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부 : 김태형
" 나 전에 만난 적 있어. "
와구와구 밥을 잘 먹던 김태형이 불현듯 떠올랐는지 갑자기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앞뒤 맥락 하나 없이 툭 던져진 말에 나는 이제 막 먹으려던 계란말이를 다시 내려놓으며 물었다.
" 누구? "
" 오늘 전학 온 애 있잖아. 카오... 뭐였지. "
" 카오루. 한국 이름은 전정국이래. "
" 그래, 걔. "
" 언제? 어디서? 어쩌다가? "
김태형의 입에서 나온 뜻밖의 말들에 나는 호기심이 생겼다. 그래서 김태형에게 질문을 쏟아부으니 김태형은 다시 젓가락을 들어 내 계란말이를 가져가 입에 넣었다. 순식간에 빼앗긴 계란말이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로지 그 입에서 나올 다음 대답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 그저께인가, 슈퍼에서. "
" ... "
" 너가 초코우유 사다달라고 했던 날. 내가 옆 마을 슈퍼까지 갔다왔다고 했잖아. "
" 응. "
" 사실 그 날 우리 슈퍼에 갔었는데 내가 주머니에서 돈 꺼내는 사이에 걔가 초코우유를 홀랑 가져갔어. 하나밖에 없었는데. "
" 에? "
" 짜증 나서 한판 붙을까, 했는데 등치가 나보다 커보여서 그냥 관뒀거든. 근데 그냥 붙을걸 그랬나봐. 아까 슬쩍 보니까 내가 키 더 커. "
김태형이 갑자기 어깨를 쭉 폈다. 김태형이 키는 더 클지 모르겠지만 애석하게도 전정국에 비해 김태형은 너무 왜소했다. 그렇지만 그게 김태형 자존심에 그리 좋은 말은 아닐거 같아서 그냥 꾹 삼키고 웃었다. 그리고 다시 밥 먹기에 집중하려는데 김태형이 내 밥 위에 소세지 하나를 얹으며 말했다.
" 그래서 나는 걔 뭔가 마음에 안 들어. "
" 아, 왜- "
" 몰라. 그러니까 우리 친해지지 말자. "
" 어? "
" 나는 한국인 친구는 너 하나면 돼. 그리고 다른 친구들도 많잖아. "
" ... "
" 너도 그렇지? "
연애학개론 02 : Déjà Vu
" 오늘 그림 그리기 싫어. "
" 또 그런다. "
" 너무 더워. "
" 바람 시원한데 왜. 억지 부리지말고 빨리 그려. "
" 우리 놀러갈까? "
김태형이 결국 연필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내 쪽으로 몸을 돌리고 단숨에 의자를 돌렸다. 덕분에 나는 그림을 그리던 그 모습 그대로 김태형과 마주 보게 되었고 김태형은 아랑곳 하지 않고 방실방실 웃었다. 초등학교 때랑 별반 다르지 않은 그 철없는 모습에 나는 연필을 들지 않는 다른 손으로 김태형에게 꿀밤을 선물했다.
" 아! "
" 놀러가기는 무슨, 너 지난번에 과제도 안 했잖아. "
" 너도 놀러가고 싶잖아. "
" 응. 완전. 근데 너 때문에 안돼. "
" ...뭐가. "
" 졸업 안 할거야? 너 자꾸 이렇게 과제 안하면 큰일 나. "
살살 어르고 달래는 내 말에 금새 시무룩해진 표정의 김태형이 슬그머니 의자를 잡고있는 손을 놓았다. 그리고는 슬그머니 내 반대쪽으로 멀어져 자리를 옮겨 책상에 엎드려 입을 삐죽이며 한마디 한다. 이렇게 나에게 꾸중 아닌 꾸중을 들을 때마다 하는 말. ' ずるい. [ 치사해. ] '
" 다음에 놀러가자. "
" ... "
" 응? 이번 과제 끝나면 시간 많잖아. "
" ... "
" 다음에 놀러가는거다? "
" 아, 태형아! 내가 완전 신기한거 알려줄까? "
" ... "
" 있지, 나 어제 전에 봤던 그 강아지 봤다? "
" 아- 태형아. 놀러는 다음에 가자ㄴ, "
순간, 김태형의 큰 손이 그의 이마를 만지던 내 손을 잡았다. 김태형의 잠버릇이었다. 잘 때 늘 무언가를 잡고 자거나 끌어 안고 자고는 했다. 김태형은 초등학생 때도 같이 낮잠을 잘 때면 내 손을 꼭 잡고 잠이 들었었다. 그래서 그런 행동이 아무렇지도 않고 익숙했었는데 어느 날은 그렇지가 않았다.
우리가 한창 예민하고 모든 것에 민감해하던 중학생 무렵, 나는 다른 아이들과 다름없는 사춘기 소녀였다. 하루는 태형이가 심한 감기에 걸려서 끙끙 앓아누웠던 적이 있었는데 부모님이 멀리 출장을 가셔서 돌봐줄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종일을 김태형 옆에 붙어서 물수건을 해주고 땀을 닦아주고 죽을 끓여서 먹여주었다.
김태형이 어느 정도 열이 내려서 약을 먹고 잠들었을 때, 짐을 챙겨 집에 가려다가 걸음을 돌려 누워서 자고있는 태형이 앞에 앉았다. 땀에 젖어 이마에 착 달라붙은 머리카락이 신경 쓰여 떼어주려다가 김태형이 습관처럼 또 내 손을 잡았다. 평소 같았으면 또 이러네, 하면서 빼려고 했을텐데 어쩐지 그 날 만큼은 그럴 수가 없었다.
김태형과 잡은 내 손으로 김태형의 체온이 전해져서. 그 손을 타고 전해진 간지러움이 온 몸으로 퍼져서. 잠든 김태형을 보고있는 내 심장이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뛰어서. 나는 그 날 그렇게, 처음으로 태형이를 향한 두근거림을 느꼈다.
그 후에도 김태형의 이런 뜬금없고 저돌적인 스킨쉽이 내 마음을 흔들어놓은 것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자기는 세상 모르고 잠이 들어놓고, 옆에 있는 사람은 간지럽고 떨려서 어쩔 줄 모르게 만들어 놓는다. 얄밉기도 하고 조금은 약이 오르지만 방법이 없었다. 김태형이 이럴 때마다 나는 늘 속수무책이었다. 지금도 물론 마찬가지고.
어디선가 솔솔 불어오는 바람이, 김태형의 머리카락을 살며시 흩뜨려놓는 바람이, 자꾸만 내 마음을 간지럽혀서 나는 그 간지러움이 잠잠해질 때까지 김태형의 옆에서 꼼짝할 수가 없었다.
" 간다고 진작 말 좀 해주지. 다른 애들 다 갔는데. "
자전거를 끌며 나는 입을 삐죽거렸다. 나혼자 가는 하교길에 나도 모르게 저절로 나온 투정이었다. 2주마다 혹은 일주일에 한번씩 김태형은 학교가 끝나면 어딘가로 향했다. 어디로 가는지는 모른다. 같이 가자고 해도 절대 나를 데려가지 않았으며 하물며 어디에 가는지조차도 알려주지 않았으니까. 처음에는 그 사실이 퍽 섭섭했는데 그게 한두번도 아니고 여러번 지나다보니까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래도 이렇게 갑자기 오늘은 집에 혼자 가라는 통보를 받는 날이면 괜히 서운함과 투정 섞인 마음이 들고는 했다.
자전거를 타고 빠르게 집에 갈 수도 있었지만 오늘은 어쩐지 그러고싶은 마음도 들지 않았다. 그렇게 터덜터덜 걷다가 문득 주위를 둘러보았는데 앞쪽에 우리 학교 학생이 걸어가고 있었다. 누구지. 내가 아는 애인가. 호기심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다가 그 아이가 메고있는 가방이 눈에 띄였는데 왠지 모르게 그 가방이 익숙하게 느껴졌다.
나는 어느새 가방에게 홀린 것처럼 걷고 있던 방향을 틀어 그 아이의 뒤를 따라가며 혼자 생각에 잠겼다. 분명 본 적 있는거 같은데, 어디서 봤더라. 도통 떠오르지않는 기억에 괴로워하고 있을 때쯤, 앞에서 걷던 아이가 고개를 돌렸다. 완전히 뒤를 돌아본 것은 아니고 살짝 옆을 바라봤지만 나는 찰나의 순간에도 그 얼굴을 제대로 봤다.
그 가방의 주인은 다름 아닌 전정국이었다. 아침에 내 말을 무시하고 걸어가던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원망 섞인 시선 속에 전정국의 가방이 담겨있었다. 참 별 걸로 다 엮인다,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차마 뱔걸음을 돌리지는 못 했다. 그냥 그렇게, 나도 모르게 자꾸만 전정국을 따라 걷고있었다.
' 그러니까 우리 친해지지 말자. '
' 어? '
' 나는 한국인 친구는 너 하나면 돼. 그리고 다른 친구들도 많잖아. '
' ... '
' 너도 그렇지? '
기대감에 가득 차서 묻던 김태형과 고개를 끄덕이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김태형이 바란대로 친구는 하지 않기로 했었다. 김태형 하나로도 충분하다고 했었다. 그런데 지금 내 행동은 전학생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서 더 알고싶고 가까워지고 싶어하는 그런 모습이었다. 그러다 전정국과 가까워지고 만약 친해지기라도 한다면 그건 김태형에 대한 배신이고 약속을 어기는 일이었다.
지금 내가 이러는걸 알면 태형이가 엄청 서운해하겠지. 그래서 멈춰섰다. 저 앞에 버스가 있는데도 더 이상 그 곳을 향해 달려가지 않았고 결국엔 전정국을 태운 버스가 떠나는 것을 바라만보고 있었다. 그래, 가라. 잘가. 나는 여기에 있고 너 혼자 가는게 맞는거니까.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서 피어나는 못내 아쉬운 마음에 나는 버스가 시야에서 멀어지고 나서야 몸을 돌렸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시무룩해진 발걸음이 무거웠다. 터덜터덜 힘없이 걸어 자전거를 세워두었던 곳까지 왔다. 우울한 기분을 떨치기 위해 집에 빨리 가야겠다는 마음으로 자전거를 타려던 나는 아무 것도 못 하고 제자리에 서있어야만 했다. 분명히 아까 나는 자전거를 세워두었는데, 자전거가 없었다. 내가 너무 정신이 없어서, 그래서 헐레벌떡 자물쇠를 잠그지도 못 하고 전정국을 따라 나섰었다. 그 행동이 자전거 분실이라는 참혹한 결과로 이어졌지만 그것은 온전히 내 잘못이기에 나는 나 자신 말고는 아무도 탓할 수가 없었다.
" 아이- 어떡하지. "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이리저리 골목도 뒤져보고 지나가는 아주머니들께도 여쭤봤다. 하지만 나의 소중한 하늘색 자전거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허탈하고 속상한 마음과 슬슬 다시 시작되는 걱정들에 기운이 빠져 근처 보이는 곳에 무작정 주저앉았다.
" 어떡해... "
고개를 푹 숙이고 발만 동동 구르던 내 시야에 무언가가 슬그머니 나타났다. 처음에 보였던 것은 천천히 굴러오는 동그란 자전거 바퀴였고 그 다음은 하얀 운동화였다. 이게 뭐지, 싶어서 멍하니 쳐다보다가 벌떡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내 눈 앞에 보였던 것은 돌아온 내 자전거와 그 자전거 옆에 서있는 전정국이었다.
" 이거 어떻게 찾ㅇ... 아, これどうやってみつけたの. [ 이거 어떻게 찾았어? ] "
" 나 한국인인데. "
" ...어? "
" 너랑 나, 둘다 한국인인데 한국말로 하자. "
" 아... "
" 그리고 사실은 내가 일본어 잘 못해. "
" 아... 이거 어떻게 찾았어? 아니, 그것보다 너 왜 여기있어? 아까 분명 버스 타고 갔, "
아차싶어서 급하게 입을 틀어막았다. 들었나? 다 들은건가? 버스 타고 갔다고, 그걸 말해버리면 내가 전정국을 쫓아가고 지켜본 것이 다 들키게 되는 것이었다. 급하게 입을 막고 전정국 눈치를 보았는데 어쩐지 전정국의 표정을 보니 이미 늦어도 한참 늦은 것 같았다.
" 알아. 아까 따라오는거 봤어. "
" ... "
" 근데 왜 버스는 안 탔어? 버스에 타서 말 걸려고 했는데 너가 안 타서 급하게 내렸어. "
" 어? "
" 다시 뛰어왔는데 너가 막 두리번거리고 있더라. 그래서 뭐하나 싶었는데 그 때 어떤 남자애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갔어. 안 어울리게 하늘색 자전거를 타고. "
" ... "
" 아침에 봤어. 이 하늘색 자전거, 너꺼지? "
" 응. "
" 걔한테 물어봤는데 길에 그냥 쓰러져있고 잠겨있지도 않아서 버려진건 줄 알았대. 그래서 타고 갔나봐. "
" 이제 너 차례. "
" ...어? "
" 이제 네가 얘기해줄 차례라고. 네가 누군지, 왜 나를 따라왔는지, 또 그러다가 왜 나를 따라오지 않았는지. "
난감했다. 궁금해할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나에게 직접적으로 물어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 했다. ' 그럼 내가 먼저. ' 내가 쉽사리 대답하지 못하고 우물쭈물거리자 전정국이 말했다. 그렇게 말하며 전정국은 허리를 숙여 나와 눈높이를 맞추었는데 나와 전정국의 간격이 너무 가까운 것 같아 나도 모르게 한발짝 뒷걸음질 쳤다.
" 이름 전정국. 태어난 곳은 부산. 일본에 온지는 일주일째. "
" ... "
" 일본 이름은 카오루. 학교 소속은 유도부야. "
" ... "
" 너랑 아까 옆에 있던 남자애. 둘이서 유일한 한국인이라며. "
" 어? "
" 말 하기 싫으면 안해줘도 돼. 사실 친구들이 대충 얘기해줘서 알고 있어. "
전정국이 숙였던 몸을 다시 일으켰다. 서서히 멀어지는 얼굴 표정에는 원했던 대답을 듣지 못해서인지 아쉬움이 가득 묻어있었다. 먼저 쫄래쫄래 따라온건 나인데, 전정국은 먼저 이렇게 다 말해줬는데, 나 혼자 입 꾹 다물고있는 것도 예의는 아닌거 같아 나도 모르게 다급한 손길로 전정국을 잡았다.
" 태형이야! 김태형. "
" 어? "
" 그 남자애 이름은 김태형이야. 태형이랑 나는 아주 어릴 때부터 친구였어. "
" ... "
" 우리가 일본에 온지는 2년정도 지났어. 태형이랑 나랑 둘 다 미술부야. "
" 아, 아무튼 만나서 반가워! 넓디 넓은 학교에 한국인은 나랑 김태형 뿐이어서 사실 조금은 아쉬웠었는데. "
" ... "
" 앞으로 잘 지내자. 내가 많이 도와줄게. "
" ...응. "
" 태형이도 좋아할거야! 사람 좋아하고 정 많은 아이니까. "
" 그... 김태형이랑 어릴 때부터 친구면 초등학생때부터? "
" 아, 만나기는 7살에 처음 만났어. "
" ...그렇구나. 그럼 되게 친하겠네. 외국에 있으니까 서로 의지도 많이 되겠고. "
" 어? 그건, 아무래도 그렇겠지? "
" 아깝다. "
" ...뭐가? "
" 나는 너랑 친하게 지내고 싶었는데. "
" ... "
" 아무래도 걔는 날 별로 안 좋아하는거 같아서. 너랑 같이 있는 것도. "
속으로 굉장히 뜨끔했다. 촉이 아주 그냥 대박이네. 귀신이 따로 없다. 티는 안 내도 전정국은 이미 태형이도 너를 좋아할 거라는 내 말이 거짓말이었음을 알아채고 있는 것 같았다. 당황스러움 반, 괜한 미안함 반에 아무 말도 못 하고 우물쭈물대고 있는데 전정국이 말을 이어갔다.
" 10년지기 친구 사이, 그 틈 사이 비집고 들어가기는 좀 힘들겠지? "
" ... "
" 아무리 생각해도 아깝네. "
전정국이 살짝 웃었다. 그 말과 웃음에서 진한 아쉬움이 묻어져나와서 나는 괜시리 마음이 시큰했다. ' 이제 그만 가자. ' 전정국의 하얀 운동화가 돌아섰다. 돌아선 전정국의 등에서 어느덧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만큼 익숙해진 전정국의 가방이 보였다. 그 가방을 보자 나도 모르게 마음이 울렁였다. 그 가방이 보여주는 뒷모습을 더는 보고싶지가 않아서, 나는 빠른 걸음으로 전정국에게 걸어가 말했다.
" ...나도 너랑 친구 하고싶어. "
" ... "
" 너는 되게 좋은 아이일거라는 생각이 들어. "
" ... "
" 우리 친구할래? "
나도 모르게, 마음이 이끄는 대로 전정국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까 전정국을 끝까지 따라가지 못 했던 발걸음을 대신하여 나는 손을 내밀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토라질까봐, 서운해할까봐 걱정했던 김태형은 기억 저 편으로 잠시 미뤄두었다. 일단 지금은 전정국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은 내 마음이 먼저였다. 내민 내 손을 한번, 그리고 살짝 웃고있는 내 얼굴을 한번 쳐다보던 전정국은 헛웃음을 터뜨렸다.
아니, 왜 웃지. 나는 나름 진지하게 말한건데, 대체 어느 포인트에서 웃음이 터진거야. 전정국의 웃음과 아직까지도 허전한 내 손에 머쓱해진 나는 슬그머니 내밀었던 손을 뒤로 빼려고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빠르게 전정국이 내 손을 잡음으로써 내 의도는 소용이 없는 일이 되었다.
" 이렇게 하면 친구가 되는거야? "
" 어? "
" 그럼 나도 너랑 친구할래. "
전정국이 내뱉은 친구라는 말이 가벼운 바람을 타고 내게 전해졌다. 전정국과는 달리 어쩐지 내 입에서 나가지 못한 친구라는 말이 자꾸 입 안을 맴돌아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꺼내지 못한 친구라는 말이 내 입안을 지나 온 몸으로 흘러 나를 간지럽히는 것 같았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느낌이 전정국과 마주 잡은 손으로까지 흘렀을까. 전정국도 지금 나처럼 온 몸이 간지러워 어쩔 줄을 몰라하고 있을까.
불어오는 바람이 따뜻했고 어쩐지 포근하다고 느꼈다. 10년전 쯤, 태형이와 처음으로 손을 마주 잡고 웃으며 친구가 되었던 그 날처럼. 10년이 지나고도 시간이 조금 더 지난 오늘, 나는 마치 그 때처럼 전정국에게 손을 내밀었고, 전정국이 그 손을 잡음으로써 우리는 친구라는 단어 안에 묶이게 되었다.
유도부 : 전정국
태꿍쓰꿍쓰 |
안녕하세요 태꿍입니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기진맥진 뻗어있다가 이제야 왔어요. 날이 많이 더운데 독자님들 꼭 건강관리 잘 하셨으면 좋겠어요. 요즘엔 냉방병도 유행이라고 하더라고요! 가뜩이나 글 연재도 느린데 내용도 천천히 흘러가서 지루해하시진 않으려나, 조금 걱정이 되네요. 아직 1화뿐인데 많이 좋아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오늘은 예쁜 애들 무대를 봐서 너무 좋았어요. 오랜만이라서 더 반가운ㅠㅠㅠㅠ 애들 너무 예쁘다고 친구랑 한참을 울고불고ㅠㅠㅠㅠㅠ 오늘도 방탄이들 때문에 행복한 작가는 이만 물러갑니다. 제 글이 더운 여름에, 피곤한 하루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항상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암호닉은 정리 중에 있습니다ㅠㅠㅠ 많이 신청해주셔서 차마 아직 다 정리를 못 한...(숨는다) 정리 되는대로 확인하실 수 있도록 글 올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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