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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노란 딸기 전체글ll조회 1474l 4

  

  

[방탄소년단/김태형] 상처를 치료해줄 사람 어디 없나 20 | 인스티즈 

  

  

  

  

  

  

  

  

  

  

  

이제쯤 창피함이 설렁설렁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엉엉 울고 있을 때야 그의 향기에 취해 잠시 다른 세계에 가있었다 치고. 정신이 돌아오고 있는 이때,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깨닫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나는 방금까지, 김태형의 품에 안겨 있는 서러움, 없는 서러움 다 끌어모아 엉엉 울어댔다는 거 아니야. 게다가 앞뒤 생각 한번 하지 않고. 정말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말이다. 늘 코를 간질이며 살살 풍겨오던 익숙한 냄새가 훅하고 들어오자 홀리기라도 했는지 정신줄을 놓아버린 듯싶다. 그렇지 않고서야 일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되었냐고. 

그의 품에 안긴 것까지는 좋았다. 그래, 지금도 그의 품에서 귀를 둥둥 울리는 그의 심장소리를 듣고 있는 것이 좋긴 하다만. 슬프고, 서럽다고 남몰래 우는 것은 졸업을 한지가 오래되었고 그러다 보니 당연히 누군가의 앞에서 뜨거운 액체를 뽑아낸지도 까마득해졌다. 그런데 지금 내가 맞닿뜨린 상황이란. 풀어진 모습을 가장 보이기 싫은 사람 앞에서, 가장 남에게 보이기 싫은 모습을 내비친 것이다. 게다가 벌써 두 번째. 민망하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러면서 잔뜩 설레고 기분이 붕붕 뜨는 것은 어떻게 된 일인지. 마냥 창피해서가 아닌, 내가 김태형의 품에 안겨있다는 사실도 내 핑크빛 볼에 한몫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원치 않았던 상황이 조금 창피해서 그렇지, 만약 다른 상황이었다면 김태형이 나를 먼저 밀어내기 전까지 그의 품에 얌전히 안겨 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지금은 얼른 집 안으로 들어가 숨어버리고 싶을 뿐. 한없이 가까운 거리 덕분에 서로의 숨 쉬는 주기마저 맞추고 있었고 그 때문에 쉽게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줄줄 흘러내리다 이제는 말라붙어버린 눈물자국과 흘러내리다만 눈물들도 얼른 닦아내야 하는데. 몇 분간 어딘가로 정신이 나가버려 얌전히 그의 품에 안겨있는 내 몸도 이제 그만 떨어져 나와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방탄소년단/김태형] 상처를 치료해줄 사람 어디 없나 20 | 인스티즈 

  

  

 

 

 

상처를 치료해줄 사람 어디 없나 20

  

 

 

 

 

 

  

 


"저... 김태형씨." 

"응." 

"나 이제," 

  

  


이제껏 조용히 내 등을 토닥거리며 아무 말 않던 김태형의 이름을 슬쩍 부르면 곧 다정하게 돌아온 그의 음성이 정수리를 타고 내려왔다. 그 목소리에 조금은 안심이 되었고 이제 놓아달라며 단단한 그의 가슴팍을 밀어내도 그러지 못 하게 날 더욱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겼다. 역시 그 어느 때보다 가깝게 닿아있는 두 몸뚱이는 무엇을 하든 서로의 행동을 금방 감지할 수 있었다. 멀어지기는커녕 더욱 닿겨진 그의 온기에 온몸이 찌릿찌릿 전류라도 흐르는 듯했다. 몸이 떨리고 신경이 따가워지길래 두 눈을 질끈 감고 주먹을 꽉 쥐었다. 이제야 제대로 느껴지는 심장도 터져버릴 듯 마구 뛰어댔다. 이대로 계속 김태형의 품에 안겨있다간 정말 심장이 곧이라도 터져버릴 것이다. 

  

  


"다 울었어?" 

"네.... 그러니까," 

"왜 울었는데." 

  

  


다시금 더 가까이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공기 중을 날아다니던 음성이 아닌 그의 몸을 타고 내려와 피부에 닿았다는 표현이 더 맞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다 울었으니 창피하고 민망한 상황에서 얼른 빠져나오게 나 좀 놓아달라 해도 자꾸만 말을 끊고 자신의 물음만 던져댔다. 

  

  


"왜 울었어." 

"...." 

"그 새, 아. 그 애가 뭐라고 했는데." 

  

  


너 때문인데. 물론 이것저것 박지민에 의해서도 머릿속이 잔뜩 복잡하고 혼란스러웠지만 마치 고장이라도 난 것처럼 폭포수 눈물을 쏟아낸 이유는 딱 이 남자, 김태형 때문이었다. 그래도 이젠 새끼가 아닌, 그 애라고 불러주는 것에 약간의 미소가 올라오기도 했다. 

  

  


"그런 거 아니에요." 

"뭐가 아닌데." 

"그 애 때문에 운 거. 아니에요." 

"그럼 뭐 때문에 울었는데." 

  

  


뭐라고 대답을 해주어야 할까. 니가 날 좋아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 버려서, 아님 꽤 많이 나아졌다 생각했던 내 몸이 여전해서. 아마 그 모든 것들이겠지. 

이제껏 너무 참아왔었나 보다. 하긴 언제 마지막으로 울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데. 아, 지난번 처음으로 그의 앞에서 눈물을 뚝뚝 떨구었던 때가 있었지. 하지만 그때는 중학생 어린 날의 내가 울었던 것이라 나 자신을 살짝 속여보겠다. 

남을 피해서든, 남 앞에서든 바보같이 눈물을 떨구는 것은 한없이 나약해진 내 속을 벗겨 보여주는 것 같아 자존심이 상했다. 그래서 어떻게든 꽉 참았다. 누가 앞에 있을 때는 당연히, 나 혼자 있을 때도 어떻게든 울지 않으려 나 자신을 꽉 잡았다. 스스로를 이기지 못 하고 결국 패해버리는 거라고. 약해지는 거라고. 그렇게 꽉 참고 있었다. 

방금의 나처럼 사람이 우는 이유는 무언가 마음대로 되질 않아 서럽고, 답답하고, 억울한 감정이 머리를 뚫고 폭발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방법이 없어서 어린애처럼 울어버리는 거라고. 슬퍼서, 라는 이유는 아직까지 내가 울 정도로 느껴본 적 없는 감정이었기에 살짝 빼두겠다. 하지만 내가 지금 통제할 수도 없이 울어버린 이유는. 미워서, 라고 답하겠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 너무 미워서. 게다가 지금은 그의 품에 안겨 결국 참지 못 하고 울어버렸다는 것이 또 추가되어 더 미워져버렸다. 

그의 손을 또 처버린 것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하는 것도 잊어버리고 있었다. 한두 번도 아니고, 나에 대해 모르는 것도 아니고 그가 이해해주겠지라고 생각했던 것은 절대 아니다. 그저 오랜만에 누군가의 앞에서 울어버렸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고 창피하고 자존심이 상한 것이 첫째로 내 머릿속에 서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만 놔줘요." 

"싫어." 

  

  


하지만 단지 창피하고 이 상황을 피해버리고 싶어서만은 아니었다. 그가 나를 자신의 품으로 당기려 할수록 몸은 점점 더 크게 반응했다. 잠깐잠깐 심장이 멈춰버릴 것 같기도 했고. 만약 내 안의 세포들을 다 터뜨리려는 심산이라면 곧 그의 계획은 성공을 거둘 것이다. 지금 머릿속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든 내 몸뚱이부터 어떻게 살리고 봐야 하지 않겠는가. 금방이라도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것 같은데 그는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내 허리에 두르고 있는 그의 팔 덕분에 겨우 의지해버티고 서있는데 말이다. 게다가 그의 팔이 닿아있는 내 허리마저도 곧 녹아내릴 것 같았다. 

소유욕이라도 발동한 것인지, 아님 쌀쌀한 날씨에 약간의 온기라도 느껴보자는 거였는지. 대체 날 왜 놓아주지 않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단호했지만 여전히 그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다정했다. 

  

  


"왜 싫은데." 

  

  


나 역시 차분하고 침착한 척 물었고 그는 말없이 날 더 당기기만 했다. 이젠 정말 온몸이 다 녹아내릴 것 같다고. 이대로도 좋지만. 내 정신건강을 위해서, 그리고 갑자기 떠오른 혜주와의 약속을 위해서. 그만 떨어져야 했다. 좋은 핑계거리가 떠올랐다고 생각했다. 정말 곧 있으면 혜주와 약속한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고. 핑계는 아니지. 

  

  


"나 약속 있어요." 

"약속? 무슨 약속?" 

"친구랑. 만나기로 했어요." 

"그럼 오늘 밥 같이 못 먹어?" 

  

  


다행히 내 말에 겨우 품에서 조금 떼어놨고 정수리에 콕 박힌 그의 턱은 날 내려다보는 듯했다. 그럼 정말 조금, 조금 떼어놓은 것이다. 내가 잠깐 숨을 내쉴 수 있는 주먹 크기만한 공간을 내어준 것뿐이다. 참 대단한 인심.   

언제 또 혼자 약속을 정해놨는지. 며칠 동안 보이지도 않더니, 오늘 나와 밥을 먹을 생각이었던 모양이었다. 목소리만 들어도 충분히 그려지는 표정을 짓고 있겠지만 나도 이제 고개를 들어 김태형을 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자는 의지도 고개 한번 처들지 못 하게 꽉 누르고 있는 그의 턱 때문에 쏙 들어갔다. 김태형이 말을 할 때마다 딱딱하게 닿아오는 턱이 꽂힌 자리에도 곧 붉은 꽃이 피어날 것만 같았다. 

  

  


"안 가면 안 돼?" 

"...." 

"가지 말고 나랑 같이 있어." 

  

  


또 온몸이 찌릿했다. 왜 자꾸 잡아. 이미 복잡해져 있는 내 속에 들어와 온갖 것들을 다 뒤집어 놓았다. 나는 지금도 충분히 돌아버릴 것 같은데. 그래, 난 모순덩어리였다. 그가 날 좋아할 수 없다는 것도 깨달았고 그가 만약 나를 떠난다 해도 아무 말없이 보내줘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지만 이렇듯 그가 다가올 때면 자꾸만 쓸데없는 기대가 생겼다. 너도 그래. 날 좋아하는 것도 아니면서, 내 옆에 계속 있어줄 것도 아니면서. 자신이 내킬 때만, 자신이 필요할 때만 나를 찾는 그가 야속하고 미웠다. 그는 단지 혼자 있는 것이 싫어 날 잡는 거라고. 

  

  


"왜 내가 김태형씨 품에 계속 안겨있어야 하는지도, 김태형씨를 위해 친구와의 약속을 취소해야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 

"왜 그래야 하는데." 

  

  


날 당기고 있는 힘이 조금 풀어진 듯하길래 이때다 싶어 그의 가슴팍을 쭉 밀며 그의 품에서 빠져나오려고 했고 결과는, 성공했다. 내 허리를 감싸고 있던 그의 팔은 스스륵 날 지나쳐 아래로 떨어졌다. 그제야 숨이 후- 길게 쉬어졌다. 하지만 아직 몸 곳곳에 향긋하게 남아있는 김태형의 온기와 채취는 그곳들을 따끔하게 만들었다. 

그의 품에서 빠져나와 돌돌 방금 뱉은 말을 맨정신에 곱씹다 너무 심하게 말했나,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는 이유도 모르면서 갑자기 울어버리는 나를 말없이 달래주었는데. 시킨 것도 아니고, 그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내가 자처해 그의 곁에 있어주겠다 했으면서. 순간 욱한 마음에 그런 말까지 뱉은 것을 이미 벌어진 후에야 후회했다. 하지만 이미 주워 담을 수 없이 쏟아져버린. 

  

  


"그러지마." 

"...." 

"나 아파." 

  

  


그리고 이내 김태형의 입에선 내 속을 더욱 후벼파는 말들이 흘러나왔다. 자리에 곧 주저앉을 듯 세게도 찔러대는 바람에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한 거지. 어쩌면 모든 걸 깨달았음에도 밀려드는 기대의 답이 그의 입에서 나오길 바랬던 걸지도 모르겠다. 니가 필요해서라고, 니가 좋아서라고. 그럼에도 그렇게 말하지 말았어야 했다. 날 이용한다는 생각에 욱했을지라도 꾹 누르고 참았어야 했다. 마치 버림받은 듯한 그의 말투와 표정에 잠깐 전 상황을 후회하고 또 후회했다. 잔뜩 상처를 받았을 건 김태형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에 못지않게 나도 아팠다. 쓰렸다. 

  

  


"가, 그럼." 

"...." 

"가버려." 

  

  


아니라고, 잘못 흘러나왔다고, 미안하다고. 입 한번 떼지 못 하고 속에서만 웅웅거렸다. 그 사이 김태형은 한번 더 내 속을 쑤시는 말을 뱉고 멀뚱히 서있는 나를 남겨둔 채 나보다도 먼저 제 공간에 몸을 숨겨버린다. 잡았어야 했는데, 사과했어야 했는데.

  

  

  

  

  

  

  

  

  

  

  

"야, 혜주야." 

"왜." 

  

  


대체 무슨 정신으로 혜주의 병원까지 왔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몸 곳곳에 남아있는 김태형의 온기와, 비 오는 날 쓸쓸하게 버려진 강아지 같았던 그의 표정이 잔상으로 남아 계속 떠다녔기 때문일 것이다. 초점을 제대로 잡지 못 하는 흐리멍텅한 눈을 하고 자신의 앞에 나타난 내 상태를 본 혜주는 눈썹을 씰룩였다. 애가 왜 이러냐고. 김태형에 대한, 그동안 하지 못 했던 이야기들을 꺼내놓으려 왔으면서 날아가있는 정신 잡기에 더 바빠 그저 자리를 지키며 다시 몇 분이고 멍만 때렸다. 그럼에도 혜주는 내가 먼저 입을 열 때까지 닦달하지 않고 얌전히 기다려주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 자신이 더욱 미워질 뿐이었고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애정결핍이란 거. 그건 뭐야?" 

"웬 애정결핍. 그거 물어보러 왔냐?" 

"읊기나 해." 

"... 일종의 불안 심리 상태," 

"...." 

"말 그대로 채워도 채워도 뭔가 부족한, 허전한 느낌 때문에 계속해서 주위 사람들의 관심을 갈구해. 평소 혼자 있을 때도 불안감을 느껴서 다리를 떨거나, 손톱을 물어뜯는 경향도 있고. 타인의 눈을 무척 의식하는 편이고, 이성과 교제할 때는 스킨십을 자주 원하고, 상대방에게 심한 집착을 하기도 하고 눈에 안 보이면 더한 불안감을 느끼기도 해. 심한 경우라면 자해나 범죄라 칭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면서까지 주위 관심을 끌려고 하는데, 문제는 그걸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거지." 

  

  


또 다시 심장이 세게 욱신했다. 이것만 듣고 섣불리 판단할 것은 아니었지만 혜주의 말만 들어보면 내가 지금까지 봐온 김태형, 그대로였다. 만약 김태형이 그런 심리 상태를 가지고 있다면, 소름까지 끼쳤던 그와의 첫만남을 설명할 수 있을까. 그게 맞다면, 나 자신이 더욱 싫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도 한번 비슷한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땐 나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그냥 흘러버렸을 뿐이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물어 정확히 귀에 박고 있는 혜주의 말은 하나하나 빠짐없이 내 속을 찔러댔다. 설마 했었다. 내가 괜한 걱정하는 거겠거니, 한참 앞서나가는 거겠거니. 하지만 들을수록 설마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밀려들 뿐이었다. 

  

  


"어떻게 하면 생겨, 그런 거?" 

"야." 

"응, 혜주야? 어떡하면 생기는 거야?" 

"...." 

"어떻게 하면 고칠 수 있어?" 

  

  


불안하고 걱정이 되었다. 특히 혜주의 마지막 말은. 며칠 전 보았던 김태형의 모습이 떠올라 날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내가 방금 전 그에게 던져버린 말까지. 아직 김태형이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거나, 딱히 범죄라 칭할만한 것들을 행하는 것은 보질 못 했지만 말이다. 언제든 그렇게 될 수도 있는다는 가능성이 더 큰 불안감을 들고 날아왔다. 

실은 잘 알고 있음에도 아니길 바라며 자꾸 물었던 것 같다. 어떻게든 불안한 마음을 떨쳐내려고. 가장 믿고 기대는 혜주의 입에서 별거 아니라는, 걱정할 것이 아니라는 말이 나와주길 바랐다. 

  

  


"너 똑바로 말해. 아니면 나 더 말 안 할 거야." 

"빨리 말해줘, 혜주야. 나 지금 시간이 없어. 혹시 또...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나 지금 많이 걱정돼." 

  

  


지난번 흠뻑 적셔 곧이라도 감기가 걸릴 듯한 꼴을 내비친 것을 포함해, 내가 했던 말로 또 상처를 받고 무슨 일이라도 생기지 않았을까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그를 혼자 두면 안 된다고. 얼른 그에게 가야겠다고. 자신의 말로 안절부절못하는 내가 파악되었는지 혜주의 얼굴 또한 심각함이 번졌다. 내게 무슨 일이 있을 거라고, 그저 호기심에 묻는 것이 아닐 거라고. 

  

  


"... 뭐, 너처럼 어렸을 때의 트라우마가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지. 자신에게 무척 소중했던 존재에게 버림을 받았다거나, 학대를 당했다거나. 늘 너한테 말했듯이, 병적인 심리 상태일 뿐이지 이건 병이 아니니까, 수술이나 약을 먹는다고 해서 쉽게 낫는 게 아니야. 자기가 이겨내고 극복하는 게 중요한 거지. 근데 문제는, 너처럼 딱 티가 나고 정의 내릴 수가 없어, 이건. 너 애정결핍증이야, 라고 못 한다고. 자신이 그걸 인정하는 데만 해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치료까지는 얼마나 걸리겠어. 모르고 그냥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아. 그렇게 삶에 지장이 갈 정도로 증상이 심하지 않는 이상." 

  

  


더 물어도 자세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거라는 것을 느꼈는지, 일단 잔잔한 불덩이들부터 끄자는 듯 혜주는 증상에 대해 더욱 늘어놓았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해?" 

"음, 치료법은. 너랑 조금 달라. 불안감은 연습한다고 해서 사라지는 감정이 아니니까. 난 혼자가 아니다,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다 그렇게 자꾸 생각하는 수밖에 없어." 

"...." 

"집착을 하는 이유는 또 다시 버림받지 않기 위해서, 혼자 남겨지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든 붙잡으려고 하는 거야. 주위 사람들을 지치게 하는 거지. 날 버리지 마, 떠나지 마 하는 게 오히려 주위 사람들에겐 떠나갈만한 이유를 만들어주는 건데,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을 떠나간다는 것도 인지하지 못 하고." 

"...." 

"결국 돌고 도는 거야. 자꾸만 더 심해질 뿐이지. 떠나고, 상처받고. 또 떠나고, 상처받고. 자신이 그걸 인지하고 고쳐나가면 참 쉬운데 말이야. 그게 쉽지가 않거든. 심해질수록 자신을 깨닫는 게 더 어려워져. 그럴 땐 주위의 도움이 필요한 거지. 누군가 딱 붙어서, 떠나가지 말고 곁에 있어주는 거야. 불안하지 않게." 

"...." 

"그리고 절대 가면 안 돼. 감정이 깊어질수록, 돌아올 상처의 크기도 커져가니까."

  

  

  

  

  

  

  

  

[방탄소년단/김태형] 상처를 치료해줄 사람 어디 없나 20 | 인스티즈 

  

 

  

  

"이거 빗소리냐?"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혜주의 배웅을 받으며 병원 문을 열려고 하자 귓가를 울리는 빗소리는 더욱 뚜렷해져갔다. 어쩐지 나올 때부터 하늘이 잿빛으로 좋지 않더니만. 결국은 투둑투둑 땅으로 쏟아지고 있었다. 

  

  


"너 우산 안 가져왔지?" 

"응." 

"기다려봐." 

  

  


혜주는 문손잡이에 얹었던 손을 내리고 제 상담실로 몸을 돌렸다. 다시 돌아올 혜주를 기다리며 병원 안을 쭈욱 둘러보았다. 늘 보았던 카운터의 언니도 없고, 꽉 찼던 대기실도 사람 하나 없이 깨끗했다. 휴무인 이곳은 의사를 친구로 둔 내 능력으로 오직 나만을 위해 열려있었다. 오늘 혜주의 환자는 나 하나였다. 그렇게 몇 분쯤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작게 들려오는 빗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눈을 돌렸을까, 그녀는 비어있던 제 손에 작은 우산을 쥐고서야 내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이거 나 주면 너는." 

"병원 어디에 우산 하나 없겠냐." 

  

  


제 우산을 내게 내밀며 고개를 끄덕였다. 망설이는 내 손에 직접 우산을 건네준 뒤 건물 입구까지만 배웅을 해주겠다며 먼저 문을 여는 혜주를 조용히 뒤따랐다. 언제부터 오기 시작했는지 바닥은 벌써 몇 개의 웅덩이가 생겨 있었다. 하늘에 커다란 구멍이라도 생긴 것처럼 줄줄 새고 있는 비는 금방 그칠 것 같지 않았다. 

  

  


"얼른 가봐, 이년아. 그렇게 안절부절못하지 말고." 

  

  


얼른 가라며 손을 흔들어주는 혜주에게 연락한다 하곤 그녀의 우산을 팡 펴들어 빗속을 향했다. 어찌나 세게 떨어지던지, 우산을 꽉 잡고 몸을 잔뜩 움츠렸다. 

  


혜주는 굳이 오늘은 묻지 않겠다며, 증상에 대한 이야기 말고는 말을 아꼈다. 아니, 어쩌면 혜주도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더욱 걱정스러운 얼굴을 내비쳤다. 굳이 내가 그런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고, 그저 떠나면 편할 거라고. 그런 사람들을 위해 우리가 있는 거라고, 내가 나설 필요 없다고. 김태형에 대한 이야기도, 나에 대한 이야기도 한번 하지 않았는데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걸 보면 뻔했다. 그리곤 마지막까지 꼭 덧붙였다. 무슨 일이 생기면 제발 연락 좀 해달라고. 

내리는 비를 느끼며 이제는 혼자가 아닌, 나란히 함께 우산꽂이에 꽂혀있을 내 우산과 김태형의 우산을 조용히 생각했다. 뻔히 비가 올 법한 하늘이었음에도 우산을 들고 나오지 않았던 이유는 그런 둘을 찢어놓지 않기 위해서 였을까. 그의 우산을 홀로 남겨두고 싶지 않아서 였을까. 그리고 그 둘은 여전히 함께 일 것이다. 

평소보다 발걸음이 빨랐다. 늦은 저녁때가 되어서야 집으로 발을 돌릴 줄 알았더니, 나온 지 얼마나 되었다고 내 발걸음은 벌써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옆집에 살고 있는 김태형에게로 겠지. 역시나 그의 상처는 꽤 심했던 것이다. 내겐 아무렇지 않은 척, 덤덤한 척 이야기를 꺼냈지만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자신에게 소중했던 존재들이 원치 않게 자신을 떠났고 그 이후에 받았을 상처들은 감히 내가 끼어들 수도 없을 정도로 꽤 심했을 것이다. 그가 아직 내게 털어놓지 못 한 또 다른 이야기들이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지난 일이고 내겐 그렇게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내게 더욱 중요한 것은 그런 일들로 충분히 상처를 받았고 힘들어했는 김태형이었다. 


그가 더 심해지지 않게, 곁에 꼭 붙어있으리라 다짐했다. 절대 그의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내가 그렇게 해주겠다고. 보통 여자들처럼 평범하지 않은 내가 자신의 옆에 남아주겠다는 것을 마다할 수도 있지만 난 지독하게 남을 것이다. 김태형이 날 쳐버린다 해도, 난 꼭 붙어있으리라. 그가 내게 나와 같은 마음을 주지 않는다고 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이젠 정말 괜찮았다. 그가 내게 보였던 집착기 어린 행동들은 내가 그에게 어느 정도는 의미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그 정도면 충분했다. 더 바라지 않겠다. 무엇을 바래서가 아니라 오직 김태형, 그를 위해서 곁에 남아있겠다고. 

그리고 다신 그런 말로 그를 아프게 하지 않겠다 또한 다짐했다. 내가 먼저 같이 먹어주겠다고, 혼자 두지 않겠다고 했으면서 그런 말을 뱉어버린 것을 후회하며 머리를 몇 번이고 쥐어박았다. 잘 알지도 못 하면서 제멋대로 지껄인 말에 그는 얼마나 상처를 받았을까, 이미 깊어져 있는 상처를 후벼파진 않았을까. 내가 원망스러웠다. 

나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무던히 노력할 것이다. 김태형을 위해서. 아무런 상처 없이 보통 사람들처럼 행동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난 계속해서 노력하겠다. 역시나 그의 마음을 바래서가 아니었다. 나로 인해 김태형이 또 상처를 받진 않을까, 아까와 같이 행동하진 않을까. 그래서였다. 

  

  

자취방에 다다를수록 발걸음은 더욱 빨라졌고 걱정은 더해만 갔다. 얼른 가서 확인하고 싶었다. 김태형이 괜찮은지, 별일 없는지. 그리고 보고 싶었다. 몇 시간 전만 해도 내 인생 두 번째로 진한 스킨십이라 자부할 수 있는, 그의 체온을 그대로 이어받으며 품에 안겨있었으면서. 

그리고 펼쳐진 눈앞 상황은, 급하던 내 발목을 딱 잡아버렸다. 그렇다고 몸 어디 한 곳에 흠집이 난 김태형을 마주하고 싶었던 것은 절대 아니었지만. 역시 좋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때 내게 밀려든 감정이란, 걱정보다 더한 쓰라림이었다. 

세차게 들이치는 빗방울을 피하지도 않고 꿋꿋이 맞으며 현관 가장자리에 앉아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이미 빗물을 다 삼켜버린 머리카락은 축 늘어져 동그란 그의 머리통에 달라붙어있었다. 그를 보며 크게 한숨을 쉰 뒤 다시 속도를 붙여 얼른 달려가 그의 앞에 섰다. 누가 왔는지 보이지도 않게 고개를 두 무릎에 박고서는. 그래도 내가 온 인기척을 느꼈는지 먹먹한 마음에 그의 이름 한번 부르지 못 하고 그저 바라만 보고 있는 날 위해 천천히 고개를 들어주었다. 

  

  


"왔네." 

"뭐 해요, 지금." 

"너 기다리잖아." 

"왜. 왜 그러고 기다려." 

  

  


다시금 밑에서부터 무언가 올라오고 있었다. 아까처럼 또 눈물이 터질 것 같았다. 축축 젖어있는 김태형의 꼴이라니, 가슴을 후벼팠다. 차라리 갑자기 고장 난 도어락 때문에 집에 들어가지 못 하고 열쇠공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지. 더 말이 안 되지만 오늘따라 내리는 비가 너무 시원해 보여 잠시 더위를 식히기 위해 한 걸음에 밖으로 나왔다고 하지. 그의 안타까운 꼴에 '너'라는 말이 올라타자 날 더욱 세게 짖눌렀다. 

  

  


"니가 우산을 안 줬잖아." 

"... 자기가 주지 말랬으면서." 

  

  


우산이 있었어도 그는 이 자리에 이대로 앉아있었을 것이다. 언제 올지도 모르는 날 하염없이 기다리면서. 자신의 몸에 따가운 빗방울이 때리든 말든. 꿋꿋이 맞고 있었을 것이다. 

  

  


"너가 또 화낼까 봐. 여기서 기다렸어." 

  

  


절대 다시 울고 싶지 않았다. 자꾸만 꾸물꾸물 나오려는 눈물을 참기 위해 입술을 앙 다물어 버리자 함께 말문도 막혀버린다. 뭐라고 한마디 하지 못 하고. 화를 내지도, 사과를 하지도 못 하게 꽉 막혀버린다. 

  

  


"나 잘했지." 

  

  


아픈 엄마를 위해 설거지를 해준 답시고 온 집안을 거품 밭으로 만들더니 자랑스러운 듯 코끝에 거품을 묻히고 씨익 웃어 보였다. 그럴수록 내 속은 더욱 쪼그라드는 것이다. 

  

  


"얼른 일어나요." 

  

  


그 모습을 더 보고 있기 힘들어 겨우 입을 열었다. 터지려는 울음을 참기 위해 목소리가 살살 떨렸던 것을 끝내 김태형이 모르길 바랐다. 그 한마디, 한마디만 던지고 다시 입술을 깨물었다. 씨익 웃으며 날 빤히 바라보다 이내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고개를 끄덕이곤 자리에서 일어나 엉덩이를 툭툭 털었다. 그와 눈을 맞추지 못 한 채 고개를 떨구고 조용히 지나쳐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그럼 그는 쭈볏쭈볏 내게 다가와 한발짝 뒤에 서서는 머리카락과 몸뚱이에서 뚝뚝 빗물을 떨구었다. 자기가 무슨 물귀신이냐고. 왜 그런 꼴을 하고. 툭하면 제 몸을 적시는데 혹 감기라도 걸리진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이거 탈 거야? 그래도 돼?" 

  

  


한켠이 시큰했다. 자꾸 그렇게 찌르지 말아달라고. 지금도 참고 있는 게 너무 힘든데. 김태형의 한마디, 몸짓 한 번에도 심장이 울렁거렸다. 당연한 듯 내게 물어오는 김태형의 질문에 속이 꽉 막혔다. 탈 수 있다. 꼭 탈 것이다. 아무 말 않고 가만히 엘리베이터가 일층에 도착하길 기다렸다. 금방 문이 활짝 열렸고 망설임 없이 몸을 실은 뒤 김태형이 타기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그는 마치 바닥에 붙어버린 듯 가만히 서서 날 바라볼 뿐이었다. 

  

  


"안 탈 거예요?" 

  

  


내 물음에 눈썹을 빠르게 찡그리다 풀더니 겨우 발을 떼고 엘리베이터로 몸을 들였다. 가운데 자리를 떡하니 차지하고 서있는 나를 피해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더니 알아서 나와 거리를 유지하는 듯싶었다. 꽉 쥔 주먹은 그와 함께 엘리베이터에 갖혀있어서가 아니라, 터지려는 울음을 참기 위해서였다. 한번 구멍이 난 곳은 아무리 다시 메꿔도 곧 다시 터지는 것이다. 아무 말없이 붕 뜬 엘리베이터는 금세 도착해 다시 문을 열었다. 버티고, 참고 할 것도 없었다. 내게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기에.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복도를 걸어 집 앞에 닿을 때까지 김태형 또한 조용히 내 뒤를 따랐다. 차라리 그게 나았다. 그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그 무엇이라도 날 자꾸 찔러댔으니까. 그래도 내 뒤를 따르느라 축축해진 그의 꼴을 보지 않는 것이 조금은 낫기도 했다. 

  

  


"화났어?" 

  

  


하지만 곧 그의 입은 열리고 만다. 나도 이대로 헤어지긴 싫었다. 뭐라도 해주고 싶은데, 뭐라도 한마디 건네고 싶은데. 집 앞에 도착해 문 손잡이로 손을 올리기 전, 그는 먼저 입을 열어주었다. 방금까지 조용했던 그를 다행이라 생각했지만, 내가 집으로 숨어버리기 전에 날 잡아준 것 또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난 너가 또 화낼까 봐 여기서 기다린 건데. 이것도 하지 말까...?" 

  

  


이제껏 아무 말 않고 입을 다물고 있었던 것을 화가 났기 때문이라 결론지어버린 듯싶었다. 그게 아닌데. 화가 나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내게 화를 냈어야 했는데. 아까 그렇게 말할 필요는 없지 않았냐, 난 부탁도 안 했는데 니가 해준다고 하지 않았냐. 다른 말없이 너를 달래준 내게 미안하지도 않냐. 차라리 그렇게 내게 화를 냈어야 했다. 그렇게 했더라면 내 마음이 이렇게 무겁지도 않았을 것이다. 

  

  


"김태형씨는 화도 안 나요?" 

"...." 

"내가 아까 심한 말했는데. 내가 밉지도 않아요?" 

"...." 

"비까지 맞으면서 날 기다려줬는데, 대꾸도 안 하고 무시하는 내가 밉지도 않냐고." 

"안 미워." 

  

  


눈은 여전히 마주치 못 하고 있었다. 집으로 숨어버리기 위해 문 앞에 서서 신발 앞코만 하염없이 뚫어보았다. 내 표정을, 감정을 숨기기 위해서. 그의 얼굴을 보면 아까처럼 마음이 편해져 울어버릴 것 같아서. 

날 미워하지 않는다는 말이 내게 얼마나 깊게 들어오는 말인지. 김태형은 알기나 할까. 그를 좋아한다 깨달은 순간부터 혹 미움을 받진 않을까, 날 싫어하지 않을까 몇백 번이고 생각하고 괴로워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말해주는 것이 내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김태형은 알기나 할까. 

  

  


"그냥 약간, 아니 조금 많이 마음이 아팠는데. 그래도 안 미워." 

"...." 

"화도 안 나. 내가 왜 화를 내. 내가 잘못한 건데. 내가 잘못한 거야."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면서. 아니 그는 잘못한 것도 하나 없다. 그저 나 혼자 착각하고 기대하고 실망한 건데. 그는 잘못한 것이 없다. 

  


  

"김태형씨가 잘못한 거 없어요. 다 내 잘못이야." 

"...." 

"아까 한말은 진심이 아니었으니까, 신경 쓰지 마요." 

"...." 

"그냥 속상한 일이 있어서, 김태형씨한테 투정 부린 거예요. 내 뜻은 그게 아니니까," 

"...." 

"아파하지 말라고." 

  

  


앞으로 나 때문에 상처받고 아파하는 일 없게 할게요. 당신이 상처받고 아플 때마다 나는 몇 배는 더 쓰라리고 찢어지니까. 

  

  

 
"그리고 나는요," 

"...." 

  

  


절대 떠나지 않을게요.
속에 있는 말들은 더 뱉지 못 하고 입을 꾹 다물어 눌렀다. 혹시나 그가 뭔가 눈치를 챌까 봐. 내 뒤에 가만히 서있는 김태형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나는 볼 수도 예측할 수도 없었다. 그저 아까 내가 생각도 없이 뱉었던 말에 상처를 받고 흘렸을 표정만 아니길 바랐다. 그렇지만 않으면 했다. 

  

  


"감기 걸리니까 들어가자마자 꼭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옷 갈아입어요." 

"... 응." 

"그리고," 

"...." 

"기다려줘서 고마워요." 

  

  


마지막 말을 뱉으며 정말 세게도 입술을 물었던 것 같다. 곧이라도 터져 피가 흐를 만큼. 김태형에겐 아직 더 할 말이 남아있을지도 모르지만, 먼저 문을 열고 집안으로 몸을 숨겼다. 확실히 닫히는 도어락의 소리가 울리자마자 자리에 주져앉아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그리고 다시, 터지는 것이다. 사실 그렇게 펑펑 울 것은 아니었다. 그냥 왜 그랬는지. 자리에 주저앉아 다시 뜨거운 것을 마구 뽑아냈다. 분명 아까 다 운 것 같았는데 또 줄줄, 흘러나왔다. 아직도 들리지 않는 옆집의 도어락소리에 속으로 꽉 누르며 한참을 다시 쏟아냈다. 

  

  

  

  

  

  

  

  

  

  

  

  

  

  

  


  

암호닉

암호닉은 재업이 끝난 후 다시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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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요정입니다!!!
진짜 오랜만이죠ㅠㅠㅠㅠ메일링글 이후로 첨인거같은데ㅠㅠㅠ제가 작가님 재업한다구 했을때부터 얼마나 좋았는지 시즌2도 계속 기다리구 있었다구요ㅠㅠㅠㅠ바빠서 댓글 못달았었는데 오늘 다네요ㅠㅠㅠㅠ가끔씩 텍파보기도 해요!!근데 역시 브금 들으면서 읽능게 좋긴하네요ㅎㅎㅎㅎ예전에 읽었던 감정??이 생각이 나면서 시즌2도 기대하구 있을게요!!종종 댓글 남기겠습니다!!!!

7년 전
독자2
와 대박... 이 글잡이 진짜 대박이라고 해서 보러왔어요 ㅠㅠ 암호닉은 재업끝나고 꼭 신청할게요 ㅠㅁㅠ!!! 그리고 정주행을 하러 달려갑니다... 노란딸기님 파이팅!! 재업 감사합니다 정말
7년 전
독자3
인서이드아웃이에요 작가님 ㅋㅋㅋ 빨리시즌투가 ㅅ작됐으면해요 ㅠㅠ
7년 전
독자4
헐 태형이 애정결핍인 거 뭔가 빼박인 듯해요.. 서로서로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ㅠㅠㅠㅠㅠ 어떻게 해야할까ㅠㅠㅠ
7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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