈이를 따라가니 경수가 그런 내 앞을 지나가며 말하더라. 속물. 아이씨, 저것들이 쌍으로 진짜.. 둘 다 패버릴라.
"개기는 건 세훈이가 더 개기죠?"
"네. 박찬열은 예쁘기라도 하지. 저건 그냥.."
"어유, 닭살. 전 저 놈 처리하고 오겠습니다. 자문님은 이거 가지고 데이트 즐기러 가세요."
야, 막내 너도 일 끝났으니까 오늘은 일찍 퇴근해라. 말을 마친 김형사님은 팔뚝을 문지르더니 나에게 봉투를 건네셨다. 곧 막 조사실에서 나오는 가해자를 향해 미련없이 갔다. 그래.. 다 이렇다 이거지 뭐. 그래도 김형사님은 외식권이라도 주셨으니까 좋은 분이야. 문제는 저기서 농땡이까고 있는 오세훈이지. 눈이 마주친 오세훈에게 먼저 간다 놀려주고 외식권은 가방에 잘 넣었다. 오랜만에 데이트 하겠네. 괜히 설레인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며 박찬열 번호를 찾았다. 이렇게 전화나 문자를 안했나, 우리가..? 한참이나 밑에 있던 박찬열 번호를 찾아 누르려는 순간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 일단 올라타고 전화 걸어야지.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니 저 멀리서 막내가 뛰어왔다. 급하게 열림 버튼을 누르니 끝까지 뛰어서 올라탄 막내가 숨을 고르며 감사하다 말했다.
"감, 사합니다..!"
"알면 됐고."
"자, 자문님. 혹시요.. 자문님은 돈을, 많이 버십니까..?"
막내가 숨도 다 고르기 전에 찾아온 갑작스러운 질문이 나의 말문을 막았다. 뭐 이런 당돌한 녀석을 보았나..? 꽤나 우물쭈물 하는 걸로 봐선 저번 부터 묻고 싶었는데 참았었나 보다. 그러다 막상 말하고 나니까 겁이라도 났나. 급하게 아닙니다! 라고 대답을 또 막아버리더라.
"많이 벌면 왜?"
"그, 그럼.. 자문님께서는.. 외식.. 자주 하시겠죠..?"
"외식? 아, 달라고?"
가방에 대충 넣어두었던 외식권을 꺼내 보여주니 시선은 이것을 향하면서도 입은 바른 말을 한다.
"아, 아니요.."
"뭘 아니야. 줘?"
"괘, 괜찮습니다. 그저.. 강력 2팀 막내로 집에도 잘 못 들어 가는 저를.. 투정 한 번 없이 만나주는 여자친구님께 고기 한 번 사준 적이 없어서.."
"달라고 말로 해라. 변명 별로 안 좋아해."
"주시면 달게 받겠습니다."
참나, 손에 들려있던 외식권을 건네니 좋다고 받더라. 몇 번이고 고개를 숙이고 몇 번이고 감사하다 말한다. 아주 좋아 죽는 구나. 그래, 그때가 좋지. 젊고, 파릇하고.
"동정표로 얻은 것이지만 전 상관없습니다! 자문님은 이 시대 최고의 여자이며 천사이며 반짝거리는 후광이 함께하시는 여신이십니다!! 그럼, 살펴들어가십시오!!"
온갖 아부를 다 하고 열린 문으로 나가버린 막내의 말을 곱씹어보았다. 원래, 아부성 멘트 별로 안좋아해서 흘겨 들었던 적이 많은데.. 어쩐지 자꾸 뇌리에 남았다. 동정표.. 동정.. 아. 내가 모르던 그 감정. 동정.
어릴 때 엄마를 잃었다. 아빠와 둘이서 살다가 아빠도 잃었다. 그 후로 찾아온 무수한 시련들에 난 부정적인 감정만을 움켜쥐며 이기적이게 살아왔다. 한마디로 나 밖에 모르고 날카롭고 예민했고 민감했다. 그런 내가, 내가 아닌 남의 어려운 처지를 내 일처럼 딱하게 여겼을리가 없었다. 그 감정을 느꼈다는 것은 어쩌면 그 날카롭던 내가 완전히 변했다는 것이었다. 완전히, 변했다는..
왜 난 나의 마지막 감정을 찾은 이 시점에서, 아저씨가 떠올랐을까. 처음 이 감정을 느꼈던 때.. 그 때가, 아저씨 뿐이었던 그 때이기 때문이었을까..?
참, 자기가 원망하라 했으면서.. 끝까지 내 곁을 벗어나지 않는다.
끝까지, 키다리아저씨다.
오늘 날씨가 좋다.
데이트는 2팀 막내 덕분에 무산 되었으니, 산책이나 떠나볼까.
상대가 날 만나줄지는 모르겠지만, 날씨 좋은 걸로 퉁치지 뭐.
▶ Bonus
귀신이 보이는 무당? NoNo 프로파일러 Fin.
.
.
.
도경수(17/고등학생//당시 나이 18살) : 뻥튀기 팔아요
그 사람이 커다란 뻥튀기를 3봉지나 둘러매고 들어왔다. 또 왔네. 난 그런 아저씨를 힐끔 쳐다보고 말았다. 언뜻 보기에 아저씨 볼에 꽤나 큰 멍이 있었다. 하긴 뭐, 내가 알 바는 아니지. 곧 아저씨는 뻥튀기를 바닥에 내려놓더니 나에게 다가와 내 손에 들린 커터칼을 뺏어갔다.
"손목 봐봐."
"싫은데요."
억지로 내 손을 가져간 아저씨는 조금씩 피가 새어 나오는 내 팔목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도대체 이 칼들은 어디서 자꾸 나는 거니..?"
"알아서 뭐하시게요."
"걱정되니까 그래."
"걱정은 개뿔."
일부러 신경 긁으려고 코웃음 치며 말했다. 아저씨는 그저 날 바라보더니 내 손을 놓아주었다. 왜 아저씨가 저렇게 걱정을 해 줄 때마다 심장이 뛰는 건지 모르겠다. 막연한 두려움이겠지 뭐. 언제 돌변할 지 모르는 것들이 남자들이니까. 그나저나 칼, 또 사와야 되네. 귀찮게.
손목을 긋는 것에는 이유가 없었다. 그냥. 그냥 손목을 그었다.
"저거, 빵튀기 팔아."
"내가 왜요?"
"빚.. 갚아야지."
아저씨의 말에 인상이 팍 써졌다.
"그 사람 빚을 왜 내가 갚아야 되는데요?"
"나도 이렇게 하기 싫어."
"또 그 소리. 저번엔 인형 눈알 붙이고, 그 저번엔 도시락도 만들었잖아요."
"아직도 많이 남았어. 그냥 팔고 와."
짜증나. 자리에서 일어나 뻥튀기를 둘러맸다. 해주면 한동안 말 없으니까 그냥 하고 끝내야지. 그렇게 뻥튀기 3봉지를 둘러매고 밖으로 나왔다. 어디서 팔아야되는 건데? 그냥 아무데나 자리하고 뻥튀기 3봉지를 앞에다 놔두었다. 누가보면 쓰레기인줄 알겠네. 솔직히 팔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이렇게 있다가 못팔았다고 하지 뭐. 만약 이거 팔면 그 돈으로 커터칼이나 사야겠다. 그런 생각들을 하며 가만히 있기를 몇 분. 내 앞으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뻥튀기, 파는 거예요..?"
"네. 사실래요? 봉지당 이만원."
사면 이득이고 안 사면 어쩔 수 없는 거였다. 왜이렇게 비싸냐고 한마디 할 줄 알았던 그는 살게요. 라고 흔쾌히 돈을 건넸다. 고등학생 같아보이는데 돈도 많나보네. 그가 건네주는 6만원을 받아 주머니에 잘 넣었다. 뻥튀기 한 봉지를 둘러맨 그가 갑자기 내려놓더니 나에게 다가왔다. 뭐야..? 나의 손을 잡아 채더니 내 상처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이었다. 곧 그는 무슨 생각을 곰곰히 하는 듯 보였다.
"......"
갑자기 그가 주머니를 뒤지더니 손수건을 꺼냈다. 아무말도 없이 내 손목 상처 위로 손수건을 묶어주는 그였다. 다 묶고는 또 한동안 말없이 서있던 그는 다시 뻥튀기 3봉지를 둘러매더니 가버렸다. 뭐야.. 그가 남기고 간 손수건을 내려다보았다. 그 손으로 주머니를 뒤졌다. 6만원. 커터칼이나 사러 가야지.
김종인(26/형사//당시 나이 22) : 도경수 사건 조사 中
오랜만에 일이 없어 소파에 누워 뒹굴거리고 있었다. 그런 나의 평화로움을 방해하는 노크소리와 동시에 들리는 초인종소리. 거 더럽게 똑똑거리고 띵동거리네. 하, 없는 척이나 할까.. 아니야. 아저씨일수도 있어.
"누구세요?!"
소파에서 일어나며 말하니 밖에선 처음 듣는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댁은 누구세요?!!' 뭐 이딴 경우가 다 있지? 원래, 노크를 하고 밖에 있는 사람이 그 안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 묻는거야? 언제부터 그런식으로 바뀌었데?
"이 집 주인인데요?!"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 강력 2팀, 김종인이라고 합니다! 잠깐 협조 부탁드립니다!"
....나 뭐 사기 친 거 있나? 순식간에 나를 덮친 두려움에 내 옆으로 따라나온 경수를 보았다.
"뭐.. 사기 같은 거 친 건 없죠?"
"응.. 나 뭐 잘못했냐..?"
"아뇨. 누나 그런 사람 아닌데.."
"열까..? 죽은 척 할까..?"
"여는게 좋을 것 같아요."
조심스럽게 문으로 다가가 슬쩍 열었다. 훤칠하게 생긴 남자 하나가 경찰증을 나에게 보여주며 인상을 쓰고 있었다. 뭐, 어쩌라는거야? 곧 그 남자는 나의 물음을 파악하였는지 경찰증을 다시 주머니에 넣으며 껄렁하게 말하였다.
"매일 어딜 그렇게 나돌아 다닌 겁니까? 보아하니 대학생같은데. 내가 다른 사건때문에 바쁜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4일째 출석체크 하던 중이었습니다."
"...뭔, 상관입니까?"
"하.. 그래요. 뭐 사생활까진 관여하고 싶지도 않고, 알고 싶은 마음도 없으니까. 단도직입적으로 하나만 물읍시다. 레이와 무슨 관계십니까?"
"레이요? 듣도 보도 못했는데요?"
"발뺌하면 학생한테 불리하게 작용될 수도 있어요."
레이가 뭔데? 관계 따지는 거 보니까 사람인가봐? 난 그딴 서양애 알지도 못할 뿐더러 영어도 못해. 경찰은 나를 빤히 보더니 머리를 헝클였다. 곧 다른 걸 물어왔다.
"이 집 주인이 그쪽입니까?"
"아뇨."
"그럼 누구건데요?"
"아저씨거요."
"그래, 그 아저씨. 레이!"
"뭔 소리에요. 우리 아저씨 이름 레이 아닌데. 그리고 우리 아저씨 형사가 올 만큼 나쁜 사람 아니에요."
진심을 다해 말하니 경찰은 또 자신의 머리를 헝클였다. 종인인지 조닌인지 왜 와서 갑자기 들쑤시고 지랄이래. 이거 뭐 영장같은 거 있이 와야 되는 거 아냐? 아.. 설마, 아저씨가 어디가서 레이라는 이름으로 일수짓하고 다니는 건가..? 헐, 그럼 아저씨.. 저 경찰한테 걸리면 잡혀가는 거야? 최대한 발뺌해야겠다.
"누군지 알았구나? 레이가 누군지 짐작가는 거죠?"
뭐야 이 경찰. 쪽집게야? 겁나 놀랐지만 놀라지 않은 척 하였다.
"모른다니깐요."
"알잖아. 솔직하게 말해요. 거짓진술도 잡혀가니까."
"아 모른다고요!!"
"알잖아!!!!"
"레인지 뭐시긴지 그딴 양반 모르니까 배째보던가!!!"
"와, 내가 이 사건 해결하고 만약 이 집에 있던 게 레이가 맞으면 학생도 끌려갈 줄 알아요."
"그러시던지."
문을 닫아버렸다. 그리고 경수를 돌아보았다.
"나, 잘한거니..?"
경수가 가만히 고개를 젓더라. 씨발, 경찰한테는 깝치지 말 걸. 그럼 수갑 차는 건가..? 손목이 시리다. 시린 손목을 내려다 보았다. 괜히 봤네. 오래된 흉터가 보였다. 거실장으로 가 서랍을 열고 손수건을 꺼냈다. 그것을 팔목에 묶으며 생각했다. 몰라 경찰 뭐 어쩌라고. 차라리 잡아가라 그래. 교도소에 가면 빚을 '못' 갚게 되니까 나야 좋지 뭐.
변백현(23/쿵짝밴드 보컬//당시 나이 26) : EXO매거진 인터뷰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00씨께서 빨리 끝내는 것을 원하시는 것 같아서 이 정도만 하려고요!"
"아, 예.."
"오늘 인터뷰 너무 즐거웠습니다! "
다음 인터뷰는 조금 쉬었다 할게요. 카메라 찍는 사람에게 그렇게 말한 기자는 나에게 안녕히 가라고 인사해주었다. 애써 웃으며 그곳을 빠르게 벗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가는 내내 내가 왜 이 인터뷰를 응했는지 생각을 해 보았다.. 근데, 결론이 없다. 인터뷰 해서 나에게 득될게 뭐람? 내가 이 짓을 왜 하고 있는 거지? 그 생각은 화장실에 들어가는 와중에도 계속 되었다. 화장실로 들어와 거울을 보며 경련오는 입꼬리를 애써 다독였다. 아까부터 계속 웃으면서 사진 찍느라 입꼬리에서 전화오는 줄 알았더란다.
"아침부터 개지랄이었네."
"돈 되잖아."
같이 왔던 김종인이 옆에서 껄렁거린다. 씨발, 그래. 돈 되서 온다고 하긴 했어. 근데, 내 사전엔 없는 이 하늘거리는 치마는 무엇인데.
"내가 인터뷰를 한다고 했지, 누군가의 옷입히기 인형이 되러 온 건 아닌데 말이야."
"어쩌겠어. 사실대로 말하면 따블로 준다는데."
"닥쳐."
옆에서 껄렁이며 계속 깐족거리는 김종인에게 닥치라 말하곤 떨려오는 입꼬리를 다시 다독였다. 다신 이따위 인터뷰 하나봐라. 인상을 확 구기곤 화장실을 나섰다. 바로 커브를 돌 때 누군가와 부딪혔다. 되는 일도 없어 진짜. 애써 어색하게 웃으며 죄송하다 사과를 하였다.
"아, 아니에요! 괜찮으세요??"
되게, 사근사근하네. 내가 부딪힌건데 오히려 나에게 괜찮냐고 묻고. 사람 좋구만. 괜찮다고, 미안하다 다시 말하며 그를 지나쳤다. 몇 걸음 걸어가니 뒤에서 그 남자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빡찬!!! 속 아직도 안 좋아?!! 두드려줘?!!!!"
소리 한 번 우렁차네. 귓구녕 뚫리는 줄.
"그럼 이제 집 가는 거냐?"
"응. 빨리 이 하늘하늘한 천쪼가리부터 벗고 싶어."
"집에 갈 때까지는 하늘거리겠네?"
키득이며 웃는 김종인을 째려보다가 다시 앞을 보았다. 곧 뒤에서 뜀박질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뜀박질 소리는 곧 나를 지나쳐갔다. 아까 부딪혔던 남자와 키가 멀대같이 큰 남자였다. 인생 참 급하게 사네. 엘리베이터를 버튼을 누르고 올라오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다. 다음엔 아무리 따따따블을 준다고 해도 인터뷰 따위 안해야지. 아니다, 따따따블은 하는 게 좋겠다.
"별 생각을 다 한다, 그래."
저 새끼는 틈만 나면.. 아 몰라. 따따따블은 해야 돼.
김종대(19/고등학생//당시 나이 28) : 종우 과외
도경수와 함께 종우 과외를 해주러 가는 길. 급격히 빡침이 몰려온다. 이유는 하나였다.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감기.
"감기예요?"
"그런가봐."
"왜요..?"
"알면 감기가 왜 있겠어."
"아.."
"너 똑똑한 거 맞냐?? 확실해??"
"누나보단요.."
할 말 다하는 놈. 곧 내 표정을 살피더니 살짝 웃는다. 요즘 아주 기어 올라 아주. 곧 도경수는 나를 잡아 끌었다. 뭐해..?
"병원부터 가요. 과외 조금 미루고."
"싫어요, 이놈아. 이게 다 돈이야. 돈을 벌어야 병원도 가는 거야."
도경수가 입을 꾹 다물었다. 난 그런 도경수를 확인하곤 발을 다시 돌려 과외를 하는 집으로 향했다.
어오, 저 놈의 연못은 볼 때마다 신기하네. 저것도 다 돈지랄이야. 그리 생각하며 안으로 들어섰다. 으레 그렇듯 가정부 아주머니께 인사를 드리다 갑자기 나오는 재채기를 했다. 그것은 기침과 이어져 꽤나 오랫동안 콜록거렸던 것 같다. 그러게 병원 가자니까, 도경수가 지가 다 아픈 목소리로 말하더라. 이거 김종인한테 배웠어. 나 이제 어느 정도 사람 목소리 구별 잘 하는 듯. 내가 다 뿌듯해서 으쓱 거리며 윗층으로 올라갔다. 방에 있겠지 뭐.
종우 과외를 하면 빡치는 거 반 기특한 거 반이다. 잘 알아먹긴 하는데, 계속 딴소리나 해대서. 결국 조금 쉬다 하자고 했다. 도경수가 계속 종우 째려보느라 눈치를 줘도 대답을 안하는 것이 이유라면 이유이기도 했다. 등받이에 기대 기지개를 켜고 있는데 노크 소리가 들렸다. 종우의 들어오란 말에 종대가 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과일이 들려있었다.
"이거, 감기에 좋은 과일이에요."
"오, 고마워. 이제 고3? 힘들겠네. 힘들면 말해. 도와줄게."
별 뜻은 없었다. 그저 감기걸린 나에게 과일을 가져다 준 것에 대한 심심한 고마움의 표현이었다.
한동안 나가지 않고 있던 종대는 종우에 의해 쫒겨났다. 거, 그래도 형인데 말 좀 예쁘게 하던가. 어휴, 이래서 형제들이란. 다시 종우 과외를 시작하였다.
2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흘러갔다. 오늘은 거의 딴소리만 한 것 같다. 종우 이새끼 이제 딴 소리로 돌리는데 도가 텄어 아주 그냥. 종우에게 인사를 해주고 숙제를 내준 뒤 방에서 나왔다. 계단을 내려갈 때 종대가 자기 방에서 나와 같이 걸어내려왔다. 곧 종대는 내 배웅을 해줬다. 종우도 안하는 걸 왜 니가..?
"안녕히, 가세요.."
의아함에 그저 고개만 끄덕이고 말았다. 참, 종우보단 훨씬 착해. 아, 집 가서 저녁은 뭐 먹지.. 귀신놈의 새끼들, 승천을 안 할거면 가사 노동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왜 귀신은 식기들을 못 만지는 거람?
김민석(29/양반//당시 나이 24) : ㅇ00의 혼례 날
"차라리 절 죽이시지요, 아버지..!"
"그만 좀 하거라..!!"
"따로 마음을 품은 분이 계십니다!"
"무려 좌포도대장 오영감의 자제분이시다! 그 도령께서 너가 좋다고 친히 널 뽑은 것이야!"
"내가 그 도련님을 뽑은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허면 너가 마음을 품은 그 분이 누군지 왜 말을 못하는 것이느냐!!!"
처음으로 아버지와 싸웠다. 내가 좋다는 사람은, 좌포도대장 오영감댁 외동아들인 오세훈이 아니라, 좌의정 김대감댁 맏이인 김민석이라고 말하지는 못했다. 그가 나를 알지도 못할 뿐더러 나의 계급으로는 절대로 만나서도 안되는 분이기 때문이었다. 그 놈의 계급이 뭐기에.. 좋아한다 라는 표현도 못하게 막는 것인지.
결국, 나의 혼례 날이 찾아왔다. 아버지는 몇 번이고 도망치던 나를 다시 잡아와 방에 가둬두었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도령이 미워졌다. 도련님이란 호칭이고 뭐고 오세훈인지 뭔지 때문에 내가 지금 이 꽃다운 나에게 강제로 팔려가게 생겼다고. 또 짜증이 났다. 어떻게 도망을 치면 좋을까. 제발 여기서 벗어나고 싶다.
"도망칠 생각은 하지도 말거라."
문 앞에 그림자가 진다 했더니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집하고는. 결국 포기한 채 자리에 앉았다. 그와 동시에 여인이 내지르는 찢어지는 비명소리가 들렸다. 뭔 소리지..?
"절대로 그곳에서 나오지 말거라!!"
멀리서 들리는 아버지 목소리가 다급하고 또 간절했다. 나한테 하는 말일까..? 여차하면 쓸 생각으로 품안에 숨겨두었던 은장도를 꺼내 손에 쥐었다. 밖은 비명소리로 가득했다. 혼례 날, 다른 사람들이 축하해주는 소리가 가득해야 할 이곳에, 어째서 이리 비명소리만 들린단 말인가.. 나가볼까..? 여기 이렇게 있다가 지금 밖을 습격한 자가 들어와 나를 죽이면 어떡하지..? 눈을 굴리며 나갈 곳을 찾아보았지만 도망갈까봐 나를 감금 시킨 아버지 덕에 저 문 밖에 방도가 없었다.
문 앞에 그림자가 졌다. 곧 문이 스르륵 열렸다. 은장도를 바르게 고쳐쥐고 여차하면 자결할 생각을 하고 있는 나의 눈앞에 그가 보였다. 민석도련님..? 어째서 이곳에..?
"오영감에게 원한이 있는 자객들이 습격한 모양입니다. 이 곳은 위험하니 다른 곳으로 피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 하오나.."
"사내가 고백도 못 해보고 낭자를 잃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안심시키려 농을 던지며 다가온 도련님이 곧 내 손에 쥐어져있던 은장도를 빼앗아 던졌다. 매고왔던 검집에서 검을 뽑은 그가 다른 한 손으로 내 손을 잡았다. 남, 남녀칠세부동석인데..! 비틀어 빼내려는 나의 손을 고쳐잡은 그가 성큼성큼 앞으로 갔다. 피 비린내가 짙어진다. 마당에 나온 나는 보이는 광경에 입이 벌어졌다. 온통 피바다다. 남녀노소할 것 없이 쓰러져있다. 아, 아버지..?!
"보지마세요, 낭자. 나를 보,"
말을 다 잇지 못한 그가 나를 감싸 안더니 뒤로 돌았다. 곧 그는 바로 나를 놓더니 뒤로 돌아 칼을 휘둘렀다. 나에게 등지고 있는지라 그의 등이 아주 잘 보였다. 붉은 선혈이 그의 등을 천천히 적시고 있었다. 몇 번의 검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살이 베이는 소리가 내 귀에 들렸다. 그만큼 내 눈에도 잘 보였다. 도련님의 등으로 검이 삐져나왔다. 칼이, 도련님을, 관통했다. 한쪽 무릎을 꿇은 그 덕에 내 앞에 있는 자객이 아주 잘 보였다. 그는 검은 복면을 하고 있어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허나, 그 인상이 드럽다는 것은 너무도 잘 보였다.
"하, 복잡하게 됐네."
그리 말한 남자가 검을 자신쪽으로 당겼다. 도련님 몸에서 빠져나온 칼. 그리고 어딘가에서 날아온 활. 그것은 정확히 자객의 머리에 꽂혔다. 끔찍한 장면을 목격했다. 내 눈앞에서, 도련님을 잃었다. 잔인한 모습을 보았다. 그 후론 기억이 없던 것 같다.
눈을 떴다. 갑자기 들어온 빛으로 인해 눈이 부셔 다시 감았다.
"정, 정신이 드신 겁니까..? 절, 절 알아보겠습니까??"
내 손을 잡으며 정신이 드느냐 묻는 목소리. 눈을 다시 뜨니 그제야 앞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 번쩍 정신이 들었다. 내가 왜 이곳에..?
"괜찮으십니까?"
"누, 누구십니까..!!"
"저, 접니다. 오세훈. 알아보겠습니까?"
오세훈..? 좌포도대장 오영감의 외동아들.. 나와 혼례를 하기로 한.. 아, 혼례를.. 이미 했던가..? 아님 내가 그 전에 이미 하기 싫다고 발악을 했던가..
"정신이 들어 천만다행입니다.."
"저희가, 혼례를, 했던가요..?"
"네..? 의, 의원을 불러와야겠습니다."
의원을 부른다며 나가셨다. 무슨 일이.. 있었던가..? 왜 이렇게 가슴 한 구석이 빈 것 같지..? 왜 갑자기, 눈물이 나오는 것일까..
▶ Bonus
귀신이 보이는 무당? NoNo 프로파일러 : 외전 Fin.
헤헿 |
to. 독자님들께 와아, 외전도 끝났네요..! 사실, 본편에 넣은 외전은 제가 쓰려고 했던 거였어요! 새해선물로 말씀해주신 소재 중에 있기도 했었습니다. 나랑 통했어요, 독자12님ㅎㅎㅎ 다른 외전들도 쓸거니까 걱정을 하덜덜 말아요. 외전 같은 것이 재밌는 거 아니겠습니까?하하핳 맥시멈이나 문제아는 제가 정주행 중이에욬ㅋㅋㅋㅋㅋㅋㅋㅋ읽으니까 재밌더라구요. 본격 직접 쓴 작가도 재밌다는 글. 그러니까 안보신 분들 읽으세요.(홍보)
와 방금 현타왔어요. 정말 제가 이렇게까지 스토리 구상해본 거 처음이였어요. 어려운 소재이기도 했고 관계가 복잡한 것도 한 몫 했죠..? 관계 진짜..(울먹) 글 한번 쓰면 기본적으로 5시간은 붙잡았던 것 같아요. 특히, 준면이랑 종인이 과거편. 경찰에 대해 뭘 알아야 하지.. 경찰청 홈페이지에서 살았답니다..하하핳
아 맞다. 지금 지나간 일이 중요한 것이 아니지요. 저, 사실 또 기약이 없어요. 아마 외전들이 올라오긴 할텐데.. 후속작 기약이 없다고 해야하나.. 이러다가 저번 문제아들때처럼 막 삼일절이라고 가져올지도 모르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현재로써는.. 흑역사들도 남아있지 않네요ㅠㅠㅠㅠ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함께한 저의 편지가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네요. 그럼 전 이만 가보겠씁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여러분 감기 조심해요ㅠㅠㅠㅠㅠㅠㅠ 나처럼 콧구녕에 휴지 꽂고 있는 사람이 되지 맙시다ㅠㅠㅠㅠㅠㅠㅠㅠ
사랑하는 나의 독자님들 같이 걷고 뛰느라 고생하셨어요ㅠㅠㅠㅠ 앞으로 원하시는 일 다 잘되길 바랄게요ㅠㅠㅠㅠㅠ 언제 또 어떤 글을 가지고 돌아올지 모르니까 신알신 냅둬줘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나에게 외전이 있어요(인질극)(섬뜩) 그러니까 신알신은.. 두세요..ㅠㅠㅠㅠㅠ 그럼 전, 진짜 가볼게요ㅠㅠㅠㅠㅠㅠㅠ안녀유ㅠㅠㅠㅠㅠㅠㅠ 이따 공지에서 만나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텍파공지 금방 써 올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해를 돕고자 쓴 것이니 읽으실 분들은 읽으셔도 안전(?)합니다. | 1. 마지막 감정인 동정 포함 모든 감정을 깨닫게 된 주인공은 드디어 사람다워졌다고 볼 수 있겠죠?! 그래서 완결 마지막 부분에 산책겸 찾아가는 곳은 씽이가 있는 교도소랍니다8ㅅ8
2. 민석이 외전에서 민석이를 죽인 검은 복면. 네, 인상이 드럽다고 표현되었던 장현수입니다. a.k.a 험악남. 과거 자신을 죽였던 남자라서 민석이가 상당히 두려워했었던 거랍니다.8ㅅ8 그런 조선시대 장현수를 활로 쏴 죽인 사람. 현대에서도 장현수를 죽인 사람이었던 이씽이었습니다.
3. 장현수 하니까 떠올랐어요! 7편에 민석이가 밖에 남자 누구냐고 조금 격양되어서 물었었죠. 하지만 주인공은 밖에 모르는 사람들 뿐이라 했어요. 이때 민석이가 본 남자는 장현수였어요. 소오름. 이씽의 그녀가 궁금했던 장현수가 찾아왔던 것을 민석이가 본 거였지요. 사실 이때 장현수가 주인공을 직접적으로 보진 못했어요. 아 그때 민석이가 안아주고 아무말이 없었다고 했죠? 자신의 죽음과 관계된 장현수에 대해 말했지만 주인공은 들을 수가 없던 거였다고 합니다.
4. 8편에 경수랑 둘이 있을 적에 찾아왔던 악령을 기억하시나요? 기가 쎈 주인공 곁에는 오지 않던 악령인데 유독 가까이 왔던 그 악령은 사실, 주인공의 감정을 찾는데 필요 없을 것 같아서 뺀 에피소드가 있어요. 악령이 된 엄마와의 만남. 고로 그 악령은 주인공의 엄마였습니다8ㅅ8 악령이 된 와중에도 딸에게 찾아온 그 악령은 다행이도 딸이 잘 지내는 것을 확인하고 승천하였어요;ㅁ;
5. 예민하신 독자님은 느꼈을지도 몰라요. 세훈이도 주인공이 준면이와 파스타 먹던 날 귀신을 본다고 확신했다고(04편) 했고, 준면이도 그날 확신했다고(18편) 말합니다. 파스타 먹던 날=주인공이 손등을 다친 날!(02편) 아무래도 주인공이 다쳐서 걱정이 되었던 세훈이가 따라갔다가 확인했던 것이고, 센서등은 준면이었습니다.
6. 21편에서 물어봤던 것! 종인이가 떠날 것이라는 거 더 찾으셨던 분 있었나요?? 제가 찾았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경수 사건 조사, 생각보다 강력 1팀이 너무 잘해주고 있거든. 아마 이제, 너에게도 그 소식이 들어갈지도 몰라."(-19편 中)
7. 사진들이 다 복선이라고 했었지요? 프롤로그(00편~08편) 중 01편~08편에 나오는 사진들의 순서는 종인-준면-경수-세훈-백현-찬열-민석-이씽입니다. 종인-준면/경수-세훈/백현-찬열/민석-이씽 이런 순서로 배열되어 있습니다.^0^ 민석이랑 이씽이는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장현수라는 인물을 통해서 생긴 접점이 있.. 겠죠.. 아마..?
8. '경수사건조서' 기억나세요? 13편에 처음 나오는 그 것! 세훈이의 성격은 정리를 잘 못하는(...) 성격이었죠. 그런 세훈이가 가지고 있는, 비교적 주인공이 원하던 모든 것이 들어있던 그 '경수사건조서'는 종인이가 만든(20편) 걸 아시나요?
|
암호닉입니다♥ 고생하셨어요!
체리/까만원두/뭉이/오호랏/똥잠/구름/쉬림프/레모네이드/범블비/악마 괴물/궁디퍽퍽/선크림/바람둥이/안녕/매매/진블리/무당인듯무당아닌/도경수부인/별다방커피 코끼리/(코)라코/요맘때/정동이/콜덕/피큐PD/달수정/마틸다/비비빅/양양 뿅아리/네티큥/여리/아틸다/개구락지/립밥/바람개비/손가락/우리니니/빵 GG/바닐라라떼/하트./까꿍이/청바지/진블리/젤라/순수합니다/메리미/포뇨 윤혜/선물/가글/익인/야메/징차/요정별/거인/사랑둥이/잇힝 구금/두두/JENNIFER/쫑쫑이/빌딩숲/뀨꺄/거뉴경/사랑현/이슬/매직핸드 엘도라됴/블랙체리/쿵쿠닥닥/초코파이/됴티즌/스젤졸/제이/나쵸치즈/코델리박/물만두 박듀/☆☆☆투기☆☆☆/넠넠/감귤/민트초코/훈훈/파인벨/냐냐냐냐/체리고데기/봄 봄날/유뇽뇽/종이니니/증원/은하수/레몬사탕/아오네코/별드리/리턴/민석의만두집 CR/폐퇴미/동도롱딩딩/경수4랑/허잇짜/니나니뇨뇽/며니슝/찬열아커몬/피치피치/민랑 lobo12/콩콩/뚜더지/애를도라도/홉/담요/법원가자/방가방가햄토리/히아/핑크덕후 유레베/자몽은자몽자몽/체니체니/박찬열치아세포/됴롱/비글/새싹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