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여주
빌어먹을 로맨스 Z
구질구질 구 여친 김팀장 X 구 남친 권신입
네가 떠나고 1년이 지나
또 다시 겨울이 되었다
나는 잘 살고있었다,
네가 떠나는 날 달력만 쳐다보며
눈물 짓던 게 무색할 정도로.
능력있는 네가 팀장으로 승진했다는 소문은
굳이 들으려 노력하지 않아도 여기까지 들려왔다
1년이나 지났지만
봄은,
오지
않았다.
김민규와는 미움을 커다란 세월이 모두 덮어버려서
결국 난 그를 용서 할 수 밖에 없었지만
전과 같이 마냥 웃을 수는 없었다
그도 이제 더이상 내게
추억 그 이상의 감정이 남아있진 않은 것 같다
최팀장님은 내 사정을 알아서 그런건지 어쩐진 모르겠으나
권순영의 이름을 단 한 번도 실수로라도 꺼내지 않았다
이대로 세월이 흘러
너와 사랑한 5년만큼,
또 미워한 5년만큼
5년이 더 흐르면 네가 사라지지 않을까
벌써 1년이 지났으니
앞으로도 꽤 버틸만 할 것 같다.
"이번에 새로운 팀장님 오신다며?
"아 맞아 오늘 오신다던데"
"능력쩔고 돈도 많고 미혼에,"
"내꺼 찜!"
"아서라, 여친있데"
"골키퍼있다고 골 안 들어가냐,
여친보다는 매일 마주치는 내가 더 가능성이,"
"여친 우리 회사래."
"...오늘 새로 오는 팀장님을 벌써 어느 년이,"
회사에서 사내연애라니
일 하라고 뽑아놨더니 연애나 하고
세상이 말세야 말세
"어? 팀장님!"
1년이 지나도 여전히 시끄러운 부승관씨다
저 하이텐션은 언제 들어도 익숙하지 않다
"네네"
아침에 봐 놓고 복도에서 만났다고 왜 반가운 척이래
"보셨어요? 밖에 눈 와요,
첫 눈!"
"아아, 네."
더러운 쓰레기가 내리나보네
부질없다
부질없어
차라리 비나 쏟아지고
천둥 번개나 치지
이런 내 맘과 정 반대로
신나서 창문을 열어대는 사람들을 보니 신기하다
나이가 몇 살인데,
어리다 어려
언제 먹어도 쓰디 쓴 아메리카노를 한 잔 들고는 회사 밖으로 나선다
눈이나 맞으면서 커피나 마실까
눈을 맞으며 마시면 덜 쓰려나,
회사 앞 벤치에 앉아 하늘을 본다
지겨워 겨울
분명 올해도 봄이 지나갔을텐데
꽃이 피는 걸 본지 몇 년이 된 것 같다
왜 내 기억 속엔
봄을 본 기억이 없지
조용한 적막 사이로 시끄러운 벨소리가 울린다
[최승철 팀장]
1년 사이에 부쩍 더 친해져
이젠 정말 친구 같은 최승철이다
"여보세요?
-"김팀장! 밖에 눈 와"
"애도 아니고
새삼 눈오는 걸로 왜 이리 들떴어 "
-"회사 근처 공원으로 오면 내가 커피 사줄게"
"이미 먹고 있는데,"
-"아 못 이기는 척 와라,
그 있잖아 네가 술 먹고 뻗어있던 그,"
벌써 일 년이 지난 것 같은데
이 추한 과거는 언제까지 우려먹을건지
"아아 간다 가"
-"그때 그 날처럼 기다리고 있겠지,"
"뭐?"
-"추우니까 빨리 와!"
첫 눈 오는데
내가 널 왜 만나야하지
첫 눈 오는 날 만나는게 겨우 최승철이라니
스스로가 안쓰러웠지만
빨리 오라는 최승철의 재촉에
황급히 공원으로 향했는데
뭐야
아무도 없잖아
공원엔 오직 첫 눈을 보며 꽁냥거리는 커플 뿐.
안 그래도 추운데 나 혼자 얼어죽으라고 부른건가
다시 전화를 걸어보니 받지않는다
첫 눈 기념,
빅엿이냐
친해졌다고 봬는게 없구나 최승철
죽일거다
언젠가 내가 잠들어 죽을 뻔한 벤치에 앉아
또 다시 하늘만 본다
좌우엔 커플 뿐이니
눈 둘 곳이 없어서.
난 언제쯤 저럴 수 있으려나
얼어 죽고싶나
왜 밖에 나와서 저러고있데
그렇게 꽤 시간이 흘렀을까
이젠 정말 자리를 옮겨야겠다
싶을 정도로 추위를 느낄 무렵
하늘만 보는 내 얼굴 위로
커피를 든 최승철 손이 불쑥 나타난다
아니다,
커피가 아니라 핫초코.
쓰기만 하고 맛도 하나도 없는 아메리카노로
이유없이 갈아타기 전에 항상 입에 달고 살던 건데,
어느 순간 달기만 한 게 싫어져 끊어버렸던 핫초코다.
맨날 아메리카노만 사오던 최승철이 왠일인지,
"뭐야 왠일로 핫초...,
아니 최승철 손이 아니다.
낯익지만 낯선,
언젠가 항상 내게 내밀었던 것 같던 손.
넌,
네가 왜
"....."
"....."
"....오랜만이야"
네가 왜 여기있어
네가 건넨 것도 받지 않은 채 급히 일어나 발길을 돌렸다
아직은 아니다
나 아직 너한테 못 웃어줘
나 일년이나 지났는데 안 괜찮아
조금만 더 있다가 보자
그땐 아무렇지 않게 웃어줄게
그러도록 노력 해 볼게
급히 달려오는 너다.
왜 따라와
"잠깐만,
....어디가"
"....나한테 볼 일 있어?
"잠깐 얘기 좀 해.
왜 도망가"
"....왜,
난 도망가면 안돼?"
".....나 돌아왔어
"..그래? 잘 됐네
오늘 온다 던 팀장이 너였나보네
앞으로 조심하자, 우리."
"...뭘 조심해, "
"니가 그랬잖아 우린 안 보는게 최선인 사이라고.
넌 이젠 아무렇지 않을 지 모르겠지만,
난 아직도 그래.
그러니까 안 부딪히게 조심하자.
다행이네
팀장과 사원은 아니라. "
넌 왜 항상 네 맘대로야
네 맘대로 왔다가
사라졌다가
또 다시 돌아왔다가
그만 나타나
이젠
안 반가워.
"김여주,"
"나 지금 너랑 이러는 것도 불편해
할 말 중요한 거 아니면 나중에 들을게.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웃을 수 있을 때,
그때 들을게"
"야,"
내 말에 화가났는지 점점 표정이 굳는 권순영이다
네가 그러자며
이제와서 뭔 얘기를 하쟤
늘 내 말 무시할땐 언제고
내가 네 말 무시하는 건 안돼?
"그리고 회사에서 아는 척 하지마.
밖에서도 네가 애초에 사적으로 엮이지 말자고, "
"...."
"솔직히 너 돌아온 것도
안 반갑고
얼굴 마주하고 있는 것도
짜ㅈ,"
말을 마치기 전에 몸이 이끌려갔다
네가 날 끌어당긴 곳은,
"....미쳤어?
이거 놔"
"....미안해
울지마..."
왜 안아
네가 뭔데
뭔 자격으로 날 껴안아
갑자기 나타나서 왜 또 흔들어
아니라며, 내 감정 무시했잖아
근데 미련 아니였어
사랑이었어
그래도
사랑이여도
너 만난 시간 만큼 지나면,
그러면
사라졌을텐데
그땐 진짜 너 잊었을텐데
"...뭐하자는거야 권순영,"
"....나는,"
"...내가 우스워?
너 좋다니까 거들떠도 안 보고 내쳤다가,
막상 지나고나니 아쉬워지면
잠깐 건들었다가
그래도 될 것 같아?
"...."
"왜 와,
누구 마음대로 날 만나러 와
네 맘대로 떠났으면 나타나지 말아야지 왜 나타나
네 얼굴 보기 싫은데 날 왜 찾아,"
"....살아봤는데"
"......뭐?"
"....내 옆에 있으면 너 불행해질까봐,
사랑 못 받을까봐"
"..."
"....사랑 주는 법을 몰라서
도망갔는데,
그렇게 살았는데
그런데,"
"....."
"....너무"
"...."
"...추워"
"..."
"....어두워,
...무서워
...너 만나기 전엔 미움으로 어떻게든 버텼는데"
"....."
"...이젠
아무것도
안돼..."
".....너 그거 미련이야,"
"....아니야"
"...미련이라고,"
"....
사랑이야"
"....
...아니야"
"...나 너 사랑해"
"아니야,"
"...사랑해"
"미안한데,
...난 이제 아니야"
"...."
"....."
"...괜찮아,
....내가 널 사랑하니까"
거지같은 놈
못된 놈
멍청한 놈
막무가내로 내가 다가서서 그린
우리의 시작과 똑같은 모양으로
네가 시작점을 그린다
봄이,
왔다
한 참 긴 겨울을 지내고서야
봄이 왔다.
남들은 제일 추운 겨울인데
내 봄이 돌아왔다
세상에서 제일 예쁜 모양을 한 채로
죽은게 아니라 숨어있던 거라며
죽어있던 겨울에게 손을 내밀었다
더보기(엄청 길어요 주의) |
완결ㅇㅣ라니.......완결이라니......!!! 마음이 아파요 눙물이 날 것 같지만... 글 또 쓸 거예요......밍규 글도 남아있고 이미 예전부터 너무 쓰고싶었던 글이 있어서 그 글로 돌아올건데 연재는 언제할지는 미정이나 12시 반 쯤 프롤 올려드릴게여...! 일단 저지르고 보는 노답작가^ㅇ^
이 글과 정 반대인 분위기라 맘에 드실지는...ㅠ_ㅠ
빌어먹을 로맨스 독자분들 정말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처음으로 쓴 글인데 이렇게 과분한 사랑도 받고 초록글도 막 올라가고 신알신도 600분이 넘는...ㅎ
텍파는 아직 암호닉 정리가...저의 하트하트와 뿅뿅 정리가...확인이 아주 덜 된 것 같아요ㅠ_ㅠ
독자님들께 항상 늘 궁금했던 질문 드려도 될까여
가장 슬펐던 에피소드가 너무 궁금해요 마음에 드는 대사나 부분도요 헤헤
마지막화이니 예쁜댓글 달아주시구 암호닉 확인가셔서 뿅뿅 마구 달아주세욥ㅠ_ㅠ 뿅뿅과 하트하트의 비밀은 번외를 드릴거예요
구상은
1. 부치지 못한 편지 권순영 군대 번외 2. 최승철 권순영 첫 만남 및 스토리
뭐 이 두개를 글 삘이 넘치면 써서 보내드리려 하는데
전 늘 뒤집으니 아주 새로운 게 들어갈 수도...!
한 개가 들어갈지 두 개가 들어갈 지는 잘...ㅠ_ㅠ 제가 드리는 마음이니 독자님들 마음에 드셨으면...!
정말 빌어먹을 로맨스 독자님들을 보내드려야 한다니 눈물이 날 것 같네요
댓글 하나하나가 제 심금을 울리고 덕분에 매일 이렇게 달려올 수 있었습니다 하나하나 다 댓글을 해드리고 싶었지만 너무나 넘치는 사랑에.......허허ㅠ_ㅠ 글 쓴 직후의 댓글에만 댓을 달아드렸네요
엔딩은 마음에 드시나요 봄이 왔답니다
사실 엔딩은 애초에 빌어먹을 로맨스 중반 부부터 정해놨답니다 노래도요!
사실 원래 여주가 순영이한테 가는 내용이었으나
권순영 움직이자^^....수동적인 남자 옳지못해
싶어서 뒤집었답니다
자꾸 울려서 죄송했고 감사했어요!
암호닉 대략 정리되면 메일주소 받는 글 올릴게요!
빌어먹을 로맨스 진짜 안녕!
사랑해요! 다음 작품에서 봴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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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상상하며 쓴 여주와 순영이모습? |
딱 저 짤 같은 순영이를 상상하며 썼답니다 흑색 머리에 차분한 스타일. 하지만 날카로운 눈
저 짤에 옷만 와이셔츠에 검은 바지 정도?
상상하니 설레네요
여주는 여리여리 휘청휘청 거리는 성격이 아니므로 165-8정도의 큰 키에 긴 웨이브 검은 머리
새하얗지는 않으나 새 까맣지도 않은 피부 마른 스타일은 아니나 단단해보이는 몸......ㅎ_ㅎ
옷은 깔끔한 셔츠에 H라인 치마요
헤헤헤 저랑 통하시는 분 손?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