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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브 전체글ll조회 7908l 1

 

In Heaven 

 

 

 

 

난잡한 길거리로 발걸음 소리가 울렸다. 드러난 팔뚝 위로 눈이 떨어졌다. 이따금 이유 모를 붉은 눈송이가 보이기도 했다. 아. 구석진 곳에서 신음이 들렸다. 걸음을 멈춘 현식이 주위를 살폈다. 더 추워지기 전에 은신처를 찾아야 했다. 뒤로 이어지던 꼬리는 짧게 끊긴 지 오래였다. 혼자는 두려웠고 외로웠지만 생존의 가능성은 높아졌다. 자판기 뒤로 몸을 숨겼다. 손에 쥔 나무 막대에서 땀이 흘러내렸다. 하아…. 상체가 심하게 들썩였다. 침을 한 번 삼켰다. 어둡고 뿌옇게 안개가 꼈다. 하늘을 보니 대충 새벽쯤 되는 것 같았다. 작은 틈으로 눈이 내리는 것을 지켜보았다. 오랜만에 보는 눈이라 약간 들뜬 현식이 입꼬리를 올렸다. 손을 뻗고 싶은 욕구가 찼다. 입술을 깨물곤 조심스레 손을 들었다.

 

잠시만, 빠르게…

 

"아."


두 개의 붉은 점이 보였다. 곧게 서 있던 검은 인영이 고개를 틀었다. 안녕? 검은 것이 달리기 시작했다. 현식도 달렸고 밀쳐진 자판기는 바닥으로 쓰러졌다. 긴 인도를 따라 달렸다. 깔린 붉은 벽돌이 눈앞을 어지럽게 했다. 뒤를 살필 정신이 없었다. 꽤 먼 거리를 생각 없이 달려왔다. 혹시나 싶어 뒤를 돌았다. 젠장할, 수가 더 늘어났다. 다시 앞을 보고 달렸다. 눈물은 당연히 흐르고 있었다. 필사적으로 입을 다물고 있었다. 세어 나가는 울음소리가 검은 것들을 더 자극했다. 굶주림이 최고치에 도달했는지 괴상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급해진 현식이 보이는 골목으로 들어갔다. 뜯긴 시체가 넘쳐났다.


"시발"


막힌 벽을 등지고 앉았다. 깨져 제대로 사용이 될까 싶은 이빨이 다가왔다. 배가 뚫렸다. 어깨가 잡히고 볼살이 뜯겨 나갔다. 위로 검은 것들이 쌓였다. 멀리서 익숙한 것이 보였다. 그놈은 하얗다. 검지 않았고 역겹지도 않았다. 비릿한 웃음을 흘리는 놈을 따라 웃었다.

 

 

 

 

"50시간 13분 07초, 지난번보다 10시간 올랐네." 

 

"…." 

 

"여기까지만 하자, 내일 나가는 거 알지? 오늘 밤은 푹 쉬고 아침에 다시 보자고." 

 

 


투명한 유리창 밖으로 성재가 뒷모습이 보였다. 쇠침대에서 일어난 현식이 제 심장을 움켜잡았다. 눈을 감았다가 뜨길 반복했다. 자신은 물론 문을 열어 준 민영도 상당히 지친 얼굴이었다. 마른 입술에 제 입을 맞췄다.

 


"요즘 자주 나가는 거 아니야? 당신이라지만 불안해 죽겠어 진짜." 

 

"실수 같은 거 한 적 없잖아, 걱정하지 말고 있어." 

 

"이번엔 한 달이라고."

 


현식의 눈이 커졌다. 손톱을 깨물던 민영이 현식에게 안겼다.

 


"한 달이나 당신한테 안기지 못하잖아."

 


여리한 손이 현식의 앞으로 향했다. 손길에 고개를 젖혔다. 방으로 가. 손길을 멈춘 현식이 민영을 안아 들었다. 눕혀진 민영이 몸을 꼬았다. 진정시키듯 몸을 쓸었다. 근육진 현식의 몸을 몇 번이고 느끼다 손톱을 세워 재촉했다.

 


"아 근데 시뮬레이션 좀비 누가 만드는 거야?" 

 

"내가, 왜?" 

 

"다 같은 얼굴인데 가끔 이상한 놈을 봐서 말야." 

 


진지한 현식에 비해 급한 민영이 다리를 감았다. 다 같을 순 없잖아 컴퓨터가 알아서 바꿨겠지, 얼른 집중해. 자극하는 손길에 입술을 삼키고 허벅지 사이로 자리를 잡았다. 질척이는 소리가 야했다. 격한 움직임이 끊이질 않았다. 소리는 더 커졌고 닥치는 쾌락은 달콤했다. 행위의 끝은 보이지 않았다. 이보다 좋은 휴식이 또 있을까. 민영을 끌어안았다. 제 눈에서 알짱거리던 놈을 잊고 싶었다.

 

 

 

 

 

 

짐은 간단했다. 식량과 물은 잘해야 일주일을 버틸 수 있는 양이었다. 그 외엔 몇 병의 작은 약뿐. 가방을 들쳐 맨 현식이 총을 챙겨 들었다. 군복을 차려입은 성재가 도착했다. 준비된 차량에 몸을 실었다. 정확한 임무는 알려주지 않았다. 이번엔 쉬운 일인가 싶어 긴장을 풀었다. 단단한 철문이 열리고 빠르게 밖으로 달렸다. 한 달 만에 나온 밖은 전보다 좋지는 않았다. 그 사이에 충돌이 있었는지 좀비들의 시체가 널려 있었다. 창문을 살짝 열었다. 익숙해진 피 냄새가 들어왔다.

 


"13관리소로 갈 거야." 

 

"이번엔 뭡니까." 

 

"면역체 하나가 발견 됐어, 우린 그놈을 탈 없이 7관리소로 데리고 가면 돼." 

 


현식의 인상이 좋지 않았다. 7관리소는 현식이 머물고 있는 3관리소와 꽤 떨어져 있었다. 게다가 언제 미쳐버릴지 모를 면역체와 동행이라니.

 


"임현식 겁나?" 

 

"…솔직히 말하면 그렇습니다. 그리고 왜 우리가 그런 일을 해야 합니까." 

 

"13관리소 모든 인원 전멸." 

 

"…." 

 

"살아남은 유일한 면역체 연구자는 7관리소에 있고 그것들을 통제할 수 있는 실력이 있는 자는 우리뿐이야." 

 


이해가 되나, 닥치고 수긍해. 성재의 눈빛이 말하고 있었다. 눈가에 접힌 주름을 세었다. 도저히 정리되지 않았다. 창밖으로 건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무너지고 깨져 쓸모없는 것들이었다. 보기 좋군. 도로 위엔 좀비들이 굶주린 채 기어 다녔다. 별거 아니란 듯이 뱉는 말에 현식이 고개를 저었다. 미친놈. 건물들 사이로 하얀 돔이 눈에 띄었다.

 


"면역체 혼자 떨고 있을 거야." 

 

"감염되지도 않고, 혼자 잘 지내고 있겠죠." 

 


휑한 거리로 차가 들어섰다. 묘한 긴장감이 돌았다. 좀비가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 게 이상했다. 배불리 먹고선 다른 곳으로 떠났나. 엔진 소리가 시끄러웠다. 이 소리에 좀비들이 몰려 오는 게 아닌가 싶었다. 쿵. 좀비 한 마리가 창문에 붙었다. 열어둔 창문 틈 사이로 손가락이 들어왔다. 시발. 얼굴이 벗겨진 좀비는 핏덩어리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흑발의 긴 머리가 피와 엉켰다. 떨어져 개 같은 년. 칼등으로 손을 짓눌렀다. 약해진 뼈는 버티지 못했다. 몇 개의 손가락이 현식의 무릎으로 떨어졌다. 잃어버린 손가락은 신경도 쓰지 않는지 끈질기게 붙어있는 좀비를 보고 혀를 찼다. 꿈틀거리는 게 지렁이 같아 맘에 들지 않았다. 손가락을 집어 밖으로 던졌다. 좀 더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칼로 얼굴을 쑤셨다. 튄 핏방울이 앞머리에 묻었다. 비명을 지르며 떨어져 나간 좀비 꼴이 썩 좋지 않았다.

 


"운전 좀 잘해요, 이상한 것들 들러붙게 하지 말고." 

 

"상사한테 잔소리하는 꼴이 보기 좋군. 그런 의미에서 너 혼자 면역체 데리고 나와." 

 


냉정하게 세워진 차엔 정적이 맴돌았다. 빨리 나가. 눈치를 주는 성재를 훑기다 밖으로 나갔다.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단독 행동은 처음이라 몹시 긴장됐다. 심호흡하고 문 앞으로 뛰어갔다. 주위엔 아무것도 없었다. 차 안에선 성재가 보고 있었다. 여유 있어서 좋겠군. 침을 뱉곤 문을 열었다. 손전등을 켜고 주위를 둘러봤다. 낮이라 그런지 들어오는 빛 덕에 그리 어둡지는 않았다. 전등을 끄고 안으로 발을 들였다. 내부는 그 동안의 일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널브러진 종이와 시체, 이따금 익숙한 얼굴을 발견하곤 입술을 물었다. 여차하면 자신도 저렇게 될 수 있다는 상상을 했다. 오금이 저렸다. 침착하자…. 대충 건물의 구조를 파악하곤 지하로 향하는 계단을 찾았다. 관리소의 구조는 거의 같았다. 중요한 실험이니 지하에서 진행됐을 것이다. 걸음이 조심스러워졌다. 탈출이 어려운 곳인데다가 빛도 들어오지 않았다. 오른눈이 떨렸다. 얼굴을 쓸고는 다시 정신을 붙잡았다. 이어진 벽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분위기 한 번 죽이는군. 구석에 있는 문 앞에 섰다. 귀를 기울였다.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손잡이를 잡고 살살 돌렸다.

 


"냄새 한번 좆같네." 

 


방 안은 온통 피로 가득했다. 바로 앞에 놓인 하얀 가운을 입은 시체는 머리통이 없었다. 식겁한 현식이 시체를 멀리 치웠다. 문을 닫았다. 좁은 실내 안으로 더 들어가자 시체가 가득 쌓여 있었다. 좀비 파티라도 했나. 자신이 누워있던 곳과 비슷했다. 연구가 있었을 작은 공간이 보였다. 깨진 유리창 안으로 전등을 비췄다.

 


"악!" 

 


날카로운 것이 콧등에 닿았다. 놀란 현식이 엉덩방아를 찍었다. 급히 자세를 잡았다.

 


"시발, 나와 머리통을 날려줄 테니까." 

 

"…사, 사람이에요?" 

 

"그래 사람이다. 닥치고 빨리 나…뭐야."

 


작은 소년의 얼굴이 보였다. 머리는 온통 엉켜 있고 얼굴엔 눈물 자국이 가득했다. 피가 묻은 손을 뻗어 올린 소년의 붉은 눈동자가 빛났다. 

 


"살려줘요 아저씨…제발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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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아니 이 밤에 이무섭지만 뒷얘기가 궁금해 쥬글거같은 금글은 뭐시당께요..? 신알신누르고 거요 헝헝ㅠㅠㅠㅠ
10년 전
독자2
헐 현창이라니ㅠㅠㅠㅠㅠㅠㅠ감사합니다 신알신하고가여ㅠㅠㅠ
10년 전
독자3
헐,,,,작가님 금소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4
헐........지금 엄청나게뒷북인건 아는데....오ㅏ....진짜대박...............장편연재하실생각없으세요? (오열)
10년 전
퍼브
개인적인 공간에서 천천히 연재 중입니다.ㅎㅎ
10년 전
독자5
어딘지 펑댓으로 가르쳐주실수있으세요?ㅠㅠㅠㅠ진짜 금손.....bb
진짜 짱................... (감동)

10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0년 전
독자6
헉!!!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
10년 전
비회원50.199
헐...이런걸 이제서야보다니..저도뒷북인거알지만 알려주실수있나요ㅜㅜㅜㅜ너무재밌어요ㅜㅜㅜㅜ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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