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일곱, 여자 하나
─ 12
21.
새 멤버가 영입된다면?
지민: 안 받아 줌.
정국: 어서 와. 방탄은 처음이지?
남준: 내 저작권 나눌 생각 마라.
태형: I need you 맨 처음에 호석이 형 밑 네가 해.
석진: 멤버 전원 허세남 만들기.
윤기: 거부한다.
호석: 이런…….
00: 작사 참여만 안 한다면 뭐.
22.
호석: 태형이랑 지민이가 울어요.
00: 너는?
호석: 네?
00: 너는 안 우냐구.
호석: 에이, 나는…….
00: 얼굴 가리는 손부터 치우고 말해. 설명해 줘, 어떻게 된 일인지.
호석: …….
00: 아, 물론 네가 진정하고 나서 들을게.
23.
태형: 나두 가사 저거 하구 시픈데…… 막 형들이 안 껴 주구…… 이거 이러케 이것만 하라 그러구…….
00: 가사 쓰고 싶은데 안무 연습이나 하라 그랬어?
태형: 네! 막 누나랑 하고 싶다구요!
00: 나랑 가사 쓰고 싶었어? 알았어, 누나가 잘 설득해 볼게.
태형: 네에.
정국: ……누나는 저걸 다 알아듣네요?
석진: 나는 어떻게 사람이 말을 저렇게 못하는지 더 신기해.
24.
석진: 들어 봐. 내가 빵을 만들었어.
윤기: 아니 사람이 연달아 실패를 경험했으면 좀 쉬어 가야 하는 거 아니에요?
00: 솔찌키 말할게. 나 고민 진짜 많이 했어. 오빠 빵 먹기 싫어요.
석진: 내가 맏이인데 막 오빠 취급도 안 하고, 어? 너무하다, 진짜.
00: …….
석진: 야, 안 들리는 척하지 마라.
00: 아, 들킴.
25.
정국: 아, 누나 말 걸지 마요!
00: 알았어, 말 안 걸게.
정국: …….
00: …….
정국: ……그냥 말 걸어 주세요.
0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6.
남준: 누나는 심리 분석하는 글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00: 그렇지.
남준: 새벽도 좋아하고.
00: 맞아.
남준: 가사 쓰는 것도 좋아하고.
00: 글 쓰기가 재미있으니까.
남준: 누나는 누나가 잘하는 걸 좋아하네요.
00: 안 그런 사람이 어디 있겠어
남준: 여기 있네요, 여기. 요리를 잘하면서 안 하는 건 무슨 심보야. 누나 지금 12시간째 굶고 있는 건 알아요?
00: 귀찮잖아.
남준: 하……. 누나가 슈가 형이에요?
00: 뭐, 지금만큼은? 가만히 둬. 지금은 격렬히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야.
27.
정국: 학교에 가고 싶어요. 책상에 앉아서 수업 듣고 싶어요.
00: 응.
정국: 노래하고 춤추는 게 싫다는 게 아녜요. 그래도 나는 학생이니까…….
00: 지금 몇 시야?
정국: 새벽 한 시요.
00: 교복 다려 줄게. 학교 갔다 와. 지금 자고. 졸기만 해 봐.
정국: 회사랑 상의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갑자기 이렇게 하면.
00: 누나가 다 책임질 테니까 학교나 가. 네 말대로 학생이잖아.
정국: 누나…….
00: 빨리 자라.
28.
00: 오빠 오늘 학교 간다면서요! 자고 있음 어떡해요!
석진: ……졸려.
00: 빨리 일어나죠? 4교시라서 다행이지. 옷까지 다 입고 자고 있어.
석진: 밥은 애들이랑 먹었어?
00: 먹었으니까 빨리 가요. 여기서 더 지체하면 오빠 수업 늦거든요.
석진: 아, 그러네. 나 갔다 온다!
00: 올 때 감자칩이요.
29.
태형: 말을 잘하고 시퍼요.
00: 아니? 포기해.
태형: ……말을 잘하고 싶다니까요?
00: 포기하라고요.
태형: 아, 지짜, 누나!
00: 발음도 제대로 안 되는 게ㅋㅋㅋㅋㅋㅋㅋㅋ.
태형: 발음은 박지민이 더 안 좋거든요!
00: 그래요? 알았어요~ 누나가 앞으로 말 가르쳐 줄게요.
태형: 됐어요. 누나랑 말 안 해요.
0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0.
00: 가사 쓰기 싫다.
남준: ……웬일이에요, 그런 말을 하고?
00: 내 옆에서 휴대 전화나 만지는 김아무개가 찔리라고 하는 소리야.
남준: 나는 내 랩 파트 다 썼어요.
00: 차라리 나도 '내 파트'라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 이거 막노동 아니냐?
남준: 그거 막노동을 직업으로 하고 계시는 분들께 실례예요.
00: 아, 말 조심. 닥치고 가사나 써야지. 표류하는 먼지가 되고 싶다…….
남준: 새벽되니까 또 정신줄 놨군.
31.
지민: 나 번호 따일 뻔했어요.
00: 안 줬단 소리네?
지민: 네. 불편하기도 하고, 누나가 생각 나기도 하구.
00: 내 생각은 왜 나.
지민: 거절하는데 누나가 안 된댔어요! 라고 할 뻔한 거 있죠. 재빨리 정정하고 죄송합니다, 했어요.
00: 잘했어. 죄송하다고 했는데도 안 가면 그냥 내 핑계대.
지민: 그건 안 돼요.
00: ……왜?
지민: 누나 욕 먹는 건 나도 싫다구요!
00: ㅎㅎㅎㅎㅎㅎ. 그래.
32.
호석: 누나 얼굴 부었어요. 아주 깨무러 즈그 시펑.
00: …….
지민: 언제 어른될까요, 진짜.
호석: 깨무러 즈그 시펑!
00: 나한테 깨물려 볼래?
호석: 그것도 괜찮을 듯.
00: 변태새끼야.
호석: ……? 누나. 저 그런 사람 아니거든요. 누나. 어디 가요!
33.
윤기: 여기가 씨 마이너 세븐인데…… 듣고 있냐.
00: ……작곡 안 배우면 안 돼?
윤기: 잘하고 있는데 왜. 작곡보다 작사가 더 어려운 거 알긴 알아?
00: 모르겠다구…… 8ㅅ8. 너무 어렵잖아!
윤기: 전정국이랑 김태형도 하나 만들었다. 조금만 쉬었다 할까, 그럼?
00: 응. 으으, 힘드러. 이런 걸 넌 어떻게 다하냐.
윤기: 넌 가사 쓰잖아, 인마. 잘하고 있으니까 천천히 하자, 천천히.
00: 알았어.
34.
00: 신발 빌려 줘.
남준: 신발 헐떡거리잖아요. 안 돼요.
석진: 너 지난번에 윤기 거 신다가 뒷꿈치 까졌잖아.
호석: 누나 발이 너무 작아요.
정국: 안 돼, 안 돼.
태형: 누나 발이 좀만 더 컸어도 빌려 줄 수 있었을걸요. 신다 다쳐요.
지민: 맞아. 다쳐요.
윤기: 옷은 돼도 신발은 안 돼. 스케줄 어떻게 움직이려고.
00: ……다쳐도 내가 다치거든?
35.
정국: 나 현질할 거예요. 누나 안 할 거예요?
00: 어차피 곧 질려서 지울 텐데 왜 하냐.
정국: 아, 나 만렙 찍고 싶단 말이에요.
00: 나중에 보면 네 만렙은 만렙이 아닐걸. 염병할 회사는 계속 업데이트할 테니까.
정국: 누나 그거 경험담이에요?
00: 아오, 눈치만 빨라서. 생각하니까 또 열받네.
36.
석진: 아, 그릇 이가 나가 버렸네. 하나 사야 하나.
00: 일본에서는 도자기의 흠 같은 걸 작품 그 자체로 받아들인대요. 그래서 일본 식당에 가 보면 이 나간 그릇을 쉽게 볼 수 있는 거더라고요.
남준: 그게 아마 와비라는 정신과 연관 있는 거랬죠?
00: 어. 다도쪽에서는 오히려 흠집이 있거나 찌그러진 그릇이 귀하게 여겨진대. 또 흡집 난 부분을 금으로 장식해서 수리하는 기법도 있잖아.
남준: 킨츠키, 기법이던가요?
00: 응. 내 기억이 맞다면 그럴걸.
석진: 이 나간 그릇 하나 발견했다고 뭔 개소리들이야, 니들은.
37.
태형: 00아!
00: ……?
태형: 왜 대답을 안 해, 00아.
00: ㅋ…….
태형: 00아. 대답을 해, 00아!
00: 어디 계속 까불어 봐.
태형: ……안 할게요.
00: 그래.
38.
00: 친구가 남자 친구랑 놀러 간 사진 보내 줌. 나도 휴가받고 싶다.
호석: 남자 친구가 부러운 거 아니구요?
00: 사실 둘 다. 바다 가고 싶어. 나도 놀 줄 아는데……. 사장님 나빠여…….
호석: 멤버들이랑 나중에 다같이 놀러 갔음 좋겠다. 그죠.
00: 어. 완전. 너네 손 잡고 뒷태 찍을 거야. 아까 친구가 남자 친구 손 잡고 사진 찍었더라.
호석: 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누나 손 잡을래.
39.
00: 누나 욕 하고 다녀도 돼, 얘들아.
태형: ……뭔 소리예요?
지민: 뭔, 뭔 말이야?
호석: ……? 누나 욕을 왜 해요.
00: 내 앞에서만 걸리지 마라.
태형: 엥?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민: ……뭐래, 이 누나가.
호석: 저희가 누나 욕 왜 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0: 그래, 하면 뒤진다~
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0.
윤기: 아이씨. 사랑 가사 어떻게 쓰냐.
00: 왜, 뭔데.
윤기: 아이, 김남준이. 아, 김남준이 사랑 노래 쓴다잖아. 지도 가사 못 쓰면서.
00: 이해 안 돼. 그냥 대충 꾸며 쓰면 되지. 네 이상형을 풀어나가면 되잖아?
윤기: 뭐. 어떤 거. 고가의 헤드폰 쓰는 사람?
00: 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바보야. 네가 원하는 애인 스타일. 이랬으면 좋겠다 아니면 이럴 땐 이랬을 것 같다, 그런 거.
윤기: 그런 거 생각해 본 적 없는데.
00: 도대체 그동안 무슨 생각으로 가사를 쓴 거냐.
윤기: 아, 몰라. 차라리 너를 대입해서 써야겠어.
00: 으. 이거 사랑 고백?
윤기: 까불래.
41.
정국: ……누나 누구랑 통화하는데 저래요?
윤기: 현오. 여자 친구 생겼대서 저런다.
정국: 헐.
00: 야아, 너 누나가 그렇게 키웠냐? 어? 너 내가 남자 친구 있을 땐 난리난리를 쳐서 방해해 놓고! 야! 너 지금 어디야. 여자 친구랑 있어? 미쳤나 봐, 지금이 몇 시인데!
정국: ……모든 누나들은 다 저래요?
윤기: 호석이 누님은 안 그러시던데. 내가 누나가 있어 봐야 알지, 인마.
00: 이 쓰레기야. 여자 친구한테 잘하구, 어? 빨리 집 데려다 줘. 여자 친구네 부모님이 어떻게 생각하시겠어! 여자 친구한테 잘하면 누나한테도 좀 잘하고. 알았지. 데려다 줄 거라고? 알았어, 그럼 누나한테 좀 잘해. 끊어.
정국: ……누나가 제정신이 아니네요.
윤기: 어. 그러네.
42.
윤기: 처음에 00이 걱정 엄청 했었잖아요. 안무도 그렇고, 다른 것들도 그렇고.
남준: 정신적인 것들 빼고 당장 눈에 보이는 건 안무 걱정이었죠. 당장 나도 안 되는 게 안무인데. 아무래도 피지컬 자체가 다르기도 하고.
석진: 그러니까. 나도 안 되는데 얘는 어떻게 출까 했었지.
호석: 저도 처음에 걱정 엄청 했었거든요. 일단 제가 안무를 맡고 있잖아요. 누나가 쉽게쉽게 따라오긴 해도 격한 안무라서. 체력적으로 힘들고. 또 그랬는데, 누나가 옛날에 춤췄던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잘 버티더라고요.
00: 옛날에 한창 스트리트 댄스에 빠져 있었던 적이 있어서요. 체련 단련도 틈틈이 했고.
정국: 솔직히 처음에 엄청 놀랐어요. 막 잘 춰 가지고.
지민: 맞아요. 누나가 그렇게 잘 따라올 줄은 몰랐어요.
태형: 누나 춤선 진짜 예쁜 것 같아요.
00: 고마워요.
윤기: 야, 너 옛날에 스트리트 췄던 경험이 있어서 매일 홉 온 더 스트릿에 출연하는 거야?
00: 네, 뭐. 팬들이랑 공유하고 싶기도 하고, 스트리트라는 장르를 알리고 싶기도 하고. 겸사겸사요.
호석: 처음에 이름을 0홉 온 더 스트릿으로 할까 싶었는데 누나가 전문적으로 춘 것도 아니라서 부끄럽다고, 제 이름만 올리라 그랬죠.
정국: 못됐네.
호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야. 뭐가.
43.
정국: 누나. 누나 복근 어디 갔어요.
00: ……없어졌냐? 아. 요즘 막 먹어댔더니.
정국: 있긴 한데 예전처럼은 아님.
지민: 누나 복근 없어졌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준: 넌 웃을 때 아니거든? 너도 사라지기 일보 직전이잖아.
00: 웃지 마라. 진지하다. 야, 슈팅가드. 나랑 헬스 다니자.
윤기: 고민 중이니까 건들지 마.
00: 아니 무슨 헬스 다닐지 말지를 석 달 동안 고민해.
석진: 걔 백퍼센트 안 다닌다에 한 표.
호석: 인정.
태형: 누나 나랑 다녀요!
00: 콜.
44.
태형: 내 생일이에요, 누나. 나를 위해 내 얼굴이 그려진 로켓을 날려 줄 수 있나요?
00: 그 전에 너를 로켓처럼 날려 버리는 게 빠를 것 같은데?
지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태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해요.
45.
남준: 누나, 이거 뭐예요?
00: ……아. 전 남자 친구한테 선물했던 가사들.
남준: ……이게 언제야. 누나 연습생 때잖아요?
00: 어.
남준: 그래서 그 노래 만들자고 한 거구나.
00: Coffee?
남준: 네. 내 가사, 그분께 하고 싶었던 거예요?
00: 뭐, 솔직히 말하자면 어느 정도. 얼마나 성공할지 세상이랑 내기했어. 그거 내가 헤어지면서 한 말이거든.
남준: ……친구, 분이랑 연애했다고 그랬잖아요.
00: 어. 친구지. 지금은 편해서 괜찮아.
46.
정국: 눈이 부어서 짝짝이에요.
00: 그러네. 뭐 먹고 잤어?
정국: 잠 안 와서 우유……. 너무 시끄러워서 잠이 안 왔어요.
00: 귀마개 사 줄까?
정국: 코골이가 귀마개를 뚫고 들어오더라고요.
00: ……내 방으로 와. 재워 줄게.
정국: 네에…….
47.
호석: 누나.
00: 왜…….
호석: 내가 베개 만들어 줄 테니까 그거 머리 밑에 두고 자요. 안 그럼 불편해.
00: 응…….
호석: 자, 여기 담요.
00: 땡큐…….
호석: 머리 잠깐만 들어 봐. 베개 넣어 주게.
00: 감사…….
호석: 이따 깨워 줄게요.
00: 응, 사랑해…….
호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0.
00: 박지민 정신 차려.
지민: ……아, 누나.
00: 많이 졸려?
지민: 피곤해.
00: 지금 여기서 자면 안 되는 거 알지. 무대 못할 수도 있어.
지민: 아, 이따 깨워 주면 안 돼요?
00: 옅게 잘 수 있어? 깊게 잠들면 진짜 안 돼. 더 피곤해.
지민: 몰라. 일단은 잘래. 무릎 빌려 줘요.
00: 마음대로 해라.
지민: ㅎㅎㅎㅎㅎㅎㅎㅎ.
51.
00: 윤민기.
윤기: 민윤기.
00: 설탕.
윤기: 민슈가.
00: 글로스.
윤기: ……아, 멀쩡한 이름 두고 왜 이상하게 부르냐고.
00: 애칭임.
윤기: 그냥 이름 불러. 난 이름으로 불리는 게 더 좋아.
00: 윤기야. 이렇게 부르라고?
윤기: 어. 잘하네.
52.
남준: 좋은 책이란 뭘까요.
00: 우리에게 무엇을 주는 게 아니라 우리가 확신하는 무엇을 앗아가는 거.
남준: <책이 되어버린 남자>네요.
00: 알면서 굳이 묻는 이유는 또 뭐래.
지민: 그런데요, '좋은' 책이라는 게 굳이 있어요? 반대로 말하자면 나쁜 책도 있다는 거잖아요.
00: 으음. 지민이 네 말에 동감은 하지만, <책이 되어버린 남자>라는 책에선 좋은 책은 우리가 확신하고 있는 무언가를 앗아가는 책이랬어. 그러니까 우리가 확신하고 있는 무언가를 앗아가지 못하면 그건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없는 거야, 저 책 말대로라면.
지민: 그렇죠.
00: 사실 사람마다 다른 거지. 한 책을 읽고서도 이 책은 내 생각을 바꿔 놓았어!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이 책을 읽고 나서도 바뀐 건 아무것도 없어!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지.
남준 그러니까 한 마디로 좋은 책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 다른 거라고 할 수 있는 거야.
지민: ……나는 누나랑 형이 이런 말들을 해 줘서 좋아요.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남준: 뭐야, 뜬금없이ㅋㅋㅋㅋ.
00: 나도 늘 고마워.
53.
호석: 좋은 글귀 알려 주세요.
00: 정호석은 잘생겼다.
호석: 오, 진짜 좋은 글귀네요.
54.
석진: 태형이 연기 들어가네.
00: 응. 그러네요.
석진: 잘해야 할 텐데.
00: 원래 연기에 관심 있었던 녀석이잖요. 잘하겠죠.
석진: 그렇겠지?
00: ……오빠도 연기하고 싶지 않아요?
석진: 뭐, 하고는 싶지. 하고는 싶은데.
00: 네.
석진: 언제나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잖아. 지금도 간간이 연기 연습도 하고, 나는 대학도 그쪽으로 갔고. 지금은 연기보다 중요한 게 생겼고.
00: 음.
석진: 솔직히 그다지 오래 배운 것도 아니라 후회랄 것도 없어. 애착은 있을 수 있겠지만.
00: 나 오빠 연기 좋아해요.
석진: 고맙다.
55.
남준: 누나는 어렸을 때 '커서 뭐가 될래?'하는 질문에 뭐라고 답했어요?
00: 정신 차리면 뭐라도 되어 있겠죠.
남준: 와, 몇 살 때 그랬는데요?
00: 중학생 때부터.
남준: 그럼 꿈이 없었던 거예요?
00: 꿈은 늘 있었어.
남준: 가수요?
00: 아니? 멋있는 사람. 꼭 꿈이 직업이란 법은 없잖아. 나는 <원피스>를 보면서 죽을 때마저도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거든.
남준: 그럼 가수는요?
00: 가수라기보단 그냥 음악을 하고 싶었는데, 정신 차려 보니까 가수더라. 멋있는 사람이 되는 건 '늘' 있던 꿈이고. 갑자기 이게 왜 궁금한데?
남준: ㅎㅎㅎ. 누나가 SNS를 너무 안 해서 내가 대신 이 얘기 올려 줄 거야.
00: ……진짜 쓸데없다.
56.
지민: 누나 책을 괜히 봤나 봐요.
00: 왜?
지민: 인간이 곧 먼지라는 말이 있어서요.
00: <익명의 당신에게>를 본 거야?
지민: 네. 나도 누군가에게는 먼지 같은 존재겠죠.
00: 그 누군가도 너한테는 먼지 같은 존재잖아.
지민: …….
00: 네 주변 사람들은 너를 먼지 같다고 여기지 않으니까 그만 우울해 하고 다른 책도 읽어 봐.
57.
석진: 요즘 00이 가르쳐 주는 건 어때. 잘돼 가?
윤기: 00이야 뭐 워낙 잘하니까요. 금방금방 습득하더라고요. 좀 더 욕심 내자면 앨범에 00이만 참여한 곡도 넣고 싶어요. 그리고 프로듀싱한 곡도 넣고 싶고.
석진: 00이가 그 소리를 들으면 너 죽이려고 할걸.
윤기: 하는 수 없어요. 잘하니까 어쩔 수 없잖아. 욕심이 나는 건 당연한 거예요.
정국: 누나랑 저랑 공동 작사한 곡 넣어 주세요.
윤기: 소득공제 때문에 그러지, 너.
정국: 들켰네.
호석: 저도 넣어 주세요. 누나랑 작곡해 보고 싶어요.
석진: 어우, 시끄러워.
윤기: ……잘해야 넣어 주지, 인마.
00: 시끄럽다 했더니 여기서 정모 중이네.
넷: …….
00: 이 보이면 꼬집을 거야. 조용히. 쉿.
58.
00: 그러고 보니 오늘 접시를 안 닦았네.
윤기: 설거지 안 했어?
00: 아니. 아무것도 안 먹었거든.
윤기: ……너 피곤하냐? 들어가서 자.
59.
00: 여기서 숨쉬는 사람 내가 다 때린다. 알아서 잘해.
전체: ……?
60.
석진: 오늘 일찍 자네? 얼른 푹 자.
정국: 누나 자요? 일찍 자네요, 엄청?
태형: 굿밤, 누나!
지민: 잘 자요!
남준: 푹 자요, 누나.
호석: 어디 아픈 데는 없죠? 잘 자요.
윤기: 잘 자라. 그동안 작업 무리하게 했으니까 푹 자다 일어나. 내일 스케줄 없어.
00: 내일 봐.
+) 74. 저번 편에 까먹어서 집어넣지 않아 지금 쓰는 인터뷰
(내용은 11편의 주제와 달라요.)
에디터_ 평소 일상에서는 뭘 해요? 스케줄이 없는 날이나 유난히 한가한 날이요.
슈가_ 글쎄요……. 의외로 그런 날은 숙소가 좀 조용해요.
랩몬_ 네. 다 부족한 잠을 보충하는가, 자기 하고 싶은 거 하든가.
슈가_ 00이는 책을 읽거나 가사를 쓰는 편이에요. 저도 곡 작업 같은 거 하고, 아니면 그냥 누워 있어요.
뷔_ 저는 게임이요.
제이홉_ 네, 저희 방은 게임 같은 거 주로 해요.
지민_ 정국이가 저희 방 놀러 와서 매일 보스 깨 주고.
정국_ 형들 게임 진짜 너무 못해요.
진_ 저는 애들 밥을 해서 먹이죠. 요리 관련 프로그램도 보고, 레시피도 찾아 보고요.
00_ 백수가 따로 없네요. 저는 슈가가 알려 주는 작곡을 배워요. 좀 있으면 프로듀싱도 알려 준다는데, 때려치우고 싶습니다. 너무 어려워요. 근데 또 하는 건 멋있어서 포기를 못하겠어요.
에디터_ 하지만 요즘 그런 날이 거의 없지 않나요? 요즘 완전 바쁘잖아요.
00_ 그렇긴 하죠. 언제나 바쁜 스케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랩몬_ 저희를 그만큼 필요로 해 주신다는 거니까요.
뷔_ 근데 나는 팬싸인회나 우리 단독으로 하는 게 더 좋아! 우리 팬들 봐서.
슈가_ 원래 이렇게 말을 못하는 친구라 양해 부탁드려요.
지민_ 김태형(뷔) 진짜 말바보야, 말바보.
정국_ 형은요.
진_ 정국이가 핵심을 찔렀네.
제이홉_ 박지민 정국이라고 아무 말 못한다.
00_ 한국어부터 마스터하자,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