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습니다 l 열기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단편/조각 만화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김남길 강동원 성찬 엑소 온앤오프
퍼브 전체글ll조회 12892l 4

 

 

 



 

 

 

 

문을 열었다. 끼니를 챙기지 못한 고양이는 뼈가 되어 누워있었다. 쉰내가 진동했고 음침했다. 낯선 제집에 쉽사리 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그 세 비가 샜는지 고인 웅덩이에 제 얼굴이 비쳤다. 수려했던 얼굴이 다시 혐오스럽게 변했다. 짙게 내려온 다크서클과 늘어가는 주름은 이제 익숙했다. 후회는 없었다. 잘생긴 외모는 제 세계에선 필요없는 것이었다. 침대에 몸을 뉘었다. 배가 시끄럽게 울림에도 배고픔을 느낄 여유가 없었다. 어서 해가 떴으면 했다. 이불을 덮어 썼다. 제게 묻어있던 현식의 향이 느껴졌다.

 

 

 


[성재창섭] 파라노말


w. 퍼브

 

 

 


자신을 감싼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더운 날씨는 아니었지만 추운 날씨도 아니었다. 제게 넘겨진 두꺼운 천을 꽉 잡았다. 짧은 거리지만 이동하기 위해선 늘 자신을 숨겨야 했다. 대인공포증이 있는 건 아니었다. 햇빛 알레르기가 있는 건 더더욱 아니고. 창섭에 시선엔 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 누구의 얼굴을 보지도 않았고 눈을 마주하려 하지 않았다. 신기, 호기심의 눈빛이 저를 보는 게 느껴졌다. 한 번 웃음거리가 되고 말 일이었다. 자신과는 상관없는 사람이기에 무시했다.

 


읏차.

 


어려움 없이 난간을 넘었다. 아래로 보이는 강에 눈을 감았다. 괜찮다고 다독였지만 쉴 새 없이 두근거렸다. 바람이 불었다. 아슬하게 걸쳐있던 천이 뒤로 날아갔다. 입이 벌어졌다. 뭐, 상관없어. 시선을 돌렸다. 속으로 숫자를 셌다. 오, 사, 삼, 이, 일. 오른발을 내밀었다. 기다려 현식아.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잠깐만!"

 


긴 팔이 제 팔 사이를 파고들어 왔다. 핏줄이 잔뜩 솟은 손등이 보였다. 이런!

 


"놔, 놔요."

"안돼요. 왜 이러는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죽는 건 안돼요!"

 


누군진 모르겠지만 쓸데없는 오지랖이었다. 얼굴을 보지 않았으니 상관없겠다 싶은 창섭이 뛰어내렸다. 차가운 것이 몸속으로 들어왔다. 숨이 막혔다. 괴로움에 소리를 질렀다. 따가움에 감겼던 눈을 떴다.

 


"바보."

 


조여오던 사슬이 풀린 기분이었다. 눈앞에 현식의 얼굴이 보였다. 손을 뻗었다. 현식의 얼굴을 잡아 가슴에 묻었다. 얌전히 있던 현식이 몸부림을 쳤다. 당황스러워 손에 힘을 빼자 고갤 들었다. 눈물로 가득한 얼굴에 어쩔 줄 몰라 손이 갈팡질팡했다. 얼굴이 가까워졌다. 숨결이 그대로 느껴졌다. 입술을 내밀어 입을 맞췄다. 고갤 피했다. 순간 짜증 난 창섭이 현식을 밀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실패였다. 내팽개친 현식의 눈동자가 허공을 헤맸다. 만들기에 오류가 나면 다시 만들면 됐다. 세계로 돌아가고자 같은 다리로 향했다. 아까완 달리 방해하는 사람은 없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현식 말고는 제게 관심 갔지 않도록 했다. 같은 행동을 했다. 물 위로 뛰어내렸고 숨이 막혔다.

 

 

 

 

 


끝이었다. 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길을 잃었다. 어디서 꼬였는지 생각하기 전에 이대론 죽을 것 같았다. 심각해진 창섭이 눈을 떴다. 물속을 헤엄쳤다. 손끝에 단단한 것이 닿았다. 그것을 잡고 수면 위로 올라왔다. 삼켰던 물을 뱉었다. 숨을 몰아쉬곤 주위를 둘러 보았다. 아까와 다른 건 없었다. 땅으로 올려와 젖은 옷을 한참이나 바라봤다. 상황파악을 하기 전에 옷부터 갈아입고 싶었다. 걸음을 옮겨 시내로 나갔다. 전과 다른 노골적인 시선이 어색했다. 하지만 웃음이나 동정 따윈 없었다. 그저 멍한 눈으로 자신을 훑는 시선에 소름이 돋았다. 처음으로 느끼는 공포감에 어깨를 떨었다. 길게 늘어진 바짓가랑에 걸려 넘어졌다. 발끝부터 쓰라려 왔다. 신음을 뱉던 창섭을 누군가 끌어안았다.

 


"감사합니다."

"그러게 안된다고 했잖아요. 말 안 듣다가 괜히 다치기나 하고."

"아…."

 


자신을 방해했던 목소리였다. 그의 얼굴을 노려봤다. 다 너 때문에 이렇게 된 거야. 너 때문에. 매섭지만 둥근 눈매의 남자가 창섭을 들어 올렸다.

 


"뭐야!"

"물에 빠진 생쥐 구하러 왔습니다."

 


머리가 핑 돌았다. 안고 뛰는 행동에 골이 더 울렸다. 무언가 어긋나간 것이 느껴졌다. 땅이 불안하게 요동치고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믿지 못할 속도로 달리는 남자를 봤다. 어떻게 이 세계에 있는지 궁금했다. 혹여 아까 떨어질 때 같이 떨어졌나 싶었다.

 


"그쪽이 왜 여기 있는 거죠?"

"말했잖습니까 당신 구하러 왔다고."

 


원하지 않는 답변이었다. 좀 더 정확하고 간결한 대답을 듣기 위해 옷을 잡아당겼다. 반응은 없었다. 반쯤 포기한 상태로 한숨을 쉬었다. 눈을 돌리자 빨간 점들이 여러 개 스쳐 지나갔다.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소름이 돋았다. 괴상한 소리에 귀를 감쌌다. 두 눈이 붉게 변하고 귓속은 아려왔다.

 

"이제 우리 죽을 겁니다."

"네?!"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빨간 점들이 가까워졌다. 남자가 뛰던 것을 멈추고 창섭을 끌어안았다.

 


"아무것도 보지 마요."

"…무서워."

"노래 불러 줄게요. 제 목소리만 들어요."

 

 

 

 

 

빛이 들어왔다. 기분 좋은 바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굳은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풀었다. 그러다 헉하고 일어난 창섭이 주위를 둘러봤다. 뼈만 남은 제 고양이도 빗물에 고인 웅덩이도 그대로였다. 그렇다면 저와 세계는? 박차고 일어나 웅덩이로 향했다. 비친 제 얼굴은 고왔다. 하얀 피부에 처진 눈 현식이 늘 좋아했던 입술까지. 끔찍했던 상황은 벗어났다. 하지만 안심할 순 없었다. 자신은 지금 어느 세계에 있으며 늘 옆에 있던 현식은 어디 있을까. 좋든 싫든 제 세계로 돌아가야 했다.

 


"섭아."

 

 

감아오는 손길이 익숙했다. 현식이다. 닿아오는 입술에 몸을 꼬았다. 진하게 맞춰오는 입술에 고개를 꺾었다. 단단한 팔을 붙잡아 제 몸에 두었다. 갑작스럽게 시작된 정사지만 밀어낼 생각은 없다. 그는 창섭이었고 창섭은 그였다. 달아오는 몸을 가까이 붙였다. 쾌감의 시작점은 항상 같았다. 그곳을 쓸고 잡고 빨아 핥았다. 빨리 그것이 안으로 들어왔으면 했다. 생각이 없는 현식 대신에 창섭이 몸을 움직였다. 그의 것을 넣었다. 다리를 벌렸다. 야한 표정을 지었다. 벌린 다리 사이로 곧게 선 성기가 허공에서 움직였다. 그 아래론 그것보다 큰 것이 움직이고 있었다. 흐읏, 식아. 눈을 감고 쾌락을 즐겼다.

 


"안 그렇게 생겨선 야하네요. 매우."

 


움직임이 멈췄다. 현식이 사라졌다. 다시 남자가 나타났다. 너는 도대체 누구길래 내 세계에 있는 거야. 남자가 허리짓을 시작했다. 고통이 창섭을 덮쳤다. 윽! 금방 고인 눈물이 흘러내렸다. 거친 행동에 숨도 제대로 쉬기 힘들었다. 자꾸 만지는 손길을 쳐냈다.

 


"…꺼져."

"당신도 그고 그도 난데 다를 게 뭐가 있어요. 아, 테크닉? 어때요. 내가 더 좋지 않아요? 커가지곤."

"하아…닥쳐."

"당신이나 닥치고 신음 흘려요. 먼저 시작했잖아 그러니깐 끝낼 권리 없어."

 


인기척이 느껴졌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커졌다. 문고리가 돌아가기 시작했고 무언가 포효하며 괴로워했다.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젠장할, 아직 멀었는데."

 


큰소리와 문이 부서졌다. 순간 눈앞이 뿌옇게 변했다. 또다시 빨간 점들이 앞을 가득 채웠다. 흔들림은 계속됐다. 남자가 창섭을 안아 입을 맞추고 혀를 진득이 빨았다.

 


"이번엔 신음만 듣는 게 어때요."

 

 

 

 

 

또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다만 바람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조심스레 눈을 뜨자 차가운 것이 창섭을 덮쳤다. 허공에 손을 저었다. 물 속이었다. 발버둥 쳤다. 위로 보이는 빛을 향해 헤엄쳤다. 끝은 보이지 않았다. 의미 없는 손짓만 하다 지쳐 힘을 뺐다. 가슴이 무언가로 눌려졌다. 목이고 귀고 따가웠다. 긴 손이 불쑥 튀어나왔다. 잡으라는 듯 흔들거리는 행동에 망설이지 않고 잡았다. 당겨지는 힘에 몸이 끌려갔다. 한참을 끌려가다 표면에 닿았다. 곧 찬 공기가 닿았고 창섭은 또다시 남자에게 안겼다.

 


"대체…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당신이 만든 세계를 끝내기 위해서."

"끝낸다고? 안돼…안돼! 현식이를 찾아야 해. 현식이만 찾으면!"

"찾을 필요 없어요. 그가 나고 내가 그니깐."

"…육성재."

"기억하네요. 당신의 첫 번째 실패작."

 


멍한 창섭의 얼굴을 감쌌다. 튀어나온 콧등에 입을 맞췄다.

 


"당신은 참 예뻤어, 무엇이 당신을 이렇게 만든 거야."

"…."

"진짜 당신을 위한 세계는 여기 있는데."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독자1
오.....뭔가 어려운데...........묘하네요...........오...ㅋㅋㅋㅋㅋㅋ 좋다.....
10년 전
독자2
끌림이예요ㅠㅠㅠㅠ 뭐죠 마지막에 이 좋은 반전은!!! 진챠 이러시기예요? 너무좋잖아요ㅠㅠㅠㅠㅠ(우럭우럭)진짜 퍼브님은 문체랑 분위기랑 모두 짱짱이세요ㅠㅜ 힝힝 잘보고가고 오늘도 굿밤하세요@"@♥
10년 전
독자3
헐ㅜㅜㅜㅜㅜㅜㅜ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715 1억05.01 21:30
온앤오프 [온앤오프/김효진] 푸르지 않은 청춘 011 퓨후05.05 00:01
      
      
      
비투비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60 영업신 12.27 21:02
비투비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40 영업신 12.24 00:04
비투비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39 영업신 12.23 19:03
비투비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61 영업신 12.20 20:21
비투비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55 영업신 12.18 00:08
비투비 [BTOB/식섭] Into The Garden 上2 퍼브 12.16 21:08
비투비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3 퍼브 12.15 00:38
비투비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63 영업신 12.09 00:11
비투비 [BTOB/식섭] Destino (운명)6 12.06 19:51
비투비 [BTOB/육훈] 성재야 -3 (떠돌이개 민혁이는 오늘은 왠지 느낌이 좋습니다.)15 영업신 12.05 15:50
비투비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03 영업신 12.04 15:53
비투비 [BTOB/식섭] Mabelle1 퍼브 11.30 21:35
비투비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69 영업신 11.29 19:44
비투비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45 영업신 11.26 16:59
비투비 [비투비/육훈식] My Perfect Psycho 041 육잘똥 11.22 18:38
비투비 [비투비/육훈식] My Perfect Psycho 031 육잘똥 11.22 18:13
비투비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83 영업신 11.19 20:03
비투비 [BTOB/육훈] 성재야 -2 (반인반수 떠돌이 이민혁도 함께합니다.)29 영업신 11.18 20:50
비투비 [BTOB/식섭/육훈민] 로얄 블러썸 (Royal Blossom) 032 퍼브 11.17 01:34
비투비 [비투비/육훈식] My Perfect Psycho 024 육잘똥 11.16 23:04
비투비 [비투비/육훈] 잠깐만 기다려1 노랑 11.15 22:03
비투비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82 영업신 11.14 00:40
비투비 [비투비/식섭] As sweet as sugar4 11.13 23:28
비투비 [BTOB/육섭] 파라노말 (Paranormal)3 퍼브 11.11 21:33
비투비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64 영업신 11.11 21:15
비투비 [육훈] My Perfect Psycho12 육잘똥 11.11 02:02
비투비 [BTOB/육훈] 성재야 -1 (반인반수 육성재의 가출과 현식이의 짧은 분량.)38 영업신 11.11 0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