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전정국] 당신의 짝사랑 전과는 몇범 입니까? 04
오늘도 방탄소년단의 애견카페가 대기실한켠에 개장을 알렸다. 연달아 이어진 스케쥴에 피곤했는지, 입을 벌리고 곤히 잠이든 박지민에게, 김태형은 어디서 구해왔는지도 모를 수성 펜 하나를 꺼내들고 박지민의 고운 얼굴에 낙서를 해대기 시작했다. 볼따구에 열심히 뭐라뭐라 적어대다가, 혼자 빵 터져서는 연신 웃음을 멈추지 못하는데,"뭐가 그렇게 재밌니."하고 묻자 화들짝 놀라 나자빠졌다. 문제는 김태형의 궁댕짝이 박지민의 얼굴 위로 힘차게 떨어진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아픔+놀람에 몸부림 치며 일어난 박지민이 김태형의 잘나빠진 엉덩이를 풀파워로 내려치며, 거대한 똥자루에 얼굴이 깔리는 꿈을 꿨다며 괴로워했다. 김태형은 욱신거리는 엉덩이를 붙잡고 훌쩍였고. 박지민의 얼굴엔,
'빛나는 작은고추 박지민.' '작은고추가 맵다지민' 하고 적혀있었다.
나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어 등을 돌렸고, 심각한 표정으로 똥자루에 깔리는 꿈을 설명하는 지민을 바라보던 김태형도, 웃음을 멈추지 못해 복통을 호소했다.
나중에서야 알게된 이야기지만, 라디오에서 우연히 알게된 박지민의 태몽. '큰나무에 빛나는 작은고추' 이야기를 듣고 장난기가 발동한 태형이 방송사 건물을 모두 뒤져가며 수성펜을 찾아 낸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박지민은 그 낙서를 얼굴에 지닌 채 무려 3시간 동안 리허설을 감행했고, 얼굴의 낙서를 알아 차렸을땐, 이미 스텝들 사이에서 '빛나는 작은 고추 지민' 으로 자리매김 한 후였다. 마지막 카메라 테스트를 하기 전, 가까스로 자신의 얼굴에 있던 낙서를 알아 챈 지민이, 태형의 명치를 난사하며 울부짖자, 결국 지민의 손을 잡고. "스탭 여러분 사실 지민이의 소중이는 빛나지도 않고 작지도 않습니다, 그저 지민이의 태몽이 너무나도 귀여워 벌인 저의 단독 범행입니다." 방송국 곳곳을 돌며 해명 퍼레이드를 했다고 전해진다.
정말 의아한건, 해명을 하러 방송국 곳곳을 누비면서도, 박지민은 얼굴의 낙서를 지우지 않았다는 거다.
두명의 비글이 해명 퍼레이드를 위해 대기실을 나선 후, 간신히 웃음을 가라앉힌 채 멤버들의 메이크업을 시작했다. 얼굴에 베이스를 깔아주다가, 아무 생각없이, 정국의 방에서 훔쳐온 머그컵에 음료를 따라 홀짝였다, 애석하게도. 내가 전정국의 얼굴에 화장을 하고 있을때의 일이었다. "그거 뭐냐." 정국이 컵을 가르키며 묻자. 아차 싶은 내가 급히 전정국의 얼굴이 새겨진 부분을 손바닥으로 가렸다. "응? 뭐가." 내가 신들린 연기력으로 시치미를 떼며 컵을 저만치 치우곤, 식은땀이 줄줄 흐르는 손으로 화장을 해대기 시작했다.
"컵 모양이 심히 익숙한데,"
"착각일껄?"
"그건 봐야 아는거고."
난 필사적으로 컵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긴 팔로 날 제압하고 음료수가 담긴 컵으로 손을 뻗어오는 전정국의 태도에 당황해 방어 자세를 취했는데... 그래 난 방어자세를 취한건데... "젊은이.. 영 좋지 못한곳을 맞았구만 허허." 이 말은, 상황을 지켜보던 맏형이 내뱉은 말이었다. 그래.. 음..? 내 팔꿈치에, 맏형의 말대로 영 좋지 못한 곳을 얻어맞은 전정국이 대기실에 드러누웠다. "으으...." 생전 처음으로 겪는 고통에 전정국이 얼굴이 빨개진 채 괴로워했다. 난 그저 드러누운 전정국의 허리를 콩콩 두드려 주는 일 밖엔 할 수 없었다. 때마침 대기실로 복귀한 박지민과 김태형이 상황을 파악하곤, "환자분 괜찮으세요?" "환자분, 제 손가락이 몇개인가요!" 의사놀이를 하며 함께 허리를 두드려줬다. 결국엔, "빛나는 작은고추 간호사! 매쓰를 준비해!" 하고 소리쳤다가, 박지민에게 엉덩이를 까이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김태형이 장렬히 정국의 옆으로 쓰러졌다.
천국과 지옥을 오가던 고통을 맛본 전정국이 실랑이 끝에 컵을 되찾곤 씨근덕 댔다. "도둑놈!" 나는 죄스런 마음에 고개를 숙인 채 입술을 짓씹었다. 큽... 웃긴걸 어떡해! 나는 결국 전정국의 가랑이를 가르키며 빵, 터졌고. 전정국은 얼굴이 빨개진 채 컵을 제 백팩안에 집어넣었다. '줬다 뺐냐, 아 진짜 뺏길뻔 했네.' 하고 중얼 거리는건 덤이었다. 워낙 작은 소리여서 난 그냥 모른척했다. "쓰레기처럼 처박아 둬놓고 용케도 니껀줄 알아챘네!" 내가 호기롭게 외치자, "누가 쓰레기 취급을해! 이거 내가 제일 아끼는 컵이거든!" 하곤 발끈했다. 저도 말을 하곤 아차 싶었는지 귀가 붉어졌다. 뒤에선 김태형이 눈치없이. "맞아 저거 다른멤버가 쓰지도 못하게 하잖아.. 저번에 남준이형이 모르고 썻다가 프리큐어 팬티만 입고 내쫓겼었잖아." 주절댔다. 구석에서 자는 척 을 하던 허언증 몬스터 씨가 발끈하며, "프리큐어 팬티 아니고 스폰지밥이었거든!" 하고 외치자,
그럼 지민이와 저의 커플팬티를 뺐어입은 거냐며 김태형이 씨근덕 거렸다. 리더의 입이 꾹 다물렸다.
그날, 전정국의 페이스북
전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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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ㅋ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박지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엌ㅋㅋㅋㅋㅋㅋㅋㅋ
김탄소: 내가 미안하다고 했잖아..
전정국: 김탄소 사과 하면 뭐해.. 이미 깨져버린걸..
김남준: 탄소씨.. 정국이... 회생불능이야.
김석진: 계란 후라이 먹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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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멤버들과 스텝들이 나와 눈이 마주치면 자연스레 자신의 가랑이를 가리곤 뒷걸음질 치는 묘한 광경을 목격하며 머리를 짚었다. 전정국 저자식때문에 되는 일이 없구만, 분명히 전정국이 사방 팔방 소문을 내고 다녔을 것이라 판단되어 대기실을 쏘다니며 전정국을 찾아 다니고 있을 때였다.
"매니저 형, 이러다가 우리 멤버들 달걀이 남아나질 않겠어요..."
심각한 표정으로 멤버들의 달걀을 걱정하는건, 내 예상과 달리.. 허언증 몬스터였다. 매니저 형은 그런 리더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아닌 위로를 건넸고, 그 광경을 지켜보던 나와 눈이 마주치자, 조심히 가랑이를 가리며 자리를 비켜주었다. "세상...X발." 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했다.
오랜만에 스케쥴이 이른 시간에 마쳐서 신나는 마음에 메이크업 박스를 챙기며 엉덩이 춤을 춰대는데, 민윤기가 입동굴을 거하게 지은 채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두 눈이 마주쳤음에도, 나의 엉덩이는 마치 겨울왕국에 나오는 울라프의 춤사위와 같이 멈추질 않았다.
"언제까지 출껀데, 나.. 나가 있을까?"
"아..아니 그냥 보고 있어도 돼..."
뭘 보고 있어도 된다는 걸까 김탄소 미쳤어? 나는 내 입을 책망하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어댔다.
"귀... 귀엽지? 내엉덩이."
"아니."
어색함을 못이기고 뱉어낸 내 농담에, 민윤기가 표정을 굳히곤 맞받아쳤다. 정적이 흐르고, 메이크업 박스를 끙끙대며 들어올린 내가 대기실을 나가려 할 때였다.
"너 우리집에 충전기 두고 갔더라,"
아 어쩐지 집에 없더라, 난 내머리를 복도 벽에 한번 쾅 들이박으며 자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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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기를 가지러 숙소 문 앞까지 왔건만, 나를 멀뚱히 내려다 보기만 하는 민윤기를, 마찬가지로 멀뚱히 보고만 있었다. 뭐지, 뭐하자는거지. 나는 빨리 들어가서 충전기를 가지고 나오길 바래.. 하는 눈짓을 보내 보았지만, 민윤기는 알아차리지 못한 듯 했다.
"추운데 잠깐 있다가지?"
다시 찾은 민윤기의 방은 성격답게 꽤나 깔끔했다. 저번엔 피곤해서 둘러 볼 시간도 없었는데 새끼, 나름 일등 신랑감이네 싶어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을 때였다.
"야 이거봐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중학교때 졸업사진."
아니 이새끼는 왜 중학교 졸업사진을 숙소에 들고오고 지랄일까, 나는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녀석을 노려봤고, 민윤기는 이미 바닥에 엎드린 채로 열심히 앨범을 뒤적거리고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 어떤 절구로 빻아야 얼굴이 이렇게 생기냐."
민윤기의 말에 난 대답없이 녀석의 머리칼을 한 20가닥쯤 뽑아 냈다. 아픈지 괴성을 지르는놈 때문에, 옆방에서 간만에 게임을 즐기던 전정국이 민윤기의 방으로 쳐들어왔다.
"아! 형 시끄럽다고요!"
"미안미안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 김탄소 집 안가고 뭐하냐."
"뭐 두고 간거 있어서."
전정국이 의심쩍은 눈빛으로 둘을 번갈아 쳐다보다, 이내 방문을 쾅 닫고는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나가서 맥주나 한잔할래?"
"나야 좋지."
숙소에서 더이상 키득거리는게 오랜만에 휴식을 얻은 멤버들에게 민폐가 될 것만 같아, 민윤기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근데 이놈은 연예인도 아닌가, 나가서 사진이라도 찍히면 어떡하려고. 그래도 만사 걱정없어 보이는 녀석의 얼굴에 홀리듯 좋다고 대답했다. 두꺼운 잠바를 챙겨입고 밖으로 나서려는데, 정국이 제 방문을 열고 밖을 나가려는 우리를 빼꼼 훔쳐 보다가, 완전무장을 한 우리를 발견하곤 "어디가!" 하고 소리쳤다.
"맥주한잔 하러, 왜 임마." 윤기가 특유의 그 늘어지는 목소리로 이야기하며 정국의 시선을 마주 했다.
별안간, "나, 나도가! 기다려! 같이가!" 하는 의미를 파악 할 수 없는 말들을 짓껄이며 옷을 입으러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시끄럽다며, 니가 시끄럽대서 나가는건데, 따라나오는 심보는 또 뭘까.. 하여튼, 나는 굳이 따라나온 정국을 고깝게 쳐다보며 입맛만 땁땁 다셨다.
"왜, 뭐, 내가나와서 싫냐, 윤기형이랑 뭐할려고 이 변태야."
내가 왜 변태인지는 모르겠다만, 그저 좀 닥쳤으면 좋겠어서 무시했다. 우리는 숙소근처, 두다리 호프집에 몸을 앉혔다.
"옛날에 내가 어디가 그렇게 좋았냐,"
"김탄소가 형도 좋아했어?!"
나는 화들짝 놀라며, 배신감에 가득한 표정으로 날 노려보는 전정국의 입에다가 강냉이를 한웅큼 쥐어 쳐박아 줬다.
"몰랐냐? 얘 나 중학교 3년 내내 쫓아다녔는데."
"닥쳐라 민윤기."
"왜ㅋㅋㅋㅋㅋㅋㅋㅋ 재밌는데, 정국이한테도 포스트잇 보여줄까?"
난 민윤기의 입에도 똑같은 양의 강냉이를 들이 부어줬다. 두녀석이 한참을, 입의 용량보다 큰 강냉이에 괴로워했다.
"김탄소가 고등학교 3년내내 나 쫓아다녔었는데, 형도 이건 몰랐죠?"
"야, 말은 바로 해라 니랑 나이차이가 있는데, 2년이야 2이년~"
난 유치하게 민윤기에게 자랑하듯 이야길 꺼내는 전정국의 말을 가로 채곤 이야기 했다. 그에 민윤기의 표정또한 배신감에 물들어 퍽이나 볼 만 했다. 가만보니, 내 흑역사 5년이 한자리에 모였구나, 이거 잔치라도 벌여야 하나 나는 고민끝에 맥주 500cc를 들곤 홀짝였다. 민윤기와 전정국 사이에 묘한 정적이 흘렀다.
말없이 술만 홀짝이던 셋의 정적을 깨뜨린건, 묘하게 볼이 붉어진 민윤기였다, 유난히 하얀 피부덕에 술기운이 올라 발그레 한 볼이 눈에 띄였다. "야, 김탄소가 나를 얼마나 좋아했냐면, 으잉! 맨날 내 책상위에다가! 응!? 우유 올려놓고, 그렇게~그렇게 반했다고오..! 나 잘생겼다고오!!! 아주 칭찬을 칭찬을!! 내가 그 포스트잇을 아직도 들고 있어 임마!!" 난 이마에 힘줄이 서는걸 느끼며, 묘한 살기를 띈 채 민윤기를 노려 봤다. "하, 고작 바나나 우유가지고? 난 바나나 우유 받고! 응? 그뭐야 그래, 포스트잇도 맨날 받고! 아주 나 농구할때마다 멋있다고 멋있다고!! 아주 엉덩이 춤을 씰룩씰룩 했다니까?" 아.. 듣자 듣자 하니까 이새끼들이... 마치 시장에 가면 게임을 하는것같이 끊임없이 말을 주고 받는 두 녀석의 모습을 방관하며, 홀짝 홀짝 맥주만 들이켰다. 결국엔."아~ 그러셨쎼요? 그러면 뭘하나 고작 2년인데, 난 3년이거든 아! 그리고 또, 얘가 얼마나 날 좋아했으면!
나 잘때 몰래 볼에 뽀뽀 하고 그랬다니까?" 하며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민윤기에, 난 입안에 있는 맥주를 모조리 바닥으로 뿜었다. 또한, 건너편에 앉은 전정국이 분하다는듯 날 노려보며 테이블에 놓인 맥주를 마구 들이켰다. 아니 왜 날 노려보시나.. 무섭게. 아니 그건 그렇고, 저새끼는 그걸 10년이나 기억해?... 아니 그걸 알면서도 티를 안내? 나는 부들부들 떨리는 어깨를 감추고 민윤기를 째려봤다. 악랄한 악마자식. 한참을 분노에 사로 잡혀 녀석을 노려보는데,
"김탄소 얼굴 빠앟대요~ 흫헤헿 어떤 절구에 빻아야 저런 얼굴이 완성될까~"
술에 거하게 취한 전정국이 숟가락을 마이크삼아, 신나게 노래를 불러대기 시작했다, 근데 가사 꼬라지가 왜저러냐고, 내가 술취한 전정국의 회복불능한 상태를 눈치채곤, 승리의 미소를 짓고 있는 민윤기를 툭툭 치며 가게를 나서자 제안했다, 전정국을 가까스로 일으키려는데,
"누나! 내 달걀만은!" 하면서 좌석에 흐트러진 채 가랑이를 가리는 녀석 때문인지 쉽지가 않았다. 결국 민윤기가 전정국을 등에 업었다만,
"고작 1년 차이가지고 유난 떨지마 이 난쥉아!" 하며 민윤기의 성질을 건드리는 탓에 결국, 숙소 앞 쓰레기 통에 던져졌다. 민윤기는 아무런 미련없이 숙소 안으로 들어섰고, 조용히 안으로 들어오라 손짓하는 민윤기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전정국은 30분 만에 쓰레기 더미 속에서 숙소로 기어 들어올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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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김탄소 왜 내몸에서 자꾸 쓰레기 냄새가 나지?"
나는 죽어도 맡기 싫었지만, 대충 코를 가까이 대곤 킁킁거렸다, 아 젠장 따듯한 쓰레기 냄새가 콧잔등을 타고 유유히 콧구멍으로 들어왔다.
"어, 진짜네... 하.. 고춧가루에 이어서 쓰레기 냄새까지..."
전정국은 말없이 샤워실로 들어가 1시간여 동안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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