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저찌 어영부영 하루가지났다. 가릉대며 곤히자는 녀석을 구경하다 잠이든건지, 눈을 떠보니 밖은 어느새 해가 고개를 내민지 오래였다.
"으으..몇시야.."
핸드폰을 보니 시간은 9시, 평소 잠을 잘 자지 못하던 나로서는 무척이나 놀라운일이었다. 곧 정신을 차리고 그녀석, 피오가 있어야 할 자리를 봤지만..
"어라? 얘 어디갔어"
이불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깜짝놀래 피오야!!하고 크게 부르자 곧 부엌쪽에서 나는 녀석 특유의 그르렁소리에 부엌으로 달려가자 음식물쓰레기통을 뒤지다 말고 날 쳐다보며 그르릉거리는 녀석의 모습에 한숨을 내뱉었다.
"너 이자식 뭐하는거야-"
몸통을 들어올리자 바둥거리는 모습이 꽤나귀엽다. 그런데,
"뭐야 너.. 음식물쓰레기중에서도.."
고기만 골라먹었어..?
"뭐야, 고기가 고팠냐?"
이상하긴 했지만 별거아니겠지, 하고 넘기자니 뭔가 계속 찝찝하긴했지만 고기가 고팠냐는 나의 질문에 대답이라도 하듯 날보며 크앙-거리는 녀석의 모습에 놀라웠,,
뭐? 크왕?
보통 고양이가 크왕하고 울던가? 뭔가 이상하단 생각이들었다. 그 생각이 들자마자 정신차려보니 어느새 녀석의 입가를 씻기고 모자를 눌러쓴채 동물병원으로 달리고있는 나를 발견했다.
'이녀석, 정말 고양이 맞아?'
사실 얼마전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고양이인줄 알고 데려다 키웠더니 삵이더라', 하는 기사를 본 후였기에 뭔지 모를 이상한 느낌에 녀석을 곧바로 의사선생님꼐 맏겼고, 난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었다.
"...네? 표범이요..?"
몰랐냐는듯 태연스레 대답하시는 수의사 선생님의 태도에 난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래서, 어떻게 해야하죠..?"내 질문에 잠시 생각하시던 선생님은"아직어리니깐 일단 잠시 맡아서 키우심이 좋을듯하군요. 좀더 크고 나면 동물원에 보냐심이 가장 좋은방법일듯해요."사실 저도 이런경우는 처음이라서요, 하고 장난스레 말씀을 하시는 선생님의 말씀은 사실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잠시 허공만을 바라보다 다시금 피오를 쳐다보자 날카로운 눈매로 나를 바라보는데, 웃긴게 그눈빛이 은근 슬퍼보인다.일단은 데려가기로 마음을 먹고 그대로 품에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표범이라니.. 우리나라에 야생표범이 살던가..?녀석을 툭툭 건드리며 너 진짜 표범이야? 하고 물어봤지만, 내손을 다시 툭툭 쳐내며 그르렁 거리는게, 표범이라 생각하면 무서운데 그냥 어제 주워온 피오라고 생각하면 마냥 귀엽다."그새.정이 든거야,설마..?"내 혼잣말을 알아듣기라도 한것 마냥 날 빤히쳐다본다.너, 나 안잡아 먹을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