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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김태형] 상처를 치료해줄 사람 어디 없나 시즌2 01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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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재촉하지 않아도 시간은 알아서 흘러간다. 그를 처음 만났던 때가, 뜨거운 바람이 살랑이며 수박 한쪽 나누어 먹기 딱 좋을 날씨였던가. 그땐 같이 마주 보고 앉아 정말 수박 한쪽 나누어 먹기도 힘들었는데. 지금이라면 아무렇지 않게 그러자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게 되었다.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이 기다려지고, 더 이상 하루가 빨리 지나가길 바라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미친 사람처럼 실실 웃음이 터지며 마음껏 행복한 게, 계절을 따라 흘러간 내 심정 변화랄까. 거울을 쳐다보면 가끔 이게 내가 맞나 싶은 적이 있곤 했다. 바로 몇 달 전에는 아니었는데 살짝 올라가 있는 입꼬리 하며, 쫙 펴져있는 미간 하며, 가만히 있어도 달아오른 듯한 두 볼하며. 주위 사람 역시 그런 내 변화를 곧잘 알아차렸다. 어느 날 문득 엄마가 내게 며칠 사이 얼굴이 밝아졌다며 무슨 좋은 일이 있냐고 물어오셨다. 하지만 별일 없다며 그냥 넘겨버렸을 뿐 아직 어떤 말씀도 드리지 않았다. 김태형에 관한 이야기는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었기에 덜컥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말을 해버리면 걱정부터 하실 것 같아 적당한 때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가장 기뻐하실 테지만 어느 한편으로는 어쩌면 혜주보다도 걱정을 하실 분이셨으니까. 예를 들면, 내가 김태형을 집으로 데려가 엄마에게 소개해줄 수 있을 때가 되면. 그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 그럼 더 놀라시려나.

어찌 되었든, 난 하루하루를 전과 다르게 살아가고 있었다. 나 혼자가 아닌, 그와 함께. 무엇을 하든 뭘 하든 항상 함께 하는 그런 사람이 생겼다. 혼자만 외로이 흘려보냈던 내 세상에 들어와 가만히 손을 잡아주는 그런 사람. 어쩌면 제멋대로 흐르는 시간이 아깝고 아쉽기도 했다. 시간이 이대로 멈춰버렸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가끔 했다. 함께 있는 이 시간이 너무 행복해서, 달콤해서. 잠자는 시간도 아까웠다니까.

 


이제는 그런 변화를 인정하고 익숙해질 만도 한데. 혹시 그러다 갑자기 와장창 깨져버릴까 봐 돌연 사라져버릴까 봐. 행복한 그 와중에도 여전히 불안해했다.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걸까. 마음껏 웃어도 되는 걸까. 그리고 그건 그 역시, 마찬가지였다. 우린 지금껏 받아온 상처가 너무 커서, 너무 아팠어서. 그 자리가 다시 터질까 늘 불안해했다. 다시 혼자가 될까, 쉽게 이 행복을 인정하지 못 했다. 니가 떠나지 않길 바라면서, 너만은 떠나지 않길 바라면서. 항상 너와 함께 하길 바라면서. 잡은 두 손을 그 어느 때보다도 꽉 잡았다.

하지만 그로 인해 하루하루를 꽉 차게 행복할 수는 있었다. 지금이 마지막인 것처럼, 다시 오지 않을 순간인 것처럼. 우린 그렇게 위태롭지만 누구보다 행복했다. 함께하는 그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행복했다.

 

 

 

 

 

 

 

 

 

[방탄소년단/김태형] 상처를 치료해줄 사람 어디 없나 시즌2 01 | 인스티즈

 

 

 

 

 

상처를 치료해줄 사람 어디 없나 시즌2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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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동-.
초인종 소리에 잠을 깨도 전혀 짜증이 나거나 화가 나지 않았다. 우리 집 초인종을 누를 사람은 여전히 극히 드물었으니까. 혜주라든가, 경비실 아저씨라든가, 택배기사님이라든가. 아님, 김태형이라든가. 아마도 방금 울린 초인종 소리의 주인은 김태형일 거라고. 티비를 보며 무료한 시간을 때우다 나릇한 햇살에 고개를 까딱이다 맑게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잠이 달아났고 자리에서 일어나 거울 앞에 앉았다. 어지럽게 날리는 머릿결도 정돈해주고, 말라비틀어진 입술에 생기도 주고. 어제 보았지만 또 보고 싶어서, 몇 시간이지만 벌써 그리워서. 살랑살랑 떨리는 마음으로 벌컥 문을 열었지만 김태형이 아닌 다른 무언가와 쿵 부딪히며 반도 열리지 않고 막혀버렸다. 뭔가 무겁고 큼직한 것이 문 앞에 있는 것 같은데 더 밀어도 열리지가 않으니 대체 뭐가 있는 건지 그 좁은 틈으로 비집고 나와 그 정체를 파악하려 했다.

 

 


"음...."

 

 


뭐지, 이게. 냉장고, 에어컨 포장 박스 그런 건가. 라고 하기엔 쓸데없이 휘양찰란했다. 그런 것보단, 삐에로 상자? 가만히 그 앞에 서서 정체를 파악하려 해도 잡히는 게 없었다. 이런 커다란 것을 주문했던 기억도 없는데 말이다. 대체 이게 뭐냐고.

 

 


"짠!"

"아!"

"선물..., 아미야 괜찮아?"

"...."

 

 


박스에서 갑자기 뭐가 팍- 튀어 오르길래 깜짝 놀라 소리까지 빽 지르며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고개를 들었고 그 안에서 튀어나온 정체는, 김태형과 색색의 풍선들이었다. 김태형과 풍선들, 그가 들어있던 상자, 그 품에 안겨있는 여전히 정체 모를 것들. 바닥에 주져앉아 멍하니 그것들을 눈에 담았다. 아직도 뭔지 모르겠어.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 펑- 하고 예고도 없이 튀어오르는 바람에 엉덩이를 쿵 찧은 내게 김태형은 방글방글했던 그 햇살을 금방 치워버리고 걱정스럽다는 표정을 내비쳤다. 그와 함께 당황스러움 역시 가득 묻어났다.

 

 


"다쳤어?"

"... 아, 아뇨. 저,"

 

 


날 일으켜주려는지 제 가슴팍에 가득 안겨있는 것들을 힘겹게 밀어내고 어렵게 한 손을 내미는 듯하더니 다시 조심스럽게 제 쪽으로 가져갔다. 동시에 그의 입에선 작은 탄성이 터졌다. 그런 그를 멍청하게 바라보다 겨우 정신을 잡고 엉덩이를 토닥토닥 털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천천히 김태형과 그 주위를 뜯어보았고 어째서인지 익숙하면서도 낯선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어쩌면 이건 이벤트,라는 것일까. 조금 침착해진 정신으로 나온 결론은 그랬다. 하지만 그것도 정확하진 않았다. 무슨 이벤트. 그것도 갑자기. 내 상태를 살피고 있는 김태형에게 눈을 깜빡였다.

 

 


"괜찮아?"

"괜찮아요. 근데,"

"아, 이거. 다시 해야지. 짠! 선물!"

"선물... 이요?"

"오늘 우리 만난 지 백일 되는 날이야!"

 

 


백일. 백일. 아, 백일. 연인들은 이런저런 기념일이 참 많다지. 하루하루 기념일이 아닌 날을 찾기가 더 힘들어 보였다. 한 달에 한 번씩은 기본이고 두번, 세 번인 달도 있던데. 모든 연인들이 챙기는 기념일부터 각자의 기념일까지. 내 앞에 잔뜩 기대를 한 채 다시 헤실헤실 웃고 있는 김태형과 다르게 난 입을 조금 벌리며 벙쪄있었다. 백일, 이 단어만 무한 반복하면서. 평소와 조금 다른 그의 등장에 이건 이벤트일까, 생각했지만 백일이란 타이틀이 걸려있는 줄은 상상도 못 하고 있었다. 아니, 백일은 무슨. 그와 사귄 100일 동안 아직도 내겐 어떤 기념일도 입력되어 있지 않았다. 난 그저 그의 생일이라든가, 내 생일이라든가. 그 정도가 다였는데. 조금 더 하면 발렌타인데이까지도 가능할까.

어쩐지 며칠 전부터 김태형은 조금 분주해 보였다. 정신이 어디 딴 곳으로 가있는 것처럼 내가 물어도 다른 소리를 하거나 가만히 있다 엉뚱한 소리를 하기도 했다. 품에 안겨있는 커다란 고양이 인형과 꽃다발 하며, 함께 튀어 오른 몇 십 개의 별 풍선들 하며.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내 취향이 담겨있었다. 문득 내 프로필 정리를 한다며 뜬금없는 것들을 물었던 적이 있었고 의심의 눈초리를 품는 내게 제대로 된 대답을 주지 않고 끝까지 추궁하며 메모를 했던 김태형이 떠올랐다. 그 이유가, 이거였구나. 며칠간 조금 이상한 행동을 보였던 이유가 이거였다. 고양이는 보기에 없었으면서. 그저 배경일 뿐인 저 별 모양의 풍선들까지. 아, 내게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느냐도 물었다. 김태형이 이렇게 열심히 백일이란 기념일을 준비할 동안 난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짐작조차 하지 못 하고 있었다. 그가 하루하루 100일이란 디데이를 세고 있는 동안 난 그저 이만큼이나 흘렀구나, 지나간 시간들을 아쉬워하고만 있었다.

 

 


"난... 아무것도 준비한 게 없는데...."

"응?"

"난 그런 거... 몰랐어요. 하나도. 백일이란 거, 한 번도 챙겨본 적이 없어서...."

"대신 내가 준비했잖아. 그럼 됐어. 난 너만 있으면 돼."

"그래도...."

"그럼 나 안아줘."

 

 


안고 있던 고양이 인형을 살짝 내려놓더니 팔을 활짝 벌리며 다시 싱긋 웃어 보였다. 미안한 마음에 얼른 그를 안아주지도 못 했다. 내가 너무 답답하고 한심해서. 함께 웃으며 고맙다 꽉 안아주고 싶었지만 표정이 나아지질 않았다. 분명 행복한데, 너무 고마운데 웃어지질 않았다. 난 대체 그동안 뭘 하고 있었던 거지. 김태형이 이리저리 바쁘고 분주할 동안 난 대체 뭘 하며 시간을 버리고 있었던 거지. 너무 미안해 미안하단 말도 하지 못 하고 입만 벙긋거리는 날 보며 김태형은 팔을 몇 번 더 흔들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지금 상황에선 이것밖에 없는 거겠지. 조심조심 그의 품으로 파고들었고 그의 허리에 팔을 둘렀다.

고마웠다. 너무 고마웠다. 난생처음으로 받아보는 이벤트였다. 내게 처음인 이벤트라는 것이, 연인들이 함께 해온 시간을 기념하기 위한 이벤트일 줄은 모르고 살았는데. 김태형을 만나고, 그와 함께 하고 내게 처음 하는 것들이 많아졌다. 그리고 오늘은, 기념일과 이벤트라는 것까지 추가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누구도 아닌 김태형 덕분에. 언제부터 이런 이벤트를 준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내게 뜬금없는 질문을 한지도, 정신을 빼놓은 듯한 모습을 보인 지도 꽤 되었다. 그럼 꽤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다는 건데. 자신이 생각했던 선 안에서 대답을 해주지 않는 날 보며 그는 얼마나 당황을 했을까, 그 계획을 몇 번이고 수정했을까 싶었다. 그리 생각을 하면 굳이 보지 않아도 그려지는 귀여운 그의 모습에 실실 웃음이 터졌다.

 

 


"이거면 됐어."

 

 


안아 주려 했음에도 결국 안긴 꼴인 된 나를 제 품에 꽉 안아주는 김태형에겐 익숙한 그의 향기와 향긋한 꽃내음이 가득 차있었다. 슬슬 싸늘해지기 시작한 바람에 그 향기가 콧등을 간질였다.
 

 

 

 

 

 

 

 

 

 

 

-

멋있는 이벤트 뒤에 그런 우스꽝스러운 모습들이 있을 줄은 몰랐지. 근데 이거 어떻게 치우지, 와 함께 시작된 그의 뒤처리는 1시간을 훌쩍 넘겨버렸다. 글쎄 도와준다니까. 내 품에 대신 고양이 인형과 꽃다발을 넘겨준 김태형은 혼자 이마에 송글송글 땀을 내고 있었다. 낑낑거리며 생각보다 꽤 무거운 듯한 그 큰 상자를 옮기는 김태형을 보면 대체 여기까진 어떻게 들고 온 거지, 싶기도 했다. 안에는 어떻게 들어갔으며 그 안을 채우느라 몇 시간을 써버렸을까 싶기도 했고. 무척이나 궁금했지만 낭만 없는 생각이니 그런 건 넘어가 줘야 하는 거겠지. 바닥에 뿌려진 빤짝이들까지 싹싹 쓸어낸 김태형은 후- 깊은 숨을 몰아쉬며 손등으로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냈다. 그렇게 숨을 내쉬면서도 내게 씨익- 웃어 보이는 김태형은 너무도 고맙고 또 사랑스러웠다. 날 위한 거니까. 지금 흘리고 있는 땀도, 몰아쉬는 숨도. 내 품에 안겨있는 귀여운 고양이 인형도, 땀 대신 물방울이 맺혀있는 꽃다발도. 모두 날 위한 거니까. 마치 내 생일이라도 되는 것 같았다. 오늘은 우리를 위한 날인데, 그저 날 위한 날인 것 같았다. 그래서 그를 향해 환히 웃어줄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못 하고 다시 울상이 되었다. 고맙다는 그 마음보다 미안한 마음이 더 앞서서. 나는 김태형만큼 그에게 해주지 못 한 게 너무 미안해서. 자꾸만 고맙다는 말을 뒤로 숨겼다.


잠시 쉴 틈도 없이 김태형은 내 손을 잡고 밖으로 이끌었다. 잠깐 지나가다 예쁘다고 했던 곳, 또 오자고 했던 곳, 한번 가보았으면 좋겠다고 했던 곳. 실은 정작 뱉은 나도 기억하지 못 했던 장소들로 날 끌었다. 내가 했던 말 하나하나 정말 기록이라도 해놓았던 것처럼. 아님 오늘을 위해 남겨두기라도 했던 것처럼. 걷는 그 길엔 김태형이 내게 안겨준 꽃다발과 내 덩치만한 인형도 함께 따라다녔다. 혼자 끌어안기엔 버거워 보였는지 다시 그의 손에 잡힌 꽃다발과 내 품에 꽉 안겨있는 고양이 인형은 우리 오늘 무슨 날이에요, 광고라도 하는 듯했다. 사람들의 눈을 끌었고 그것이 부담스러웠지만 어느 때보다 기분이 좋아 보이는 김태형 덕분에 쉽게 내 시야에서 사라질 수 있었다. 오직 김태형만, 지금 이곳엔 나와 김태형 둘뿐이라고 그렇게 주문을 외웠다.

꽤 이른 시간부터 돌아다녔다고 생각했는데, 해는 금방 저물어 어둑어둑 까만 물을 들이고 있었다. 슬슬 배가 고파오는 때를 어떻게 알고 또 어디를 갈까 싶었던 김태형은 한 레스토랑으로 발을 돌렸다. 여기도 꽤나 비싸 보이는데. 늘 이런 곳에서 식사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가끔 오곤 했다. 그럼에도 괜히 웅장해 보이는 레스토랑의 분위기는 쉽사리 익숙해지지가 않았다. 그는 무척이나 자연스러워 보였는데. 어렸을 때 부모님과 함께 외식도 자주 했다고 들었다. 같은 초등학생이란 그 당시 분식집이 최고였던 나를 보면 김태형은 나와 꽤나 다른 세상에서 살았던 부잣집 도련님이 맞았다. 농담 식이었지만 가끔 제 스스로 그런 소리도 했었고. 어찌 되었든, 비싼 만큼 맛은 좋았다. 내가 제대로 먹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런 특별한 날에는 괜찮지 않을까.

 

 


"실은 집에서 내가 만들어주려고 했거든."

"뭘요?"

"니가 김치찌개라고 했으면 정말 집에서 내가 만들어줬을 거야."

"아-. 파스타는 못 해요?"

"아닌데? 너 모르지. 나 요리 되게 잘해."

 

 


어깨에 힘을 주며 말하는 모습에 픽- 웃음이 터졌다. 꼭 계란 프라이도 태워먹을 것 같았는데 그건 아닌가 보네. 김태형이 요리를 하는 모습은 딱히 상상해본 적이 없었다. 늘 편의점에 들러 달랑달랑 삼각김밥 같은 가공품을 사 오는 모습이나 식당에서 누군가 해준 음식을 먹는 것만 보았지 직접 무언가를 해 먹는다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하긴, 항상 사 먹을 수는 없는 거니까. 언제부터 혼자 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혼자 살면서 음식 솜씨가 꽤 늘었으니 혹시나 할 법한 말이긴 했다. 직접 먹어봐야 알 텐데.

 

 


"그럼 왜 직접 안 해주고 여기 온 거예요?"

"니가 불편해할까 봐."

"...."

"생각해봤는데, 그건 나만 좋은 거 같아서."

"...."

"오늘은 우리 둘의 기념일이니까 우리 둘 다 행복해야 하잖아."

 

 


내밀었던 손을 다시 거두었던 것도 그렇고, 집으로 초대하려는 계획을 수정했던 것도 그렇고. 내게 안아달라 팔을 벌리긴 했지만 김태형은 아직도 내 상태에 대해 조심스러워했다. 어쩌면 나보다도 더. 그가 말했듯, 그는 스킨십을 무척이나 좋아했고 또 몸에 가득 배어있었다. 가만히 마주 보고 앉아 대화를 나눌 때에도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내 손을 잡아 깍지를 껴왔고, 밖에서 나를 발견하면 가끔 이름을 부르는 대신 조용히 뒤에서 안아왔고, 일이 넘쳐 퇴근을 한 후에도 업무를 보느라 집중을 하고 있을 때는 예고도 없이 볼에 뽀뽀를 하기도 했다. 그리곤 곧 자신이 방금 한 일에 대해 자각을 했는지 내가 어떤 반응을 하기도 전에 먼저 놀라며 미안하다 싹싹 빌었다. 괜찮다고, 사실 우린 그래도 되는 사이라고 말해주었지만 항상 사과를 해왔다. 무의식적으로 행해지는 그의 스킨십처럼 무의식적으로 나가는 내 거부반응 역시 아직도 존재하기에. 참아보려 해도 안 될 때가 종종 있었다. 이젠 많이 익숙해졌음에도, 무던히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완전해지지는 않았다. 그래서였는지, 이젠 내가 괜찮다 싶은 것도 김태형은 곧잘 내게 한번 물은 다음, 행동으로 옮겼다. 손잡아도 돼? 같이 앉아도 돼? 하면서. 그렇게 물어보지 않아도 된다 해주어도 그는 꼭 내 동의를 구했다. 여전히 김태형과 손을 잡을 때면 몸이 긴장되며 미미하게 떨렸고 식은땀 또한 살짝씩 흘렀으니 그가 그걸 모를 리 없었다. 벌써 백일이나 흐른 지금도 전보단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평범하진 않았다. 아닌 척하려 해도 김태형은 알아차렸다. 아니라고 해도 아닌 게 아니라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 그와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졌고 또 하고 싶은 것들도 많아졌지만 그 뒤엔 나의 노력과 그의 노력이 숨어있었다. 백일이나 지난 지금의 우리는 언뜻 보기엔 여느 연인들과 같이 평범, 그랬지만 속에 감춰진 사정은 그렇지 못 했다. 우린 아직도 다른 연인들과 달리 특별했고 그 때문에 더욱 애틋했다. 백일이란 시간은 꽤 길어 보였지만 그리 길지 않았다.

그의 대답에 속이 먹먹해져 뭐라 다른 말을 해줄 수가 없었다. 전혀 불편하지 않다고, 나도 좋다고 해줘야 하는데 그건 거짓말이니까. 아직도 난 괜찮지 않으니까. 열심히 움직이던 손이 느릿하게 움직였다. 고픈 배에 쉬지 않고 움직였던 입도 속도를 늦춰갔다. 항상 분위기를 칙칙하게 만드는 것은 나였다. 아무렇지 않게, 그냥 그렇게 넘기려는 그의 노력에도 따라오지 못 하는 것은 항상 나였다. 그가 나를 조심스럽게 대해주는 것도, 늘 내 상태에 대해 물어오는 것도 항상 나 때문이었다.
그랬기에 나 또한 그에게 내 성의를,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를 위해 나 자신을 바꿔야 한다. 나는 그를 좋아하니까. 사랑하니까. 그가 날 좋아해 주니까. 사랑해주니까. 그를 향해 내 속과는 다른 말로 살짝 웃으며 대답해준다.

 

 


"여기, 맛있어요."

"정말? 다행이다. 여기 내가 좋아하는 곳이야. 다음에 또 오자."

"좋아요."

 

 


서로를 보며 방긋 웃었다. 그의 눈을 똑바로 마주하며 기분 좋게 웃었다. 아직도 모든 것이 내게 어려운 것만은 아니야. 그의 싱그러운 눈을 마주 보며 지금 어떤 기분인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내게 어떤 표정을 지어주고 있는지. 좋다고 생각했다. 다른 것들은 아직도 조금 힘들지 모르겠지만 이젠 그의 눈 정도는 아무렇지 않게 볼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았다. 늘 몰래 바라보기만 했다. 눈을 감았을 때, 다른 곳을 보고 있을 때. 하지만 이젠 그러지 않아도 되니까. 오늘은 먼저 그의 손을 잡아주어야지.

 

 


"돌체 루체요."

 

 


접시가 거의 비워갈 즘, 김태형은 웨이터를 조용히 불렀다. 그게 뭐지. 돌체, 뭐라더라. 다시 접시로 눈을 돌리는 김태형을 빤히 보고 있으면 조금 시간이 지난 뒤 웨이터는 처음 보는 빛깔의 와인병을 들고 돌아왔다. 아, 와인 이름이었구나. 와인이라. 마셔본 적이 없었다. 내가 술을 즐기는 편도 아니었고, 딱히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포도란 과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까닭도 있는 것 같았다. 포도 주스에 짜릿함이라니. 살짝 걱정이 되었다. 이런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다 해도 늘 간단한 식사만 했지 한 번도 와인을 주문한 적은 없었다. 오늘이 백일이란 특별한 날이기에 주문한 것 같은데 혹 처음 접해보는 내 반응이 시원치 않아 그의 기분을 상하게 하진 않을까 하면서. 솔직하게 말할까. 나 와인 마셔본 적 없다고. 즐겨 마시지 않는다고. 눈알을 데굴데굴 굴리며 온갖 생각으로 정신이 없는 동안 그의 잔과 내 잔은 우아한 빛깔의 와인이 채워지고 있었다. 일단 마셔보고 그다음에 생각하자. 반쯤 채워진 와인잔을 들고 그는 킁- 그 향을 맡는 듯했다. 참 그림이지. 이럴 때 보면 정말 나와 다른 세상에 사는 것 같아. 어디 동화책에 나오는 멋진 왕자님이나, 저기 먼 나라의 귀족이나. 핑크빛의 와인과 어울리는 김태형의 모습은 가만히 넋을 놓고 바라보게 만들었다.

 

 

 
"짠-."

 

 


짠, 하고 두 개의 잔이 부딪히는 소리와 그의 목소리에 정신이 깼다. 어떤 맛이려나, 와인이란 건. 맛있으면 좋겠다. 혹시라도 김태형을 실망시키지 않게, 내가 표정관리를 할 수 있을 정도로만. 천천히 목구멍으로 핑크빛의 아름다운 와인을 밀어 넣었다.
 

 

 

"와-."

"어때?"

"맛있어요."

 

 


맛있다. 처음 마셔본 와인의 맛은 꽤나 좋았다. 향긋하고 달콤하고 마치 탄산음료같이 약간은 목구멍을 찌릿하게 만들며 넘어가는 그 느낌도 좋았다. 맛있다는 내 말에 김태형은 씨익 웃어 보였다. 다행이라는 듯이. 나도 그랬다. 맛있어서 다행이야. 남은 것들도 조금씩 목구멍으로 넘기면 마실 때마다 그 향이 더욱 진하게 올라왔다.

 

 


"실은 저 처음이에요, 와인. 근데 맛있다."

"니가 좋아하니까 기분 좋다."

"원래 와인 자주 마셔요?"

"음. 아니. 나도 처음 마셔보는 거야, 이건."

"정말요?"

"응. 그땐 내가 어렸으니까 못 마시게 하셨거든."

"그때요?"

"이 와인, 우리 엄마가 되게 좋아하시던 거였어."

"...."

"이제야 나도 마셔보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맛있다며 홀짝홀짝 들이켰던 걸 다시 되돌리고만 싶었다. 내가 지금 실수를 한 거지. 금세 다 비워버린 와인잔을 테이블에 조심스럽게 놓았다. 그런 사연이 담겨있는 와인인 줄은 몰랐다. 그에게 꽤나 의미가 있는 와인이란 사실을 알아주지 못 했다. 난 그저 많고 많은 와인 중 즐겨마시던 와인 하나를 내게 소개해준 거라고, 그렇게만 생각했는데. 처음 마셔보는 와인 맛에 들떠 홀랑 삼켜버리면 안 되는 거였는데. 아랫입술을 꾹 누르며 바라본 김태형은 와인잔을 휘휘 돌리며 그것에 희미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어? 벌써 다 마셨어? 그거 음료수 같아도 술은 술인데 너 그러다 훅 간다?"

"미안해요."

"응, 뭐가?"

"난 그런 줄도 모르고...."

"...."

"난 아무것도 모르고... 그런 줄도 모르고...."

 

 


부모님에 관한 이야기는 굳이 더 물어보지 않았다. 어떻게 혼자가 되었는지, 혼자가 된 그다음은 어떻게 되었는지, 다른 가족들은 없는지. 실례되는 물음이라고 생각했다. 담담한 표정으로 내게 부모님에 관한 이야기를 처음 털어놓았을 때도, 실은 전혀 담담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척, 아닌 척하는 거라고. 촉촉했던 그의 눈 뒤에 숨어있는 그 속은 엉엉 울고 있을 거라고. 상처받고 찢어지고 아파하고 있을 거라고. 내가 그랬으니까. 아무렇지 않은 척, 강한 척하고 싶었다. 남들이 우습게 보지 못 하도록, 무시하지 못 하도록. 그랬기에 단순한 내 호기심으로 그의 상처를 꺼내 더 아프게 하고 싶지도, 숨기느라 애를 쓰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 언젠가, 정말 괜찮아지면 그때 먼저 말해주겠지. 기다릴 수 있었다. 그때가 어땠건 그로 인해 지금의 김태형이 달라지지도, 김태형을 향한 내 마음이 달라지지도 않을 테니까. 단지 문득 그런 생각에 힘들고 지칠 때면 내게 기대줬으면 좋겠다, 그뿐이었다. 언제든 내가 감싸주고 보듬어줄 수 있으니까 그랬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이렇게 아무것도 모르는데. 보듬어주기는커녕 눈치 없이 행동하기만 하는데. 그의 아픈 기억을 함께 소중히 여겨주지도 못 하는데.

 

 


"아미야."

"...."

"난 니가 맛있어하고 좋아해 줘서 다행이고 또 좋았어."

"...."

"꼭 마셔보고 싶었던 거였는데 나랑 같이 마셔줘서, 그게 너라서. 그래서 더 좋았어."

"...."

"근데 니가 미안해하면, 내가 잘못한 거야?"

"아, 아니에요! 그런 게 아니라,"

"어쩌면 나한테 큰 의미가 있는 걸지도 몰라. 근데 지금은 그냥 너랑 처음으로 함께 마시는 와인일 뿐인데. 니가 그러면, 그런 걸로 니가 미안해하면, 그건 싫어."

"...."

"난 그냥 그랬다고, 그래서 너랑 같이 마시고 싶었다고 말하는 건데."

"...."
 
"난 기분이 상하지도, 돌아가신 부모님이 생각나서 슬프지도 않은데 왜 나한테 미안해하는 거야."

 

 


가끔 우린 서로를 배려한답시고 오히려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곤 했다. 난 전혀 아무렇지 않은데, 멀쩡한데. 서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말인 걸 알면서도 그런 상황이 올 때면 곧잘 미안하다는 말이 튀어나왔다. 또 그럴 때면 서로를 향해 말한다. 미안해하지 말라고. 자신 때문에 상대가 미안해하는 것도, 자신보다 더욱 울상이 되어 큰 죄라도 지은 것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도 절대 원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막상 상황이 닥칠 때면 빠르게도 튀어나갔다. 그런 말을 원하는 게 아닌 걸 알면서도 바로 따라붙을 수밖에 없는 그 한마디, 미안해. 사랑한다는 말보다 미안하다는 말이 더욱 자주 오가는 사이였다. 다른 연인들과 같아질 수 없다는 또 하나의 것. 어떤 이유 때문도 아닌 불안함, 역시 그것 때문이었다. 혹시 내가 실수를 해버리면, 기분을 상하게 해버리면. 또 버림받을까 봐, 또 떠날까 봐. 서로를 향해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해주고 또 그걸 느끼고 있지만 가끔씩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만 같은 불안함. 아닌 걸 알면서도 떨쳐낼 수가 없었다. 버릴 수가 없었다. 그리곤 얼마 지나지 않아 곧 깨닫는다. 미안하다는 그 말이 더 미안한 상황을 만든다는걸. 아차, 해봤자 이미 터져버린 감정이라는걸. 그렇게 우린 아직도 서로를 상처 주고 있었다.

다시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할 수가 없었다. 하고 싶지 않았다. 방금까지 좋았던 그 표정이 미안하다는 내 말로 일그러져버렸다는 사실에. 그를 위하지 못 했다는 생각이 오히려 멀쩡했던 상황을 엉망으로 만들다. 바보같이. 또 그러고 말았어. 아무 말도 하지 못 한 채 입술을 꽉 물어버린다.

 

 


"자꾸 그러면 나 이런 얘기, 이제 안 한다?"

"...."

"이 와인은, 우리 백일을 기념하면서 마셨던 와인이라고. 그렇게 기억해줘, 응?"

"...."

"그리고 되게 맛있었다, 이렇게."

"... 그럴게요."

 

 


다시 내게 활짝 웃어 보이며 김태형은 목소리를 올렸다. 내가 무너뜨려버린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서. 그는 늘 그랬다. 이렇게 답답한 내게 화를 내지도, 한번 소리를 지르지도 않았다. 언제나 웃으면서. 언제나 날 위해서, 우릴 위해서. 그런 그에게 나 역시 웃으며 대답해준다.

 

 


"오늘 같은 날, 정말 좋은 와인 나한테 대접해줘서 고마워요. 꼭 그렇게 기억할게요."

"응-."

 

 

 

 

 

 

 

 

 

[방탄소년단/김태형] 상처를 치료해줄 사람 어디 없나 시즌2 01 | 인스티즈

 

 

 

 

-

"아, 오늘 기분 진짜 좋다-. 매일매일 백일이었으면-. 아니다. 그럼 안 되는데."

 

 


어느새 해는 고개를 넘어 하늘이 까맣게 물들었고 노란 달 하나가 한가운데에 동동 떠 세상을 비추고 있었다. 평소보다 조금 바쁜 하루를 보내고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걸으며 김태형은 기분이 좋은 듯 그 까만 하늘에 대고 쭈욱- 목소리를 높였다. 그 뒤를 조용히 따랐고 아니라며 다시 고개를 숙이곤 절레 젓는 그를 향해 살풋 미소를 지었다. 나도, 나도 기분이 무척이나 좋다고. 그를 만나고 행복하지 않았던 적이 있기는 했을까. 매일매일이 백일 같지 않아도 난 충분히 행복했다.

 


 

"솔직히 항상 챙겨주면서도 이런 걸 왜 챙기나 했었거든."

"...."

"안 챙겨주면 서운해하니까, 또 삐지고 싸우고 하니까 어쩔 수 없이 했거든, 항상."

"...."

"근데 이젠 알 것 같아."

 

 


뒤를 돌아 날 향해 씨익 웃으며 어깨를 나란히 맞추었다. 그는 역시 경험이 많다고 했다. 하루라도 없으면 허전하고 외로워서 늘 옆에 누군가 있어야 했다고. 그가 과거에 어떤 여자들을, 얼마나 사귀었건 현재는 내가 그의 옆에 있기에 별로 기분 나빠하지 않았고 그 때문에 그는 늘 이렇게 편하게 그때를 얘기했다. 그리고 그럴 때면 그때와 같은 상황이어도 지금은 특별하고 다르게 느껴진다고. 어떤 변화도 아닌 '나'와 함께라서. 지나왔던 세월과 같은 패턴일지라도 나와 함께 하는 지금은 그때와 다른 감정들이 다가온다고 해주었다. 그러니 기분이 나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나는 정말 모든 것이 처음으로 하는 것들이었고. 그리고 그 처음이 김태형과 함께라는 것에 나 또한 기쁘고 행복했다. 오늘도, 역시. 언제가 시간이 더 흘러 처음 받아본 이벤트에 대해 떠올린다면 난 분명 무척이나 행복했던 그림을 그려낼 것이다. 누구도 아닌 김태형 덕분에.

 

 


"항상 기념일처럼, 그렇게 사랑하자."

"네. 꼭 그래요."

 

 


그를 보며 함께 웃어 보이곤 다시 조용히 밤공기를 느끼며 거리를 걸었다. 한걸음 내디딜 때마다 살짝씩 눈치를 보고 있는 날, 김태형은 느낄까. 손, 잡고 싶었다. 무의식중에도 불쑥 내 손을 잡았으면서, 김태형도 지금 나와 같을 것이다. 게다가 지금은 정말 손을 잡고 나란히 걷기에 딱 좋은 분위기인데. 먼저 잡아주지 못 하는 나도 답답했고, 날 생각하며 애써 참고 있는 김태형에게도 미안했다. 그래서 내가 먼저, 잡아도 된다는 말 대신 이번에 내가 먼저 잡아주고 싶은데 적절한 타이밍을 못 잡겠는 거지. 뭔가에 찔리고 있는 것처럼 따끔거리는 손을 쥐었다 폈다 살살 그의 눈치를 살폈다. 그는 여전히 아무것도 느끼지 못 한 듯 싱긋거리며 열심히 발을 움직일 뿐이었다. 지금인가, 지금 잡아도 되는건가. 갑자기 내가 잡아서 놀라진 않을까, 나처럼 뿌리치진 않을까.
 

 

 

"아까 마셨던 와인,"

"네, 네?"

"왜 이렇게 놀라?"

"아, 아니에요.... 와인, 와인이 왜요?"

 

 


혼자 온갖 생각과 걱정을 하며 걷고 있는데 그 가운데로 김태형의 목소리가 울리자 나도 모르게 깜짝 몸을 들썩였다. 무슨 잘못이라도 하다 들킨 것처럼. 실은 잘못도 뭐도 아닌데. 하지만 결국 타이밍을 잡지 못 하고 또 놓친 것 같아 한숨이 흘러나오며 답답한 마음에 나 자신을 탓했다.

 

 


"그거 뜻이 뭔 줄 알아?"

"와인에도 뜻이 있어요?"

"응. 그 와인은, 내가 너한테 주고 싶었던 그 와인의 뜻은,"

"네."

"달콤한 빛."

"뜻, 되게 좋다."

"니가 나한테 그래."

"네?"

 

 


속도를 조금 늦추며 그와 나란히 걸었고 고개를 들어 바라보자 함께 눈을 맞춰주며 나긋이 말을 이었다. 은은한 달빛을 머금은 그의 눈동자가 까맣게 반짝였다.

 

 


"넌 나한테 달콤한 빛 같아."

"...."

"니가 날 봐줄 때면, 옆에 있어줄 때면 꼭 놓치기 싫은 달콤하고 따뜻한 빛이 비추는 것 같아."

"...."

"이렇게 행복했던 적, 진짜 오랜만인데. 널 만나고, 너와 함께 하고. 요즘은 정말 꿈만 같이 행복해."

"...."

"어디 가지 말고, 항상 나만 비춰주면서 같이 행복했으면 좋겠어."

"...."

"나도 너한테 달콤한 빛이 되어줬으면 좋겠어."

 

 


쉬지 않고 귓속을 파고드는 그의 목소리에 속이 울렁이고 심장이 콕콕 찔렸다. 설렌다는 말, 이럴 때 쓰는 거겠지. 숨이 턱턱 막혔다. 벅차고 짜릿하고, 숨도 제대로 못 쉴 정도로 김태형은 내 속에 들어와 이리저리 날 찔러댔다. 가던 길을 멈출 정도로 심장이 저릿했는데 걸음이 멈추지 않은 것은 무의식적이었던 것 같다. 멈추지 않고 그와 계속해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어서. 멀리 떨어지지 않고 계속 함께 걷고 싶어서. 내가, 감히 내가 누군가에게 빛이 될 수 있다고. 그렇게 말해주었다. 내가 옆에 있어서, 함께 해주어서 행복하다고.

김태형 역시 내게 그랬다. 딱딱한 나를 깨워주었고 어둡고 캄캄한 내 세상을 비춰주었으니까. 어쩌면 내게 '달콤한 빛'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김태형씨도 나한테, 그... 그래요."

 

 


하지만 곧 그런 말을 늘어놓기엔 조금 부족했다. 아무렇지 않게 그런 낯간지러운 말을 하기엔 내 입은 아직까지 연습이 덜 되어있었다. 사실인데, 너무 맞는 말인데. 입 밖으로 툭- 쉽게 내던지지 못 하고 입속에서만 웅웅 맴돌았다. 그 말을 꺼내면서도 얼굴이 빨갛게 올라왔고 시선이 아래로 뚝뚝 떨어졌다. 부끄럽고 간지럽고.

 

 


"응, 뭐라고?"

"김태형씨도... 나한테 이미 그래요."

 

 


눈 한번 질끈 감고. 다시 한번 뱉어놓으면 잠시 내 말을 생각하는가 싶더니 그는 활짝 웃어 보였다. 날 보며 아주 활짝.

 

 


"고마워."

"내가 더 고마운걸요."

"그래서, 이거 선물."

"네?"

 

 


무슨 선물이 더 남아있다는 거지. 우뚝 가던 길을 멈춰 선 김태형은 제 주머니에 찔러 넣었던 손을 무언가와 함께 꺼내었다. 김태형의 손에 올려진 작은 상자 속 그 무언가는 다시 심장이 간질거리게 만들었다. 커플링. 그게 맞는 거겠지. 단순한 겉치장을 위한 반지가 아니라 연인들이 서로를 기억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마음들을 듬뿍 담아놓은 커플링이라는 것이 맞는 거겠지. 그 작은 상자 속 반지는 한 개였지만 그와 비슷한 모양을 한 반지 하나가 김태형의 네 번째 손가락에 걸려있었다. 아깐 분명 보지 못 했는데.

 

 


"마음에 들어?"

"네."

"끼워줄게."

 

 


그 어떤 것이든, 마음에 들지 않았을까. 풀로 엮어 만든 푸른 꽃반지였어도 난 행복했을 것이다. 이게 어떤 건데, 누가 주는 건데. 누구와 함께 나누는 것인데. 방긋 웃으며 내 왼손 네 번째 손가락에 조심조심 반지를 끼워 넣는 김태형은 무척이나 기분이 좋아 보였다. 나 또한 그랬다. 이런 선물을 받게 될 줄은 몰랐는데. 난 그저 레스토랑을 끝으로 이렇게 둘이 행복하게 집으로 돌아가면, 그걸로 우리의 백일은 더 필요도 없이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늘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내게 감동과 놀라움, 설렘, 떨림으로 다가왔다. 뭘 하든 그렇게 다음 행동을 예측할 수 없는 사람이었는데. 이번에도, 그는 날 놀라게 만들었다. 너무 기분이 좋으면 울 것 같다는 게, 그게 뭔지 알 것 같았다. 난 지금 행복에 겨워 눈물이라도 한 방울 떨어뜨릴 것만 같았다.

그 긴 세월 동안 한번 제 기능을 뽐내지도 못 하고 먼지가 잔뜩 싸인 네 번째 손가락이 드디어 채워졌다. 어쩜 사이즈도 딱 맞는지. 처음으로 자리한 커플링이라는 것이 어색할 만도 한데 원래 이 자리가 제 자리였던 것처럼 잘도 어울렸다. 아니, 이때를 위해 내내 비워뒀던 거라고.

 

 


"그런 거 들어본 적 있어?"

"어떤 거요?"

"남자 새끼손가락에 딱 맞는 반지가 여자 네 번째 손가락에도 맞으면 그 둘은 천생연분이래."

"그런 게 어딨어."

"그치? 근데 오늘부터 난 그거 꼭 믿으려고."

 

 


하며 씨익 웃는 것이다. 설마 지금 내 손에 끼워져있는 이 반지가 그의 새끼손가락에 꼭 맞는다는 건가. 사실 이건 미신이겠지만, 그래도 좋았다. 나와 김태형 사이에 무언가 딱 맞는다는 것도 좋았고, 우리 둘이 천생연분일 거라 믿는다는 김태형도 좋았다. 그럼 나도, 그 동화 같은 이야기 믿을래.

가만히 그의 손을 잡았다. 아까부터 타이밍을 노렸지만 난 그게 어느 때인지 이대로 집에 도착해도 모를 것 같았고, 잡고 싶은 지금이 그 때일 거라고. 내 돌발행동에 깜짝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나를 내려다보는 그를 향해 살짝 웃곤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이제 내 손 잡을 때 나한테 안 물어봐도 돼요."

"...."

"잡고 싶으면 그냥 잡아도 돼요."

 

 


내 나름 고맙다는 말을 이렇게 전하는 걸까. 한참 부족하지만, 어떤 걸로도 다 표현할 수 없지만. 내내 마음에 걸렸다. 내게 사과를 하는 것도, 날 생각하며 누르고 또 누르는 것도. 하지만 나도 원하고 있는걸. 이젠 마음 놓고 잡아도 돼요.

 

 


"그리고 오늘, 너무너무 고마웠어요. 하루 종일 정말 행복했어요."

"...."

"이 반지도, 한 번도 안 빼놓고 계속 끼고 있을 거예요. 마음에 쏙 들어요. 고마워요."

"...."

"나랑 백일동안 같이,...."

 

 


잡은 손에 힘이 풀어지더니 대신 김태형은 나를 꽉 안아왔다. 내 말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지 못 한다는 듯이. 덕분에 난 숨이 꽉- 막히고 온몸이 찌릿찌릿했다. 빈틈없이 날 껴안으며 그의 심장소리와 내 심장소리가 어울려 귓가를 간지럽혔다.

 

 


"아, 어떡하지. 예뻐 죽겠어."

"...."

"내가 더 고마워. 백일동안 나랑 같이 있어줘서,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 이 말 하려던 거지?"

"네. 저도 고마워요."

"띠아모-."

 

 


그는 나를 더욱 꾹 누르며 달콤한 목소리를 내 귓가에 흘려 넣었다. 언젠가, 어디선가 가끔 들어보았던 단어였다. 어디서 배웠는지 누가 가르쳐주었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 단어와 그 뜻에 대해서는 알고 있고 있었다. '사랑해'라고.

 

 


"저도요."

"어? 이거 뜻 알아?"

"네."

"에이, 뭐야. 재미없어."

 

 


푸- 바람 빠진 소리를 늘어놓는 김태형을 느끼며 나 역시 그를 꽉 안았다. 달빛에 두 개의 반지가 반짝거렸다. 그의 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내 반쪽이 내 것과 함께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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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드디어 1화를 올리네요ㅠㅠ

답글 달아드려야 하는데 아직 댓글도 제대로 보지 못 한 지라ㅠㅠ 신청해주신 암호닉들만 조금씩 훑었네요... 내일 참참이 읽어보면서 써드리기로 하고!

연재가 조금 느린 대신 분량은 보통 이 정도로? 이번 편에선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분량이 터지긴 했지만요ㅠㅠ

늘 그랬듯이 조금은 답답하실 테지만...ㅠㅠ 전개도 느릴지 모르겠습니다. 그 당시 느꼈던 감정들을 줄줄 늘어놓는 스타일이라ㅠㅠ

그래도 시즌 1보다는 빠른 편일 것 같아요!

다시 뵙게 되니까 정말 기쁘고 좋네요ㅎㅎ 항상 감사합니다!

아, 새로 암호닉을 신청해주신 분들이 정말 많더라구요 제가 시즌 1 마지막 화를 올릴 때도 이 정도 댓글이 달리지 않았던 것 같은데ㅠㅠ 정말정말 감사합니다ㅠㅠ 그만큼 더 열심히 해야겠지요!ㅎㅎ

혹시 제가 누락시키거나 잘못 적었다면 말씀해주세요!

 

 

 

*암호닉*

 

통통 / 눈부신 / 태태 / 우유 / 령아 / 초딩입맛 / 슙디 / 태형오빠 / 군주님 / 민트 / 태태이즈뭔들/ 이현☆ / 똥맛카레 / #RealV / 소녀 / 침을태태 / 김석진 / 거창왕자태태 / 개학전날밤 / 코코팜 / 슙숨 / 공감 / 태태야/ 슈탕 / 두부/ 딸기빙수/ 요정 / 카라멜 /태형이안에♡/ 미니언 / 피카피카/ 침침 / 알라 / SAY / 이부 / 깨알 / 다람이덕 / 민피디 / 김치만두 / 태정태세 / 갈매빛 / 쌀떡 / 현지짱짱 / D.시걸O. / 방치킨 / 천재짱짱맨뿡뿡 / 드뷔시/ 핫초코 / 아기/ 여하 / 워더아이 / 바나나 / 97꾸 / 수액 / 미자 / 헤르메스 / 늘봄 / 미끄럼틀 / 김안녕 / 뜌 / 인연 / 연이 / 맴매야 / 음오아예 / 오예스 / 슙슙이 / 썰썰 / 또비또비 / 끼랑까랑 / 태봄 / 꺙 / 아도라 / 콩 / 둥둥이 / 본시걸 / 이리다 / 10041230 / 정전국 / 줄라이 / 무네큥 / 딸기우유 / 도손 / 슈가나라 / 몽글 / 윤기야밥먹자 / 브제 / 단아한사과 / 잉딩엥엉 / 2330 / 방소 / 호비호비뀨 / 야꾸 / 미인윤기왕님 / 침침한태태 / 츄로슈 / 자몽해 / 젤리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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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헤르메스입니당 저 또 댓글 1등 먹었어요! 워후! (박수함성) 역시 작가님 브금 초이스는 늘 탁월하십니다 덕분에 이번에도 설레는 마음으로 쭉 읽을 수 있었어요 무엇을 하든 뭘 하든 항상 함께 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부분 읽으면서 너무 좋았어요 저는 두 사람이 뭐가 됐든 함께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아 죽는 사람이니까요ㅋㅋ 두 사람이 서로를 너무 아끼고 위해주면서 사랑하는 것 같아서 읽는 제가 다 행복하네요 저는 이렇게 천천히 굴러가는 거 정말 좋아요 감정을 하나하나 느낄 수 있다고 해야하나 네... 어... 작가님 전개에 불만은 커녕 매우 만족스럽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하하 글이 더 길어지기 전에 여기서 마무리 해야겠네요 그럼 다음 화 기다리고 있을게요 좋은 글 읽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ㅁ^
7년 전
노란 딸기
우아 영광이에요ㅠㅠ 제가 오길 기다리고 계셨던 것 같고... 언제 들어도 브금에 대해 칭찬해주실때면 참 기분이 좋고 다행이고 그렇습니다ㅠㅠ 마음에 드는 브금을 못 찾으면 기분이 얼마나 꿍하던지.... 생각해보면 시즌 1을 연재할때는 글의 분위기를 따라가며 저도 쳐지고 그랬던 것 같은데 이번은 조금 밝고 따뜻하다고 해야 하나 그런 분위기라 괜히 저도 쓰면서 마음이 따뜻하고 그랬어요ㅎㅎ 꽤나 지루한 제 스타일을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이제는 제 만족도 있지만 독자님들 덕분에 글을 쓰고 있을 정도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ㅠㅠ
7년 전
독자2
10041230

둘이 행복한 모습 보니까 와 진짜 무슨 천국에 온 거 같아요ㅠㅠㅠㅠㅠ 아직까지는 서로 받은 상처때문에 조심스럽고 또 아직 부족한 면이 많은 거 같아요 지금처럼 이렇게 서로 믿고 하면 지금보다 더 좋은 사랑 할 거 같아요! 아 너무 행복해요ㅠㅠㅠㅠ 글 잘 읽고 가요!

7년 전
노란 딸기
아직도 아슬아슬하고 가끔은 가슴이 찌릿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그전보단 밝은 분위기의 글을 쓸수 있어서 제가 다 행복하고 그렇답니다ㅎㅎ 언젠간 그런 아픔들도 다 낫는 날이 오겠죠?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7년 전
독자3
김안녕이에요!! 이런 나른하고 달달한 느낌 너무 좋아요ㅠ
시즌1 때 암호닉 신청 못 해서 아쉬웠는데 시즌2는 처음부터 함께 하게 되어서 너무 좋네요! 항상 잘 보고 있어요❤

7년 전
노란 딸기
완전하진 않지만 그래도 보통 연인들이 풍기는 분위기를 그릴수 있어서 저도 참 좋습니다! 덕분에 기쁘게 글을 쓰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7년 전
비회원170.165
☆이현☆입니다 자기전에 인티들어왔는데 글이 딱!!!!올라와져 있네요! 태형이의 모습을 보면 여주로 인해 상처가 많이 치유된 듯 해요 여주도 마찬가지구요! 서로를 생각하며 함께 지내는 모습이 너무 예쁘네여 안아주는 것만으로도 큰 선물이 되는 존재가 된 것 같은 두사람을 보면 엄마미소가 저절로 지어지는 듯 해요 아 진짜 예쁘다 태형이와 여주의 앞으로 나갈길에 꽃만 피워져있진 않겠지만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예쁜 꽃길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어요:) 자까님 저는 요즘 자소서 쓰고있답니다! 머리가 터져버릴 거 같아여..고3 올라와서 지금까진 그렇게 힘들진 않았는데 요즘 정말 힘드네오...그래두 자까님 글 읽으며 잠시나마 힐링을 얻고갑니다! 오늘도 글 잘 읽고 갑니다 애정하고 감사합니다!
7년 전
노란 딸기
함께 지내면서 서로의 상처들이 조금씩 치유되어 가는 것이 보이시나요! 아직은 부족하고 서툴지만 같이 있는 시간이 더 늘어날수록 언젠간 저 둘의 상처가 다 낫는 날이 오겠죠ㅎㅎ 고3이셨구나! 저도 고3때 자소서 쓴다고 머리를 쥐어짜고 울며불며 했던게 기억이 나네요ㅠㅠ 생각보다 쉬운 게 아니더라구요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모쪼록 그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랍니다! 언제나 감사합니다~
7년 전
독자4
또비또비
시즌 1하고는 정말 다른 분위기네요ㅠㅠㅠ!
여주하고 태형이가 진짜 서로를 너무 아끼고 사랑해주는게 느껴져요 ㅠㅠㅠ 글만 읽었는데 진짜 막 저도 행복해지는 것같아요 ㅠㅠㅠㅠ 아직 완벽하게 나아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서로 배려해주고 생각해주는게 너무 이뻐보이네요 ㅠㅠㅠㅠ

7년 전
노란 딸기
그때완 다르게 사뭇 따뜻하고 달달해지지 않았나요?ㅎㅎ 표현하려고 했던 게 잘 전해진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아직은 서툴지만 그래서 더 애틋하고 따뜻한 것도 같았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7년 전
비회원89.39
야꾸
와 벌써 백일이 되었군요 백일 간 서로 사랑하며 조금씩 바뀌었지만 아직까지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행동들이 서로를 살짝 힘들게 할 때도 있네요 그래도 더 조심하려 하고 서로 생각하고 그러는 게 좋아보이고 알콩달콩해서 저까지 기분 좋아지네요ㅎㅎ

7년 전
독자6
썰썰입니다!
분량 짱짱이에요ㅎㅎㅎ
태형이가 여주보다 조금은 더 성숙해보이네요

7년 전
비회원193.41
여기서 암호닉 신청해도 될까요..? 된다면 [식염수]로 신청하겠습니다! 텍파로 정말 재밌게 봤었어요ㅠㅠ 진짜밤새워가면서..시즌2로 다시 돌아오셔서 너무 좋아요..♡
7년 전
비회원83.185
예쁘게 사랑하는 중이네요ㅠㅠ 시즌1때부터 지켜만보구 댓글 딱 한번 달고 그 후로 계속 놓쳤었는데 암호닉 [나나랑]으로 신청할게요!
7년 전
독자7
요정입니다!!!
드디아 시즌2 1화가ㅠㅠㅠㅠ둘이 이쁘게 사귀는 모습 너무 이쁘고 좋네요ㅠㅠㅠ

7년 전
독자8
뜌입니다ㅠㅠ 이 둘이 정말 행복해 보여서 다행이에요ㅠㅠ 그냥도 아니고 너무너무 행복해 보여요ㅠㅠ 부러울 정도로ㅎㅎ 작가님 이번편도 정말 잘 읽고가요! 항상 글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7년 전
독자9
아직 그래도 흠짓흠짓 여주가 하지만 점차 더 나아지겠죠ㅠㅠㅠㅠㅠ 백일을 안챙기다가 챙기다니 태형이가 달라졌네요 ㅋㅋㅋㅋ
7년 전
독자10
[봉글이]로 암호닉 신청을 했었는데 안 적혀 있네요 작가님 ㅠㅠ 오늘 편은 되게 달달해서 너무 좋아요 태형이랑 여주랑 서로가 서로한테 귀중한 존재이고 그런 거 같아서 오늘 진짜 재밌게 잘 봤습니다 ㅎㅎ
7년 전
독자11
작가님 우유입니다 내가 세번째라니 기분 짱좋다 ㅋㅋㅋㅋㅋㅋㅋ 오늘도 수고하셔용 사랑해요❤️⭐️
7년 전
비회원126.162
끼랑까랑

아니에요 ㅜㅜ 이렇게 감정 느꼈던 거 써주시니까 더 몬가 절절했던 게 느껴지고 ㅠㅠ 전 작가님 스타일 너무 좋기때문에 마음대로 하십셔~~~~♥ ㅎㅅㅎ히히
이번 편도 너무 좋았어요 ㅜㅜㅜㅜ 그동안 시즌 1에서 마음아팠던 것들이 다 사라지고 그 위로 행복한 것들이 덮이는 것 같아서 제 기분도 같이 행복해지고.. 여주 그리고 태형이 둘 다 이렇게 변화할 수 있게 된 거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이거 읽으면서 저도 상처입은 사람 상처를 덮어주고 변화시켜주고싶다는 생각도 들고! 늘 많은 걸 얻어갑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하세요 작가님♥

7년 전
독자12
늘봄이에요'-'*♡ 진짜 작가님 제가 워더해가도됩니까ㅠㅠㅠㅠ시즌2는 작가님과 같이 달릴 수 있어서 행복해요ㅠㅠ♡ 태형이와 여주가 사귄 지 100일이 되었다니'0' 그동안 서로를 아껴주고 배려해주는 모습이 눈에 선해서 엄마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거 같아요'-'* 태형이의 100일 이벤트ㅋㅋㅋㅋ너무 귀여운거아닙니까ㅠㅠ♡ 여주도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도 완전히 스킨십에 익숙해지지 않아 속상해하고 태형이에게 미안해하는 모습이 마음 아파요ㅠㅠㅠㅠ태형이는 자신에게 소중하고 뜻깊은 와인을 여주와 마시고 마지막에 반지ㅠㅠㅠㅠ커플링ㅠㅠㅠㅠ태형이 이런 다정한 남자ㅠㅠㅠㅠ작가님 사랑해요❤❤
7년 전
독자13
정전국이에요!! 이제 드디어 2기 시작이라니 두근두근 합니다!! 이번에도 같이 달려요~~
7년 전
독자14
단아한사과
여주와 태형이가 서로를 바라본지 벌써 100일이나되었다니 ...... 서로에게 배려해주면서 서로에게 맞춰가며 변화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은거 같아요
여주도 태형이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려 노력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고요
앞으로도 둘이 알콩달콩 사랑했으면 좋겠어요 ♥
오늘도 잘 보고갑니다

7년 전
비회원138.185
도손
근데 딱 천생연분이라는 단어가 너무 잘 어울리는 둘이라서 다른 수식어가 없네요ㅠ 앞으로 천연커플이라고 부를꺼에요!!!
그리고 작가님 분량 짱짱 쓰시느라 고생하셨을 것 같아요ㅠ 작가님이 하나하나 섬세하게 표현주셔서 최대한 작가님이 표현하시고픈 느낌을 알 것 같아요! 다음화 기대하겠습니다아!!

7년 전
독자15
둥둥이에요ㅠㅠㅠㅠㅠ 아직은 완전히 나아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예쁘게 사는거 보니까 너무 좋아여ㅠㅠㅠㅠㅠ
7년 전
비회원139.64
무네큥입니다! 볼 때마다 둘이 안타깝고 슬펐는데 드디어 이렇게 행복한 연애를 하는 모습을 보이 절로 웃음이 나오네요 ㅎㅎ
7년 전
독자16
슈가나라입니다!!
아ㅠㅠㅠㅠㅠㅠㅠㅠ두사람이 서로 아끼는 모습ㅠㅠㅠㅠ진짜 보기 좋아요ㅠㅠㅠㅠ서로 받은 상처가 있기 때문에 아직은 서툴지만 점점 나아지겠죠..?!?서로 이쁘게 사랑하는 모습을 보니 진짜 부러워 질 정도에요ㅎㅎㅎㅎ진짜 이쁜커플인 것 같습니다!! 무엇을 하든 뭘 하든 함께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부분에서 왠지 찡했어요...마음에 와 닫았고...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 자까님!!❤️❤️

7년 전
독자17
방소에요!!! 새로 신청한 독자입니당 ㅎㅎ 아 이번편 진짜 너무 예뻐요 ㅠㅠㅠ선더선덕한 마음이 가라앉을 생각을 안하네요 핳ㅎㅎㅎ 이번편도 잘보고가요!!
7년 전
독자18
[칭칭]으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시즌1 정주행 하고왔는데 작가님 사랑해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번편도 잘보구가여!
7년 전
독자19
몽글이에요
으아ㅠㅠㅠ백일이라고이벤트해쥬는태태넘커여워요ㅠㅠ 또 백일 못 챙겨줘서 여주가 미안해할까 봐 달달한 말만하는태태..제남친각이네ㅇ...(싸다규
네.. 너무 이쁜 우리 태태와 여주
여주가 남성 공포증인 걸 알고 조심스럽게 또 한 발자국씩 나아가는 태형이는 정말 마음이 예쁜거같아요ㅠㅠ
하.. 계속 달짝지근한 멘트만 치니 너무 설레고요 계속 설레고요.. 이러다 설렘 병에 걸려 죽겠어요...
나도.. 띠아모 해.. 에듀라..

7년 전
비회원96.239
1화부터 쭉 정주행하고 오는길입니다! 정말 설레고 공감되는 마음으로 읽었던것같아요 :) 암호닉 아직 받으신다면 [망개찜]으로 신청하겠습니다! 태향이랑 여주 행복한거 보니까 달달하니 너무. 좋아요ㅠㅠ다음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7년 전
독자20
미끄럼틀이예요! 시즌 1이랑은 다르게 진짜 분위기가 달달하고 좋네요ㅠㅠㅠ 달달하고, 간질거려요. 분량 긴 거 너무너무 좋아요! 작가님 글 잘 읽고 갑니다ㅠㅠ
7년 전
독자21
흐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설레서 심장 터져버릴꺼 같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왜이제야 본건지 참ㅠㅠㅠㅠㅠㅠ 좋은 글 감사해요!~!
7년 전
독자22
침침한태태
아ㅜㅜㅜ태태야ㅜㅜㅠ여주야ㅜㅜㅜ너네둘다너무이쁘다ㅜㅜㅠ예쁜사랑이야,아주ㅠㅜ바람직해ㅜ내가다설레네ㅜ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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