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짝사랑 전과는 몇범 입니까?02
씨근덕대는 전정국을 등지고 대기실로 돌아와 다시 한명씩 메이크업을 시작했다. 금발머리가 제일먼저 자리에앉아서 망개떡과 치열한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김태형! 나먼저 할꺼라고! 나 빨리 메이크업 받고 똥쌀거란 말이야!" 아이돌도 똥을싸나, 내앞에 벌어지고 있는 이 전투의 현장은 마치 1592년에 발발한 임진왜란 전투를 보는듯 했다. 똥이 마려운 적군과, 제 자리를 지켜내 메이크업을 먼저 받으려는듯한 금발머리, 아니. 저 망개떡은 분명 , 그래 이름이 김태형이랬던가. 김태형이 메이크업을 받는동안 응아를 싸고 오면 될텐데, 어딘가가 부족한게 분명했다. 나는 이러다 쌩얼로 무대에 올라가는 불상사가 생길까 싶어 빠르게 파운데이션을 집어들었다. 오.. 잘생겼어 잘생겼어. 나는 김태형의 얼굴에 감탄하며 스폰지에 파운데이션을 골고루 묻히기 시작했다. 그무렵 등 뒤에선 허언증 몬스터씨가 망개떡에게 화장실을 먼저 다녀오는게 어떻겠냐고 회유를 시도하고 있었다.
"지민아, 지금 가서 똥을 누고 오는게 어떻겠니"
"아..."
모든것이 해결된듯 대기실에 평화로운 기운이 맴돌았다, 저기 저 구석에서 나를 열심히 째려보고계시는 전정국만 빼고. 그리고 민윤기는 여전히, 관심이 없었다. 그래 저래야 민윤기지, 나는 중학교내내 고통받던 민윤기의 일명 무관심한 성격이 내 직장생활에 이렇게나 큰 도움이 된다니! 하면서 즐거워하고 있었다. 김태형의 얼굴은, 마치 신이내린듯 T존이 명확하고, 눈이 컷고. 아니 그냥 잘생김의 대명사였다. 더럽게 시끄러운 이 입만 빼면,"짐나 똥쌌냐! 응? 다 쌌냐!" 아니 대기실에서 화장실까지 들릴리가 만무한데 귀청이 떨어져라 소리쳐대는 김태형의 큰 귀를 잡아 뜯어버릴까 하다가, 그냥 주먹을 꼬옥쥐곤 참았다. 근데 또 신기한게, 그 멀고도 먼 화장실에서,
"태태야!!!!!! 나 응아가 안나와!!!!!" 하고 소리치는 박지민이었다, 아까, 허언증몬스터씨가 망개떡에게 말을 걸 때에 이름은 얼추 들어 알게 되었다.
그렇게 박지민에게서 대답이 들려오자, 김태형은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움직여대기 시작했다.
"저기, 저 지민이 똥쌀때, 제가 같이 응~차! 안해주면 못싸거든요..."
난 순간 귀를 의심했다, 그니까 지금 메이크업 받다가 친구 똥싸는데 기합넣어주러 간다는건가. 나는 브러쉬를 잠시 테이블 위에 올려두곤 김태형의 환한 금발 머리채를 잡고 캉캉댄스를 출까 하다가 관뒀다. 보아하니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 그런 아이들인것 같았다. 그래요 당신들의 우애에 축복을! 나는 한숨을 몰아쉬곤 조용히 폰을 만지던 민윤기를 불러냈다. 전정국 저 X끼는 메이크업을 받다 무슨 발언을 내뱉을지 모르니, 일단 마지막 타자로 세우는게 좋겠지. 민윤기는 폰을 만지다 말고 천천히 테이블앞으로 걸어와 풀썩 주저앉았다. 여전히 피부가 하얗고. 눈이 세모났으며. 주변에 관심이없었다.
제일 밝은 호수의 파운데이션을 꺼내 피부와 대조하면서, 이것보다 더 하얀 파운데이션은 없나 주변을 뒤적거렸다. 남자 그룹이라 하길래 조금 어두운톤의 파운데이션들을 챙겼더니, 민윤기가 있을줄이야. 젠장 하면서 파운데이션에, 내 파우치에 들어있던 미백크림을 좀 섞어넣었다. 화장을 해주면서 곱고 하얀피부에 패배감이 들어 고개를 들 수 없었다.
"피부가 정말 하얗네요."
"어 그래서 니가 포스트잇에 당신의 하얀 피부에 반했어요.. 그랬잖아"
-푸웁
X발 이X끼도 그냥 모른척 했던거구나, 나는 입안에 담긴 아메리카노를 바닥에 장렬히 뿜었다. 그때 들어온 김태형과 박지민이, 코디누나가 입으로 똥을쌌다며, 쾌변을 축하하는 의미로 댄스브레이크를 쳐줬다. 미친놈들. 민윤기에게 화장을해주는 손이 걷잡을 수 없이 떨리기 시작했다.
"내 매끈한 다리를 볼때마다 심장이 떨린다고?"
무려 10년이 지난 지금, 내 포스트잇에 적혀있던 멘트를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기억하는 이 놈은 뭘까, 얼굴에 파운데이션을 까는 내 손길이 점점 거세져 흡사 뺨을 때리는것과 같은 세기로 변질되어 있었다. 차라리 전정국처럼 길길이 날뛰던지, 아니면 끝까지 모르는척을 하던지, 은근히 나만 들리도록 속을 긁어대는 민윤기가 얄미워서 있는 힘껏 파운데이션을 발라댔다.
"그러다 우리 영희 얼굴 멍들겠어요, 안그래도 우리영희... 화장실 변기에만 앉아도 엉덩이에 멍이 드는데.."
뒤에서 허언증 몬스터의 심오한 허언세계가 막 시작되고 있었다. 민윤기가 흘끔 뒤를 돌아보며 허언증몬스터에게 시선을 주다가,"쟤 말은 걸러들어, 말의 약 70%가 거짓말이고, 유일하게 거짓말을 안하는 30%의 순간은, 카메라가 켜질때 뿐이니까." 그렇게 조언아닌 조언을 해주었다. 그래, 전정국도 너도 참 기구한 팔자다. 우리 천년만년 만수산 드렁칡이 얽힌듯 이렇게 행복하게 살자. 생각하면서 섀도 컬러를 고르기 시작했다, 눈 모양이 특이해서 거울에 비치는 민윤기의 눈모양을 보며 쉐입을 잡다가, 컬러를 하나씩 올리기 시작했다. 삼각존은 두껍게 채울수록 눈매가 지저분해 보이니 두께를 일정하게 해 삼각존 부위를 채우고, 번진 섀도 가루들을 탈탈 팬브러쉬로 털어냈다. 가만보면 참 매력있는 얼굴이다 싶었다. 립컬러를 올리다가."내 입술보곤 뭐라 했더라, 당신의 빨간 입술에 건배하고 싶어요.... 랬나?" 능청스럽게 웃으며 이야기하는 민윤기에게 아무도 보지 못하게 소심한 가운데 손가락을 올려준 후에 전정국을 불렀다.
"메이크업 받으세요."
뭐가 마음에 안드는지 표정이 아주 볼만했다. 박지민이 정국이 화장할 차례가 다가오자, 옆에 의자를 끌고 앉아 구경해대기 시작했다. 파운데이션을 착착 올리다가, 이놈의 태도가 너무 짜증이나서 또 뺨을 때리는듯한 세기로 올려붙였다."야, 야!" 전정국이 다급하게 나를 부르고 나서야 그 세기가 좀 약해졌다.한참 아이메이크업을 해주고 있는데, 옆에서 박지민이 중얼중얼, 뭔가를 말한다. 가만히 귀를 귀울여 듣고 있는데, "아..저 섹시한 눈매... 갖고싶다.","아.... 저 아름다운 콧구멍 갖고싶다."대충이런 내용이었다. 신이시여 진정 이 그룹엔 정상적인 사람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것 입니까! 나는 머리를 짚었다. 회사에서 잡아준 이번컨셉에, 유일하게 전정국만 새빨간 립을 발라야 했다, 입술라인을 예쁘게 따서 세심하게 입술을 채워나가고 있을때였다. 갑자기 전정국이 박지민의 눈을 직시하면서,
"형 내가 홍두깨 부인 보여 드릴까요."
제발, 전정국 이X끼야 제발.. 그짓만은 하지마라... 설마가 사람을 잡는다고, 내가 열심히 채워놓은 입술을 열심히 음파 음파 거칠게 해대더니, 입술라인을 약 2CM벗어난 곳까지 립제품을 도포해대기 시작했다. 박지민은 그 꼴을 보고 웃기다며 박수를 치며 꺄르륵 꺄르륵 거렸다, 존나 재밌는 그룹이네, 거참 신나겠어요. 심지어 소속사에서 방탄밤이라는 유투브 채널에 올리겠다며, 전정국이 고은애를 따라하며 "두우 깨에 쒸이~" 하는 꼴을 찍어댔다. 나는, 순간 방탄소년단의 메이크업을 담당하느니, 애견카페에서 하루종일 개똥을 줍는게 더 쉽지 않을까? 고민했다. 암 백번 나을거다 그게, 나는 그 뒤에도 전정국의 입술만 약 3번가량 지웠다 채웠다 하는 역량을 발휘했다. 앞으로 전정국 메이크업을 할땐, 아주그냥 컨실러로 입술을 없애는게 어떻느냐 건의해볼 생각이었다.
"의상 갈아 입으세요."
간신히 메이크업을 마친 내가 포장된 옷들을 하나씩 건네며 옷을 갈아입어주길 부탁했다. 옷갈아 입기 편하게 잠시 자리를 비켜주는게 좋겠지. 나는 밖으로 빠져나와 대기실 문에 몸을 기대고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정말 신나고, 기운차고 보람찬 하루 아니겠습니까! 나는 주먹을 말아올려 화이팅! 소리없이 기합을 넣었다. 한 오분쯤 지났나 대기실로 들어가보니 멀끔히 옷을 갈아입은 7명의 남자가 무대에 올라가길 대기하면서 앉아있었다, 그래 일할때는 멀쩡하다 이거지, 근데 갑자기 김태형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 서더니, "짐나 우리 스모하자 스모!" 하면서 흡사 약 20년간 스모에 몸을 담궜던 국가대표 선수마냥 다리를 쫘악 벌리고 섰다..
"그러면...바지가!! 찌ㅈ..."
그래 찢어졌구나! 하하하하하하 나는 찢어진 가랑이 사이로 빼꼼 고개를 내민 김태형의 노오란 스폰지밥 팬티와 눈이 마주쳤다. 뭐, 뭘봐 뭐 어쩌라고 한번 해보자고?
"어! 나도 오늘 스폰지밥 입었는데!" 박지민이 흥분한 어투로 스모선수 자세를 취하자, 김태형과 동일한 노오란 스폰지밥과 또 아이컨택을 하게 되었다.
X발 진짜.... 둘은 무대의상 따위엔 관심없다는듯, 그저 같은날 같은 팬티를 입었다는 사실에 흥분해 가랑이가 찢어진채 신명나게 춤을 춰댔다. 그래 니들 잘났다 잘났어. 나는 여분의 바지를 챙겨온 나의 센스에 감탄하며 두사람에게 바지를 건넸다.
"스폰지밥 팬티가 정말 아름다우세요"
물론 칭찬도 잊지 않았다. 둘은 내 칭찬에 부끄러운듯 귀가 붉어져 "ㄱ..감사합니다" 하고 입을 맞춰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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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쥴이 마치고, 메이크업 박스를 챙겨 집에 돌아가려는데 도끼병 왕자님 전정국 께서 나를 부르셨다. "진짜 빨리 그만둬라." 진짜 빨리 그만두기 싫다만?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바보 천치같은 표정으로 전정국의 시선을 맞받아 쳤다. "너 고등학교때 나 졸졸 쫓아다닌거 다 말하고 다닌다." 야, 난 전정국 너보다 민윤기가 약 200배 가량 더 무섭다. 뭐 전정국이 오만데 내 흑역사를 퍼뜨려도, 딱 1달만 일하면 되는 일자리였기때문에 그닥 문제 될 건 없었다.
근데 정말 짜증나는건,
"다음엔 홍두깨로 끝나지 않을거다."
이 협박 이었다. 나는 홍두깨의 여파가 컷던지 순간 두려움을 느끼곤 굴복할뻔 했던 위기를 잘 참아 냈다.
요주의 인물이다 전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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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읽는 로코물입니다. 그래서 분량도 짧고..아니 질문하나 할게요 분량이 짧나요?ㅋㅋㅋㅋㅋㅋ
저는 참 열심히 쓰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암호닉 명단 읊겠습니다! 계속 추가로 모집할 예정이니 댓글 꾸준히 다셔도 됩니다.
암호닉
그림의 떡/융융힝/침침니/우까/낑깡/푸퐁리/흰색/청보리청/솔랑이/초코찐빵/미키/한아/정국아/수리/김까닥/초코아이스크림/수박마루/녹차마루/낙엽/개구락지/양갱/쿠쿠웅/코코빠/헹구리/홉카/가온/너만볼래♡/연이/짹짹이/콕예/렌지/쑥쑥이/현/몽구스/누가보면/치즈/난나누우/청아/뭉뭉/설/늘봄/마싯는몽자/책가방/황제펭귄/챠또/보라도리/엘런/과제의산/냥닝늉/바다/1204/워더/민굥기/오호라/붕어빵/연꾹/달빛/청포도/정연아/ㅇㅅㅇ/0320/하루종일/0618/우유/몽쉘/비데/ㅇㅇㅈ/꾹피치/@정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