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밝다. 평소에도 밝았지만 오늘은 유난히 밝다.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이의 얼굴은 어둡다. 그리도 잘 웃던 사내였지만 어째선지 오늘은 한번도 웃는것을 보지 못하였다.얼마쯤 넋을 놓고 바라봤을까, 정신을 차려보니 그와 눈이 맞아있었다. 깜짝놀래 황급히 눈을 돌렸지만 이미 그의 입은 나를 부르고있었다."..경도련님. 거기서 뭐하십니까?"잔뜩 더벅이 된 머리에 위로 쭉 째진 눈썹, 두툼한 아랫입술.. 마을에서 가장 어여쁘다던 김대감의 여식도 내눈에는 그의 미모보다는 못하였다."....거기서 뭣하느냐."오늘따라 근심이 많아보이는구나,차마 뒷말은 내뱉지 못하였다. 그와 나는 가깝고도 너무 먼 사이이기에.."..그냥..하늘이 맑아 보고있었습니다."슬쩍 웃으며 대답하고는 자리에서 툭툭털고일어나 다시금 제 할일을 찾아 빗자루를 잡는 그의 모습에 무언가 모르게 섭섭한 감정이 느껴졌다."내가 그리 어렵느냐?"내질문에 날 지긋이 바라보며"어렵다니요,제게 도련님은 어려울수조차 없으신 분이십니다. 전 일개 하인이지않습니까."대답하는데, 그모습에 가슴이 뛰면서 또 그 대답에 가슴이 미어진다."너가 어찌하여 일개 하인이느냐. 너는 내게.."더이상 말을 잇지 말라는듯 조심스레 내 손을 잡아오는 그의 모습에 나도모르게 목이 메어왔다.어려서부터 함께 컸고, 현재도 같은 하늘아래 서있건만 우리둘은 같은곳을 바라보고도 바라보지 못하고, 같은 마음을 품고도 표현하지 못한다. 남자와 남자, 양반과 천민,, 우리 둘 사이에는 넘을수 없는 장벽이 너무나도 많았다.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바라보기만 하며 또 다시 밝은하늘이 어둑해진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