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야, 그간 잘 지냈어요? 얼굴 보니까 잘 지낸 것 같네. 예뻐졌다.
소년단에 웬 소녀냐 물으신다면 .txt
;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정신 차려보니 소년단이 되어 있었음.
E(SpinOff!)
그 ... 소년단에 웬 소녀라던 홍일점. 걔 근황 말인데.
1 .
" 야, 전정국. 혹시 내 목베개 가져ㄱ, - "
" 아까 태형이형이 가져가는 거 봤어요. "
" 이 새끼가. "
아, 씨. 누가 김태형 목베개 좀 사 줘라.
미간 사이에 짜증을 잔뜩 묻히고 분노에 발을 구르던 누나가 이내 대기실 문을 박차고 뛰어나갔습니다.
뛰어나가는 모습을 보아하니 태형이형을 잡으면 광대를 아주 함몰시킬 기세던데
오늘은 많으면 1시간 정도가 형에게는 세이프라인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항상 도망다니는 루트가 같아 금방 잡히고야 마는 저 망나니를,
" ...... "
" ... 갔어요? "
" ... 어, 나갔어.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오늘은 (뜬금없이) 석진이형이 숨겨줬거든요.
대기실 소파 뒤에 태형이형이 숨어있을거라고 누나가 생각이라도 했을까요,
그것도 늘 자신의 편을 들어주던 석진이형이 앉아 있는 소파 뒤에.
둘이서 무슨 생각인건지 좋다고 하이파이브를 하며 신나게 웃는데
저를 포함한 남은 멤버들의 시선이 심상치않네요.
심지어 제 옆에서 메이크업을 받는 지민이형은 거울로 비치는 태형이형에게 계속 묘한 시선을 던지는 게,
꼭. ... 뭐, 꼭. 그 시선이 형에게만 향하는 것이 아닐수도 있을 거에요.
지금 저 형이 목에 걸고 있는 그거, 최근 유난히 피곤해하는 누나에게 지민이형이 사준 거라서. ... 그래서.
아.
돌려 말하는 것도 짜증난다.
요즘 셋 사이에 오고가는 시선은 누나만 모르는 것 같아요.
어쨌든 저라도 나가서 대기실 복도를 헤매고 있을 누나를 찾아와야 할 것 같습니다.
.
.
.
아, 저요?
정국입니다. 막내 전정국이에요.
2 .
저희가 올해 화보를 많이 촬영했거든요.
올해라고 해 봤자 이제 하반기 들어서는데, 새삼 그룹이 많이 성장한 것도 같고.
그 중에 지금 가장 기억에 남는 화보를 뽑아보라고 하면, 단연 5월에 촬영했던 웨딩 화보였어요.
누나가 태어나서 처음 (강조) 웨딩드레스를 입어봤다는 특별한 날이 되겠습니다.
근데 그 날은 아마 누나에게만 특별한 날은 아니었을 거에요.
솔직히 우리 멤버들 중에서도 누가 전에 웨딩용 턱시도를 입어봤겠어요 ... 안 그래요?
제가 처음인데 이전에 형들이 입어 봤을리가 없죠. 어, 근데 갑자기 귀가 간지러운 것 같다.
가요계 유일무이한 혼성그룹이라는 타이틀 때문이었는지 작가님이 당시 저희에게 많은 요구를 하셨던 것 같은데,
일단 멤버들이 각자 다른 스타일의 턱시도를 입었었거든요.
근데 누나는 각자 다른 스타일의 웨딩드레스를 일곱 번 갈아입어야 했어요.
나는 사실 누나가 나지막하게 욕 하던 거 아직도 기억 나 ... 식빵 잘 굽더라고요 ...
" 지민씨, 고개 조금만 더 들어주시고요. 네. 좋아요, 그대로 갈게요! "
" (복화술) 지미나, 어째 키가 좀 킁 거 가타. 응? (소근소근) "
" (복화술) 너 즌짜 혼낭다아 ... 읏지말고 집증해 ... (사랑스러움) (소근소근) "
" (복화술) 웅. 우리 지미니 기여어서 어쩌지 ...? (사랑스러움) (소근소근) "
" 탄소씨가 지민씨 쪽으로 고개 더 숙여주고요. 아, 사진 완전 잘 나오겠어요. "
그 날의 메인 이벤트는 단연 누나와 지민이형의 개인 촬영이었는데,
사실 모든 멤버에게 개인 촬영이 있었긴 했으나 이 두 명에게 주어진 컨셉이 정말 ... 베스트였습니다.
소매는 길었으나 치맛단은 무릎에 닿는 미니 웨딩드레스를 입은 누나가 단상 위에서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지민이형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자신의 얼굴에 가까이 하는 자세를 취해야만 했는데,
면사포 너머로 흐릿하게 보이는 누나의 허리에 감긴 형의 손과, 아 ... 진짜.
... 그, 둘이 입술이라도 안 닿았으면 다행일 거리의 밀착된 얼굴이 과감한 연출을 이루어냈습니다.
정말 애정하는 관계에서만 보일 수 있다는 그 사랑스러움이 작가님 말로는 베스트라나요.
뭐. 당시 촬영을 지켜보던 태형이형의 표정이 베스트였긴 했습니다.
근데 사실 태형이형에게 주어졌던 개인 촬영도 만만치 않았던 것 같은데.
누나를 뒤에서 자신의 품에 끌어안은 형이 눈을 감고 어깨에 고개를 파묻었거든요.
근데 누나 드레스가 하필 오프숄더였어. (!)
아 ... 근데 생각해보니까 나만 차력쇼 했네.
저만 누나를 안아들고 촬영했어요. 그러니까 달달한 분위기가 나올 리가 있나. 씨.
3.
누나는 최근 태형이형의 계보를 착실히 이어 받아 ' 스치면 인연 스며들면 친구 ' 라는 공식을 당당히 내세우고 있습니다.
예전의 그 차갑고 낯 가리던 이탄소는 어디로 갔는지, 나름 이 넓디 넓은 연예계에서 꽤 많은 친구를 만들었거든요.
심지어 진짜 의외다 싶은 조합도 있고. 예전의 누나가 아니다 이거에요.
한 명 예를 들어보자면, ... 세븐틴의 민규.
제가 진짜. 진짜, 예전부터 승관씨나 도겸씨는 누나랑 친한 거 알고 있었거든요.
근데 얼마 전 상반기 결산 무대 때문에 음악방송 촬영으로 대기실에 있다가,
입이 심심해서 자판기나 갈까 하고 복도로 나갔는데. 나! 갔! 는! 데!
복도 저 끝 벽에 누나가 뒷짐 지고 기대 서 있고 그 앞에 멀대같은 남자 한 명이 서 있는 거에요.
아니 ... 뒷모습만 봐도 ... 그 세븐틴에 저랑 동갑이라는 만인의 오빠 그 분 맞는데 ...
... 예? 제가 그거 어떻게 확신했냐고요?
...... 그런 게 있습니다. 아무튼.
둘이서 뭐가 그렇게 웃기다고 얼굴 막 써가며 웃는 모습에 제가 얼마나 당황했겠어요.
제가 안면이라도 좀 튼 승관씨나 도겸씨도 아니고, 그 쪽 그룹 리더분도 아니고.
진짜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온 민규씨가 ... 나도 아직 제대로 말 못 해봤는데 ... 누나가 선수쳤어.
그래도 조금 안심되던 게, 누나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민규씨 정강이를 걷어차더라고요.
그리고 둘 다 묘한 기류는 안 보이고, 민규씨 사람 좋은 거 잘 알고 있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누나가 충견 한 마리 더 키운다고 생각하려고요.
그 밖에도 엑소 찬열 선배님이랑, 레드벨벳 웬디분, 또 오마이걸 유아분 ...?
제가 모르는 사람들이 더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형들이 은근히 질투 엄청 하던데, 특히 두 명이 유난히.
근데 확실한 건,
" 누나. 그 세븐틴 민규랑, 어, 말 놨어요? "
" ...? 놓은 지가 언젠데. "
" 아, 씨. 나는 못 놨는데 ... 누가 소개시켜줬어요? "
" 김민규? 석민이가. 둘이 동갑이라며, 먼저 가서 말 걸어보고 그래. "
"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
저는 여전히 친구가 없다는 거에요 (먼산)
수웅이형 ... 보고싶어요 ...
+ 4 .
안녕하세요. ... 방탄의 슈가입니다.
사실 한창 믹테 마무리 작업으로 바쁘긴 한데 하루종일 작업실에만 틀어박혀 있자니 웬일로 답답하기도 해서.
아, 곧 믹스테이프 나옵니다. 많이 사랑해주실 것 잘 알고 있어요.
나름 무거운 주제를 다룰거지만 무거운 이야기는 안 할 겁니다.
솔직히 데뷔 이전에 예상 못 했던 상황도 아니었고, 미리 많은 가정을 두었던지라 아직까지 큰 생각은 없는데.
당연히 남자 여럿 사이에 여자 한 명이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된다면 없던 마음이 생길 수도 있는 거죠.
무엇보다 저희는 적어도 활동이 끝나기 전에는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가 되어갈텐데,
그 사람의 몰랐던 세세한 부분까지 알아가며 생각지도 못 한 부분에서 폴인럽, 빠질 수가 있다거나.
뭐, 일단 저는 그런 입장입니다. (으쓱)
이미 눈치 빠른 준이나 정국이는 알아챈 지 좀 됐다고 했거든요.
진형과 호비도 최근 눈치 깐 모양새고, 저는 말할 것도 없고.
이 즈음 되니 숙소 내에서 눈치 못 챈 사람은 이 드라마의 주인공밖에 없는 것 같기도 하고.
근데 그런 감정을 가졌다고 아무도 애들에게 뭐라하지는 않거든요.
일단 애들이 잘못한 게 아니잖아요. 그리고 각자 생각이 있을거라는 우리만의 암묵적인 판단도 있고.
리더인 준이는 속으로 생각이 좀 있는 것 같기도 한데 아직 큰 소리는 없습니다.
아니 ... 뭐. 그냥. 최근의 저희 숙소 분위기는 이렇습니다.
그렇다고 태형이랑 지민이랑 서로 눈에 뜨게 견제한다는 건 또 아니고 - (이마)
서로 역시 서로를 걱정하는 입장이던데 그냥 좀 두죠.
근데 가끔 쓸데없이 경쟁심리는 보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안 그래도 피곤한데 이탄소 짜증내는 거 보면 쟤가 언제 터질지 불안해서 죽을 것 같아요.
난 곧 죽을지도 몰라 ... 슙슙 ...
花樣年華
저는 지금 - 확인 (ALT+S) - 버튼을 눌러야 할 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잠시 쉬어가는 이야기에요. 그간 홍일점의 근황, 묘하게 달라진 분위기. 그리고,
언젠가는 자세히 풀어나갈 이야기들.
뻘한 새벽에 마음도 잡았겠다 똑같은 이야기를 새로운 형식으로 가져올까 싶기도 하고 ...
그걸 리부트라고 했던 것 같기도 한데 ...
아무튼 머릿속이 싱숭생숭합니다. 아주 많이요.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에피소드 3의 조연으로 출현한 세븐틴 민규 (!)
쓰레기같은 작가의 엄청난 사심이 담겨있습니다.입덕 ... 정녕 입덕이 맞습니까 ...
아무튼 쓸모 없는 저를 너무 기다리셨을 여러분께 짧게나마 드립니다.
다들 잘 지내셨나요? 곧 본편으로 찾아뵈겠습니다.
홍일점은 제가 올 때까지 김태형과 박지민 사이에서 행복한 고민 좀 해 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