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젤잘 전정국 X 당돌한 너탄
14
잠을 설친 건 아닌데 그렇다고 술을 많이 먹은 것도 아닌데
입안에서부터 텁텁한 느낌이 강하게 나서 나는 나가려다 말고 냉장고에 있는 스프라이트를 마셨다. 그나마 조금 나아진 것 같네..
그렇게 한 캔을 다 마시고 있을 때 울리는 전화를 보니,
지금 일어난 건지 김태형한테 온 전화였다.
아무 기억도 나지 않는다면서 미안하다는 말에 나는 그대로 쌍욕을 날리고 끊었지..
하.. 진짜 남자 3명 챙기는 게 이렇게 힘들 줄이야..
다시는 절대로 술을 같이 먹지 않을 거야.. 진심으로..
이제 나가 볼까 하고 구두를 신고 있는 와중에 울리는 전화를 받았다.
전화기 넘어서 들려오는 소리에 괜스레 기분이 좋아서 웃음이 나왔다.
[ 다 준비했어? ]
“ 네, 이제 나가려고요 근데 정국씨 ”
[ 응? ]
“ 어제 기억은 나요? 이불킥 할 텐데? ”
어제는 겨우겨우 정신을 차리게 해서 택시를 태워 보냈었다.
분명히 일어나자마자 이불킥을 했을 거라는 생각에 놀리고 싶어서
말을 하면서 함께 현관문을 열었는데,
전화기에서 들려야하는 소리가 내 앞에서 생생하게 흘러왔다.
“ 어느 부분에서? ”
그리고 전화기를 흔들면서 웃고 있는 정국씨가 보였다.
근데 잠깐만? 이불킥을 안 했다고?
진짜로? 혹시 기억 안 나는거 아닌가?
다 기억이 나는지 다시 한 번 재차 물어봤는데
그 뒤에 나온 소리는
“ 응, 키스한 것까지 ”
라면서 해맑게 웃고 있는 정국씨였다.
정말로 나는 아무 잘못도 한 게 없어요 라는 얼굴로,
아니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거지?
그러니까.. 그 뒤에 어떻게 되었냐면요.
.
.
.
.
.
입으로 먹여달라는 정국씨의 말에 그대로 멈칫했지만,
정신을 부여잡고 나는 그대로 숙취해소 음료를 다시 손에 쥐여주면서
어린아이 달래듯
“ 다 먹으면 해줄게요 키스~ ”
다 먹으면 해준다는 내 말에 어린애 마냥 입술이 삐죽 나와서 나를 쳐다보더니,
과연 이 말에 넘어올까 하는 생각에 나 또한 뚫어지게 쳐다봤었다.
그리고 다행히 내 말에 조금 고민하더니 끄덕였고
그대로 원샷을 하는 정국씨였다.
그래 여기까지는 완벽한 나의 시나리오
근데 그 뒤가...
다 마신 병을 내 손에 쥐여 주면서
순식간에 내 손을 잡아당기더니 한 손은 내 허리를 그리고
다른 한 손은 내 목을 받치더니 바로 입을 맞춰오는 정국씨였다.
그것도 엄청 찐-하게
.
.
.
.
그래 그때, 술을 거의 먹지 않아서 안 먹어도 될 숙취음료가 목으로 넘어오는 게 느껴졌다.
그런데 지금 이 모든 게 기억이 나는데 아무렇지 않다고?
무슨 문제 있냐면서 나를 웃으면서 쳐다보는 정국씨의 얼굴에
차마 뭐라고 말하기가 어려웠다.
거기다
“ 왜? 또 해줄까? ”
라면서 능글맞은 얼굴과 함께 나를 끌어담기과 동시에 말하는 정국씨의 행동에
오히려 놀리려고 했던 나는 역으로 내가 놀림 받고 있는 걸 뒤늦게 알았다.
근데 나쁘진 않은데요?
모닝 키스라닛....
-
드레스도 챙겼고, 지금부터 샵에 가서 준비하면 시간이 얼추 맞을 것 같다면서
운전하는 정국씨를 바라봤다.
와, 슈트를 입고 왔는데 역시 난 이 모습이 제일 좋단 말이지?
“ 맞다 면접 문자 왔다며? ”
“ 아! 네! 새로 생긴 지 얼마 안 된 회사인데 여기저기서 주목받고 있더라고요 ”
“ 어느 회사라고 했지? ”
“ 아 빅 히트라고 광고 제작하는 회사에요 ”
광고를 워낙 디자인하고 계획하는 쪽을 좋아해서 그쪽 분야를 찾고 있는데
이번에 새로 만들어진 회사라 해서 한번 이력서를 넣었고
다행히 서류심사는 통과가 됬었다.
아니 왜 서류 심사만 맨날 통과하냐고 면접에서 떨어지고
이번에 떨어지면 정말 10번째를 채우는 거라서 조금 걱정이 되긴 하는데
회사 이름을 듣자 이상하게 조금 얼굴이 굳은 듯한 정국씨가 보였다.
회사 이름 때문에? 솔직히 이름 듣고 나도 고민을 하긴 했는데...
“ 이름이 구리긴 하죠... ”
“ ...... ”
“ ....? 왜요? 소문이라도 들었어요? ”
혹시 주식이 떨어졌다거나, 사장이 탈세를 했다거나
내 말에도 아무 말없이 계속 굳은 얼굴로 운전을 하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불안해졌다.
아니 이번에 하다하다 회사가 망하는 건가?
정말 취업하지 말고 알바로 생활하라는 하늘에 계시인가 하고 있었는데
“ 그냥, 잘해. 응원할게 ”
이라면서 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도착했다면서 내리라는 정국씨의 말에
아까 표정이 조금 걸리긴 하는데..
-
진짜 화장이 또 다른 성형이라는 말은 알고 있었지만,
이건 다른 사람 아니야?
거울 앞에 놓인 수많은 화장품들을 과연 다 쓸 수나 있나 생각했는데 정말
하나도 빠짐없이 다 써서 신기했다.
거기다가 내 얼굴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얼굴인 것처럼 정말 달라져있었다.
..이래서 연예인들이 예쁜 건가?
아직도 익숙하지 않은 내 얼굴에 멍하니 있다보니
어느새 호텔 앞에 도착한 차에 내리긴 했는데
솔직히 이런 파티를 와 보지 않아서 그런지 조금 떨리긴 했다.
아니 정말 드라마에서 볼 법한 드레스에 화장에, 거기다가
옆에 잘생긴 정국씨까지 있으니,
나도 모르게 떨려오는 마음에 심호흡을 했는데 그걸 본 건지 옆에서 웃는 정국씨였다.
아.. 떨려오는 걸 어떡해...
“ 아 진짜 귀여워 ”
“ 알고 있거든요 ”
“ 걱정하지 마, 내가 옆에 있을게 ”
저 말이 뭐라고 또 이상하게 설레면서 안심이 됐다.
것도 내가 좋아하는 아주 예쁜 미소와 함께
내 팔을 자기 팔에 두르면서 내 손을 잡아주는 행동에 나 또한 웃어 보였다.
그렇게 정국 씨 손에 의해 파티 장에 들어갔을 때는 수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그리고 내 생각에 맞게 정말 예쁜 언니들이 많았다.
역시 정국 씨를 혼자 보냈다거나 그랬으면 큰일 날 뻔했어..
나도 모르게 조금 여자들을 째려보고 있었는데
언제부터 보고 있던건지 나를 웃으면서 바라보는 정국씨였다.
“ 한 눈 팔지마요 ”
“ 걱정 마 너 담기에도 벅차 ”
라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라보면서 웃는데
심장아 나대지마..
얼굴아 시도 때도 없이 붉어지지 마렴..
얼굴이 붉어진 게 보인건지 한 손으로 내 얼굴을 어루만지는 정국씨였다.
곧이어 우리에게로 다가온 사람들로 인해 우리의 시선이 옮겨졌다.
- 전정국? 안 온다면서?
- 뭐야? 옆에 분은 누구?
“ 여자친구 ”
- 와 대박, 전정국이?
- 미인이시네? 아 것보다 사장님께서 잠시 보자는데?
나를 보면서 누구냐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한 치에 망설임 없이 여자친구라면서 나를 소개하는 정국씨의 말에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서 나도 인사를 하고 있는데
사장님이라는 단어에 놀라 정국씨를 바라봤다.
와 본부장이라고 하더니만, 정말 잘 나가긴 하나 보구나
나는 괜히 내가 따라가면 민폐일 것 같은 생각에 갔다오라는 말과
이 근처에서 기다리겠다는 말을 했다.
당연히 미안하다는 얼굴과 같이 가자는 말에 나는 극구 반대했다.
전 저기 있는 디저트를 먹을 예정이거든요ㅎ..
“ 금방 갔다올게. 기다려 ”
“ 네! ”
어린 딸을 두고 가는 아빠처럼 말하는 정국씨의 모습에
나는 딸처럼 대답을 하니 그제야 조금 풀린 얼굴로 나를 쓰다듬고 가는 정국씨였다.
그럼 난 이제부터 저기 있는 컵케이크부터 처리해볼까?
생각보다 맛있는 음식들에 신나서 그 곳을 향해 걸어가는데
순간 와인을 들고 있는 웨이터와 부딪힐 뻔해 피했지만 중심을 잡지 못하고 옆으로 쏠려버렸다.
분명 넘어질 줄 알았는데..
“ 괜찮아요? ”
“ 아... 감사합니다. ”
뒤에서 누군가 잡아주는 덕에 넘어지지는 않았다.
아 이게 뭔 망신이야..
그대로 다시 중심을 잡고 감사한다는 말과 함께
컵케이크를 포기하고 그 자리에서 벗어나려 하는데
“ 이여주? ”
순간 뒤이어 나온 말에 내 몸은 그 자리에서 굳고 말았다.
설마..
이미 내 머릿속에서는 이 목소리의 주인공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래서 함부로 고개를 돌리지 않고 있는데
그런 내 마음을 알 리 없는 그의 구두 소리와 함께
내 몸은 돌아갔고 역시 내가 알고 있던 목소리의 주인공이 내 앞에 있었다.
그 것도 전보다 더 잘생긴 얼굴과 함께
“ 이여주...너가 왜? ”
김남준..
자기도 내가 여기 있는 게 당황스럽다는 듯한 놀란 얼굴에 나도 아무 말도 하지 못 했다.
생각해보니까.. 니가 이런 곳에 오는 사람이었지..
너무 내 세상에서 살다 보니 너의 세상을 생각하지 못 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 아무 말도 못하고 가만히 바라보다가
옆에 나타난 보고 싶지 않은 얼굴에 내 얼굴은 쉽게 굳어버렸다.
“ 남준아 여기서 뭐 해.....이여주? ”
“ 오랜만이에요 언니 ”
보고 싶지 않은 얼굴과 함께 나온 내 이름에
무슨 마음이었던 건지 나는 웃으면서 인사했다.
당연히 그 모습을 본 김남준은 조금 당황한 듯 우리 둘을 번갈아 바라봤지만,
“ 니가 왜? 설마 남준이 보려고? ”
“ 왜요? 뺏길까 봐 겁나요? ”
이미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으로 나온 언니의 말에
이상하게 나도 공격 모드로 말이 나가버렸다.
언젠간 다시 만나면 한 번 때려주고 싶긴 했는데.
역시나 내 말에 조금 붉어진 언니는 그대로 내 앞으로 한 걸음에 왔고
그런 언니를 막은 건 나를 바라보던 김남준의 손길에 의해 멈춰졌다.
당연히 자기를 막는 행동에 더 화가 났는지 나를 노려보는 언니였다.
“ 너가 여길 올 입장이 아니라고 보는데? ”
“ 누나 ”
“ 넌 뭐야? 설마 흔들리는 거야? ”
“ 그런거 아니야 ”
이게 뭐 하는 짓인지
이렇게 마주할 줄은 몰랐지만 정말 언니 말대로 이미 끝난 상황이었다.
그런데 나로 인해 서로 다투는 모습에 어이가 없어서 나도 모르게 실소가 터졌다.
당연히 그런 내 행동에 더 화가 난 것 같았다.
시선이 집중이 되는 느낌에 한숨을 쉬고 있었을까
저 멀리서 걸어오는 발소리와 함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복잡했던 내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았다.
곧이어 그 둘을 바라보면서 내 어깨를 감싸는 정국씨가 보였다.
“ 뭐야? 지금 뭐 하는 짓이야? ”
“ ....... ”
“ 뭐 하는 거냐고 물었어 김남준 ”
“ 형?... 형이랑 이여주 아는 사이야? ”
“ 그게 니가 왜 궁금할까? ”
“ ...... ”
“ 뭐야? 이번에 정국이? ”
“ 김소람, 우리가 언제 성 빼고 부를 사이였나? "
나를 감싸고 있는 손이 조금 힘이 들어간 걸 보면 조금 화난 듯해 보였다.
역시나 그걸 느낀 건지 소람 언니의 표정이 변했고,
조금 놀란 얼굴로 나와 정국 씨를 한 번씩 바라보는 김남준이었다.
지금 이 상황이 나도 왜 이렇게 된건지 모르겠지만,
우선은 여기서 나가고 싶었다.
그걸 안 건지 우리 먼저 나간다는 말과 함께 나를 데리고 밖으로 나간 정국씨였다.
-
나를 근처 테라스 의자에 앉혀 준 다음
내 앞에 찬물을 가져다주며
미안함이 가득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면서 내 손을 어루만지는 정국씨였다.
그리고 뒤이어 나온 말에 느꼈다.
나와 김남준의 사이를 알고 있었구나라는 것을
“ 이래서 걱정한건데 ”
“ 알고 있었어요? ”
“ ..... ”
“ 어떻게요? 왜.... ”
“ ....... ”
모든 걸 알고 있었다는 듯이 나를 보는 정국씨의 표정에 물어봤다.
조심스럽게 그리고 조금 씁쓸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모습에
“ 불편할 거야.. 분명히 ”
그때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 이제야 조금 이해가 됐다.
나랑 오기 싫었던 게 아니라, 이렇게 될 걸 이미 안거였던 거구나..
근데.. 어째서 알았을까 왜?...
“ 나 그쪽 3번째에요 오늘까지 4번째 ”
설마.....
“ 설마.. 3번의 만남 중에 ”
“ 2번째야 ”
“ ...... ”
“ 미안, 먼저 말하기가... ”
“ 아니요 정국씨가 미안할 일은 없어요.. 그냥.. ”
혼란스러웠다.
당연히 이 모든 우연에 정국씨가 미안할 일은 없다
하지만, 그래도 혼란스러웠다.
그래. 우연히 만날 수 있다 쳐도... 왜 하필...
그리고 만약 그 2번째 봤다는 날이 그날 이라면?
나의 초라한 날이나 다름없었던 그날이라면?
내 머릿속에 차지한 혼란스러운 마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정국 씨가 김남준과 아는 사이이라면
난 이제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 말해줘요 ”
“ ....어? ”
“ 2번째 날 본 계기 ”
또 다른 남자는 남준이였습니다!
근데 정국이가 남준이보다 형으로 나온다는 점 ㅋㅋㅋㅋ
잘생긴 놈은 태형이
돈 많은 놈은 남준이
그러면 예의바른 놈은? 누굴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내용은 이상하게 마음에 안들어요 ㅠ
다음엔 더 잘 써서 오겠습니다 ㅠ
그리고 저 새로운 소재가 생각이 났어요..
쓰고 싶은데.. 써도 되나요?
막 3개 연재하면 오바인가요? 그런가요? ㅠㅠ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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