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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루민] Would You Marry Me | 인스티즈

 

 

 

이건 그냥 ... 내용 無, 감동 無 ... ^^

 

글보다는 브금이 더 좋아요!

뮤지컬곡인데, 동성애 코드가 있는 뮤지컬이에요.

극 중 주인공이 동성애때문에 비난을 받는, 그런 내용의 곡입니다.

 

그냥 글 속 루민과 조금은 맞는 것 같아서... '^'

그냥 스윽, 읽어주세요.

 감사합니다^^

 

 

 

 

 

 

 

 

 

Would you Marry Me

 

 

 

 

#

 

 

 

 

 

 "나 결혼해."

 

왜 나는 대답하지 못 했을까. 바보같이.

 

 

 

 

-

 

 

 


 아팠다. 온 몸이 뜨겁고, 눈두덩이가 욱신거렸다. 귀가 멍멍했고, 목이 아팠다. 그리고 무엇보다.
 심장이 아팠다. 루한을 떠나보내서. 그래서 아팠다. 내 가슴 속을 꽉 채우고 있던 루한을 떠나보내서. 그래서 아팠다.

 

 "그래. 김민석 저 바보 같은 게 전화도 안 하고 있더라니까? 삼일이나 저렇게 있었단다, 글쎄."

 거실에서 종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누구와 통화를 하는 건지 지금 나의 상태와 우리 집의 위치까지 다 말해준다. 누굴까.

 "넌 친구라는 게 집이 어딘지도 몰라? 하여튼 변백현…. 올 때 약이나 사와!"

 아. 백현이구나.

 "야, 백현이가 약 사온대. 조금만 기다려.  …괜찮냐?"

 대답은 하지 못 했다. 고개를 약하게 끄덕이는 것을 마지막으로 나는 또 잠에 빠져들었다.

 

-

 

 

 

 

 '민석아, 나 어때?'

 꿈에서 루한이 물었다. 턱시도를 입은 모습으로. 어떻냐고, 그렇게 물었다.
 웃었다. 아무 말도 못 하고 그냥 바보같이 웃어주었다. 그러자 루한이 웃으며 고맙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를 데려오며 또 다시 물었다.

 '이 사람은 어때?'

 그녀가 날 향해 웃었고, 나도 둘을 향해 웃어주었다. 턱시도를 입은 루한도 멋있었고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그녀도 참 아름다웠다.
 루한은 내게 안녕을 고한다. '안녕'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울고 말았다. 그래도 끝까지 웃어주었다. 입 꼬리를 억지로 끌어올리며 눈물을 떨어뜨렸다.
 
 하지만 루한은 내 눈물을 닦아주지도 않고 끝내 뒤돌아 그녀와 함께 떠났다. 그래도 나는 웃었다. 그리고, 울었다.

 

 

-

 

 

 

 

 흐릿한 시야로 낯익은 천장이 보인다. 몇 번 눈을 깜빡이자 그제야 뚜렷하게 자리를 잡는데 갑자기 종대가 불쑥 고개를 내밀었다.

 "어? 일어났어? 야! 변백현! 일어나! 김민석 깼어!"
 "…됐어. 그냥 둬."

 이상하게도 몸이 멀쩡하다. 종대의 목소리가 멀쩡하게 들렸고, 목소리도 이젠 괜찮은 것 같다. 무엇보다 욱신대던 두통이 깨끗하게 사라진 것 같다.

 "야. 너 꼬박 이틀을 잤어.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죽은 줄 알았다니까?"
 "죽긴 뭘 죽어."
 "이제 좀 괜찮아 보인다?"
 "응, 나 괜찮아."
 
 루한. 나 이제 괜찮은 것 같아. 나 안 아프게 해주려고 꿈에 나온 거 맞지? 그래. 이제 괜찮아. 덕분에 나 정말로 괜찮아졌어. 그런데… 아직도 가슴은 조금 아픈 것 같아.

 

 사실. 조금 많이… 아니, 아주 많이 아파.

 

 

-

 

 


 

 

 어쩌면 루한은 조금 잔인한 아이였을지도 모르겠다.
 내 손에 들려있는 것을 멍하니 보고 있자니 조금 눈물이 나려해서 조심스럽게 탁자위에 올려두었다.

 "이 미친 새끼. 어떻게 니 생각은 하나도 안 하냐?"
 "그거 뭔데? 어, 청첩장이네? 우와. 루한 진짜 결혼하는구나."
 "25일…. 한 달 남았네."

 청첩장은 어느새 종대의 손으로 넘어가 있었다. 종대와 백현이가 한껏 루한의 욕을 늘어놓고 있을 때 즈음, 별안간 초인종 소리가 집안에 울려 퍼졌다. 누굴까. 찾아올 사람이 없을 텐데.

 

 

 "…김민석씨?"

 처음 보는 여자다. 하지만, 누군지 알 것 같았다. 아니, 안다. 나는 분명 이 여자를 안다.
 그녀다. 루한과 함께 꿈속에 나타났던 그 여자.

 "아….네."
 "안녕하세요, 신은지라고 합니다."
 "네. 근데 어쩐 일로."

 나는 생각보다 침착했다. 문을 열기 전부터 예상이라도 하고 있었다는 듯 아주 침착했다.

 "들어오세요."
 "아뇨. 제가 좀 바빠서요. 그냥 여기서 말씀 드릴게요."
 "……네. 그럼."

 내 뒤로 종대와 백현이가 슬금슬금 다가와 서는 것이 느껴졌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조금 두렵다.
 은지씨는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서 내게로 건네주었다. 이건….

 "루한씨가 밤마다 이걸 읽고 울어요. 민석씨라면 이게 뭔지 아시겠죠."

 아무런 디자인도 되어있지 않은 갈색 일기장. 너무나도 익숙한 이 일기장이 왜 이 여자 손에 있는 거야. 내가 너만 읽으라고 그랬잖아. 우리만의 추억이라고, 꼭 너만 가지고 있으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이걸, 왜 저한테…"
 "루한씨한테는 미안한 얘기지만… 읽어봤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

 

 

 

 

 

 루한. 정말 나쁘다.
 그 여자도 이 일기를 읽었대. 그것도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의 추억을. 내 추억, 그리고 니 추억을 그 여자도 모두 알아버렸는데. 넌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는 거야.


 '루한씨가 저랑 억지로 결혼 한다는 거 알고는 있었는데. 이유가 민석씨 때문인 줄은 몰랐네요. 어쨌든 전 루한씨랑 결혼 해야 해요. 아니, 이미 결정됐으니까… 그러니까 이 일기장은 민석씨가 가지고 있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가지고 왔어요.'

 

 그렇게 냉정하게 나에게 이별을 얘기했던 루한은 이 일기장을 버리지 않았다.
 아팠던 가슴이 조금은 괜찮아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나저나. 지금쯤이면 루한이 일기장이 없어졌다는 걸 알아버렸을텐데.  루한, 괜찮을까. 내 루한. 아프지 않아야 할 텐데.

 

 

 

-

 

 

 

 
 눈을 뜨자마자 달력을 보았다.
 2월 18일. 루한의 결혼이 정확하게 일주일이 남아있었다.
 아직은 추운데. 조금만… 조금만 있다가 하면 따뜻할 텐데.
 
 "야, 집 앞에 이상한 거 하나 와 있다."
 "얼른 나가보는 게 좋을걸. 거의 냉동상태던데."

 종대와 백현이는 내가 아픈 이후로 제 집 드나들 듯 나를 매일 찾아오고 있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찾아와선 대뜸 한다는 말이 저거다. 언제 들어도 녀석들의 말은 이해가 어렵다. 도대체 뭐가 와있길래 냉동상태라는거야. 택배 올 것도 없는데. 누가 나한테 뭘 보냈나?  점퍼를 걸쳐 입고 밖으로 나가려는데 종대가 내 손에 무언가를 쥐어준다.

 "이거 갖고 나가는 게 좋을걸."
 "웬 손난로? 금방 들어올껀데."
 "글쎄. 니가 금방 들어와도 혼자 들어오지는 않을 텐데."
 "자꾸 빙빙 돌려 말할래? 뭐가 있냐니까?"

 내 물음에도 종대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나를 문밖으로 떠밀었다.
 손에 쥐어진 손난로가 유난히 뜨거웠다.

 

 

 

 

 


 "…루한…."

 집 앞에 누군가 주저앉아 있다. 그런데 그 검은 정수리가, 작게 떨고 있는 그 어깨가 너무나도 익숙해서. 단지 익숙해서. 나도 모르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 나의… 루한.

 '거의 냉동상태던데'

 그제야 내 양볼을 스치는 차가운 바람이 느껴졌다. 도대체 언제부터 이러고 있었던걸까.

 "루한!"

 내 외침에 루한이 고개를 들었다. 세상에. 입술이 새파랗다. 루한은 그 새파란 입술을 겨우내 움직여 내게 말했다.

 "……민석아…."
 "너 언제부터 이러고 있었어! 왜 이러고 있는 거야!"
 "민석아… 나… 나…"
 "나중에. 나중에 얘기해. 어떡해… 너무 차갑잖아… 일단 이걸로 좀 녹여. 이게 무슨 꼴이야!"
 "일기장…. 일기장이…."

 아아. 루한은 우리의 추억을 찾고 있다. 이제는 잊을 줄만 알았던. 그 추억을.
 그리고 루한은 울었다. 내가 쥐어준 그 손난로를 꼭 쥔 채로. 그렇게 울었다.

 

 

 

 

 "거봐. 내가 혼자 안 들어온다 그랬지?"
 "따뜻한 물 좀 받아줘, 얼른!"

 

 얼마나 오랫동안 있었던 건지 루한은 걷기조차 힘들어했다. 종대와 백현이가 물을 받을 동안 나는 급한 대로 루한을 꼭 끌어안았다. 조금이라도 따뜻해지길 바라면서 세게 꽉 끌어안았다.

 

 "따뜻하다."
 "말하지 마. 너 몸만 녹이고 금방 보낼 거야. 그러니까… 말하지 마."

 

 무서웠다. 그렇게도 듣고 싶어 했던 루한의 목소리를 들으면 루한을 붙잡을까봐. 가지 말라고 붙잡을까봐 겁이 났다.

 

 "민석아."
 "…"
 "민석아."
 "…"
 "김민석."
 "…"
 "…민석아."
 "…왜."

 거짓말 같게도 이젠 가슴이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만 해도 뭔가 꽉 막힌 듯 답답했었는데. 이젠 괜찮았다.
 
 "야! 물 다 받아놨으니까 들어가서 연애질 해!"
 "저것들이. 염장 지르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왜 저 나쁜 놈 쓸 물을 받아줘야 하냐고!"
 "내 말이. 야, 가자, 가!"

 종대와 백현이는 야단법석을 떨며 집을 나섰다. 그냥 조용히 가주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둘만 남게 해준 녀석들에게 조금은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

 

 

 

 "…미안해, 민석아."

 한참의 침묵 끝에 루한이 내게 한 말은 '미안해' 였다. 왜. 뭐가 미안할까. 루한은 그저 정상적으로 결혼을 하려 했던 것뿐인데. 왜 나에게 미안할까.

 "말하지 말랬잖아."
 "갑자기 나타나서 미안하고…."
 "말하지 말랬다."
 "이렇게 폐만 끼쳐서 미안하고…."
 "루한."
 "…일기장 잃어버려서 미안하고…."
 "……"
 "………아프게 해서 미안해."

 루한의 목소리가 욕실에 울려 퍼진다. 네모난 이 공간이 루한의 목소리와 내 울음소리로 가득 채워졌다.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내가 괜찮아져?"

 


 물이 조금 식은 것 같아서 뜨거운 물을 약하게 틀었다. 더 이상 아무런 말도 듣고 싶지 않아서. 작은 물소리만 들리도록. 하지만 루한의 떨리는 목소리는 너무나도 정확하게 들려왔다.

 "나…."
 "…"
 "많이 생각했는데…."
 "루한."
 "……널 못 잊겠어…."


 울었다. 나도 울고, 루한도 울었다.
 서로의 목소리가 너무나도 반가워서, 그리고 서로의 모습이 너무나도 반가워서.
 다시 맞잡은 손이 너무 따뜻해서.

 그래서 우리는 울었다.
 

 

 


-

 

 


 현실이란 벽이 무서워 결국 '굴복'을 택했던 우리는 결국 다시 현실과 등을 맞대어야만 했다. 우리를 괴롭혔던 사랑이 너무나도 지독했기에. 현실 앞에 꿇었던 무릎을 결국은 사랑 앞에 꿇어야만 했다. 세상이 우리를 욕했고, 우리는 그런 세상과 맞서기 위해 더 강해져야 했다.
 

 하지만 우리는 웃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행복했다.

 

 

 

 

-

 

 

 루한은 결혼을 했고, 나는 혼자 남았다.
 이 사회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나는 루한을 이해했다.
 우리 둘은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 단지 인정받지 못 했을 뿐이다. 서로 마주하지는 못 하지만 우리는 등을 꼭 맞댄 채 각자의 세상을 바라보기로 했다. 세상 몰래 잡은 손은 절대 놓치지 말자고 약속하고 또 약속하며 함께 무릎을 꿇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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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이글읽고 딱 든 생각이ㅠㅠㅠ불쌍하다였어요ㅠㅠ진짜 저렇게 사랑하는데 현실에 부딪혀서 일기장을 읽으면서 민석을 그리워함에도 결혼을 하려고했던 루한도 불쌍하고 현실을 인정하면서 끙끙 앓는 민석이도 불쌍하고ㅠㅠㅠ아이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2
하...ㅠㅠㅠ민석아...밍소쿠....빠오즈....독자1님과같은생각이에요...딱처음에청첩장을받았던순간에는오만가지생각이들엇거나머리속이텅비엇거나둘중에하나엿겟죠...민석이는멘붕상태고..루한은어쩔수없이하는결혼이니안할수도없고동성애를이해해주지않는이사회에서어쩌지못하는...뭔가안쓰럽네요ㅠㅠㅠ루민이들그래도행쇼해ㅠㅠ
10년 전
독자3
융유 ㅠㅠㅠㅠㅠㅠ 현실이라는 벽이 높기는 하네요 ㅠㅠㅠㅠ 루민리들 너무 안타까워요 ㅠㅠㅠㅠㅠ 에효 ㅠㅠㅠ 둘이 확 도망치게 해주고 싶네요 ㅠㅠㅠㅠ 서로를 너무 사랑하면서도 아무것도 못하는둘이가 너무 불쌍하네요 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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