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4 A
=친9의 여자친9를 4랑했네
written SOW.
※반응연재※
세상에서 가장 바보같은 짓을 꼽으라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짝사랑이라고 할 것이다.
덧붙여 애인 있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도. 하지만 그 바보같고 병신같은 짓을, 내가 하고 있다. 이 잘난 김태형이.
1-1.
3년 전, 김여주가 내게 말했다. 나, 민윤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나는 말했다. 아니, 너 민윤기 좋아하는거 아니야.
니가, 나 말고 다른 남자새끼가 처음이라서 그런거야.
나의 경고이자 가르침을, 김여주는 가볍게 무시했다. 그리고 민윤기에게 처절하게 매달렸다. 자기 좀 봐달라고, 나 너 좋아한다고.
그 짓을 3년을 봐왔다. 3년동안, 김여주에게 넘어가지 않을 것 같던 민윤기는 넘어갔다. 그리고 사귄다.
나의 김여주와, 씨발놈 민윤기가.
내 나이가 20살이니까, 내가 김여주를 좋아한게 6년이 다 되어간다. 태어나서부터 친구였고, 아마 뱃속에서부터 친구였겠지만,
2차성징이 시작되고부터 내게 김여주는 친구가 아니라 여자였다. 좆같게도 그렇게 보이더라.
"뭘 봐."
저게 어디가 예쁘다고, 아, 예쁘구나.
"니 입술."
"변태새끼, 발정났냐? 야동 보내줘?"
"아니, 너랑 야동찍을래."
"병신이, 미치려면 곱게 미쳐라 제발."
그래, 내가 이렇게 끊임 없이 구애를 하는데. 저 눈치없는 김여주는 내가 그냥 지한테 장난 치는 건 줄 안다.
내가 할게 없어서 관심도 없는 여자한테 치대겠냐고. 아직도 날 그렇게 모르나.
"아, 피곤해."
"우리 윤기 피곤해? 왜, 또 선배가 갈궈? " 김여주가 민윤기에게 가까이 다가간다. 애초에 민윤기는 왜 이 자리에 낀 건지 모르겠다.
씨발, 우리 동아리 모임인데 왜 저 새끼가 끼고 지랄이냐고.
주위를 둘러봐도, 민윤기를 껄끄러워하는 사람은 없어보인다. 나를 제외하곤 모두 민윤기에게 호의적이었다.
대체 저 새끼의 어느 부분이 나보다 월등하길래, 김여주는 민윤기에게 반한건가. 그 이유를 이 사람들은 알까, 알아서 이렇게 호의적인걸까.
"아니, 박지민 그 씨발이 자꾸 내가 좋다잖아."
"하, 내가 이제 하다하다 남자한테까지 질투를 해야해? 내가 박지민 빨리 끊으라고 했어, 안했어."
민윤기는 사람이 잘 꼬였다. 그게 남자든, 여자든. 그래서 김여주는 민윤기와 사귀고나서부터 집착이 늘었다.
민윤기는 김여주의 집착을 혐오했지만, 난 좋아했다. 나한테 좀 해줬으면 좋겠는데. 쓸데없이 나에겐 관대하다.
집착이 쩔게 늘은 김여주의 경계대상 1호는 여자가 아닌 남자다. 좆같이 대부분을 잘하는 민윤기는 특히나 잘하는게 있었는데
그게 바로 공부였다. 우리 대학교 경영학과 수석이면 뭐, 말 다했지. 그래서 민윤기는 지 잘난 걸 알고 대기업 사장의 아들을
과외하고 있는데, 그 아들이 박지민이었다. 뭣 모르고 자란 재벌 2세는 민윤기한테 두근거린게 사랑인 줄 안다고 한다.
그 덕에 민윤기는 박지민에게 잡혀살았다. 물론 과외를 그만두는 방법도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민윤기는 비루한 돈의 노예였다.
그렇기에, 그 과외는 민윤기에게 꿀같은 존재였고. 아무리 싫어도 관둘 수가 없다고했다. 돈이 장난아니게 들어온다면서.
그덕에 애타는건 김여주 뿐이었다. 물론 처음에는 남자라는 말에 신경안쓰더니, 언제 한 번 박지민 얼굴을 보고 오더니 말이 바뀌었다.
남자주제에 예쁘게 생겼다며, 왜 나는 박지민으로 태어나지 않은 것인가 부터 나도 남자로 태어났었어야했다며 제 염색체를 바꾼다고 까지 했다.
한 마디로 별 지랄을 '나'에게 펼치셨단 얘기.
"질투는 니가 안하면 되잖아. 그리고 내가 뭐라고 했어."
" ‥ 남자한텐 관심 없다고."
"한 번 말했으면 됬지, 내가 또 너한테 지랄을 해야해?"
싸가지 없는 새끼. 지 여친한테 말을 꼭 저렇게 해요. 민윤기를 한 번 흘기곤 앞에 놓은 소맥을 입안에 털어넣었다.
오랜만에 들이킨 술이 달았다. 아, 오늘 또 과음하는 거 아니야?
물 넘어가듯이 쭉쭉 들이켜지는 술에 그만 기분이 좋아져버렸다. 아, 안되는데.
나, 술취하면 망하는데.
"여주야."
"아, 이 새끼 또 지랄이네."
"…."
실실 웃으며 김여주에게 다가가는 나를 보고, 민윤기는 그저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알고 있는거다. 내가 뭘 할지. 하지만 막지 않는다. 왜냐고? 민윤기는 어차피 자기가 이길 걸 알기 때문이다.
"좋아해."
내 좆같은 술버릇은, 김여주한테 고백하고.
키스하는거다.
1-2.
술에 쩐 몸을 일으켜 익숙하게 냉장고에 다가가 생수 한 병을 비웠다. 역시나, 김여주의 집이었다.
민윤기도 보통 미친놈이 아닐 수 없다. 자기 여자친구를 좋아하고, 키스까지 하는 놈을 제 여자친구 집에 데려다놓다니.
가끔은 김여주를 좋아하는게 맞나 싶을 정도다.
"아!"
"돌았지 니가, 돌았어."
"왜, 오빠 키스에 뻑 갔냐?"
"니 덕에 황천길 갔다왔다. 어쩔래."
덧붙여 민윤기한테 잔뜩 혼났다는 김여주의 말에 기분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여태 신경도 안쓰더니.
왜 갑자기 지랄이야.
"윤기가 다시 한 번만 더 그러면 헤어진대. 너 또 그러면 진짜!"
쪽, 하는 민망한 소리와 함께 김여주의 입술과 내 입술이 떼어졌다. 아, 이제 헤어지는 건가?
"이제 헤어지는 거지? 빨리 헤어져. 내가 데려가게."
"지랄 하지마, 헤어져도 너한텐 안가."
아, 또 이렇게 사람 마음에 비수를 꽂냐. 정말로 나한테 관심이 없는건지, 아니면 그냥 나를 정말 지 가족처럼 생각하는건지.
왜 뽀뽀를 해도, 키스를 해도 감흥이 없어보이냐고 넌.
난 떨려 뒤지겠는데.
"와, 돌직구 오졌고."
"아, 시끄럽고 빨리 옷이나 갈아입어. 니 잠옷 그거 윤기꺼거든?"
"민윤기꺼라고? 민윤기 여기서 자고 갔어?"
"어."
남자가 여자 집에서 자고 갔다는 건 두 가지 의미로 해석 될 수 있다. 하나는 그저 잠'만'자고 갔다.
나머지 하나는 ‥ 아 씨발. 생각하기도 싫다. 부디 내가 생각한 그 장면이 이 집에서 펼쳐지지 않았길 바라는 마음 뿐 이다.
"잤냐?"
이왕 이렇게 된거, 그냥 물어보기로 했다. 난 아무렇지도 않다는듯이, 네가 민윤기랑 침대를 뒹굴었어도 난 아무렇지도 않아.
라는 표정으로 김여주에게 물었다. 돌아오는 대답은, Yes였다. 잤냐? 라는 말의 의미를 모르는 건 아닐테고.
아, 나의 김여주가. 짐승 민윤기에게 …
차마 말로도 꺼낼 수가 없는 현실에 그저 절망했다. 할 수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민윤기의 멱살을 잡고 짤짤 흔들어 털어버리고 싶었다.
"근데 ‥ 그,"
"어?"
"니가 생각한 건 안했어."
아, 씨발 존나 귀엽다. 부끄럽다는 듯, 목을 긁적이며 진실을 토해내는 김여주는 너무 귀여웠다.
확, 잡아먹고 싶을만큼.
"그럼, 뭐 했는데?"
"그냥 자고만 갔지. 너 처럼."
"나처럼?"
나처럼이라, 난 너네 집에서 자고 가지만은 않았던 거 같은데. 너 몰래 입도 맞추고, 너 요리 할 때 백허그도 하고.
근데 그걸, 민윤기랑도 했다고?
저절로 오르는 혈압에 기분까지 곤두박질 치는 기분이었다. 이래서 짜증난다, 좆같은 짝사랑은.
이 기분은 나 밖에 모르는 기분이니까, 김여주는 민윤기 한정으로 느끼겠지. 그래도 나만큼 비참하진 않을꺼다.
적어도 김여주 너는, 민윤기랑 사귀기라도 하니까.
"아, 나 나가봐야해. 너 오늘 교양수업있더라, 4시에. 밥 차려놨으니까 먹고."
"니가 내 마누라냐? 뭐 밥까지 챙겨놨어."
"이모가 보내준 반찬이니까 차렸지, 우리 엄마 반찬이었으면 안 차렸어 씨발아.
주면 그냥 곱게 쳐먹고 가라."
"아, 난 왜 니가 욕하는게 이렇게 좋냐. 더 욕해줘, 더!"
"진짜 별 ‥."
나를 혐오스럽게 쳐다보던 김여주는 제 손목시계를 쳐다보더니 황급히 나갔다. 예쁘게 차려입은 꼴로 보아선,
분명히 민윤기를 만나러 가는 거일 테고. 난 그거에 또 속이 뒤집어진다.
속이 뒤집히는게 전날 먹은 술 때문인지, 아니면 김여주가 민윤기와 데이트하는 것 때문인지는 몰라도.
내 심사는 지금 졸라게 꼬였다. 이따 집에 오기만 해봐, 넌 진짜 오늘 잠 못 잔다. 나랑 밤새 게임해야 되.
온갖 욕이란 욕은 다 섞어가면서 식탁 앞으로 향했다. 온통 내가 좋아하는 반찬들 뿐이었다.
엄마가 김여주한테 보낸 것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반찬으로 꺼낸 거겠지, 덤으로 내가 좋아하는 계란말이까지 하고 갔네.
예쁜 김여주. 빨리 민윤기랑 헤어져라.
1-3.
민윤기는 답지 않게 랩을 한다. 비트도 만든다. 그 점에 반했단다, 김여주가.
하지만 여기서 김여주가 간과한 점은 나도 랩은 한다. 다만 못할 뿐이지.
"아, 우리 윤기가 믹스테입냈어. Agust D래 아, 진짜 너무 멋있어."
"별론데."
"듣지도 않았잖아. 좀 들어봐, 우리 윤기는 천재가 틀림없어. 공부도 잘하고, 랩도 잘하고, 비트도 잘만들고,
게다가 얼굴도!"
"얼굴은 내가 더 나은거 같은데, 아니냐?"
"응 , 아닌데."
단호하네, 오늘 학식에 단호박이 나왔던가. 학식을 먹고, 다음 강의까지 1시간 넘게 뜨는 나와 김여주는
여느때와 같이 시간을 떼우고 있었다. 김여주의 목소리를 듣는 건 좋았으나, 그 주제가 민윤기라는 점에서 핀트가 어긋났다.
하지만 내가 뭘 어쩔까, 좋아하는 사람이 약자라는데, 난 그 약자고. 김여주는 나에게 항상 강자였다.
"그래, 오늘 옷 예쁘네. 됐냐?"
어, 민윤기다. 그리고 그 옆은 ‥ 권수아? 다행스럽게도 김여주는 민윤기를 못 본듯 했다. 하지만 난 봤다,
민윤기가 권수아 머리를 쓰다듬는 것을. 저 씨발놈이, 진짜.
"왜? 뒤에 누구 있 …"
"아니, 아무것도."
저 병신같은 민윤기보다 더 한심하고 머저리같은 건, 바로 나다.
그 와중에도 김여주가 상처받을까봐 말하지도 못하는 병신새끼.
어떻게 하면, 이 지긋지긋한 짝사랑을 끝낼 수 있을까. 뭐, 사실 끝내고 싶진 않다.
어차피 김여주는 내꺼다. 상처 받을거 다 받고, 나중에 2배로 김여주한테 돌려줄거라서, 딱히 미련은 없다.
넌 그저, 날 밀어내지만 않으면 돼.
.
.
.
.
WANT IT이 가고~ 994가 찾아왔습니다~ (일단 무릎을 꿇는다.)
디마보랑 연애의 온도도 벌려놓은 주제에 새작으로 찾아온 머저리가 여기있어요 여러분 ~!~!~
절 매우 치세요 ^^ 갑자기 번뜩 지나가는거 있죠? 안 쓰면 죽을거 같은 기분이랄까... 물론 전 독자님들께 죽겠지만.
반응 없으면 쿨하게 삭제할꺼에여 히히 아직 정식연재 ㄴ 암호닉도 ㄴ!
온전한 반응연재구여 이건 음, 연재 텀이 길껍니다. 일단 디마보도 완결지어야하고 ‥ 무엇보다 제가 지금 슬럼프가 와서요^^
글을 끝내지 못ㅎㅏ는 병에 걸렸어요. 디마보는 간신히 하고있긴 한데, 요즘 디마보 분위기보시면 알죠? 어두어두컴컴합니다요
아니 어째 사담이 본문보다 기네, 전 이만 물러나요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