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유부녀
w. 희익
앉아있는 그의 앞에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그는 곧장 커피잔을 집어들며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오늘따라 커피가 댕기더라구요, 어디 갔다 오셨나봐요? 억지로라도 웃음이 나오지 않아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래저래 불편했다. 애써 그를 무시하고 컵들을 정리했다. 그는 개의치 않고 계속해서 조잘거렸다.
"커피숍 운영하는거 힘들지 않아요? 젊은나이에."
"..."
"뭐, 아무것도 안하는것보단 훨씬 재밌겠네요."
컵을 실수로 놓쳐 쨍,하는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그는 어우, 컵 깨먹어도 돼요?라고 물어온다. 고개를 돌려 그를 노려봤다. 그는 얄밉게도 어깨를 으쓱하며 모르쇠를 잡는다. 그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추궁했다.
"역시 뭐 있죠? 당신 뭐예요?"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네요."
"웃기지마, 당신 다 알잖아. 저번부터 수상했어. 주연이언니 앞에 데려다놓고 하나하나 다 까발려줘?"
멱살이라도 잡을듯이 몰아붙이는 내게 김석진은 여전히 여유롭다. 한숨을 쉬고 뒤로 물러섰다. 그는 다시 잔을 들어 커피를 음미한다. 열받게도. 그에게 내가 알고 있는것을 말했다.
"당신 주연언니 담당 주치의잖아. 주치의가 한달에 한번 만나면서 고작 2주만에 만났다고 오랜만이라고?"
"음, 그런가? 반가워서 그랬다 치죠."
"하, 그리고 내가 당신 알아봤는데, 주연언니가 민윤기씨랑 결혼하기 전부터 담당했다며. 결혼 후에도 한달에 한번은 꼭 검진 받았으면서 몸 바뀐이후로 한번도 날 찾아온적 없잖아!"
"와, 예리한데요? 그렇게 오래 봐온 주연씨는 전혀 신경을 안쓰더라구요. 그게 좀 약올라서 힌트를 줬었는데."
"그게 할 말이야? 우리 인생이 바뀐게 당신은 심심풀이 땅콩 뭐 이런거야?"
"그래서, 불행했어요?"
뭐? 김석진의 물음에 아무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불행했냐고? 아니, 오히려 행복했다고 해야겠지. 주연언니와 인연을 가졌고, 민윤기씨를 만나게 됐고. 김석진은 혼란스러워하는 나를 보더니 뭐, 쿠키 같은건 없어요?라고 묻는다. 얼른 카운터로 가 쿠키들을 꺼내 김석진에게 던졌다.
"쿠키고 뭐고 다 줄테니까 말해요. 당신은 뭘 알고 있어요?"
"음...당신이 알고 있는것들?"
"똑바로 말해요. 정말로 주연언니한테 데려가기전에."
내 말에 김석진은 아, 그럼 안되지. 사람 실업자 만들려고? 라며 쿠키를 한입 베어먹는다. 그의 맞은편에 털썩 앉아 그를 노려봤다. 참 맛있게도 먹는 그에 이마를 문질렀다. 원래 욕은 잘 안하지만, 재수없는 자식. 눈치가 없는건지 없는 척하는건지 쿠키를 한봉지 다 먹고 나서야 손을 털고 날 바라봤다.
"음, 맛있네요. 그쪽이 직접 구운건가요?"
"이봐요. 장난 하지 마시고 빨리 말해요. 시간 없어요."
"난 시간 많은데. 오늘 출장간다 뻥치고 여기로 도망온거거든요."
그리고는 또 후루룩,하고 커피를 들이킨다. 환장할 노릇에 눈을 굴리고 김석진을 노려보며 따졌다. 지금 뭐하자는 거예요? 그러자 대답하는 김석진의 말이 더 가관이다.
"그쪽이 제 나름의 선행을 심심풀이 땅콩이라고 치부했으니까 복수하는 중이에요."
"하, 그래서 그 선행이라는게 뭔데요? 뭐, 건강상태 살펴주는게 선행 이런건가?"
"그건 서비스. 주연씨는 그냥 바보고 그쪽은 똑똑한 바보네요. 다 알려줬는데도 몰라. 에이 재미없어."
그의 말에 얼빵하게 있으니 에라이, 하며 고개를 돌렸다가 다시 나를 본다. 퍽 답답해보이는 모습이다. 울컥해 그에게 버럭 화를 냈다. 그럼 그쪽이 우리 영혼을 바꿨다던가 그런 얘기예요? 내 말에 예상외로 김석진이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똑똑한 바보 취소할게요. 속이 막 후련하네."
"...말이 돼요? 그쪽이 뭔데? 왜요?"
"그쪽들 상황이 더 말이 안되는거 알죠? 제가 왜 상황을 다 알고있겠어요. 김태형 비서한테만 알려준걸."
그러더니 아, 민윤기 사장님도 알지 참. 라고 말한다. 그의 말에 미간을 찌푸리며 무슨 소리예요, 민윤기씨는 모르는데. 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석진은 뭐가 그리 재밌는지 커피잔을 흔들어 요동치는 커피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아닌데, 아는데. 혼란만 주는 그의 말에 앞머리를 뒤로 쓸어넘겼다. 머리가 지끈지끈하다.
"됐고, 이제와서 이런 얘기 하는 이유가 뭐예요?"
"음, 나름 선행이라고 했는데 오히려 좀 꼬여버려서. 당신이 주연씨한테 김태형을 붙여줄줄 내가 알았나."
"..."
"죄책감 가지라고 한 얘긴 아닌데. 어쨌든, 은혜를 갚으려고 했는데 오히려 네 사람 관계가 복잡해졌네."
"은혜라니요?"
아, 있어요. 성의없는 대답에 인상이 찌푸려졌다. 그는 남은 커피를 다 마시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저 갑니다. 재빠르게 가게를 빠져나가는 그에 서둘러 뒤쫓아 나갔다.
"이봐요, 그냥 가면 어떡해요?!"
"원래 힌트만 좀 줄라했는데 너무 많이 말해버려서요. 계획이 바뀌었어요. 그 주연언니랑 상의해봐요."
"뭘, 뭘 상의해요?"
"음...뭐든지. 앞으로 어떻게 할건지 상의해서 결정된거 있으면 저한테 말해줘요. 되도록 빨리 말해주면 좋고."
그리고는 휙 가버린다. 야!!!하고 소리치니 뒤도 안돌고 손만 흔들어댄다. 뭐 어떡하라는거야…. 옷속을 휘젓는 추운 겨울바람에 깜짝놀라 서둘라 다시 가게안으로 들어갔다. 한적한 가게, 가운데에 서서 나 혼자 멍하니 있다. 주연언니랑 상의하라고? 머뭇거리며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이제 각자 자리에서 적응중인데 다시 이렇게 흐트려도 되는건가. 한편으로는...그래 인정한다. 난 아직도 제자리로 못돌아갔고, 민윤기씨를 잊지못했다. 모두를 위하는척 내 이기적인 욕심으로 다시 돌아왔고, 또다시 내 이기적인 욕심으로 민윤기씨가 보고싶다. 내 성격대로 하자. 또 한번 이기적이게 굴어보자. 오냐, 김석진. 네 바람대로 주연언니한테 다 말한다. 엿 좀 먹어봐라.
(피를 토하며 쓰러진다) |
안녕하세요, 희익입니다. 어우 즉석연재 역시 힘들군요. 한편쓰는데 여러날이 필요하네여 ... 다음부턴 계획을 완전 딱딱 잡고 해야겠어요. 아나 곧 완결일줄 알았는데 멀었네요, 네 멀었어요. 더 늘어났어요. 깔깔 까르륵 까르륵 눈물... 님들 걱정마세요 여러분이 원하지 않는 결말은 나오지 않을거예요 갑자기 암에 걸린다던가....뇌종양에 걸린다던가....불치병에 걸린다던가....아님 불의의 사고로 죽는다던가... 울 방탄옵하들 절대 하늘나라로 보내지 않슴니다. 우리 여자주인공들도요. 심신이 지쳐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는 주연이와 달리 여주는 눈치빠르고 확확 자기스타일대로 하는 성격이에요. 그래서 오늘 여주가 다 까발림. 신난다. 너무 어두운 분위기만 있으니까 진심 노잼이지 않아요?ㅠ 저도 점점 지루해져가는중.... 그래서 좀 가벼운 무거움으로 갈게요 꺄륵쿠스투스 다음에 만나요! 안ㄴ녕! |
내 피땀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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