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먹을 로맨스 Q
구질구질 구 여친 김팀장 X 구 남친 권신입
프로젝트가 끝났다.
김민규는 정말 최팀장님 팀의 신입으로 입사했고
그쪽 팀은 프로젝트에 돌입하여
우리 팀과 부딪힐 일도 볼 일도 없었다.
그리고 권순영은 프로젝트 내내 날 개무시했다
마치 내가 보이지 않는 것처럼
성공적인 프로젝트의 마침으로 얻은
휴가와 회식.
모두에겐 반갑지만
단 둘에겐 전혀 반대일 그 자리를 가게 되었다.
"프로젝트 성공을 축하합니다
앞으로도 디자인팀의 승승장구를 위하여!"
"건배!"
신났다 신났어
1년 365일 중에 우울한 날이 하루라도 있긴 할지 의문이 드는 둘,
이석민씨와 부승관씨의 주도로
회식자리는 늘 그렇듯 쾌활하고 즐거웠다
최대한 멀찌감치 떨어져서 우리는 각자 나름 즐거웠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했던가
그동안 그 창피한 기억에 참았던 술인데
어차피 내일도 쉬고
오랜만에 걱정도 줄고
술이 달다, 달아
"팀장님 술 주지마"
"그만 드세요, 그만."
이 사람들 보게. 나 이제 딱 반 병 마셨는데
누구를 알코올쓰레기 취급을
강제로 술잔이 빼앗겼다
그래 내가 전적이 있으니까 참는다.
근데 왜 니들이 뻗는거죠?
평소에도 수다스러운데
어떻게 된 게 술주정이 말을 더 많이 하는거다
"팀장님! 남자친구 이써요?!"
"야 부승관 조용히 해 너 술 취해써"
"아 진차?"
왜 저러는 거죠
2차, 3차로 자리를 옮기면서 하나 둘씩 자리를 뜨기 시작한다
그런데 부승관 이석민씨는 취하고도 왜 집을 안 가는거죠
" 순영이형! 형이라 불러도 되여? "
"형! 일단 한 잔 받으세여!"
절레절레
답이 없네 답이 없어
두 명의 공격에 권순영도 속수무책으로 술을 먹고, 또 먹고
"팀장님도 짠!"
언젠 먹지말라며요
"전 술 먹으면 개가...도"
"짠!"
"빨리 짠!"
차라리 길거리에서 잠드는 내가 양반이지 않을까
란 의문이 들 무렵
둘이서 작정을 한 건지
마지막으로 남은 권순영과 나만 죽어라 공격한다
아무리 술이 쎈 권순영이라도 저렇게 빨리 먹이면,
그리고 알쓰인 나는,
결국 둘은 아예 뻗었고
권순영도 헤롱헤롱 나도 헤롱헤롱
권순영이 앉아있는 폼은 제정신 같은데 눈은 아닌 것 같고
아니면 권순영이 제정신인데 내 눈이 헤롱거리는 건가
"...두 명 택시 태워 보내고 올게..."
말투보니 알겠다
취했네
평소의 사나움은 어디가고
조용조용 나긋나긋 말하는 걸 보니 너도 맛이 갔구나
요즘은 혼술 혼밥이 대세라던데
모두가 떠난 안주와 술병이 가득한 자리를 둘러보다가
눈 앞에 남은 소주를 마셨다
어차피 내일 쉬니까
그리고 이미 취했으니까
혼자 술을 홀짝이자 머지않아 권순영이 비틀거리며 돌아온다
제대로 택시 태워 보낸거 맞긴하니
그 둘 길에다 버리고 온 거 아닌가 몰라
"...오랜만이네..."
그러게 오랜만이다
너와 술이라니
그렇게 투명인간 취급을 하더니 술 먹으니까 내가 보이나 봐?
"...아직도 사귀어?..."
누구랑...?
아직도..?
술 취해서 네 말도 흐릿하고
너도 네가 뱉는 말이 흐릿하겠지?
나도 내가 뱉는 말이 흐린 것 같아
"...누구랑?"
"..아니야, 됐어"
취한 권순영은 오랜만이네,
감당 할 사람이 없으니까 마음 놓고 취하는 건가
정적 속 눈이 마주친다
나도 널 멍하니 보고
너도 날 멍하니 보고
내일이 되면 우리의 오늘은 모두 지워지겠지?
"...내가 그렇게 싫어?"
"....어?
....어."
"너한테 질리게 귀찮게 굴어서...?"
"......
...아니"
"그럼 왜...?"
"...
....남들이랑 똑같아서"
"....그렇구나"
내가 뭐라는지도 쟤가 뭐라는지도 모르겠다
"..너도 나 싫지?"
"...아니"
"...왜?"
"....남들이랑 달라서"
이해 안 가는 말만 오간다
이해는 안 가는데 잘 알겠다
우리 둘 다 마음이 좋지 않다
스스로를 달래 듯 홀짝이며 술을 마신다
취했는데
시간에 취하고
분위기에 취하고
너에 취하고
"...내가 웃긴 거 말해줄까?"
"..."
"...니가 제일 싫어하는 그 말.
내가 매달리면서 너한테 했던 말"
"...."
"....남자친구 사귈 때마다 나 그 말 들었다?"
"...."
"....되게 웃기지"
"...응"
헤어질 때마다 그랬어
나보고 사랑을 하긴했녜
그 말을 하게 만든 너를 원망했는데
나도 너랑 다를게없나봐
"...왜 헤어졌는지 궁금했댔지
...아직도 모르겠어?"
".....응"
"....내가 너무 기대해서 그래,
내가 너무 많이 바래서..."
"....응."
"...너무 사랑해서...내가 너무... 무서워서..."
"....응..."
각자 혼잣말만 한다
네 얘기가 머리로는 이해가 안 가
너도 내 이야기가 이해가 안가지?
"...왜 나 버렸어, 기다렸는데...."
"...으응"
뇌가 안 돌아가는데 뭐라는지 하나도 모르겠는데
술집 노래가 너무 슬픈가봐
눈물이 나는 것 같아
니 이야기가 무슨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는데 서글퍼
너도 슬프구나 네 눈도 나랑 똑같이 생겼어
눈을 감았다 뜨면 오늘도 다 잊혀지겠지
그런데 왜 너와의 시간은 잊혀지지 않는 걸까
우리의 과거도 술잔에 담그면 다음날 날아가 버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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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찌통만 데려오는 찌통전문 작가 권호랭이입니다..ㅠ_ㅠ 오늘은 늦었네여...! 사실...TV보다가....보면서 쓰려고 했는데 허허 안되더라구요 죄송합니다 독자님들ㅠ_ㅠ 자꾸 ㅉㅣ통만 안겨드려서 하지만 쓰는 저도 너무 슬퍼요ㅠ_ㅠ 갑자기 과거 이야기 다 해놓고 짠! 순영이가 다시 여주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행복해요!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헝헝 슬픈 이야기도 아껴주세요^.*
여주의 과거도 곧 등장할거예요 늘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암호닉은 다음화에서 올려드릴게요 늘 받구있습니다:)
독자님들의 궁금증도 모두 곧 풀어드릴게여..! 사랑해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