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뉴이스트 - 사실 말야
1. 데이트를 합시다.
우리가 이웃 말고 애인이 된 지 일주일.
그리고 오늘은 내 역사에 길이 남을 첫 데이트 날이다.
그동안은 창문 열어 놓고 얘기하는 거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어제!
"근데 우리는 집에서 나가질 않네."
"그러네. 우리 둘이 놀러 간 적도 없고,"
정국의 집에서 드라마를 보던 둘은 주인공 둘이 손잡고 길거리를 걷는 장면이 나오자 그동안의 시간들을 되짚어보기 시작했다.
"마트 갈 때 말고는 둘이 밖을 가본 적이 없지?"
"그렇지."
이름이는 내일은 어디든 나가보자고 할까, 생각하다 드라마가 끝나고 나오는 영화 광고에 이거다, 싶어 정국을 툭 치며 말했다.
"저거!"
"어?"
"저거 보러 가자."
이름이 절찬 상영 중이라는 영화 광고를 가리키자 정국은 갑자기 고개를 힘차게 저었다.
"안 돼! 절대 안 돼!"
"... 왜?"
아무리 보기 싫다고 해도 그렇지, 그렇게 격하게 싫어할 필요까지야...
"남자 주인공이 잘 생겼잖아."
..... 엥?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혀서 무슨 말이 나와야지.
이름이는 그의 말에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럼 여자 주인공이 예쁜 영화 보자."
"그건 더 안 돼."
뭐 이렇게 안 되는 게 많아?
"그건 또 왜?"
"너보다 예쁜 여자가 어딨어."
"아 제발..."
지져스 갓 뎀.
누구 제 손 좀 펴주실 분?
이름이 두 주먹을 쥔 채 어깨를 잔뜩 움츠리자 정국은 웃으며 이름을 장난스럽게 톡 쳤다.
전정국은 가끔 이렇게 손발이 오그라들다 못해 그대로 소멸할 것만 같은 이상한 멘트를 치곤한다.
대체 이런 건 누가 어디서 알려준 건지.
"그럼 넌 뭐 하고 싶은데?"
"음... 아! 맞다! 잠깐만."
정국은 이름이의 얼굴에 손을 들이밀더니 곧장 방으로 뛰어 들어가 상자 하나를 들고 나왔다.
그러더니 상자를 열어 안에 있는 걸 꺼내 이름이에게 내밀었다.
"어? 카메라네. 네 거야?"
"원래 아빠 건데 중학교 때 주셨거든. 좋아하는 사람 생기면 이거로 마음껏 찍으라고."
정국은 상자를 밑에 내려놓곤 카메라를 만지작대더니 렌즈를 이름이의 앞으로 불쑥 들이밀었다.
찰칵, 하는 경쾌한 소리가 들리고 정국은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야! 갑자기 그렇게 사진을 찍으면 어떡해!"
"뭘 어떡하긴. 내일 사진 뽑으러 가자."
사진을 확인한 정국이 고개를 끄덕이자 이름이는 자기도 보여달라며 손을 뻗었고 어느새 그런 이름을 피해 카메라를 멀리 치운 정국은 팔을 쭉 뻗은 이름을 그대로 안았다.
"괜찮아. 엄청 잘 나왔어."
정국은 사진을 뽑고 나면 자기 사진을 먼저 볼 거라며 씩씩대는 이름을 보며 웃었고 이름이는 그의 웃음에 더 약이 올라 뭐가 그렇게 웃기냐며 정국을 밀었다.
"그럼 요 앞에 사진관이 10시에 여니까 그때 가자."
사진 나오기만 해. 내 거 없애버릴 거야.
이렇게 성이름 역사에 길이 남을 첫 데이트는... 사진관이 되었다.
2. 데이트를 갑시다.
"언제 준비 끝나는데-"
"좀 기다려봐- 창문도 닫고!"
오전 9시밖에 안 됐는데 왜 저렇게 닦달인지.
동네 사진관은 10시에 연다면서 왜 굳이 9시에 나가려고 하는 건지.
그리고 나 화장하는데 왜 굳이 창문을 열고 이걸 보고 있는 건지.
누가 나한테 설명 좀 해줬으면 좋겠다.
"그럼 나 아이라인 그릴 때까지만 닫아주면 안 되겠니?"
"응. 안 되겠니."
이젠 창틀에 팔을 기대고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그의 시선 때문에 결국 아이라이너를 내려놓았다.
내 얼굴 뚫릴까 봐 무서워서 못 그리겠네.
"왜- 하던 거 계속해-"
"아니야. 다 했어. 나가자."
아까는 언제 끝나냐며 그렇게 찡찡대더니만 막상 다 하니까 계속하라는 건 무슨 심보야.
이름이 가방을 챙겨 밖으로 나가자 이름을 따라 밖으로 나간 정국이 있는 힘껏 뛰더니 이름이의 현관문 앞에 멈췄다.
"뭐야, 벌써 나왔어?"
계단을 내려가 문을 열자 바로 앞에 있는 정국에 이름이 놀라자 정국이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뭐? 잡으라고?"
"알면 빨리 잡아."
정국은 손을 흔들거리며 이름이에게 재촉했고 이름이 정국의 손을 잡자 씩 웃으며 걷기 시작했다.
둘만 나온 건 처음이라 그런지 둘은 날씨가 좋다는 둥, 길가에 꽃이 예쁘다는 둥 서로 딴짓을 하기 바빴다.
앞으로 자주 나와야겠네. 집에 있을 땐 전혀 몰랐는데 밖에 나오니까 엄청 어색해졌어.
그런 이름이의 마음은 아는지 모르는지 이름이 손을 빼려 할 때마다 잡은 손에 힘을 주며 조금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던 정국은 사진관에 도착해서야 이름을 놓아주었다.
"여기 안에 있는 사진 다 뽑아주세요."
내일쯤 찾으러 오겠다는 말과 함께 사진관을 나선 둘은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의 손을 잡았고 역시나 구름 모양이 신기하다는 둥, 사진을 빨리 보고 싶다는 둥 딴짓을 하기 바빴다.
그리고 집 앞에 도착했을 땐
"..... 어?"
"아, 오랜만이네요."
김석진 씨가 막 집을 나서고 있었다.
누가 일시 정지라도 시켜놓은 것처럼 셋 중 그 누구도 움직이지 않았고 석진의 시선이 둘의 맞잡은 손으로 내려가자 손을 빼려던 이름을 눈치챈 정국이 더 세게 이름이의 손을 잡았다.
"저희 사귑니다."
거침없는 정국의 고백에 놀란 이름이 석진을 쳐다보자 석진은 그저 웃으며 말했다.
"축하해요. 잘 어울리네요."
그렇게 석진이 차를 타고 떠날 때까지 이름이의 손을 꽉 잡고 있던 정국이 석진의 차가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질 때쯤에야 숨을 길게 내쉬며 이름이의 손을 놓아주었다.
하도 당당하게 말을 해서 몰랐는데. 얘도 긴장했었고만.
이름이는 다음에는 진짜 놀러 나가자는 말과 함께 문을 열고 들어갔고 계단을 올라가던 중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봤다.
"아. 아주머니."
자신을 반갑게 부르는 주인아주머니에 허리를 숙여 인사하자 주인아주머니는 미안함 가득한 표정으로 이름이에게 다가왔다.
"이거 미안해서 어째-"
"네?"
"우리 석진이가 그러는데..."
그러는데...?
"옆집 총각이랑 그렇고 그런 사이라며?"
"네?"
잘 말하겠다는 게... 이거였나.
아니 근데 어떻게 알았지?
"그게..."
"나는 그것도 모르고... 내가 주책이지- 그럼 예쁘게 만나요-"
주인아주머니는 내 엉덩이를 톡톡 두드리시곤 집 안으로 들어가셨고 나는 대체 김석진 씨가 어떻게 알았는가, 에 대한 의문을 품은 채 집으로 들어갔다.
뭐야 이게...
3) 동거... 할래?
주말이라 한창 자고 있는데 누군가 열심히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일어났다.
아침부터 누구야...
머리를 손으로 빗어가며 문을 열자 보이는 주인아주머니의 모습에 놀라 꾸벅 인사를 하자 아주머니가 종이 한 장을 건네셨다.
계약... 서?
"이 집 계약이 거의 끝나가서 어떻게 할 건지 물어보러 왔어-"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진짜 빨리 지나가네.
기지개를 쭉 펴며 소파에 앉아 계약서 내용을 천천히 읽어보는데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벌써 일어난 건가? 빨리도 일어났네.
창문을 열자 잠이 덜 깬 듯 부스스한 머리로 목을 긁적이는 정국의 모습에 이름이 정국의 머리를 빗어주자 정국이 눈을 감은 채 입을 열었다.
"계약 끝나면 원래 집으로 가?"
"뭐야, 어떻게 들었어?"
"여기 방음 안 된다니까. 난 우리 집에 누가 온 줄 알았어."
아 참. 그렇지.
"아마 그럴걸? 됐다."
정국의 머리를 대충 빗은 이름이 손을 내리자 이름이의 손을 잡으며 눈을 뜬 정국이 잠깐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했다.
"왜?"
"이름아."
갑자기 진지해진 표정의 정국에 덩달아 긴장한 이름이 무슨 말을 하려고 저러나, 싶어 숨죽이자 정국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우리 동거하자."
"어?"
"같이 살자고."
말은 쉽지.
"생각 좀 해볼게."
"..... 다 했지?"
"어?"
오늘 여러 번 나를 당황시키네.
이름이는 좀 더 고민해보겠다며 급하게 창문을 닫았다.
부끄럽게 그런 얘기를 이런 대낮부터...
솔직히 말하자면... 사실 마음은 정해져 있지.
이름이는 숨을 크게 들이마쉬곤 닫힌 창문 틈으로 정국의 이름을 불렀다.
대답해오는 정국의 목소리에 숨을 길게 내쉰 이름이 다시 입을 열었다.
"다음에 우리 엄마한테 허락 맡으러 가자."
"헐. 진짜? 진짜로? 정말이야?"
이름이의 말이 끝나자마자 진짜냐며 창문을 뜯을 기세로 두드리는 정국 때문에 창문을 걸어 잠근 이름이 그새 발개진 볼을 감쌌다.
몰라. 나는 몰라.
정국에 뷔온대 사담 |
오늘은 특별히 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해 보았습니다. 마음에 드십니까? 왜 이렇게 했냐면... 다음 편이 드디어! 0cm!!! 이기 때문이죠. 그럼 0으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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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 30cm 암호닉 |
ㄱ 간장밥 / 갓찌민디바 / 고무고무열매 / 구가구가 / 국쓰 / 귤 / 꽃오징어 / 꾸꾸♥ / 꾹꾸까까 / 낑깡 ㄴ 나의별 / 너를위해 / 늘봄 / 늘품 ㄷ 다미 / 다정 / 달콤윤기 / 둥둥이 ㄹ 랄라 / 레드 / 로즈 / 루이비 ㅁ 마름달 / 목소리 / 무네큥 / 미니미니 / 민슈팅 / 밍뿌 ㅂ 방소 / 뱁새☆ / 범블비 / 분수 / 블라블라왕 / 비림 / 비비빅 / 비븨뷔 / 뷔밀병기 / 빠밤 / 빡찌 / 뾰로롱♥ / 뿡침침슈 / 쀼 ㅅ 사이다 / 소진/ 순생이 / 슙큥 / 스타일 / 쓰니워더 ㅇ 연꽃 / 오렌지 / 오월 / 용가리침침 / 윤기야 / 융융힝 ㅈ 전정쿠키 / 정꾸기냥 / 정연아 / 정전국 / 정쿠다스 / 제리뽀 / 주황자몽 / 쩡구기윤기 / 쫑냥 ㅊ 참기름 / 채린별 / 초코아이스크림 / 침치미 / 침침이< / 침탵 ㅋ 카모마일 / 코코몽 / 콘칩 / 쿠앤크 / 큐큐/ 크슷 / 큄 ㅎ 항암제 / 환타 / 희망빠 숫자, 문자 030901 / 0320 / 0917 / 1234 / 6018 / ♡율♡ / ♥옥수수수염차♥ |
p.s. - 암호닉은 http://www.instiz.net/bbs/list.php?id=writing&no=2743458&&noinput_memo= 이곳에서 받고 있습니다!
p.s.2 - 근데 있잖아요... 사실... 이거 완결 -1cm 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