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덥지근한 공기가 방 안을 가득 메웠다.
빛마저 허락 하지 않는 방안에는 그저 노랗고 낡은 불빛 하나 만이 방 안을 밝혀주고 있었다.
더럽고 때가 탄 매트리스 옆으로 틀어진 낡은 선풍기에서는 달달거리며 안쓰러운 더운 바람만 내뿜고 있었다.
“후-”
길게 빼낸 연기가 공중에서 흩어져 좁은 방안을 가득 메웠다.
코끝을 때려오는 자극적인 냄새에 나도 모르게 마른 침을 꿀꺽, 하고 한 번 삼켰다.
끽끽 거리는 기분 나쁜 소리를 내는 바닥을 밟으며 한걸음씩 나에게로 다가오는 그를 제지할 힘조차 없이 그저 침대에 축 늘어져 있었다.
늘어난 티셔츠 한 장이 애처롭게 내 몸에 걸려있었다.
흐트러져 내 시야를 가린 머리칼 사이로 그의 몸이 눈에 들어왔다.
“일어나”
그가 분명히 나를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평소와 다르게 힘이 주어지지 않아 그저 안쓰러운 강아지마냥 낑낑대었다.
그는 마음에 들지 않은 지 인상을 찌푸리고는 내 옆으로 와 매트리스에 털썩하고 주저앉았다.
나는 그저 가쁜 숨을 몰아쉬며 흐릿해진 시선 속에서 그를 부여잡으려고 애썼다.
“구준회”
마른 목구멍을 간신히 열어 쩍쩍 갈라진 목소리로 그의 이름 세 글자를 뱉어내니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는 그의 시선에 발목부터 저릿해져왔다.
“불공평해”
마른 입술에 침이라도 축여보려 입술 선을 따라 혀를 한 번 날름거렸다.
내 머리카락을 걷어낸 구준회가 나를 내려다보았다.
여전히 뿌옇기만 한 시선 속에서 강렬한 그의 눈빛을 마주하자니 꼭 처음 태양을 마주한 것 마냥 눈이 부셨다.
그는 희미하게 미소 짓는 것도 같더니 이내 내게로 고개를 숙였다.
익숙하고 거칠게 내 입술사이를 파고 들어온 그의 혀에 헐떡일 새도 없이 그의 목을 부여잡았다.
허리를 들어 그의 위에 나를 앉히고는 교묘하게 치열을 훑었다.
혼이라도 빼놓으려 작정했는지 부드럽게 쓸어내리는 허리에 아, 하고 그만 아찔해져 버렸다.
눈앞이 새하얘지고 몸이 붕 뜨는 느낌이었다.
그의 혀에 나의 것을 같다대자 여전히 가시지 않은 약의 씁쓸함이 느껴졌다.
나는 갈증에 눈이 먼 사람마냥 그에게 달라붙어 무너지듯 그를 더듬었다.
여전히 놀리듯 할짝대는 그의 혀가 미워 입술을 꾹 닫아버리자 혀를 뗀 그가 느긋하게 말했다.
“세상은 원래 불공평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