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전/00으로 치환해주세요
*사진, 비지엠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꼭 돌아가자, 평화로웠던 그 날로-
평화가 잦아드는 밤
w.녹음
*비지엠은 가능한 꼭 틀어주세요
Episode; 네번째 교실, 과학실
다리를 건너 2층으로 건너왔다. 시험기간이라 사용하지 않아 깜깜하게 불이 꺼진 건물이 분위기를 더 음산하게 했다. 과학실로 가려면 일단 1층으로 내려가야 한다. 제발 사람이 없었기를, 변이자가 오지 않았기를 바랬다.
지금 있는 다리를 건너면 소파와 테이블이 있는 쉼가 나온다. 그리고 쉼터를 지나면 복도가 나온다. 쉼터 바로 앞 복도에는 중앙 계단이 있는데 그곳을 타고 내려가면 건물 현관이 보인다. 현관을 기준으로 잡고 왼쪽에는 쓰지않는 용접실이라던가, 창고로 사용되고 있는 교실들이 있고, 오른쪽에는 우리가 가기로 한 과학실이 존재한다.
쉼터의 한쪽 벽면에 몸을 붙이고 복도를 살펴봤다. 아무도 없는 것 같은데? 바로 앞에 있는 호석이를 툭툭 치자, 자기 손으로 내 손을 밀어냈다. 그러고는 자세를 더 낮춘다. 뭐가 있나?
헉, 숨을 들이 마셨다. 누런빛을 띄는 안광. 정말로 사람의 눈이 아니었다. 복도를 어슬렁거리던 두 변이자와 눈이 마주침에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자 뒤에있던 지민이가 두 손으로 내 어깨를 토닥인다. 괜찮아, 우리를 보고 있는 게 아니야. 아주 작은 목소리였지만 알아들을 수 있었다.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호석이의 뒤에 가까이 붙었다.
변이자들은 우리를 지나쳐 오른쪽 복도로 걸어가고 있다. 우리는 제일 앞에 호석이, 나, 지민이, 태형이 순으로 서서 조심조심 계단으로 내려갔다. 어둠이 내려앉은 복도는 조용했다. 1층으로 내려가기 전에 계단에서 다시 복도를 확인했다. 1층으로 내려가면서 굳게 닫힌 현관문에 안도했다. 조금 편해진 마음으로 계단을 타고 복도로 내려왔다.
왼쪽편에 쓰여있는 '과학실' 팻말이 이렇게 반가울 수 없다. 조금 빠른 걸음으로 과학실의 문에 다다르자 그제서야 보이지 않았던 구식 자물쇠가 보였다. 그에 호석이의 표정은 삽시간에 굳어졌고 지민이와 태형이는 허탈한 듯 했다.
다른데로 못 가. 뒷문 열려 있나? 호석이가 뒷문을 가리켰다. 맨 뒤에 서있는 태형이가 도리질을 하더니 호석이의 표정이 변하는 것을 보며 두려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무서운데.. 발을 떼는 태형이는 평소에도 겁이 참 많았다. 그런데 저렇게 어두운 곳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짠하기도 하고 대견스럽기도 했다. 그 아련한 뒷태를 보던 나는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묶은 머리에서 실핀을 빼내 자물쇠의 구멍으로 집어넣어 여기저기를 찔러 보았다. 그런 나를 한심하게 쳐다보는 호석이가 느껴졌다.
열리겠어? 비꼬는듯 되바라진 호석이의 말투에도 보란듯이 계속 했다. 성공하면 보자. 이를 악물고 경험을 떠올려본다. 이쯤이야 양궁부 기구들 도난 방지 위해서 이중 삼중 자물쇠를 대상으로 여러번 성공한 전적이 있는 나로써는 이런 구식 자물쇠가 반갑기 그지 없다.
겁 많은 태형이는 한발 한발 뒷문으로 걸어가다 결국에는 어두움을 이기지 못하고 세발자국 쯤에서 뒷걸음질쳤다. 휙 뒤로 돈 태형이 기겁을 하며 손짓으로 물러나라고 했다. 아무리 무섭다지만..어휴, 난 내 할 일이나 해야지. 이유없이 이러는 태형이가 호석이도 짜증이 나는지 태형이의 앞으로 나서려는 게 보였다. 대신 확인하러 가려나보다.
어느새 조심스레 뒤로 물러난 호석이가 뒤로 물러나라고 손을 팔랑였다. 정신 사납게... 풀릴 것도 안 풀리게 뭐하는 건가 싶다. 좀만 하면 될 것 같은데..! 짜증이 서린 손길로 요리조리 자물쇠를 찌르는 나의 팔을 누군가 다급하게 잡아 당기는 게 느껴졌지만 조금만 더 하면 달칵 하고 열릴 것 같은 자물쇠에 뒤돌아 볼 수 없었다. 내가 반응도 하지 않자 급기야는 허리를 끌어당기는 팔이 있었다. 아,진짜... 왜이래!
달칵-
"됐다!"
자물쇠를 풀어 손에 들자 허리에 감겨있던 팔에 힘이 들어가더니 내 몸이 위쪽으로 쑤욱 올라갔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 어안이 벙벙한 채 누군가의 품에 안겨 청소기에 먼지가 빨려 들어가듯 과학실로 들어갔다. 뭘 그렇게 서두르는지, 들어오면서 뒤로 넘어지고 난리도 아니었다.
'뭐하는 거야?!'
작은 내 목소리에 나를 안고있던 태형이가 파랗게 질린 얼굴로 대답한다.
'야, 너 못 봤어?! 여자애가 겁도 없어!'
'뭘?!'
'네 코앞에 좀비 있었어! 완전 가깝게!'
'어? ..그치만 소리 안 났는데..'
'다리는 두쪽 다 없어서 팔로 기어오고 입에서부터 목은 완전 녹아서 소리도 안 나겠더라!'
'못 믿겠으면 직접 보던가! 지금 문 앞에 있으니까!'
거짓말을 할 리 없지만...그래도 확인 차 무릎으로 기어서 잠긴 문을 한번 보고 일어나 창문 틈으로 밖을 내다봤다. 자물쇠를 따던 내가 있었을 그 자리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게 보였다. 그제서야 다급하게 나를 건드리던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었고, 또 내가 얼마나 위험한 상황이었는지 알았다. 잠금장치가 풀린 창문은 불투명한 스티커로 막혀있어 복도를 그대로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밖의 변이자가 어떤 모습이고, 어떤 곳에 있는지는 확인할 수 있게 해주었다.
주르륵 벽을 타고 주저앉아 두 손을 쿵쿵대는 가슴에 얹었다. 살 떨리는 일만 일어난다. 후우- 후우- 하며 호흡하다가 싸해졌다.
문은 자물쇠로 잠겨 있었는데, 창문은 왜 열려있지?
그렇게 생각한 순간이었다.
'가만히 있어, 다치기 싫으면.'
목에 닿은 차가운 무언가보다, 더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2016년 4월 14일 PM 2: 18
안녕하세용, 짧은 글을 들고온 녹음입니닷
참 끊기가 애매해서 짧게 내버렸어요 헤..
오늘도 봐주실 내 님들께 절 한번 올리고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암호닉-
프롤로그; 둥둥이 님, 다홍 님, 골드빈 님
첫번째 교실; 유자청 님, 꿍디 님
두번째 교실; 빠가뿡가리 님, 튜리튜라 님, 꾸기꾸깃 님
세번째 교실; 단미 님, 모찌한찌민 님, 망개구름 님, 베리믹스에이드 님, 류아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