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국가대표 연하남과 연애중
19 : 더
w.스노우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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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알바 할거야"
"왜 또"
추위를 피해 조그마한 카페에 앉아 진동벨을 감싸며 대뜸 알바를 할 거라는 내 선언에 정국이가 머리를 짚었다. 창문 너머 시선을 던지는 게 탐탁지 않아 하는 듯 보였지만 뱉었던 말을 취소할 생각은 없었다. 방금 전 카페에 들어와 정국이는 뭘 마실지 고민하는 날 기다렸고 나는 그 옆에서 카페모카라고 답했다. 그리고 정해진 시나리오에 따라 정국이가 계산을 하고 내게 진동벨을 넘겨주며 자리를 잡고. 모든 게 평소와 같았다. 딱 하나 빼고. 그동안 별생각이 없었는데 그냥 오늘따라 왜 난 그 시나리오에서 계산 따위는 생각하지 않고 핫초코를 마실까 아니면 카페모카를 마실까를 고민하는 역할로 굳어져버린 걸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뭔가 굉장히 기생충 같군.
"새해잖아. 그러니깐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 목표를 잡는거지"
"한 삼일 하다 그만두겠네"
오래 연애를 하면 같이 지낸 시간만큼 서로를 잘 안다는 큰 장점도 있지만 그만큼 흑역사도 잘 안다는 어마무시한 단점이 있다. 한 번 아이스크림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설치다가 삼일 만에 이대로는 팔이 부서져 병원비가 더 나오겠다는 위협을 느껴 바로 그만 둔 적이 있었다. 그리고 후들거리는 팔로 밥을 먹다가 서러워서 정국이에게 전화해 엄청 찡얼거렸었는데. 뭐, 아이스크림 알바 흑역사를 이은 또 다른 흑역사를 낳을까 두렵지만 그래도 밑져야 본전이라고 다 안다는 눈빛을 보내는 정국이에게 다시 한 번 꼭 할거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그럼 무슨 알바할거야?"
"빵집? 아니면 편의점?"
"다 먹을 거네"
이것도 너무 잘 알아서 문제다. 괜히 뜨금해서 울린 진동벨을 들고 도망가듯이 카운터로 뛰어갔다. 진동벨을 건네고 커피를 받는 데 카페알바는 어떤가 싶어 쓱 훑어봤는데 바삐 움직이는 알바생들을 보니 딱히 괜찮아 보이지 않아서 알바목록에서 카페알바를 제외한 채 커피를 들고 왔다. 집 근처 새로 생긴 편의점에 알바 공고 붙었던 거 같은데 아직도 구하려나.
"저번에 집 근처 편의점에서 알바공고 붙은 거 봤는데 그거 할 거야"
"추워, 그냥 집에 있어"
"만약에 하게 되면 오전할까? 오후할까?"
"날 풀리면 해"
날 풀리면 학교 가야잖아. 그럼 학교 가야지. 괜히 자꾸만 말려오는 정국이 덕분에 그동안 잠자고 있던 청개구리 본능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상대는 전정국. 내가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며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때마다 앞에서 머그컵을 들고서 딴소리를 늘어놓았다. 결국은 말로는 이길 수 없을 걸 빨리 깨닫고 몸을 이리도 꼬아보고 저리도 꼬아보고 투덜거려도 보고 찡얼거려도 봤다.
"내일 뭐 먹을까"
"말 돌리ㅈ.."
"파스타? 면 별로면 피자 먹을까?"
아주 말 돌리는 솜씨가 수준급이다. 이제는 아예 내 말을 듣지 않겠다는 건가. 내가 가장 대화하기 좋아하는 주제로 날 꼬드길 생각이었는지 가만히 눈에 힘을 준 채 바라보자 정국이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머그컵을 들었다. 피자도 싫으면 중국음식 먹지, 뭐. 하지만 정국이가 내 약점을 잘 아는만큼 나 또한 그만큼 정국이의 약점을 알고있다. 정국이가 머그컵을 내려 놓은 순간 놓치지 않고 손에 깍지를 끼고서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 그러자 깍지를 낀 손이 당겨졌다. 먹혀들었구나.
"대신 할 거면 오전으로 해"
"밤에는 위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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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한 번만 바꿔 줄 수 있을까?"
"아... 그..."
"진짜 중요한 일이라서, 응?"
"...네, 알겠어요"
그렇게 간절하게 내 손을 붙잡고 이야기하시면 누가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 결국은 울며겨자먹기로 알겠다고 한 뒤 조끼를 벗었다. 사실 첫 날에는 생각보다 복잡해서 왜 그 날 정국이에게 온갖 몸부림을 부리면서까지 허락을 얻어냈을까하며 그날의 나를 원망했지만 하루하루 쏟아져 나오는 폐기에 다시 행복해져 나에게 이만큼 잘 맞는 알바는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오전은 오후보다 한가해서 이렇게 꿀 빠는 알바가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오후라니... 주말 오후에 꼭 해야하는 일이라고는 밀린 드라마 챙겨보기 빼고 딱히 없으니 적당한 핑곗거리도 없어 그냥 봉사한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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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줄 타 죽겠네.
정국이를 만나야 할 시간은 다가오는 데 그 다음 야간타임 알바가 오지 않아 땅 무너질 듯 다리를 덜덜 떨었다. 다리 떨면 복 다 날아간다는 데 난 애초에 날아갈 복도 없는가 싶네! 어제 대충 시간을 계산해보니 딱히 정국이에게 오후시간대 알바를 하게됐다고 말할 필요가 없을 거 같아 그냥 말 안 했는데 아주 큰일나게 생겼다. 첫 번째 죄목은 전화통화를 했음에도 알리지 않은 것이요, 두 번째 죄목은 말도 안하고 야간타임 알바까지 하고 있는 것이요. 제발 오늘 훈련 늦게 끝나라. 분명 머리로만 빌었는데 멀리서 텔레파시가 통했는지 정국이에게 전화가 왔다.
"응-"
- 누나, 나 오늘 좀 일찍 끝났어.
칼같이 끝나는 훈련은 왜 오늘은 일찍 끝나고 그래? 텔레파시가 잘못 통해도 한참 잘못 통했네.
아까도 느꼈지만 난 정말 운이 없나보다. 이정도면 하늘에게 버림 받은 게 아닐까.
"그래? 어....지금 만나?"
-반응이 왜 그래?
척하면 척이라고 이제는 목소리만 들어도 무슨 일이 일어난지 귀신같이 알아차린다.
-뭐 잘못했어?
"어...응...."
"내가... 뭘 잘못한 거 같아!"
그래, 매도 빨리 맞는 게 낫다고. 사람이 뻔뻔하게 나가면 원래 할 말도 사라진다고 당당하게 지금 난 잘못했음을 선언했다. 내 당돌한 태도가 어이없긴 했는지 전화기 너머에서 바람빠지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너도 어이없지. 내가 생각해도 방금 내 태도가 웃겨서 정국이를 따라서 웃음이 튀어나오려 했다.
-그래서 뭘 잘못하셨는데요
"나 사실 편의점 알바중이야"
-ㅁ..
"아니, 말 끝까지 들어봐! 오후타임 알바언니가 하도 바꿔달라 해서 오늘만 그런 거야!"
- 그럼 언제 끝나는데?
"사실 아까부터 끝나서 교대해야 하는데 그다음 알바가 안 와-"
나 좀 살려줘. 결국 내 석고대죄는 찡얼거림으로 마무리됐다. 한 소리 들을 줄 알고 쫄았는데 예상외로 잘 넘어간 것 같아 만족스럽게 핸드폰을 내려놨다. 당장이라도 뛰쳐나가고싶네. 하지만 편의점을 나 몰라라 버려두고 뛰쳐나가기에는 천사 같은 점장님에게 미안해져서 얌전히 앉아 오기로 한 정국이를 기다렸다. 그래도 휘몰아치는 오후를 이어 야간도 그러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딱히 앞에 술집이나 음식점이 없어서 그런가 나름 야간 타임은 한산했다. 아니, 그보다 이 알바는 양심이 없나 전화도 없고 막 늦네.
딸랑-
"어서오세요"
들리는 종소리에 일어났더니 언제오나 싶던 정국이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눈이 마주쳐 반가운 마음에 손까지 흔들었는데 정국이는 그대로 음료코너로 직진했다. 아니, 어디가세요? 물건들에 가려진 정국이가 도대체 뭘 고르고 있는지 보이지 않아 열심히 뒤통수만 뚫어져라 쳐다봤다니 그제야 뒤를 돌아봤다. 딸기우유 2개. 한참 내가 고등학생 때 이유없이 꽂혀있었던 딸기우유가 계산대 위로 올라왔다. 예전에 교문에 서 있을 때면 정국이가 편의점에서 간간이 사줬었는데.
"1800원 입니다"
"아- 남자친구디씨 안돼요?"
정국이는 눈썹을 꿈틀거리며 장난스럽게 웃고있었다.
"저 남자친구 없는데요?"
그리고 곧 이내 미간이 찌푸려졌다. 그리고 뭔가 생각난 듯 다시 한 번 표정을 풀고서 입을 열었다.
"그럼 저랑 사귈래요?"
"딸기우유도 줄게요"
어이없이 쳐다보는 내게 아직 계산도 하지 않은 딸기우유에 빨대를 꽂은 뒤 내밀었다.
"됐고 이천원이나 주세요"
"크- 나 차였어"
시련 당한 사람 마냥 연기하더니 몸에 힘을 풀고 삐딱하게 서서 날 내려다봤다. 이미 손에 꽉 쥐고 있던 이천 원을 뺏어가자 정국이는 실실 웃으며 빨대를 입에 물고서 포스기에서 동전을 꺼내는 날 구경했다.
"누나 하는 거 신기하다"
"해볼래?"
운동하느라 바쁜 애가 어디 가서 이런 경험을 해보겠나 싶어서 딸기우유를 한 번 빨아 마시고 묻자 정국이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계산대를 올려 안으로 들어와 이것저것 알려주니 알바 첫 날 복잡해서 그만 둘까 잠시 생각했던 나와 다르게 익숙하게 하나씩 익혀나갔다. 나 대신 알바해도 되겠는데? 재미가 들린 건지 계속 만지길래 만약 손님이 오면 정국이에게 맡겨도 될 거 같아서 의자에 등을 대고 편하게 앉았다.
"그래, 은퇴하고 먹여살리려면 이런 것도 배워놔야지"
"참고로 난 하루 3끼 다 챙겨 먹어야 해"
의식의 흐름대로 마음껏 말을 뱉고서 태평하고 하품을 하자 정국이가 포스기를 꾹 닫고서 뒤돌았다. 또 한 번 장난기 가득한 눈빛.
"누나 시집 오려고?"
속에 있던 딸기우유가 식도를 거슬러 올라올만한 발언에 내가 뭐라했나 천천히 생각해봤다. 마음속으로만 해야 하는 말이 왜 자기 멋대로 밖으로 튀어나왔을까. 덕분에 민망해져 정국이를 보던 시선이 갈 길을 잃었다. 아니, 근데 시집 오려고라니. 그럼 시집오지 말라는 거냐. 웃으며 여유롭게 날 내려보는 정국이를 보며 혼자 발끈했다가 정국이가 시집 오라는 말도 안 했는데 나혼자 설레발이란 설레발은 다 친 거 같아 부끄러워져 시선을 회피했다.
"아니... 그냥 뭐...말이 그렇다고 "
"왜 야식도 챙겨줄게"
"간식도 사주고"
최고의 남편감인데? 새어나오는 웃음 참지 못하며 다시 고개를 올리자 정국이가 못 살겠다며 눈을 반달처럼 접어서 웃고 있었다. 밥 하나로 이렇게 조종하기 쉬운 여자 없다, 복 받은 줄 알아. 그렇게 둘 다 같이 웃고 있다가 들리는 종소리에 놀라서 나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서 있는정국이를 밖으로 꾸역꾸역 밀어냈다. 손님인 줄 알고 크게 인사를 했더니 맞은 편에 되려 크게 사과의 소리가 들렸다. 딱 하는 본새를 보니 늦은 야간 타임 알바구나 싶어 눈에 힘을 주려다 손에 들린 두꺼운 책을 보니 이상한 측은함이 들어 조용히 조끼를 벗어 정리한 뒤 정국이와 편의점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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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붕어빵"
오늘 하루는 얼마나 고단했는지에 관해 쫑알쫑알 정국이에게 말을 하다 멀리서 보이는 포장마차를 보고서 말을 끊었다. 겨울 하면 붕어빵이지. 편의점에서 버스정류장까지 꽤 되는 거리에 걷다 보니 추워져 몸 좀 녹히고 싶다는 생각에 정국이를 애타게 바라보며 포장마차를 가리켰다.
"갈까?"
"응, 완전"
정국이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는지 내게 되묻더니 나보다 더 빠른 걸음으로 포장마차로 걸어갔다. 덕분에 난 중간중간 뜀박질을 해야 했다. 연기가 나는 포장마차 안으로 들어가니 멀리서부터 고대했던 붕어빵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천원에 3개라는 말에 누가보면 붕어빵을 살 계획이 있었던 사람처럼 잽싸게 주머니에서 천원을 꺼내 내밀었다. 고작 천원인데 뿌듯하네. 붕어빵을 담는 아저씨를 쳐다보고 있으니 마지막 붕어빵이라고 무려 2개나 더 넣어주셨다. 아까 없다던 운이 여기에 몰빵된 건가 싶어 신이 나 정국이와 잡고 있던 손을 흔들었다.
"나 볼 때도 그렇게 신나있어봐"
"나, 항상...아 뜨거!!"
"괜찮아? 먹고 말해"
아무리 먹을 게 좋아도 남자친구보다 더 좋아할까. 근데 지금 허겁지겁 붕어빵을 입에 넣는 내 모습을 보고 정국이가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런데 말을 꺼내는 와중에도 붕어빵은 포기가 안돼서 붕어빵을 입에 밀어넣는데 갑자기 예고도 없이 팥이 터저버렸다. 정국이는 나보다 놀라서 토끼눈이 돼서 날 내려보다 내 붕어빵을 가져가는 대신 주위의 찬기 때문에 어느정도 식은 자신의 붕어빵을 손에 쥐여줬다. 붕어빵이 이리도 위험한 음식이었나.
"이거 다 누나 거니깐 천천히 식히면서 먹어"
"그게 아니라 팥이 갑자기 터져가지고"
정국이가 내 눈앞에 봉투를 보여주더니 자신도 붕어빵을 한 입 베어 물었다. 아, 머리를 베어 물다니 잔인하네. 붕어빵은 꼬리부터 먹어야 맛있는건데. 다행히 나만 붕어빵이 맛있는 건 아니었는지 힐끔 본 정국이도 벌써 또 다른 붕어빵을 봉투에서 꺼내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먹어볼까 싶어 봉투 안에 손을 집어넣는데 잡히라는 붕어빵을 안 잡히고 봉투를 잡고 있는 정국이의 손만 느껴져 정국이를 올려다보자 정국이의 손에 이미 뱃속으로 들어갔을 줄 알았던 붕어빵 하나가 들려있었다.
"그거 마지막이야?"
"응. 먹고 싶어?"
"왜? 너 먹으려고?"
뭐야, 아까는 다 내 거라면서. 붕어빵을 들고서 밀당을 시전하는 정국이에게 난 밀기는 때려치우고 오직 당기기만 했다.
붕어빵을 꼭 먹어야겠다는 내 의지에 정국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날 밉지 않게 째려봤다.
"양보하는 걸 본 적이 없네-"
"아, 아니! 야, 그건 다 너가 막, 먹으라고 막, 주잖아"
"그럼, 이번에는 가위바위보 해서 이긴 사람이 먹기"
"콜!"
이번에는 정정당당하게 가져가 주지. 정국이 또한 이번에는 봐줄 생각이 없는지 나처럼 움직이기 힘든 손에 입김을 불었다. 진짜 안 주겠다 이거지. 아까 붕어빵 2개를 공짜로 받은 것부터 운이 좋은 게 왠지 저 봉투 속으로 다시 들어간 붕어빵도 내 손으로 올 것 같은 예감이 들어 가소롭게 웃은 뒤 정국이가 외치는 신호에 손을 쫙 펴 보자기를 냈다.
"어떡해 ㅋㅋㅋ"
그리고 정국이 손에는 누가 봐도 가위로 보이는 손이 내밀어졌다. 정국이는 내 보자기를 감싸며 환하게 웃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보고 있는 난 세상 다 산 사람마냥 넋이 나갔다. 분명 어렸을 때 어디서 주워들었던 말이 있는데 가위바위보를 할 때 처음에 보자기를 내면 승산이 높다했는데...그랬는데.... 그렇다면서요...
"삼세판으로 다시 콜?"
"..."
"그냥 내가 먹는다?"
"안 내면 진 거 가위바위보!"
아나, 진짜 아까 하늘한테 버림 받은 게 아닐까했는데 지금보니깐 그냥 버린거 같다. 갑작스러운 구호에 정국이가 당황해 버벅거리기를 바랬지만 난 보자기 정국이는 또 가위. 정국이는 내게 어떻게 같은 패로 연달아 질 수 있냐며 내게 물어왔다. 씨, 이제 앞으로 절대 보자기 안 내야지. 아까부터 일이 다 꼬이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아 정국이를 앞질러 걸었다. 걷다 보면 다시 옆에 있을 줄 알았는데 일부러 걸음을 더 늦춰 내 뒤에서 걸어오는 정국이가 신경쓰여 뒤돌아봤다.
"좀 줄까?"
"아니, 너 다 먹어라"
뒤돌아보자 정국이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내게 간 보듯이 물어왔다. 얄미워라, 내가 내일 집 앞 포장마차 가서 붕어빵 5마리 사서 혼자 다 먹어야지. 그렇게 혼자 먼저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 버스가 언제 오나 싶어 시간을 확인하고 신경 안 쓰는 척하며 우두커니 서있었다. 그런데 입에 뭔가 닿길래 고개를 뒤로 빼서 보니 붕어빵의 꼬리였다. 그리고 반대편 정국이의 손에는 이미 머리는 꿀꺽한건지 붕어빵은 몸통만 처량하게 남겨져 있었다. 이걸 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아-해"
입을 꼭 다물고 붕어빵 꼬리를 쳐다만 보고 있는 내가 답답했는지 한 번 더 내미길래 결국 못 이기는 척 떠나가지 못하게 정국이의 팔목을 붙잡아 입 안에 쏙 넣어버렸다. 찬기 때문에 식어버린지 오래라 뜨겁지 않았지만 또 차가운 건 차가운 대로 맛있다고 열심히 오물거렸다.
"그렇게 맛있어?"
입 안에 있는 붕어빵때문에 고개만 끄덕거렸다.
"누나 진짜 애같아"
"애기도 아니고 애같은 건 또 뭐야"
방금 전 내 모습을 디스하는 건가 아니면 평소에 유치치사빤스하다 걸 돌려 말하는 건가 싶어 얼굴을 찡그린 채 올려다봤다. 정국이는 날 빤히 내려다보더니 내 머리 위에 손을 올렸다.지금 머리 위에 손 올려놓고 가만히 내려다보는 게 막 날 보면서 그리운 애완견을 떠올리는 건 아니겠지. 이상한 생각이 머리에 스쳐지나갈 때 두 손으로 내 볼을 감싸왔다.
"음, 귀엽기도 하고 말도 잘 듣고 밥도 잘 먹고... "
"뭔가 키워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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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베리에여8ㅅ8
오늘 글에는 제 취향이 고스란히 들어갔습니다ㅋㅋㅋ(제가 쓰는 거니깐!ㅎ)
딸기우유, 카페모카, 붕어빵은 꼬리부터, 가위바위보는 무조건 보자기
저랑 취향 겹치는 거 있으신 분 계시나요?
그러면 오늘 글 읽을 때 쬐금 더 행복하셨을 거 같아요!!
그리고
정말정말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글이 불필요하게 길어질 것 같아 '사담글' 올릴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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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은 당분간 받지 않습니다!
(암호닉 관련 내용은 항상 최신 화를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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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11월 8일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가끔 댓글을 보다 보면 고3인 독자님들도 보이시던데 다들 준비하신 대로 아니 준비한 거 이상으로 잘 볼거예요!( •̀.̫•́)✧
남은 기간 동안 무리해서 아프지 마요!! 그리고 한국은 춥다면서요?
다들 따듯하게 입고 다녀요! 잘 때는 이불 꼼꼼히 덮고 자구요!
내일도 오늘만큼 좋은 하루 되세요❤
오늘도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๑❛ڡ❛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