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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열] 아프지 마라

 

 

 

 

"그 녀석이 자주 한 말이 있어요"




작게 중얼거리며 고개를 든 명수가 슬픔에 잠긴 눈으로 나를 응시한다. 음… 턱을 괸 명수가 손가락으로 볼을 툭툭 치며 낮게 중얼거린다. 자주… 순간 명수의 미간이 찌푸려지고 명수는 입술을 꾹 깨문다. 갑작스레 툭 떨어지는 눈물방울에 명수가 흠칫 놀라며 제 눈 가를 더듬는다. 눈물이 난 다는 사실이 짜증이라도 나는지 눈가를 손으로 우악스럽게 문지른다. 그럼에도 눈물은 자꾸만 흘러 나오는 듯 하다.




"사랑은…어떤 관계든 할 수 있는 거야…?"




명수의 입술 끝을 타고 말이 흘러내린다.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피식 웃는 명수를 보던 나는 마주쳐 오는 깊은 눈에서 명수가 항상 그 녀석이라 지칭하는 아이를 떠올린다. 그 녀석, 이 성열은 나한테 항상 물었어요, 사랑은 어떤 관계든 할 수 있냐고. 이제는 눈물이 흘러나오던 말던 그대로 손을 놔버린 명수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도착점을 모를 시선을 이리저리 옮겨댄다. 그래서 나는 다 할 수 있지 않냐고 다시 물었는데, 그 녀석은 항상 웃기만 했어요. 한없이 깊은 탄성을 내지르던 명수가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이리저리 문질러대며 입을 꾹 다문다.




"……"




짧은 침묵 속에 잠겨있던 명수가 숨을 탁, 토해내며 다시 말을 이어가기 시작한다.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았다면… 지금쯤…"



"……"



"그 녀석은 죽지… 않았을 지도 몰라요, 내가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이내 탁 터져버린 눈물은 끝없이 명수의 눈가에서 볼을 타고 바닥으로 뚝뚝 떨어져 내린다. 나는 가만히 앉아 명수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니 탓이 아니야, 하고 말해 줄 수가 없다. 오히려 지금 입을 연다면, 넌 왜 성열이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 했어? 그 여린 아이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알아? 하고 명수에게 다그칠 것만 같았다. 어느새 명수처럼 나도 눈물을 흘리고 있다. 뚝뚝 떨어져내리는 눈물을 가운 소매로 닦아내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오늘 상담은 여기서 끝내는 게 좋겠다, 다음에 또 보자. 명수를 상담실 안에 내버려두고 나 홀로 상담실을 빠져나온다.





-




"명수야, 명수야"



"어?"




"계속 공부만 하지 말고 나랑 놀면 안 돼? 나 심심한데…"




베시시 웃는 얼굴을 보며 따라 웃다가 책을 덮는다. 책을 덮자 해맑게 웃으며 내 품에 안겨오는 녀석에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녀석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뭐하고 놀래? 내 물음에 녀석이 그저 웃기만 한다.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고 나갈까? 하고 물으니 고개를 끄덕이며 좋아라 한다. 가서 옷 갈아 입고 와. 내 말에 아이같이 좋아하며 제 방으로 쪼르르 달려간다. 옷장에서 옷을 꺼내 갈아입고 나가니 어느새 현관에 서서 신발까지 신고 서 있는 녀석이 보인다. 아이 같이 들뜬 모습에 나도 덩달아 즐거워지는 것 같다.




"우리 어디 갈 거야?"



"어디 가고 싶은데?"



"음…"




가만히 녀석을 보다가 녀석이 추울 것 같아 방으로 돌아가 바람막이를 꺼내 녀석에게 가져다 준다. 녀석이 입는 걸 확인하고 나도 신발을 신는다. 소매사이로 튀어나온 손을 잡고 밖으로 나온다. 우리 그냥 돌아다니자. 녀석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주고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른다. 겨우 집에서 나왔을 뿐인데 추운 것 같아 녀석의 바람막이 지퍼를 올려주고 때마침 열리는 엘리베이터 안으로 쏙 들어간다. 베싯베싯 웃으며 내 옆에 꼭 붙은 녀석이 안 추워? 하고 묻는다. 고개를 끄덕이고 녀석에게 가볍게 입을 맞춘다.




"열아"



"응?"



"아니, 그냥"




슥 돌아보는 녀석의 예쁜 얼굴에 나도 모르게 웃는다. 삭, 열리는 엘리베이터 문 사이로 쏙 빠져나간 녀석이 얼른 오라며 손짓을 한다. 고개를 끄덕이고 녀석을 따라 나가니 쫑쫑거리며 뛰어다니는 모양새에 웃음이 세어나온다. 행여나 넘어질까 싶어 녀석에게로 가 녀석의 손을 잡는다. 방긋방긋 잘도 웃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다. 녀석의 입술 새로 잔뜩 쏟아져나오는 입김에 녀석을 꼭 끌어안고 뒤뚱거리며 걷기 시작한다.




"으잉, 이게 뭐야!"




싫은 건 아닌지 말만 할 뿐 가만히 있는 녀석에 연신 뒤뚱거리며 걷는다. 아파트 놀이터에 도착해 내 품에서 벗어난 녀석이 그네로 가 앉는다. 녀석의 시선 속으로 추운 날씨에 모래사장에 앉아 모래를 가지고 노는 아이들이 담긴다. 녀석의 옆 그네에 앉아 아이들을 보는 녀석을 빤히 쳐다보기만 한다. 명수야. 여전히 시선을 아이들에게 한 채로 나를 부른다. 응? 하고 대답해주니 고개를 슬쩍 돌려 나를 본다.




"나도 애기"



"응?"



"갖고 싶어…"




갑작스런 녀석의 말에 얼굴이 화끈하게 달아오른다. 시무룩한 얼굴로 아이들을 보던 녀석이 우리도 애기 키우자, 하고 칭얼거린다. 손을 뻗어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알았어, 하고 대답해주니 입술만 삐죽인다. 톡 튀어나온 입술을 꾹 누르고 떨어져 가만히 녀석을 바라본다. 녀석이 주머니에 넣고 있던 손을 꺼내 추위에 발그레해진 볼을 문지른다. 추운가 싶어 입고 있던 겉옷을 벗어 녀석에게 건넸다. 동그랗게 뜨인 눈이 귀여워 작게 웃음을 흘렸다.




-




"자고 있는데 꿈을 꿨어요…"



"무슨 꿈인데?"



"예전에 그 녀석이 애기가… 갖고 싶다고, 키우고 싶다고 했을 때 꿈을 꿨어요"




오늘도 여전히 슬픔에 잠긴 눈으로 말을 하는 명수를 보다가 고개를 돌린다. 그 녀석 닮은 애로 데리고 와서 키우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잘근잘근 입술을 씹던 명수가 테이블 위를 죽 둘러보다가 한 곳에 시선을 멈춘다. 형도… 그 녀석 일, 알고 있었어요? 명수에게는 액자 밖에 보이지 않았을 사진에 시선이 꽂힌다. 아이와 나, 그리고 아이와 나의 아버지가 웃으며 같이 찍은 사진이다. 명수가 손을 뻗어 액자를 쥔다. 사진을 바라보며 가만히 있던 명수가 액자를 나에게 돌려주고 눈을 감는다.




"…형은 알고 있었죠?"



"……"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




여전히 눈을 감은 채로 앉아있던 명수가 천천히 눈을 뜨고 나를 주시한다. 추락할 듯 위태로워 보이는 눈동자에 나도 모르게 시선을 피한다. 그래도 괜찮아요, 형은… 그 녀석을 지켜주려고 노력 했으니까. 다시 눈을 감고 고개를 뒤로 젖힌 명수가 작게 노래를 흥얼거린다. 눈물이 흐를 것 같아, 그대 생각만 하면. 가만히 액자를 내려다보다가 입술을 꾹 꺠문다. 힘들었…겠지? 작은 중얼거림에 명수의 노래가 멈춘다.




"나는 아직도 후회하고 있어요"



"……"



"……"




깍지를 낀 손을 배 위에 살포시 내려놓은 명수가 살며시 눈을 떠 창 밖을 쳐다본다. 형. 대답 없이 가만히 명수를 응시한다. 어김없이 명수의 뺨 위로 눈물이 흘러내린다.




"항상 자다가 눈을 뜨면, 그…녀석이 옆에 앉아서 저를 보고 있어요"



"……"



"원망이 어린 눈으로 나를 보는데, 그게 너무 아파서…"




죽을 거 같아. 갑작스레 마주한 명수의 눈은 말한다. 모든 걸 놔 버린 듯 한없이 추락하는 듯 한 명수의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던 명수가 환자복 주머니에 손을 넣는다. 그리고 무언 가를 꺼내 테이블 위에 내려놓는다. 작은 종이 쪽지. 조심스럽게 쪽지를 집어 펼친다. 보고 싶어, 사랑해, 명수야. 그 녀석이 죽기 전에 나한테 주고 간 거에요. 절박함이 담긴 아이의 글씨체에 막막함이 밀려온다.




"많이 아팠을텐데…"




명수가 쪽지를 내려놓은 곳에 다시 쪽지를 접어 내려놓았다. 쪽지를 주머니에 집어 넣은 명수가 오늘은 그만 하고 싶어요, 하고 말한다.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뚝, 떨어진 명수의 눈물이 환자복을 적신다. 명수를 따라 상담실 밖으로 나간다. 벽에 기대 주저 앉은 명수가 얼굴을 감싸 쥐고 울음을 터트린다. 가만히 명수를 보다가 발걸음을 옮긴다.




 

 

제목이 상이긴 한데, 사실 상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

 

길이는 짧아질 수도 있고 길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시점은 호원이구요..

호원이는 성열이 형이에요.

 

다음 편은 언제 나올지 장담 못해영~

11월 12일 부터 시험이라서;;;

전에 수열 뭐더라, 그거 번외도 쓰고 있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

 

시험공부한다고 쓸 시간이 없네요...흡... 열심히 쓰고는 있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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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밤야입니다ㅎㅎ
호이팅호이팅 조급햐하자도말고그대가글이쓰여질때이뿌게써주세요ㅎㅎ시험은..중요하니까ㅠㅠ엉엉

11년 전
도토리
이뿌게.... 시험은 중요허니까요허엏어허어헝헝허어허어....그래도 글 봐주는 그대들이 있어서 나는 삽니당ㅎㅎㅎㅎㅎㅎㅎㅎㅎ, 시험 공부하면서 틈틈히 시간나면 쓸게요! 시험 끝나면 폭풍 업뎃을 약속하여...☆★
11년 전
독자2
고구마예요 성열이 죽었구나.....ㅠㅠ 성열이가 항상 물어봤다던 말의 뜻을 당최 짐작할수가 없어서 끙끙입니다 ㅋㅋㅋㅋ 시험공부열심히하세요! 힘쇼~*
11년 전
도토리
아잌 고구마님이시네영!! 사실 원래 저 말이 아니였는데, 생각나는게 있어서 대사를 바꿨답니다~ 요새 음마가 자꾸 씌여서 큰일이에요... ㅎㅎㅎ 공부 열심히 할게요! 아부지가 폰 대신 단콘 딥디를 사주셔서 하기 싫어도 해야할 판이에요...
11년 전
독자3
음마는 사랑입니다 핰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폰대신 단콘딥디라녀.....폰은어쩌시곸ㅋㅋㅋㅋㅋㅋㅋ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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